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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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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목록
[미국/임영록] 파티 1714 University Ave. Honolulu 전화로 그가 불러 준 주소이다.일이 4시에 끝나니까 그 시각에 맞추면 보여 줄 수 있어요.그녀는 그의 영어가 약간 서툴게 느껴졌고 한국말의 억양은 왠지 강원도 사투리가 조금 섞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와이로 이주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리를 잘 모른다는 그녀의 말에 그는 UH(하와이 대학) 정문 근처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며 바쁘다며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아쿠아 색깔의 갑옷 치마를 걸친 반라의 청동상을 가게 앞에 내놓은 타이의 추억이라는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5 조회 3718 더보기
[중국/양룡철] 이방인 공자가 천하를 두루 돌아다니다가 한 번은 동쪽 나라에 놀러 갔을 때였다. 두 어린이가 길가에서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공자는 타고 가던 수레를 세워 두고 그 두 아이에게 이방인 너희 두 어린이는 무엇 때문에 다투고 있느냐?고 물었다. 그 중의 한 아이가 나와서 말했다. 예, 딴 것이 아니오라, 저는 하늘의 해가 처음 떠오를 때에는 땅에서 거리가 멀고 해가 하늘 한가운데 떠 있을 때에는 가깝다고 했습니다.공자는 또 다른 아이에게 물었다. 그 아이는 역시 말했다.예, 저는 해가 처음 뜰 때에는 둥…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3 조회 2451 더보기
[미국/최유혜] 황구지난 주말 신문에 껴 온 주간지를 들친다. 큰 활자들을 훑어본다. 재벌 누구와 정치인 누구 극비리에 만났다.라는 선거철 전야의 흔히 있던 커다란 글귀는 당연히 외면당한다. 다음 장 그리고 또 다음 장을 넘기자 주말이면 흑인 병사들 이태원에 몰리는 이유?라는 큰 활자가 눈에 들어왔다. 왜에? 하는 호기심에 별 뜻도 없을 주간지를 읽어 가기 시작했다. 중간 크기의 활자다. 젊은 여성들에게 흑인 병사들의 강한 섹스 인기, 에이즈 걸려도 좋아! 그 다음 작은 활자들을 읽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 짓 하는 사진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2 조회 3454 더보기
꼭 마스크를 끼고 싶어 산 것은 아니다. 괜스레, 그런 건 뭘 하러? 장농에서 케케묵은 옛 기억 끄집어 내는 것 같아 나는 웃어 버렸다. 윤 사장님은 막무가내이다. 안전이 제일이라며 손수 하나 골라 준다. 방진 마스크, 황사대비용 마스크, 일반 마스크 해서 종류도 얼마 되는지 모른다. 값도 엄청나다. 5만 원 더 주고 유한뽀삐 브랜드 하나 샀다. 뭉툭한 돼지 주둥이처럼 앞이 불거진 것. 웃기네. 내 입도 돼지 닮아 가겠어요. 하니 윤 사장님은 좋네 그려. 한다. 좋다마다? 유한뽀삐의 사명은 대한민국 사스 예방은 우리가 진행합니다이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0 조회 2628 더보기
1   멀리서 보면 상수리 나무숲을 등에 업고 높은 언덕배기에 올라앉은 마을과 그에 비해 한 키 낮은 지대에 내려앉은 그 남쪽 마을 사이로 제법 넓은 강 하나가 바람에 나부끼는 비단띠같이 자유로운 자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 한눈에 안겨온다. 사시장철 마르지 않고 흐르는 이 강을 두 마을 사람들은 하나같이 ?마이허?라고 불렀다. ?마이?란 중국어로 개미라는 뜻이고 ?허?는 강이라는 뜻이다. 강줄기의 모양세가 개미허리같이 짤록짤록한 곳이 여러 곳 있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 것인데 기실 제일 짤록한 곳이라고 해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45 조회 2892 더보기
1시드니 북쪽도시 고스포드, 시드니에서 1번 국도를 따라 한 시간여 북쪽으로 달리면 예로부터 호주 원주민들이 흰산(白山)이라 이름 붙인 맹그로브마운틴의 장엄한 산세(山勢)가 나타난다.이 산(山) 자락을 따라 해변을 끼고 이어지는 구 도로(舊 道路)가 있다.이 길이 지난 반세기 동안 가난한 이민자들이 좀 더 돈 벌이가 좋다는 노천광산(露天鑛山)이나 제철소(製鐵所)같은 일자리를 찿아서 북(北)으로 뉴카슬과 더 멀리는 브리스베인 퀸슬랜드 주 까지 줄지어 이동했던 바로 그 길이었다.바다와 접한 이 센츄럴 코스트(Central C…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28 조회 3438 더보기
몸이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수술실 입구에는 ‘수술 중’이라는 네온사인이 붉은 야광 색을 띤 벌레처럼 불길하게 빛나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웬만한 무거운 것도 두 손으로 번쩍 들곤 하던 싼체스가 이토록 맥없이 수술대에 누워있게 되다니……. 거리로 넘쳐난 빗물을 퍼내는 야간작업을 하면 이번 겨울에는 꼭 멕시코로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며 즐겁게 휘파람을 불며 집을 나갔던 싼체스였는데…….문득 대기실 구석에서 히터가 쉬익 쉬익,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형체를 드러내지 않고 몰래 남을 숨어 엿보고 있는 짐승의 숨소…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21 조회 3430 더보기
뾰족하게 다듬어진 손톱에 세게 힘을 줘 손등을 힘껏 찔렀다. 마음이 검은 새처럼 죽었을 때 통각도 함께 죽은 걸까. 손톱이 살을 파고들었지만 아프다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언젠가 엄마가 물었다. 어째서 손톱을 그렇게 길러 삼각형으로 자르고 다니느냐고. 불량스러워 미치겠다고. 삼각형 뾰족한 손톱은 내 자신을 찌르기 위한 흉기다. 엄마가 미국으로 온 것은 내 공부 때문이 아니라 종교의 자유를 위해서란 걸 나는 알고 있다.학교에서 돌아와 열쇠로 문을 열자 햇빛을 등져 낮에도 어두컴컴한 아파트 거실이 드러났다. 한 발자국 거실로 들어서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15 조회 2913 더보기
스팅키 우수상│박혜자(미국) 스팅키는 어딜 갔을까? 난 얼마 전 하이웨이 287 east를 달리다 까만  개 한마리가 하이웨이 가장자리에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 개는 다리를 포개고 옆으로 드러누운 자세인데다 얼굴은 하이웨이 반대편 쪽으로 향해있어 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새벽이어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으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그 죽은 개는 분명 까만색 레버도르(labrador)종류였다. 스팅키가 사라지고 난 뒤 2주쯤 지난 뒤라 난 그 죽은 개가 스팅키인지 아닌지 궁금해졌다 그날 새벽, 나는 가게에 가는 중이었…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23:20 조회 3430 더보기
아버지 우수상│조성숙(중국) 내가 어렸을 때의 아버지에 대한 인상을 말하라면 아버지는 자애로운 분도 아니시고 자상한 분도 아니시며 그렇다고 자식들을 너무 엄하게 교육하거나 그런 분도 아닌 것 같다. 어릴 때 나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지금 애들처럼 아버지 무릎에서 어리광을 부려보거나 아버지의 꺼실꺼실한 얼굴에 뽀뽀를 해보았거나 하는 기억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한 가정의 세대주로서 아버지는 밤낮 생산대 일에 바삐 돌아치신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학교에 다니는 고모 둘에다 조롱조롱한 우리 여섯 자식까지 12식솔이나 되…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23:19 조회 3281 더보기
사라져가는 빨래방치방치: 방망이의 평안도 방언소리 가작│천광일(중국) 봄이라 출렁 해란강 풀리고마을의 처녀들 빨래를 하네옥순아 웬 빨래를 그리 깨끗이 빠냐옳지 알았소 뒷동네 그 총각이어화라 방치야 지화자 방치야흥겨웁게 노래하자 빨래방치야강변의 실버들 멋들어 졌어도살뜰한 처녀마음 더 아름답네. 비할데 없이 흥겹고 정겨운 우리 민족의 얼이 폭 배인 노래이다. 이 노래는 60년대, 70년대에 연변의 시가지, 시골 마을 곳곳에서 처녀 총각들이 사랑을 동경 하면서 즐겨 부르던 노래이다.이곳 연변은 사계절이 분명한 곳이다. 그런 환경의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9 조회 3292 더보기
프리데리케의 아이 가작│천복자(독일) 내가 사귄 첫 독일 친구는 지그프리드 Siegfried와 프리데리케 Friederike다. 처음 독일에 와서 어학 코스를 다닐 때의 일이다. 하루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컴퓨터로 자료를 찾는 방법을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컴퓨터로 자료 찾기를 마친 어떤 남자가 막 일어서고 있었다. 얼굴의 반은 길지 않은 수염으로 덮여 있는데, 착하게 생겼다. 용기를 내어 좀 도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찾는 책은 맞은편에 있는 언어학과 도서관에 있다면서 그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7 조회 3458 더보기
[독일/진경자] 어머니의 성탄 카드무심히 드리워진 커튼 틈 사이로 상현달의 여린 빛이 서가 옆에 걸린 작은 사진틀을 훑고 지나가는 것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어둠이 겹겹이 쌓인 창가에 성경책이 한 권 펼쳐져 있고 책 위로 침엽수의 초록잎이 진한 송진 냄새를 머금고 놓여 있는 그 주위로 세 개의 빨간 초에서는 노란 불꽃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붉은색 바탕의 카드 맨 위에는 God is always with you(하나님이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신다)라는 영롱한 영문 글자가 금색으로 빛나는 그림 카드가 나를 반긴다. 고국에 계신 어머…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1 조회 3327 더보기
[미국/민영일] 한복얼마 전 잠시 귀국하게 되었을 때, 미국에 있는 친지 여인으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화로 한국에다 한복 한 벌을 맞추어 놓았는데 미국 올 때 좀 찾아다 달라는 것이었다.한복() 한국에 가서, 급한 일부터 보고 나서, 예의 그 한복집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날인 15일이라야 다 된다고 했다. 이거 야단 났구나 싶어, 통사정 하다시피 간청을 해 보았다.출발하는 날 여기저기 급한 인사도 해야 하고, 준비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어느 결에 그 곳에 다녀와서 짐은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9 조회 3177 더보기
[중국/이미옥] 새봄의 언덕에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은 이제 더 이상 혹독히 시리기만 한 겨울 바람이 아니다. 그 길게만 느껴지던 한겨울도 떠나가고 자연의 섭리대로 봄이 오는 것인가? 따뜻한 한 가닥 바람이 햇살과 같이 쏟아지면 이제 마음까지도 환하게 밝아진다. 봄과 함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껴 본다. 하늘이 내려주는 축복은 따뜻한 햇살만으로 얼마나 풍성한 것이며 얼마나 호사스런 것이었던가? 그 사실을 툭하면 잊고 지내는 일상이 부끄럽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를 주시는 신은 분명 인간더러 잘 살아 보라고 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8 조회 2978 더보기
[미국/방인숙] 뉴욕 겨울 산의 단상 산은 사람에게 기를 주지만, 바다는 기를 뺏어 간다는 말을 들었다. 반추해 보니 바다를 보고 왔던 날은, 자석처럼 딸려온 끈적끈적한 습기와 노곤함으로 절여진 배추였었다. 반면에 산행을 했던 날은, 다리는 땡길망정 머리는 명징해서 별이 초롱초롱 떠 있었다. 몸도 갓뽑은 초록빛 무청처럼 쌩쌩했다. 자연히 바다보다 산을 즐겨 찾게 됐다.뉴욕 겨울 산의 단상 뉴욕 근교에 있는 산들은 낮지는 않아도 험준한 산세가 아니다. 경사가 완만한 구릉들이 다정하게 어깨를 겯고 있는, 순하고 살가운 자태다. 바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5 조회 2624 더보기
[뉴질랜드/오 안젤라] 굴을 채취하는 여자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의 성화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집안이 고요하다. 커튼을 제치고 창밖을 내다보니 제니의 까만 차가 있어야 할 자리엔 이슬 마른 흔적만 있을 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들 모자가 새벽부터 굴 채취하러 바닷가에 갔음을 직감한다.항상 그렇듯이 내 마음이 또 불편해진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자주 바닷가에 나가 배낭 가득 굴을 담아오는지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나는 늘 걱정이다. 요즈음 부쩍 감시가 심한 모양이다. 극성맞은 중국인들이 포대자루로 굴을 쓸어가는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4 조회 3125 더보기
[미국/윤학재] 이름과 시대이름이 최초에 생긴 것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어 낙원동산에 살게 하면서 이름하여 아담이라고 한 때부터일 것이다. 이름은 성 아래 붙여 그 사람만을 가리켜 부르는 것인데, 이름도 유행이 있고 이름으로 시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름을 지었고, 일제시대에는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병한 때도 있었다. 기독교와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서경식 이름이나 서양식 이름을 쓰게도 되었다.여자들의 이름은 자, 순, 옥, 희 등의 글자를 많이 썼고 남자들은 족보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3 조회 3049 더보기
[캐나다/박능재] 접목한 사과나무        우리 집 뒤뜰에는 사과나무 두 그루가 마치 우리 가족의 이민사를 말해주듯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서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 내가 이 집을 사서 두 번째 이사를 하던 해로 기억된다. 때마침 봄철이라 사과나무 묘목 두 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이것이 자라 많은 사과가 열리는 늠름한 모습이 된 것이다. 조석으로 창문을 통해 사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나의 이민의 세월이 많이 흐른 것을 느끼게 한다. 북극 초입에 위치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1 조회 3400 더보기
[미국/노기제] 그가 잠시 비운 자리와아, 해방이다. 한 달 동안 완전하게 자유를 만끽하리라.지난 몇 년 동안 심심찮게 들려오던 맥킨리 산 등정계획이 가시화 되면서속으로 쾌재를 부른 건 나였다. 물론 남편은 남편대로 평생 마음으로만 소망해오던 일이 실행단계에 이르렀으니 그 기쁜 마음이야 내 얄팍한 해방감에 비길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작년에 결성된 미주 산악연맹에서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50개 주 최고봉 등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미 전역에 산재해 있는 산악인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후 신문지상…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0 조회 3410 더보기
[미국/박봉진] 마지막 일기는 눈안에 묻고아파트는 도심에 둘러싸여 있지만 키 큰 나무들과 잔디와 화초들의 생기 나눔이 사람들의 호흡에 살맛을 더해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다고는 해도 잎새 갈이를 끝낸 활엽수들은 일제히 짙은 녹색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헌팅톤비치쪽에서 불어오는 안부바람 한 다발에 우듬지 잎새들은 흔들거림으로 평안을 화답하고, 거실 바닥에서 놀고있는 손녀의 볼통이 좌우로 둘레거릴 때마다 까만 머리를 두 갈래로 묶는 매듭의 나비는 연신 날개질을 한다. 일상 셈을 하고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날 이후 열일곱 번째의 초여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9 조회 3232 더보기
[뉴질랜드/이인순] 송아지 할머니“미세스리 그라니가 된 거 축하해” 토요일 오후 한국에서 수업을 마치고 허겁지겁 산골 농장으로 돌아오자 휴영감님이 뛰어나오며 할머니가 된 걸 축하한다고 하셨다. 그는 주말이면 우리 농장으로 와 일을 도와주며 쉬다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영감님이시다.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감이 잡히질 않았다. 병아리는 벌써 알에서 깨어난 지 오래 되었고, 새로 알을 품고 있는 암탉도 이즘에는 없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수놈, 멍멍이 두 마리도 수놈이라 도무지 할머니가 도리 이유가 없는데…….  “송아지가 새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8 조회 3295 더보기
[미국/최영선] 나비넥타이 미국 이민와서 얻은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C와의 만남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주해 온 지 30년이 넘는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는 누구보다도 미국화가 되어 있었다. 그는 현재 미국 굴지의 은행에서 고위 간부로 일하고 있다. C는 이민 늦깎이인 나를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터이다. 요즈음은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1주일에 두서너 번은 서로 통화를 하는 사이이다. 그는 얼굴 모습도 너벳벳하게 생겼거니와 언제든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7 조회 3352 더보기
[미국/김성광] 산행 10여년만의 고국방문, 토요일 오후 친구와 둘이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 후,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든 시각은 오후 2시를 조금 넘어서고 있었다.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은 옛 모습 그대로, 이름 없는 풀 한 포기조차도 자기 나름의 밝고, 맑은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울컥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표한 감정을 누르며, 고개를 돌려 흐린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킨다. “야! 이눔아야. 나도 이자 늙었데이.” 오랜만에 만나 친구의 첫 마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눈에 나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296 더보기
[미국/최종수] 아내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연어 낚시를 하러 개울물로 나왔다. 태공들이 낚시를 던지고 감고 부지런을 떨고 있었으나, 별로 소득이 없는 눈치들이었다. 나도 한자리 차고 앉아 주섬주섬 낚시를 챙기어 밀갓을 달아 연어가 오름직한 길목을 향해 던졌다.  그렁저렁 한 시간이 지나도록 입질도 없었다. 지루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망연히 앞산을 쳐다보았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나온 낚시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나의 체면을 뭉개버리는지……. 고기들이 밉기도 했다. 미안한 눈으로 아내를 건너다본다. 이렇게 아내를 바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649 더보기
[아르헨티나/박영희] 행복한 눈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거의 변화가 없는 나의 일과는 아침에 가게 문을 열어 한 장이라도 더 팔아 보려고 손님들과 실랑이하다가 오후가 되면 빠진 옷을 구입하기 위해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아베자네다 거리로 종종 걸음을 친다. 한국의 도매시장과는 달리 양쪽으로 길고 화려한 쇼윈도를 가지고 서로 다른 자태를 뽐내려니 결정의 시간에는 갈등도 많다.  모델 보고 가격을 비교하며 바삐 걷다 보면 낯익은 얼굴들과 스치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안부도 묻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러나 서로 시간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5 조회 3340 더보기
[미국/김령] 보석보다 아름다운 것 “여보, 내 팔찌 없어졌어. 잃어버렸나 봐.” “차 안에 가봐.” “벌써 다 봤어. 차에도 없고 차고에도 없어.” “…… 잊어버려. 전화해 봐도 모른다고 할거야. 그걸 누가 돌려 주겠어. 그리고 밖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잖아.” “그럼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시는 팔찌 안 살 거야. 정말 팔찌 사는 것 바보짓 같아.” 그 팔찌를 결혼기념일에 선물해 준 그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나는 이렇게 애써 표현하고 있었다. 그가 달래며 또 사주겠다고 할까봐 짐짓 아주 미련이 없는 것처럼.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4 조회 3303 더보기
[프랑스/안광환] 아내의 흉터 오늘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다.  밤하늘을 현란하게 수놓은 폭죽과 함께 강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등불들로 치장될 에펠탑을 구경하러 간다며 한참 부산을 떨던 집주인 내외가 아이를 앞세우고 문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의 쾌활한 웃음소리가 닫히는 문소리에 끊긴 뒤 집안에는 금세 정적이 흘렀다.  열 평도 채 안 회는 작은 방에 중국제 탁상시계만이 홀로 똑딱거리리며 부지런히 제 갈길을 가고 있다.  나는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시계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3 조회 3235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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