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이민문학 8 페이지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아메리카 이민문학


 

Total 253건 8 페이지
아메리카 이민문학 목록
사라져가는 빨래방치방치: 방망이의 평안도 방언소리 가작│천광일(중국) 봄이라 출렁 해란강 풀리고마을의 처녀들 빨래를 하네옥순아 웬 빨래를 그리 깨끗이 빠냐옳지 알았소 뒷동네 그 총각이어화라 방치야 지화자 방치야흥겨웁게 노래하자 빨래방치야강변의 실버들 멋들어 졌어도살뜰한 처녀마음 더 아름답네. 비할데 없이 흥겹고 정겨운 우리 민족의 얼이 폭 배인 노래이다. 이 노래는 60년대, 70년대에 연변의 시가지, 시골 마을 곳곳에서 처녀 총각들이 사랑을 동경 하면서 즐겨 부르던 노래이다.이곳 연변은 사계절이 분명한 곳이다. 그런 환경의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9 조회 3169 더보기
프리데리케의 아이 가작│천복자(독일) 내가 사귄 첫 독일 친구는 지그프리드 Siegfried와 프리데리케 Friederike다. 처음 독일에 와서 어학 코스를 다닐 때의 일이다. 하루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컴퓨터로 자료를 찾는 방법을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컴퓨터로 자료 찾기를 마친 어떤 남자가 막 일어서고 있었다. 얼굴의 반은 길지 않은 수염으로 덮여 있는데, 착하게 생겼다. 용기를 내어 좀 도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찾는 책은 맞은편에 있는 언어학과 도서관에 있다면서 그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7 조회 3273 더보기
그때는 내게도 아버지가 있었다   우수상 _ 이상기(인도네시아)     대학에서 다섯 해쯤 시간 강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에 시간 강사 노릇을 해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통과 의례. 그랬다. 그때 시간 강사는 대학에 자리를 잡는 통과 의례 정도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곰은 쑥과 마늘을 먹고 햇빛을 보지 않고 견뎠더니 드디어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지 않는가. 칙칙한 고치의 껍질을 뚫고 어느 날 갑자기 무지개보다도 황홀한 나비가 날아 올랐다지 않…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5 조회 2044 더보기
[독일/진경자] 어머니의 성탄 카드무심히 드리워진 커튼 틈 사이로 상현달의 여린 빛이 서가 옆에 걸린 작은 사진틀을 훑고 지나가는 것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어둠이 겹겹이 쌓인 창가에 성경책이 한 권 펼쳐져 있고 책 위로 침엽수의 초록잎이 진한 송진 냄새를 머금고 놓여 있는 그 주위로 세 개의 빨간 초에서는 노란 불꽃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붉은색 바탕의 카드 맨 위에는 God is always with you(하나님이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신다)라는 영롱한 영문 글자가 금색으로 빛나는 그림 카드가 나를 반긴다. 고국에 계신 어머…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1 조회 3217 더보기
[독일/염혜숙] 코리아, 마마의 멋진 고향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시작한다고 누가 말했던가?코리아, 마마의 멋진 고향 그 동안 바쁘게 전개되었던 여행 준비 작업들.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어떤 선물을 해야 할까? 하고 즐거운 고민을 하다가 이것저것 사서 챙기니까, 어느덧 나의 설레임과 함께 서너 개의 여행 가방이 가득 찼다.나는 아들 슈테판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장거리 여행은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외에는 힘들 것 같아서 올해 날씨가 선선하고 좋은 4월로 정해서 3주일 가량 나의 그리운 고향 한국을 여행하기로 했…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0 조회 2851 더보기
[미국/민영일] 한복얼마 전 잠시 귀국하게 되었을 때, 미국에 있는 친지 여인으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화로 한국에다 한복 한 벌을 맞추어 놓았는데 미국 올 때 좀 찾아다 달라는 것이었다.한복() 한국에 가서, 급한 일부터 보고 나서, 예의 그 한복집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날인 15일이라야 다 된다고 했다. 이거 야단 났구나 싶어, 통사정 하다시피 간청을 해 보았다.출발하는 날 여기저기 급한 인사도 해야 하고, 준비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어느 결에 그 곳에 다녀와서 짐은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9 조회 3048 더보기
[중국/이미옥] 새봄의 언덕에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은 이제 더 이상 혹독히 시리기만 한 겨울 바람이 아니다. 그 길게만 느껴지던 한겨울도 떠나가고 자연의 섭리대로 봄이 오는 것인가? 따뜻한 한 가닥 바람이 햇살과 같이 쏟아지면 이제 마음까지도 환하게 밝아진다. 봄과 함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껴 본다. 하늘이 내려주는 축복은 따뜻한 햇살만으로 얼마나 풍성한 것이며 얼마나 호사스런 것이었던가? 그 사실을 툭하면 잊고 지내는 일상이 부끄럽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를 주시는 신은 분명 인간더러 잘 살아 보라고 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8 조회 2873 더보기
꺼꾸로 가는 여행하얗게 성에가 앉은 겨울 유리창에 나의 따뜻한 둘째 손가락을 꼬옥 눌러서 딱 그 손가락의 온기만큼 녹아 난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창호 문에 침을 묻혀 포옥 뚫어 놓고 그 작은 구멍을 통해 내다본 바깥 풍경과 같은, 둘러서 돌아보면 뒤란으로 통하는 좁다란 뒷벽도 보일테고 왼쪽으로 붙어 있던 넓은 문을 가진 부엌도 보일 터인데 창호 구멍에서는 툇마루와 빈 마당만 보이는 것과 같은. 내 어린 기억들은 그런 식이다. 더 높이도 아니고 더 넓게도 아니고 꼭 내 눈높이 만큼, 꼭 내가 둘러보았던 그 넓이 만큼만…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6 조회 3126 더보기
[미국/방인숙] 뉴욕 겨울 산의 단상 산은 사람에게 기를 주지만, 바다는 기를 뺏어 간다는 말을 들었다. 반추해 보니 바다를 보고 왔던 날은, 자석처럼 딸려온 끈적끈적한 습기와 노곤함으로 절여진 배추였었다. 반면에 산행을 했던 날은, 다리는 땡길망정 머리는 명징해서 별이 초롱초롱 떠 있었다. 몸도 갓뽑은 초록빛 무청처럼 쌩쌩했다. 자연히 바다보다 산을 즐겨 찾게 됐다.뉴욕 겨울 산의 단상 뉴욕 근교에 있는 산들은 낮지는 않아도 험준한 산세가 아니다. 경사가 완만한 구릉들이 다정하게 어깨를 겯고 있는, 순하고 살가운 자태다. 바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5 조회 2541 더보기
[미국/오정자] 어머니의 가발긴 겨울을 견뎌낸 수목들이 수런거리고 있었다.봄아, 어서 오라! 겨울나무 아래를 거닐면 봄이 급하다 라고 봄을 노래한 상허 이태준 선생의 무서록에 나오는 문구를 주절거리기라도 하듯이.사월 초순임에도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는 가랑비가 봄을 재촉하고 있을 뿐, 닿지 않는 곳에 군데군데 잔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백인 일색인 우리 동네는 해마다 봄이면 집집마다 정원에 수국, 튤립, 목련, 개나리꽃들이 피어나 꽃동네로 변하곤 한다.아카시아 꽃향기가 그리워지는 오월에 친정 어머니가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셨다. 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5 조회 3257 더보기
[뉴질랜드/오 안젤라] 굴을 채취하는 여자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의 성화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집안이 고요하다. 커튼을 제치고 창밖을 내다보니 제니의 까만 차가 있어야 할 자리엔 이슬 마른 흔적만 있을 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들 모자가 새벽부터 굴 채취하러 바닷가에 갔음을 직감한다.항상 그렇듯이 내 마음이 또 불편해진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자주 바닷가에 나가 배낭 가득 굴을 담아오는지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나는 늘 걱정이다. 요즈음 부쩍 감시가 심한 모양이다. 극성맞은 중국인들이 포대자루로 굴을 쓸어가는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4 조회 2993 더보기
[미국/윤학재] 이름과 시대이름이 최초에 생긴 것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어 낙원동산에 살게 하면서 이름하여 아담이라고 한 때부터일 것이다. 이름은 성 아래 붙여 그 사람만을 가리켜 부르는 것인데, 이름도 유행이 있고 이름으로 시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름을 지었고, 일제시대에는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병한 때도 있었다. 기독교와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서경식 이름이나 서양식 이름을 쓰게도 되었다.여자들의 이름은 자, 순, 옥, 희 등의 글자를 많이 썼고 남자들은 족보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3 조회 2935 더보기
[독일/진경자] 스잔느의 작별담당의사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내일 퇴원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은 스잔느 자신이었다. 제 몸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중환자가 아무도 기다려 주는 이 없는 텅빈 집에 돌아가겠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의 갑작스런 퇴원 결정은 근무시간 내내 짜뿌드드한 독일의 겨울 날씨 마냥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오늘만이라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녀 곁에 있어 주고 싶어 서둘러서 일을 마치고 그녀의 병실로 갔다.오후 6시. 어둠이 스름스름 깔리고 저녁 미사를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은은히 메아리 쳐왔다. 스잔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2 조회 3248 더보기
[캐나다/박능재] 접목한 사과나무        우리 집 뒤뜰에는 사과나무 두 그루가 마치 우리 가족의 이민사를 말해주듯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서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 내가 이 집을 사서 두 번째 이사를 하던 해로 기억된다. 때마침 봄철이라 사과나무 묘목 두 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이것이 자라 많은 사과가 열리는 늠름한 모습이 된 것이다. 조석으로 창문을 통해 사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나의 이민의 세월이 많이 흐른 것을 느끼게 한다. 북극 초입에 위치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1 조회 3231 더보기
[미국/노기제] 그가 잠시 비운 자리와아, 해방이다. 한 달 동안 완전하게 자유를 만끽하리라.지난 몇 년 동안 심심찮게 들려오던 맥킨리 산 등정계획이 가시화 되면서속으로 쾌재를 부른 건 나였다. 물론 남편은 남편대로 평생 마음으로만 소망해오던 일이 실행단계에 이르렀으니 그 기쁜 마음이야 내 얄팍한 해방감에 비길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작년에 결성된 미주 산악연맹에서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50개 주 최고봉 등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미 전역에 산재해 있는 산악인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후 신문지상…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0 조회 3276 더보기
[미국/박봉진] 마지막 일기는 눈안에 묻고아파트는 도심에 둘러싸여 있지만 키 큰 나무들과 잔디와 화초들의 생기 나눔이 사람들의 호흡에 살맛을 더해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다고는 해도 잎새 갈이를 끝낸 활엽수들은 일제히 짙은 녹색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헌팅톤비치쪽에서 불어오는 안부바람 한 다발에 우듬지 잎새들은 흔들거림으로 평안을 화답하고, 거실 바닥에서 놀고있는 손녀의 볼통이 좌우로 둘레거릴 때마다 까만 머리를 두 갈래로 묶는 매듭의 나비는 연신 날개질을 한다. 일상 셈을 하고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날 이후 열일곱 번째의 초여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9 조회 3092 더보기
[뉴질랜드/이인순] 송아지 할머니“미세스리 그라니가 된 거 축하해” 토요일 오후 한국에서 수업을 마치고 허겁지겁 산골 농장으로 돌아오자 휴영감님이 뛰어나오며 할머니가 된 걸 축하한다고 하셨다. 그는 주말이면 우리 농장으로 와 일을 도와주며 쉬다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영감님이시다.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감이 잡히질 않았다. 병아리는 벌써 알에서 깨어난 지 오래 되었고, 새로 알을 품고 있는 암탉도 이즘에는 없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수놈, 멍멍이 두 마리도 수놈이라 도무지 할머니가 도리 이유가 없는데…….  “송아지가 새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8 조회 3146 더보기
[미국/최영선] 나비넥타이 미국 이민와서 얻은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C와의 만남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주해 온 지 30년이 넘는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는 누구보다도 미국화가 되어 있었다. 그는 현재 미국 굴지의 은행에서 고위 간부로 일하고 있다. C는 이민 늦깎이인 나를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터이다. 요즈음은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1주일에 두서너 번은 서로 통화를 하는 사이이다. 그는 얼굴 모습도 너벳벳하게 생겼거니와 언제든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7 조회 3175 더보기
[미국/김성광] 산행 10여년만의 고국방문, 토요일 오후 친구와 둘이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 후,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든 시각은 오후 2시를 조금 넘어서고 있었다.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은 옛 모습 그대로, 이름 없는 풀 한 포기조차도 자기 나름의 밝고, 맑은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울컥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표한 감정을 누르며, 고개를 돌려 흐린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킨다. “야! 이눔아야. 나도 이자 늙었데이.” 오랜만에 만나 친구의 첫 마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눈에 나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157 더보기
[미국/최종수] 아내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연어 낚시를 하러 개울물로 나왔다. 태공들이 낚시를 던지고 감고 부지런을 떨고 있었으나, 별로 소득이 없는 눈치들이었다. 나도 한자리 차고 앉아 주섬주섬 낚시를 챙기어 밀갓을 달아 연어가 오름직한 길목을 향해 던졌다.  그렁저렁 한 시간이 지나도록 입질도 없었다. 지루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망연히 앞산을 쳐다보았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나온 낚시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나의 체면을 뭉개버리는지……. 고기들이 밉기도 했다. 미안한 눈으로 아내를 건너다본다. 이렇게 아내를 바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511 더보기
[아르헨티나/박영희] 행복한 눈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거의 변화가 없는 나의 일과는 아침에 가게 문을 열어 한 장이라도 더 팔아 보려고 손님들과 실랑이하다가 오후가 되면 빠진 옷을 구입하기 위해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아베자네다 거리로 종종 걸음을 친다. 한국의 도매시장과는 달리 양쪽으로 길고 화려한 쇼윈도를 가지고 서로 다른 자태를 뽐내려니 결정의 시간에는 갈등도 많다.  모델 보고 가격을 비교하며 바삐 걷다 보면 낯익은 얼굴들과 스치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안부도 묻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러나 서로 시간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5 조회 3198 더보기
[미국/김령] 보석보다 아름다운 것 “여보, 내 팔찌 없어졌어. 잃어버렸나 봐.” “차 안에 가봐.” “벌써 다 봤어. 차에도 없고 차고에도 없어.” “…… 잊어버려. 전화해 봐도 모른다고 할거야. 그걸 누가 돌려 주겠어. 그리고 밖에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잖아.” “그럼 그렇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시는 팔찌 안 살 거야. 정말 팔찌 사는 것 바보짓 같아.” 그 팔찌를 결혼기념일에 선물해 준 그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나는 이렇게 애써 표현하고 있었다. 그가 달래며 또 사주겠다고 할까봐 짐짓 아주 미련이 없는 것처럼.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4 조회 3162 더보기
[프랑스/안광환] 아내의 흉터 오늘은 프랑스 혁명 기념일이다.  밤하늘을 현란하게 수놓은 폭죽과 함께 강가의 모래알처럼 반짝이는 수많은 등불들로 치장될 에펠탑을 구경하러 간다며 한참 부산을 떨던 집주인 내외가 아이를 앞세우고 문소리와 함께 사라졌다. 아이의 쾌활한 웃음소리가 닫히는 문소리에 끊긴 뒤 집안에는 금세 정적이 흘렀다.  열 평도 채 안 회는 작은 방에 중국제 탁상시계만이 홀로 똑딱거리리며 부지런히 제 갈길을 가고 있다.  나는 그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였다.  ‘시계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3 조회 3093 더보기
[스페인/이윤진] 나의 꿈, 나의 미래옛날에는 화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미술 학원에 다녔다. 처음에는 선생님이 많이 도와 주셔서 쉬웠다. 그런데 그 다음에는 혼자서 해야 했는데 색깔 부분에서 참 어려웠다. 그래서 재미가 없어져 미술 학원에 다니지 않게 되었다.나의 꿈, 나의 미래 그 때부터 동물들을 좋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물고기를 길렀는데 어항에서 참 재미있게 놀고 있었다. 나는 물고기들이 노는 걸 보는 게 즐거웠다. 그 조그만 어항에서 어떻게 살 수 있는지 참 신기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제일 큰 게 더 작은 물고기들을 잡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8 조회 3072 더보기
[스페인/김수지] 내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을 때난 여기, 라스팔마스에서 태어나 스페인 사람이 아닌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얼마나 놀림을 받았는지 모른다. 그럴 때마다 난 내가 한국인임이 너무 괴롭기도 했다. 길거리에 나갈 때마다 중국애라며 놀림받는 이 섬에 사는 청소년들의 심정을 한국에 사는 청소년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내가 한국인임이 자랑스러웠을 때 스페인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사귀었지만, 역시 내가 다른 나라 사람이라 그런지 그 아이들과 어울리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여긴 한국에서처럼 반 아이들을 왕따시키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7 조회 3322 더보기
[영국/신정아] 나의 뿌리이제 영국에서 산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었다나의 뿌리 길고도 짧은 세월인 듯하다.내가 그렇게도 싫어하던 호칭 재영교포도 어느 새 친근하게 느껴지고 자랑스럽게 여겨진다.주위에선 10년째 영국에서 살고 있다고 하면 대부분 굉장히 놀라는 눈치다. 두 가지의 반응으로 나눠지는데 그래도 아직 한국사람 같네. 아니면 어떻게 버텼을까.이다. 그럴 때면 난 살짝 미소를 짓는다. 솔직히 나에겐 10년이라는 세월이 별로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그건 아마 매일매일 새로운 걸 느끼고 배우기 때문일 것이다. 천진난만한 모습으로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6 조회 3062 더보기
[미얀마/변선우] 딜레마(진퇴양난)나는 분명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자라지도 않았고 한국에 대해 아는 것도 별로 없다. 나는 내 인생의 대부분을 이 뜨거운 동남아시아의 미얀마라는 곳에서 자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미얀마라고 하면 불가사의한 고대 나라를 떠올리곤 한다. 물론 외국인의 눈으로 봤을 때 이 나라의 특이한 점도 많다. 금빛 찬란한 파고다들이 여기저기 우뚝 서 있지 않나, 남자들이 롱지라는 치마를 입고 다니지 않나, 아니면 붉은 천을 두른 중들이 긴 줄을 서서 밥을 구걸하러 다니질 않나. 그리고 날씨는 또 왜 이리 더운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5 조회 3186 더보기
[중국/김련순] 사랑하는 나의 가족똑똑똑똑.사랑하는 나의 가족 삐걱, 삐걱, 삐걱.엄마의 고르로운 채 써는 소리와 아빠께서 물을 잣는 소리에 우리 집은 새 아침의 커튼을 열어제친다.내가 눈을 비비고 일어나면 언제나 엄마께서 집안을 향해 소리를 지르신다.련순아, 빨리 일어나 옷 입고 나와서 세수하라!나는 옷을 입을 염도 하지 않고 문 사이로 귀를 댄다. 엄마, 아빠께서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소리가 들린다.그저께 오후에 얼마나 우스웠는지 아오? 내가 애들한테 문제를 냈는데 버스에 바퀴가 몇 개 있는가고 물어봤소. 그랬더니 별별 대답들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4 조회 3163 더보기
게시물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