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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 이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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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번 도로를 달려가면 NJ- 4W를 타고 가다 208번 도로를 만나면 갑자기 차가 미끄러지듯 달린다. 라디오의 볼륨을 한껏 올리고 매끄러운 도로를 신 나게 달려가면 60여 종류의 허브가 심어진 작은 동산에 도달한다. 푸른색 보우 타이를 맨 장난기 넘치는 바깥주인인 정원사가 허브 한 잎 한 잎을 따서 주며 효능을 일일이 설명했다. 향기로운 허브향에 몸과 마음이 편안해 졌다. 그뿐만이 아니다. 돼지고기숙주찜, 해물쟁반국수, 허브꽃밥, 냉두부, 고추기름소스해물냉채, 생강소스참치회, 새싹탕평채, 아스파라거스 Vina…
작성자Angel 작성일 13-10-15 04:38 조회 1844 더보기
땜질하는 여자   ‘문학 동우회’에 처음 나오는 사람은 으레 “시를 쓰세요? 수필을 쓰세요?”하고 묻는다. 할말을 찾지 못해 얼버무리고 있는 내 옆에서 “이 사람은 시도 쓰고 수필도 씁니다.”라고 말해준다. 그때마다 나는 겸연쩍은 웃음을 웃고 만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나’다. 자칫하면 시도 잘 쓰고 수필도 잘 쓰는 사람으로 들릴 수 있다. 물론 이 세상에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내 경우는 좀 다르다.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보니 이것도하고 저것도 해 본다. 글을…
작성자ewha 작성일 11-03-06 23:36 조회 2575 더보기
이른 아침, 검푸른 하늘에 별빛이 유난히 밝다. 실낱같은 초생달과 샛별이 맑은 대기를 꿰뚫고 거침없이 빛을 내리쏟고 있다. 오래 전 몽골의 초원에서 형용키 어렵게 밝고 큰 별들에 충격을 받고 잠을 못이룬 밤들이 있었지. 5Km정도 은근한 언덕길로 오르니 고급 주택촌으로 애워싸인 고소산(Monte Gozo) 의 정상이 나타났다. 조그만 공원으로 애워쌓인 피크에는 서거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치적이 부조된 방문 기념비가 우뚝 서서 순례자의 마지막 휴식처를 제공한다. ‘고소’란 말이 이곳 갈리시아지역의 언어로 ‘기쁨’이란다…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51 조회 1332 더보기
문어요리로 유명한 고장을 거치면서 점심 겸 지친 몸도 쉬려고 식당을 골라 들어가니, 웬걸! 식당이 손님을 골라 잡을 형국이다. 이곳 저곳이 자리를 기다리는 손님으로 차있다. 나 하나뿐인 손님이 반가울리 없겠지 푸념하며 기다리려니 마침 저 구석에 순례객 차림의 몇몇이 앉아있는 테이블에 빈 자리가 보여 접근하니, 청하기도 전에 손으로 앉으라고 표시한다.  고맙다며 짐을 내리고 동석하자 마자 음식이 나오는 데 - 물론 나는 주문 할 틈도 없었는데 - 마치 지인처럼 대하며 함께 먹자네. 쑥스럽게 참여 하는데 또 다른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48 조회 1268 더보기
땅끝 - 로마가 지배하던 시대의 이베리아 반도 대서양 연안.  라틴어 표기로 Finis Terre 라 한다. 예수님이 기독신앙을 설파하던 시절 언급하신 ‘세상 끝’이 그곳을 의미하지 않았나 싶다 - 이 가까워지며 고도가 낮아지니 안개가 더욱 짙다. 지난 한 주일 내내 연무 속을 더듬어 왔네.  이러다 허무하게 산티아고에 다달을라!  매일 아침 출발시부터 한 낮 점심시간이 지나도록 비슷한 정황이다. 참으로 아쉽고 안타깝다. 언제 다시 이곳을 밟아 주변의 풍광을 볼 수 있을까? 지난 겨울 눈 비가 많았거나…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45 조회 1324 더보기
저 앞서 걷는 두 남자의 모습이 점점 닥아온다. 한 사람의 발이 몹시 불편해 보이는구나. 옆에 다다르며 도울 일 있느냐 묻자 연고와 붕대를 찾는다. 꽃나무밑 그늘에 앉아 양말 벗은 모습을 보니 딱하다. 알콜솜, 항생제 가루, 연고, 붕대를 제공하여 추스려주고서야 통성명을 하니 36세의 헝가리인이다. 또 한 이는 동년배의 스페인남자.  한창 일 할 나이라 생각되어 무슨 동기로 시작했냐고 물으니, 스페인은 자동차 딜러였는데 실직을, 헝가리는 측량기사로 아랍국가에 고용되었다 계약이 끝나 가보고 싶던 이 길을 왔단다. 그런데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41 조회 1282 더보기
얼었던 땅이 질척인다.. 봄이 곱기만 한것은 아니구나. 나목과 대지가 헐벗음이 부끄러운가 연일 짙은 연무에 쌓여있다. 철이른 꽃들 - 알몬드, 배, 살구꽃등 - 의 뽐내려는 하얀 자태를 방해한다. 그림보다 아름다울 봄 풍경을 좌우에 두고도 제대로 볼 수 없다니! 물집잡힌 발로 가는 불편도 한결 덜 할텐데.. . 천년을 넘는 세월동안 카스피해로부터 발탁해 연안에 이르기까지, 또 온 유럽의 이 왕국 저 교회 등이 자기 고장에서 출발한 순례자들을 돌보려, 교세를 확장하려, 경쟁적으로 순례길 요소에 건립한 성당과 숙소…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37 조회 1129 더보기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 하였지? 오늘 길은 온통 넓적한 돌이 깔린 옛 로마길이다. 이 석재가 이 지방에서는 나오지 않는 돌이라네. 채석과 운반, 가공과 시공등 그 시절 타민족 포로들의 고생이 애절하구나. 오늘 날 순례길은 과거의 로마길 - 완만한 우마차 길 - 을 근간으로하되 좀 더 짧게 걸으려는 peregrino들이 밟아 다진 지름길이 더 많다. 그런 까닭에 남의 포도원, 과수원, 목장안을 통과하는 구간도 많았는데, 수시로 지나는 순례자로 인해 동물이 나가지 못하게 목장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고안한 주인들의 고심이 눈에 보입디다…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33 조회 1231 더보기
( 진로를 막는 눈폭풍과 한파, 지워지지 않는 그 처연한 비문, 뒤통수를 때린 뉴욕의 엄청난 태풍피해로 중단하고 싶지 않은 고집을 억누르고 서둘러 마드리드를 경유 뉴욕행 비행기로  레온을 떠난 날이 지난해 10월28일 이었다오. 가끔씩 이용하던 택배서비스도 순례객 감소로 중단되고, 인적없는 고원에서 동사할 수도 있다는 현지인의 충고에 내년을 기약하고 귀국했지요. 새해로 접어들면서 끝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초조히 삼개월을 보내고 4월초 다시 스페인으로 향발했지요) 여기는 다시 인구 15만의 레온이다. 중세와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31 조회 1327 더보기
앞으로 며칠은 낮은 고원의 길이라서 고생이  덜 하겠다 싶더니 연일 내린 빗물과 천년 이상을 인마의 발바닥과 수레바퀴가 갈아놓은 석회석 가루가 반죽이 되어 신발에 무겁게 달라 붙는다.  몇 걸음 마다 돌과 나무 줄기에 발바닥을 문질러 흙을 떼어내려니 무척 짜증스럽다. 이태리에서 온 수녀님 몇 분은 아예 맨발로 걷는다. 저 얼음같이 차거운 진탕속을.., 매우 안쓰럽구나. 길주변 잡풀이 난 덤불속으로 걸으면 낫겠다 싶어 들어가니 사막성기후의 날카로운 가시들이 옷을 찢으려 든다. 오늘 목적지는 언제 도착할지 난감하네…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28 조회 1451 더보기
새벽녘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린다. 순례자들 낯빛이 어둡다. ‘이베리아’반도 머리위의 영국과 아일랜드가 궂은 날씨면, 다음날 여기 고원에는 비나 눈이 온단다. 판초로 몸과 짐을 감싸고, 바지는 양말 안으로 넣고, 무거운 발걸음을 숙명인체 걸어 나간다. 아침 출발시는 경쟁하듯 명랑한 인사를 나누다가도 두 세 시간만 지나면 지처서 엷은 미소로 인사를 대한다.   천기가 차츰 진눈개비로 변하면서 앞선 사람들의 모습이 안보이네. 신경을 곤두 세우고 금색조개 와 화살표를 살피는데 상당한 거리를 가도 눈에 띄지 않…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17 조회 1157 더보기
모처럼 청량한 하늘 밑을 걷고 있다. 10월 중순인데 귀와 코, 손가락이 시리다. 지난밤을 보낸 ‘로스 아르코스’를 나서서 교외로 빠지니 오르막 땅 좌우가 온통 비석과 십자가로 뒤덮인 오래된 묘지다. 저 앞서 걷던 순례객 몇몇이 미동도 않고 한 무덤의 비석을 보고 있다.  나도 다가가 비문을 보니, “당신은 나의 옛 모습이고 또 나의 모습이 되리라” 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더군. 말없이 서로들 묵시적 동감을 눈으로 교감하며 발걸음을 돌리는데 이상하게도 몸 움직임이 무겁다. 저 고혼, 가엽게도 이 길을 끝내 지도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10:14 조회 1182 더보기
이른 아침(?) - 스페인은 유라시아 대륙의 가장 서쪽에 위치하여 영국보다도 해가 늦게 뜨는 땅인데도 표준시간을 독일, 프랑스와 함께 쓰고 있어서 시간에 견주어 늦게까지 어둡더군. 샤워를 하려니 발바닥이 쓰리고 아프다.  왼쪽은 네 곳의 물집이 군웅할거중이고 오른쪽은 이미 터져서 속살이 드러났네. 강행군을 했다가는 상처가 커질 것 같아 고민끝에 오늘은 하루 쉬고 발 처치를 해야겠다. 순례자숙소는 아침 8시까지는 비워줘야 한다. 처량한 마음으로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서니 소리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7:34 조회 1119 더보기
피로가 덜 풀린 무거운 몸으로 아직도 어두운 내리막 길을 나선다. 머리에 두른 랜턴 불빛과 두 스틱에 의지하고가파른 경사지를 모로 내려가는데, 아래에서는 미끄러지며 나오는 여성의 비명소리가 들린다.  산행에 익숙한 내 발걸음이 여럿을 추월하다 회초리같은 나뭇가지를 짚고 벌벌 떨며 내려가는 어제의 두 여성을 만났지. 대만여인 에게는 내 스틱 한짝을 빌려주고 보다 젊은 한국여성에게는 튼실한 막대기를 줏어주려 길가 숲으로 들어가니 이상한 모양의 바위들이 눈에 띈다. 돌출된 바위들 중간부분이 땅콩 껍질처럼 잘…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56 조회 1072 더보기
부산한 소리에 잠이 깨니 주방의 소음이 들리고, 바로 옆 침대 아랫 칸에서는 키 큰 남자가 등과 고개를 활처럼 숙이고 떠날 채비 하는게 눈에 들어온다. 시선이 마주치자 Guten Morgen! 하는 생소한 소리가 귀에 들어온다. 이럴 때는 나도 “안녕하시오?” 하고 싶은데 어쩐지 어색하다. 엷은 웃음기로 Good Morning! 하고 답해주니, 또 Buen Camino ! 라는 말이 되돌아오네. 금방 해득이 안되다 몇 초 지나서야  ‘좋은 길’  즉, 탈 없이 순례길을 가시오! 라는 스페인 말뜻이 뒤늦게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53 조회 1208 더보기
뉴욕서  날아와 준비물 챙기고 오늘은 떠나는 날이다.여러 생각이 많아지니 무엇을 얻으려  무엇을 잊으려고 떠나는가 가닥이 잡히지 않네.  여느때 처럼 설렘과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서린다. 가을에 홀로 떠나는 외로움.. . 일부러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며 가족들의 배웅을 받는다. 잘들 있어다오.. ! 파리행 일등석에 사파리 복장으로 배낭 메고 들어서니 수석 승무원이 아연한 기색으로 뜸을 들이고 시중을 든다. 일등 캐빈에는 어울리지 않는 승객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45 조회 1203 더보기
여기는 미국 땅,  아버지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열정과 혼을 쏟아 만든 골프장을 마다하고 제길 –투자은행 - 가겠다고  떠나는 아들, 귀여운 두 손녀와 알짜 살림을 챙겨 떠나는 심보에 상심하여 허전함과 심란함을 달래고 있으려니, 그동안 숨죽이고 내 눈치만 봐오던 그 호기심과 역마살이 다시 꿈틀대는 충동을 어쩔 수 없더라. 어디로 떠날까?  마치 박해(?) 받고 떠나야 하는 순교자의 느낌이 들어, 그 ‘혜초’스님의 티벹길을 생각하던중, 몇년 전 꺾어지는 해  - 매 오년 마다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41 조회 1246 더보기
안가본 길은 꼭 가고픈 심사를 지녀온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갖는 남다른 호기심과 충동은  Robert Frost의 '가보지 않은 길' 을 접하기 훨씬 전부터  느끼며 도전해온 내 삶의 원동력 아니던가.    대여섯 살 어릴 적, 인왕산 밑 청운동 살던 시절의 어느 여름날 오후, 당시  경무대 부근에 내려앉은 무지개 잡으려고 몇 몇이 경쟁하듯 달려가니,  그 아롱진 무지개는  석양에 더욱 선명한 색채로 다시 삼청공원 숲에 걸쳐 있지 않은가!  또 …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33 조회 1057 더보기
안가본 길은 꼭 가고픈 심사를 지녀온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갖는 남다른 호기심과 충동은  Robert Frost의 '가보지 않은 길' 을 접하기 훨씬 전부터  느끼며 도전해온 내 삶의  원동력 아니던가.  대여섯 살 어릴 적, 인왕산 밑 청운동 살던 시절의 어느 여름날 오후, 당시 경무대 부근에 내려앉은 무지개 잡으려고 몇 몇이 경쟁하듯 달려가니,  그 아롱진 무지개는 석양에 더욱 선명한 색채로 다시 삼청공원 숲에 걸쳐 있지 않은가!  또 뛰…
작성자Angel 작성일 14-10-06 03:26 조회 1135 더보기
좋은 냄새이든 구린내가 나는 역겨운 냄새이건간에 사람들 모두의 각자 개인에게서는 그사람의 갖고 소유한 인품만큼의 냄새와 향기를 풍기고있다. 꽃뿐만이 아니라 사람도 저마다 개인적소유의 향기를 낸다. 그러나 거기에는 근본적 차이가있다. 꽃의 향기는 본래부터 타고나지만 사람의 향기는 선택되고 창조되고 새로워진다. 우리의 몸에 뿌리는 향수역시 좋은 방향제이다. 그러나 눈빛과 얼굴의 미소,말씨와 행동,아울러 마음과 영혼에서 풍겨져나오는 내면의 인품을 겸비한 아름다운향기를 따르지는 못한다. 사람은 …
작성자Angel 작성일 21-02-19 23:35 조회 451 더보기
얼마 전 그림 그리러 나가는 길에, 동네 할머니 한 분을 만났다. 3년 전 그린 적 있었던 70년 된 한옥집의 주인이었다. 대문 앞 골목길에 앉아 그리는 나를 신기한 듯 구경하고, 집 안으로 데리고 가 따뜻한 차도 여러 번 끓여줬었다. 너무 과하게 반가워한다 싶어 갸우뚱하는데,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나 그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림교실에 나간 지 벌써 6개월 됐어요!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올해로 일흔일곱인 김희숙씨. 핸드폰을 열어 그동안 그린 그림들을 보여준다. 주전자, 단지, 강아지 인형 등을 명암을 넣어…
작성자Friday 작성일 17-08-26 00:17 조회 1506 더보기
꽃도 향기가 다르 듯 사람에게도 각자 독특한 향기가 있는 것 같다.   맡으면 기분을 좋게하는 향기나는 사람이 있고, 역겨워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사람도 있다.   밥을 먹고 마시는 숭늉처럼 구수한 냄새가 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낙엽을 태울 때처럼 커피냄새가 나는 사람 도 있다.   향기가 너무 강한 사람은 멀리까지 그 향기를 풍기기 때문에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서 그 주위로 모여 든다.   하지만 사람들은 금방 그 냄새의 정체 를 확인하고 &n…
작성자Friday 작성일 16-06-28 19:05 조회 1912 더보기
  P선생의 빨간 냄비   올겨울 내 패션의 컨셉은 빨강색이었다. 컨셉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느낌이 들어서 쑥스러운데, 사실인즉 큰애가 사준 빨간 색 스카프를 두르고 다닌 이야기를 멋지게 표현해본 것이다. 빨간 색 스카프를 사다 주면서 한 큰애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큰애는 “엄마 나이의 사람들이 악세사리 한 가지만이라도 밝은 원색으로 액센트를 주면 더 젊어 보이고 명랑해 보이더라. 엄마도 젊어지라고 샀으니까 하고 다니세요.”하고 말했다. 나는 어디에 가든 빨간 스카프를 두르고 다녔다.…
작성자Dynasty 작성일 09-10-20 23:17 조회 4077 더보기
“저 혹시 남편이 양복이 있나요?"오래 전, 모 한인 전시장 개관 오프닝인데 오실 수 있냐는 초대의 전화 통화 중 받은 질문이었다. 초대장을 보내면 될텐데 번거롭게 전화까지 하나 했더니 꼭 정장을 하고 와야하는 자리라서 굳이 전화를 했단다. 갤러리 오프닝에서 남편이 양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란다.“저도 초대하는 건가요?” 물었다. 나는 그런대로 옷이 있는 것 같은데 남편이 걱정이 되서 전화를 걸었단다. 우리는 그 초대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응할 수 없는 자연스런 핑계가 생겨 마음이 가벼웠다.얼마 전 한 오프닝에서 예전에 전…
작성자Dynasty 작성일 12-07-28 05:09 조회 3023 더보기
  ‘엉~ 이게 뭐야?’  아침에 일어나 머리를 빗다보니 오른쪽 옆머리에 하이얀 색깔의 작은 올 하나가 삐죽 튀어나온 것이 눈에 들어온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하얗게 센 머리 한 올이 밖으로 얼굴을 내어 밀고 거울 속에서 내 눈 속을 헤집고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얼른 손으로 잡아내려고 거울을 앞에 두고 두 명의 내가 두개의 머리카락을 상대로 열심히 싸움을 벌였다.  손에 금방 잡힐 듯 하면서도 쉬 잡히지 않았다.  …
작성자Harvard 작성일 10-09-24 10:35 조회 9068 더보기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내 아래론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 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책임지셔야 했다. 못먹고, 못입었던 것은 아니였지만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만에 결혼을 하였다.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 시어머님도 처음부터날 아주 마음에 들어하셨다. 10년 전 결혼, 만1년만에 친정엄마가암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였지만,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은 걱정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 볼 터이니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 날, 친정엄…
작성자nolja 작성일 15-03-17 23:57 조회 2849 더보기
[미국/전영세] 황 노인 이야기황 노인이 큰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에 이주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산가족 찾기 운동의 열기가 어느 정도 수그러져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해 볼 것이 없다는 서글픈 판단이 황 노인의 의식 속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하기야 황 노인으로서도 크건 작건 기대를 걸었던 건 결코 아니었다. 따라서 예측을 빗나간 건 더더욱 아니었다. 말하자면 예측은 하면서도 오히려 그 예측이 빗나가길 기대했던 심정이 배반당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조금은 과장하고 싶은 억울함이 황 노인을 서글프게 만들었다.큰아들은 그 …
작성자파슬리 작성일 10-04-30 22:10 조회 6531 더보기
[미국/전지은] 누가 이 아일 모르시나요?"지금 늦잠 잘 때가 아니야. 내려와 봐. 빨리 내려와!" 그렇게 큰 남편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은 언제였던가. 앞가슴이 반쯤 열린 파자마에 맨발로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CNN에서는 비행기에 들이 받치는 세계경제의 중심지 뉴욕의 월 스트릿 쌍둥이 빌딩이 여과 없이 보여진다. 사고네, 커다란 사고. 그러나 그것은 대형 사고가 아니라 바로 전쟁이며 대대적인 공격이었다.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미국 공격을 받다!> 라는 제목 아래 지구촌에 위상을 떨치던 그 높은 쌍둥이 빌딩이 무너져 …
작성자파슬리 작성일 10-04-30 22:06 조회 5722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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