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1000년경 고대 그리스의 도시 테베의 도서관 위에는 ‘영혼의 치유 장소(The Healing Place of the Soul)’라는 글이 걸려 있었다고 합니다. 문학이 지닌 치유의 힘은 이미 고대로부터 인정되었던 것입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참전 군인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 요법으로도 문학 치료가 쓰였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감정 표현 글쓰기’가 감정적 문제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면역 체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널 테라피를 통해 우울증이 호전됐다는 결과가 의학계에 보고되었고, 관절염과 천식…
작성자harvard
작성일 11-03-19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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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LA 에멀슨 극장에서 막을 내린 '누가 버지니아 울프를 두려워 하랴?를 친구와 보러갔다. 그 이유는 몇년 전 영화로 나온 비디오를 혼자서 밤에 보다가 너무 무서워 그대로 꺼버렸던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도 아닌데 무엇이 그렇게 섬뜻했는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연극의 등장인물은 대학 총장의 딸 마샤와 그 대학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역사학 교수인 남편 조지, 그리고 새로 부임한 교수 닉과 그의 아내 하니이다. 마샤 부부가 파티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마샤가 새로 부임한 닉 교수 부부에 아버지가 신경을 쓰…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9-26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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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만치서 그 여자가 걸어오고 있었다. 명자는 재빨리 등을 돌려 교회 옆문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이구 형님, 이게 얼마만이야.’ 하고는 콧소리까지 섞어가며 감겨들 것이 뻔해 피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그 여자는 어느새 ‘형님, 형님’ 하고 달려오고 있었다. 일요일마다 예배에는 안 빠지는 편이나 명자는 교회에 별로 친한 사람이 없다.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예배 끝나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법도 없이 곧장 집으로 직행하는 그녀다. 다른 사람들도 명자의 존재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그녀는 오히려 마음 편하다. 그런데 그 …
작성자yale
작성일 10-09-24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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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행기에서 내려 다른 승객들 틈에 끼여 떠밀리듯 입국 수속대를 향하여 걷고 있었다. 4년 만에 다시 찾아온 한국의 모든 것은 이상스럽게 낯설게 느껴졌다. 초라한 이민 보따리 하나를 들고 바로 이 공항에서 미국행 비행기를 탈 때 젖은 눈으로 근심스럽게 지켜보시던 이태규 선배님의 눈망울이 생각났다. 나의 사랑하는 옥희가 나의 출국 사실을 뒤늦게 알고 통곡하듯이 울었더라는 이태규 선배님의 편지를 받은 것은 미국에 도착하고도 한참이나 지난 후의 일이었다. 어렵사리 연결된 첫 번째 전화에서 옥희는 원망이 가득 찬 목소리로 울…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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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마케도니아의 청년황제 알렉산더는 바다 건너 고국과 가장 빠르게 연결될 수 있고 통치하기 수월한 위치에 정복국 이집트의 수도를 둘 것을 희망했다. 그는 친히 지중해변을 따라 가로형으로 가늘고 긴 직사각형의 자그마한 어촌을 지목하고 도시건설의 장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알렉산더가 세상을 떠나고 그리스계의 왕조가 이집트에 들어선 이후로도 이 프로젝트는 근 2세기가량이나 지속되어 일개 어촌에 지나지 않았던 알렉산드리아는 마침내 완성된 수도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알렉산드리아, 그 최초의 건설자이자 정복자였던 이의 이름을 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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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혹시 남편이 양복이 있나요?"오래 전, 모 한인 전시장 개관 오프닝인데 오실 수 있냐는 초대의 전화 통화 중 받은 질문이었다. 초대장을 보내면 될텐데 번거롭게 전화까지 하나 했더니 꼭 정장을 하고 와야하는 자리라서 굳이 전화를 했단다. 갤러리 오프닝에서 남편이 양복 입은 모습을 본 적이 없어서란다.“저도 초대하는 건가요?” 물었다. 나는 그런대로 옷이 있는 것 같은데 남편이 걱정이 되서 전화를 걸었단다. 우리는 그 초대에 응하지 않았고 오히려 응할 수 없는 자연스런 핑계가 생겨 마음이 가벼웠다.얼마 전 한 오프닝에서 예전에 전…
작성자Dynasty
작성일 12-07-2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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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홍이숙] 어머니의 기다림올해의 청명은 일찍 찾아온 것 같다. 대지에 봄빛이 무르녹고 조심스레 눈을 뜨는 꽃봉오리가 유난히 아름다운 계절이다. 그런데 이처럼 아름다운 봄날에 어김없이 더해지는 춘곤증은 왜서일까?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춘곤증 때문에 밤마다 잠을 설치는 것이 이젠 생활이 지장을 받을 정도였고 그래서 약국을 집 드나들 듯 한다.어머니의 기다림
춘곤증에 시달리다 지쳐서 깜박 졸았는데 꿈결에 어머니를 만났다. 머나먼 시골의 오붓한 고향집 채마밭 앞에 간신히 서시어 주름살 가득한 이마 위에 손을 대고 깊숙히 꺼져 들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13
조회 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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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리유] 외가집 감나무또다시 파아란 하늘아래 고추잠자리가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외가집 앞마당 감나무에는 올해에도 빨간 감이 주렁주렁 열리었습니다. 그러나 해마다 정성스레 감나무를 가꾸시던 우리 할아버지는 이제 여기에 없습니다.내가 아주 어렸을 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해인가 할아버지는 감나무 묘목 한 그루를 얻어왔습니다. 감나무란 찾아 볼래야 볼 수도 없는 이곳 연변땅에 할아버지는 처음 감나무를 심으셨고 온갖 정성을 다 넣어서 감나무를 키웠습니다.&nb…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03
조회 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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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한 올씩 눈에 띄던 흰 머리카락이 올해 들어 왼쪽을 중심으로 정신없이 번져나갔다.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히 있어야 할 흰 머리카락이지만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은 쉽지 않다. 큰딸이 제 어미 머리카락 희어진 것이 보기 싫었던지 염색약을 들고 왔다. 집에서도 염색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지만 큰딸은 저만 믿으라며 어미를 앉혀놓고 염색을 시작한다. 꼼꼼한 성격인 아이는 어미의 머리카락을 빗으로 빗겨가며 정성을 다 하는 모습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고 욕실로 어미를 데려가 머리를 감겨주는 딸을 보며, 십수 년 전에 돌아가신…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3
조회 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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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공기의 움직임이라면 사랑은 마음의 움직임이다. 사랑하는 데 누가 바람났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랑은 바람이다. 바람도 어떤 바람이 부느냐에 따라서 주변에게 유익을 줄 수가 있고 불이익 또는 피해까지 입힌다.미풍이나 순풍 같은 산들바람은 초속 1.38 -1.6 미터의 바람이다. 열심히 일하고 난 뒤에 맞는 그 바람은 무료한 참에 향기를 동반한 한 잔의 신선한 커피와도 같다. 당신에게 육체적인 시원함을 선물할 뿐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에 있는 어두움과 두려움을 걷어 내며 당신의 기분을 애인을 기다리는 것처럼 마음을 편하게 만들 것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2
조회 3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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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딸아이와 중국인 약재상에 볼일이 있어 시드니 중심부의 차이나타운에 갔다. 지구에는 못 먹는 것이 없고 약 아닌 것이 없다는 중국인들의 말처럼 그곳엔 없는 것이 없었다. 자연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것들이 바싹 말라 누군가에게 약으로 쓰이기를 기다렸다. 그 가운데는 내 어린 시절 아버지가 꿀 항아리로 유인하여 잡아 말린 지네와 똑같은 지네도 있었다. 그 지네를 보는 순간 문득 약재상 노인의 얼굴에서 아버지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나는 딸아이에게 지네가 어떤 병에 어떻게 쓰이는지 물어보았다. 영문도 모른 채 딸은 한의사답게 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49
조회 2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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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내게도 아버지가 있었다
우수상 _ 이상기(인도네시아)
대학에서 다섯 해쯤 시간 강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 당시에 시간 강사 노릇을 해서 생활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통과 의례. 그랬다. 그때 시간 강사는 대학에 자리를 잡는 통과 의례 정도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았다. 곰은 쑥과 마늘을 먹고 햇빛을 보지 않고 견뎠더니 드디어 아름다운 여자가 되었다지 않는가. 칙칙한 고치의 껍질을 뚫고 어느 날 갑자기 무지개보다도 황홀한 나비가 날아 올랐다지 않…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5
조회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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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염혜숙] 코리아, 마마의 멋진 고향 여행의 즐거움은 여행을 계획할 때부터 시작한다고 누가 말했던가?코리아, 마마의 멋진 고향 그 동안 바쁘게 전개되었던 여행 준비 작업들.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어떤 선물을 해야 할까? 하고 즐거운 고민을 하다가 이것저것 사서 챙기니까, 어느덧 나의 설레임과 함께 서너 개의 여행 가방이 가득 찼다.나는 아들 슈테판이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장거리 여행은 여름 방학과 겨울 방학 외에는 힘들 것 같아서 올해 날씨가 선선하고 좋은 4월로 정해서 3주일 가량 나의 그리운 고향 한국을 여행하기로 했…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0
조회 2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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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꾸로 가는 여행하얗게 성에가 앉은 겨울 유리창에 나의 따뜻한 둘째 손가락을 꼬옥 눌러서 딱 그 손가락의 온기만큼 녹아 난 유리창을 통해 들여다보는 것과 같은, 창호 문에 침을 묻혀 포옥 뚫어 놓고 그 작은 구멍을 통해 내다본 바깥 풍경과 같은, 둘러서 돌아보면 뒤란으로 통하는 좁다란 뒷벽도 보일테고 왼쪽으로 붙어 있던 넓은 문을 가진 부엌도 보일 터인데 창호 구멍에서는 툇마루와 빈 마당만 보이는 것과 같은. 내 어린 기억들은 그런 식이다. 더 높이도 아니고 더 넓게도 아니고 꼭 내 눈높이 만큼, 꼭 내가 둘러보았던 그 넓이 만큼만…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6
조회 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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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오정자] 어머니의 가발긴 겨울을 견뎌낸 수목들이 수런거리고 있었다.봄아, 어서 오라! 겨울나무 아래를 거닐면 봄이 급하다 라고 봄을 노래한 상허 이태준 선생의 무서록에 나오는 문구를 주절거리기라도 하듯이.사월 초순임에도 메마른 대지를 적셔주는 가랑비가 봄을 재촉하고 있을 뿐, 닿지 않는 곳에 군데군데 잔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백인 일색인 우리 동네는 해마다 봄이면 집집마다 정원에 수국, 튤립, 목련, 개나리꽃들이 피어나 꽃동네로 변하곤 한다.아카시아 꽃향기가 그리워지는 오월에 친정 어머니가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하셨다. 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5
조회 3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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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진경자] 스잔느의 작별담당의사의 간곡한 만류를 뿌리치고 내일 퇴원을 하겠다고 결정을 내린 것은 스잔느 자신이었다. 제 몸을 추스르기에도 벅찬 중환자가 아무도 기다려 주는 이 없는 텅빈 집에 돌아가겠다는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의 갑작스런 퇴원 결정은 근무시간 내내 짜뿌드드한 독일의 겨울 날씨 마냥 나의 마음을 우울하게 했다. 오늘만이라도, 마지막이 될지 모르니 그녀 곁에 있어 주고 싶어 서둘러서 일을 마치고 그녀의 병실로 갔다.오후 6시. 어둠이 스름스름 깔리고 저녁 미사를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가 은은히 메아리 쳐왔다. 스잔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2
조회 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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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무리환갑을 3년 전에 넘긴 강수동 씨는 새 삶의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아내를 잃은 슬픔도 차츰 이겨내고 있다. 아침 이슬 같은, 인생의 허무함에서 탈출구를 찾은 것 같은 요즘이다. 그는 50세가 넘으면서부터 아내에게 “당신보다 먼저 죽는 것이 소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다. 홀아비로 사는 친구들의 몰골이 영 측은하고 한심해 보였던 것이다. 그런데 덜컥 달포 전 아내가 자궁암으로 세상을 뜬 것이다. 수동 씨는 아내가 자신의 ‘희망사항’을 무시하고 먼 세상으로 간 것도 서운하지만, 자궁암 치료를 자신의 흐지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50
조회 3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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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김성옥] 탈을 벗는 여자따르릉, 따르릉.전화벨이 연거푸 숨가쁜 듯 요란하게 울렸지만, 성실이는 소파 등받이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앉아 맞은 켠 벽에 걸린 그림을 쏘아보며 까딱 않고 있었다. 망망한 푸른 바다에 흰 돛배 몇 척이 뜬 한 폭의 그림이었다. 어쩌면 그러실 수가성실이는 난생 처음으로 어머니에 대한 실망을 느꼈으며, 그 실망 뒤엔 누구에게라 할 것 없는 무명의 분노가 가슴속에서 집채같이 일었다. 아까 전화로 어머니와 나눈 대화가 다시 머리 속에 메아리친다.수술한 게 이제사 한 달 나마 된 니 남펜(남편)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8
조회 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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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럼파티
LA의 오월.
오월은 봄입니다. 음산한 땅을 디디고 서있는 봄은 눈이 부십니다. 이 꽃 저 꽃에 꽃가루를 옮겨다 묻히는 나비가 부러울 정도로 사랑을 하고 싶은 따사로움이 가득하지요. 그런데 LA의 오월은 화사함은 고사하고 여름인줄 착각할 정도로 뜨겁기만 합니다. 강렬한 태양 볕은 아침부터 파고들어 살갗을 태울 듯 하구요. 보드라울 거라는 봄날에 대한 느긋함은 사치스런 감정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 아주 평화로운 마음으로 햇볕을 쬐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은 몹시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35
조회 4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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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새벽 2시. 화장실에서 나와 냉장고로 향한다.요 며칠 잠이 들면 새벽녘에 꼭 한 번씩 깨게 된다. 임산부를 위한 잡지에 따르면 ’엄마가 되는 준비’라 설명되어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3시간에 한 번씩 모유를 수유해야 하고 그 준비로 엄마가 자꾸 밤에 깨게 된다는 거다.엄마가 츠키시 수산시장까지 가서 사온 가자미조림 한 접시, 엊저녁 손님치레 때문에 엄마가 삶아둔 호박잎과 쌈장, 엄마가 싸준 콩나물, 시금치 가지 무침이 가득한 타파웨어 몇 개. 결혼하고 4년이
지나도 냉장고엔 엄마가 가득했다. 허기를 채우기엔 충분하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18
조회 3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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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 속에 피어나는 엘도라도
가작│유금란(호주)
한국에서 장기 출장 중인 남편이 이번 휴가 때는 한 잔하자고 한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무엇인가 긴하게 할 말이 있다는 표현이다. 언젠가 한잔하자며 잔뜩 분위기 잡고 꺼낸 말이 주식으로 재산을 축냈다는 고백이었다. 인터넷 전화와 채팅으로 매일 긴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한잔하면서까지 해야 할 그 무엇인가에 신경이 곧추선다. 가족을 해외에 두고 강남 중심가에 위치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기거하고 있는 중년의 사업가……. 나의 사고는 한국드라마가 고질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파행적인 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30
조회 3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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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돌아가는 추세에 영향을 받고 있는가 이민사리가 더욱 고달파지는 듯싶다.생업에 어려움을 겪을 만큼 자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한숨이 더 커지고 있다. 감원 바람에 직장인들의 가슴도 졸아들고 있다. 주식시장의 불투명성과 하락세는 어지간히 사람마음을 불안하게 해주고 있다. 조금씩 조금씩 회복하는 낌새가 보인다 해도 이미 받은 타격 탄에서 헤어날려면 얼마나한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이럴 때 일수록 요행심리는 더 깊게 작용하는지 돈 안들이고 돈 생길 일에 마음이 쏠리는 사람들을 만난다. 카지노 구경을 처음 한 것은 한 15…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7 10:38
조회 30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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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나이가 들어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보면, 돌아보는 그 순간이 행복에 젖어 있을 때는 행복했던 순간들이 먼저 생각나고, 그 순간이 불만에 빠져있으면 불행했던 것들만 기억의 창고에서 쏟아져 나와 불평을 보탠다. 그래서 삶은 마치 희비(喜悲)의 쌍곡선을 그어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현실이 어느 선을 긋고 있느냐가 과거의 삶, 희비의 어느 한쪽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다.이렇게 산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흑백의 논리를 벗어나, 흑도 백도 아닌 흐리멍덩한 삶의 순간들이 허무 속으로 묻혀 간 것이나, 설사 불행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5
조회 37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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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매쟁이의 변명
아무리 마음을 달래려고 노력해도 분을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럴수록 더한층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알면서도 모른 채하던 선배 언니조차 야속한 마음이 들었다.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 그런 이혼한 남자를 소개하다니 생각하면 할수록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것도 얼마나 시답잖았으면 마누라에게 내어 쫓겨 이혼 당한 그런 남자를 우리 명희에게 짝을 지우겠다고, 천연덕스럽게 말한 그 어미의 심보가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했다. 명희가 어떤 처녀인데, 내 자식이 아니라고 해도 배우처럼 생긴데다, 그것들이야 꼴값으로 선망이 되지만, 우리…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4
조회 2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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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희는 벌써부터 취해 있었다. 넓은 거실을 아스름히 비추고 있는 수직형 램프 밑의 긴 소파에 무너질 듯한 자세로 앉아 키득거리는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그래서 어떻게 되었다는 거야. 말해봐! 네가 사랑에 빠졌단 말이지?”흐느적대는 수희의 태도에 이미 속을 털어놓을 맘이 가셔버린 나는 크리스탈 잔에 절반쯤 남은 붉은 와인을 덜썩 입에 털어 넣었다. “얘! 너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말 안 할거야? 그게 누구냐니까?”“그만둬. 내가 괜한 소리 했나봐. 그리고 너 좀 취한 것 같아. 그만 들어가 자라.”갑자기 쌀쌀해진 내 목소리에 …
작성자yale
작성일 10-09-24 09:32
조회 4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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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하기론, 두주 전에 두 애들의 신발을 사이즈 별로 사간 흑인 여자가 저녁 때쯤, 두 아이를 데리고 와선 신었던 신발을 새것으로 바꾸어 달라고 떼를 쓰는 것이었다.
그건 하루 이틀 신어도 곤란 한데, 이건 새것으로 교환해 주기엔 어림없는 일 인줄 그녀 자신도 알면서, 한국 여자인 나를 무시 하고 억지 부리는 행동임엔 틀림 없었다.
게다가 술을 마신 상태 이기도 하고, 현재 커다란 술병을 들고 있었던 것 이었다.
옛날 저들이 백인 한 테 괄시 받은걸, 다른 사…
작성자yale
작성일 11-03-03 13:50
조회 3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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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들어 충격적인 존비속 살해사건이 이곳 LA지역 한인사회에서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 아버지가 가족을 살해하고 자기도 같이 자살한 사건들인데, 지난 3월 이후 한달여 사이에 4건이나 발생, 총 10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미성년 자녀가 5명 희생됐다.이런소식을 연달아 들으면서 이거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내가 주변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한국남자들이 그런 끔찍한 짓을 감행하고 있게 때문이다.그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게 되었을까?이민사회에 영원히 적응하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이런 방황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첫째, 몰…
작성자harvard
작성일 10-10-22 00:07
조회 3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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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날은 1995년 5월 21일 세계최초로 우리나라 경남 창원에서 어느 목사 부부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기독교를 중심으로 기념일 제정운동이 전개되었다. 제정 목적은 부부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목한 가정을 일구는 데 있다. 부부의 날은 핵가족시대의 가정의 핵심인 부부가 화목해야만 청소년문제·고령화문제 등 각종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출발하였다. ‘부부의 날 위원회’에서는 지역별 부부축제, 부부음악제 등을 열고 부부 사랑고백 나눔의 시간 등을 갖는다. 그 밖에 영호남 부부, 장수 부부, 남북 부부, 국제 부부 …
작성자yale
작성일 10-09-24 10:00
조회 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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