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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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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목록
‘동물원의 동물은 갇혀 있어 불행한 존재일까 아니면 포획자로부터 안전하게 먹이를 구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할까’ 하는 평소 의문은 <파이이야기>란 소설을 읽으며 답을 얻었다. 동물원 주인의 아들이며 동물학자인 주인공의 말을 통해 동물원 속의 동물은 동물원을 자신의 안식처로 받아들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동물은 본능적으로 자기를 위협할지 모르는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동물마다 이른바 안전 거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야생 홍학은 상대가 3백 미터 이상의 거리를 두면 신경을 쓰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7 10:42 조회 3231 더보기
서양인의 사고방식은 직선적이다. 서양인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양인들은 전생에서 현세로 이어지고 다시 현세가 내생에서는 전생으로 순환하는 원형적 사고를 한다. 그런 전생이 눈에 보이지 않으니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환자를 대하는 시각도 서구에서는 발병 원인을 제거하는 데 관점을 갖지만, 동양에서는 기(氣)의 순환으로 해석한다. 그러니 추상적이라도 한다. 서구인은 눈에 보여야 합리라 고 생각한다. 짧은 캐나다 생활 속에서 내 눈에 비춰지는 합리가 내게는 새롭고도 좋았다. 나는 토론토에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7 10:41 조회 2937 더보기
토론토에 거주하면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큰 혜택이다. 세계적인 명소인 그 곳을 한 해 동안 세 차례나 가 보았다. 폭포를 구경하고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 라는 작은 마을을 둘러 본 첫 느낌은 옛 정취가 주는 편안함이었다. 폭포의 웅장함을 느끼고 난 이후라 그런지 마을의 분위기에서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작은 마을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교회나 연중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파는 상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제법 눈에 들어왔고, 매년 7개월간 ‘버나드 쇼’의 작품만을 무대에 올리는 전용 극장(850석)을 갖춘 것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7 10:40 조회 3054 더보기
화창한 토요일 하늘은 기막힌 봄소식을 전해주고 있다. 나무엔 물이 오르고 파란 싹들은 파릇파릇 나뭇가지에도 잔디밭에도 생명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서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욕-공원묘지가 있다. 그곳엔 친정어머니와 시부모님의 산소가 있다. 우리 부부가 묻힐 유택도 마련된 곳이기도 하다. 남편과 함께 점심을 싸들고 소풍을 갔다. 엄마에게 먼저 들렸다. 친정어머니는 아직도 엄마라고 부르고 싶다. “엄마! 나도 엄마처럼 품위 있게 노년의 세월을 살다 갈께요” 엄마 손등처럼 비석을 쓰다듬었다. 목욕 시켜드리듯 비석…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7 10:37 조회 3070 더보기
고향을 찾아서        새로운 얼굴과 마주 앉아 주거니 받거니 조근조근 이어지던 대화가 고향을 묻는 말에 그만 리듬이 깨지고 만다. 갑자기 대답이 궁해진 것이다.  고향이란 태어나고 자란 곳, 몸과 마음이 안식을 얻는 지리적 공간을 이르는 말인데.... 어디라고 해야하지? 선뜻 말이 안 나왔다.  출생지 중국. 해방과 더불어 한국 땅을 밟았다. 할아버지가 사시던 황해도 사리원에서 일년을 보내고 해주를 거쳐 남하한 이듬해 서울에서 초등학교를 졸…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3 조회 3377 더보기
무슨 재미로 사느냐?   바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소리를 낸다. 보이지도 않는 것이 힘을 낸다. 그 바람의 끝을 아니 처음을 찾아본다. 고요다. 그것도 계절을 탄다. 각각의 성격을 띄고 있다. 초록 나무숲 돌다온 상큼한 한줄기 여름바람. 땀방울 토닥이며 살랑댈 때. 여름진미다.에어콘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웬만한 더위는 견딘다. 주기가 있어서 못견딜만하면 소낙비도 내려주고 소슬바람도 보내준다. 사는 것은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다. 견디지 못할 것들이 많으면 괴로움이고 그 반대이면 재미일 것이다. 답답하고 울적할 때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3 조회 2944 더보기
죠지의 고민   어느날 골프장에서 죠지를 만났다. 사실 정년 퇴직해서 매일 출근하다시피 하는 골프장은 그에게 있어서 친구를 만나러 나오는 사랑방이나 다름이 없다. 내가 갈 때마다 그는 늘 클럽하우스 밖에 놓여있는 둥근 의자에 앉아서 한가하게 오고 가는 사람을 다 쳐다보고 하루종일 붙박이마냥 앉아있기 때문이다. 그는 키도 크고 마음씨도 좋은 이태리계의 미국인이다.사람 차별은 유태인이 많이 한다고 생각했는데 미국 속에 살아가는 자식들 말을 들어보면 아이리쉬 계통이 인종차별을 심하게 하고 그 다음이 흑인이라고 한다. 흑인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2 조회 3309 더보기
떳떳한 이민자로 살아가려면금년은 한국과 미국 모두 선거의 해이다.  한국은 국회의원을, 미국은 대통령을뽑기 때문에 두 나라는 유권자나 출마자의 입장을 떠나 국가의 앞날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해가 되고 있다.  입후보자들이 가장  앞 세우는 공약은 과거에 늘 그랬듯이 국민들을 잘 살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민생문제는 유권자를 매료시키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며 사람을 사람구실 하도록 만들어 주는 최소한의 척도가 되고 있다.&nbs…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58 조회 3277 더보기
달  창문너머 달빛이 유별나다. 엊그제가 대보름날이었던 걸 생각하니  고국의 달 인양 부드럽고 그윽하다. 붉지도 희지도 않은 맑은 달빛이 올해도 풍년을 기약할 성싶다.    매일 밤 모양을 달리하며 두둥실 떠다니는 달은 퍽이나 한가롭다. 어쩜 그건 우리네 가슴속에 숨어있는 방랑벽을 대신하기도 하고, 모습을 달리하며 살고 싶은 고달픈 삶을 대신하는 듯도 하다. 바라보기만 해도  제 빛을 나눠주는 달, 그 빛을 받고 있으면 어느 새 내가 밤하늘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55 조회 3400 더보기
삼바실  -  이런 이름을 지키자삼바실은 내 고향 마을 이름이다. 사십 여년 전 떠난 마을이지만 아직도 고향 마을 꿈을 꾼다.  아쉬운 것은 고향의 정겨운 이름이 잊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점점더 “전평리”라는 공식 이름으로만 불리어지고 있다.천안 삼거리에서 호남쪽으로 가는 옛 조선시대의 일번 국도를 따라 차령고개를 넘자 마자 나오는 곳이 충청남도 공주시 정안면이다. 삼바실은 차령재 - 지금은 터널이 뚫려서 차령 터널을 지나 공주 쪽으로 10분쯤 차를 몰면 나오는 동네다.&nbs…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54 조회 3094 더보기
먼저 먹은 후덥덥이        먹는 것이나 일 하는 것이나 모든 생활이 제때 제때 이루어져야 후회도 손해도 없는 것이다.  슬쩍 빼 놓거나 꾸물꾸물 망설이면 원님 행차 후에 나팔처럼 되는 것이다.        그래서 법대로 살라는 것은 수(水)+거(去)=법(法)이라는 말이다. 이 세상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순리대로 따라야 실수가 없고, 많은 사람들이 가는 대로행(大路行)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53 조회 3109 더보기
스팅키 우수상│박혜자(미국) 스팅키는 어딜 갔을까? 난 얼마 전 하이웨이 287 east를 달리다 까만  개 한마리가 하이웨이 가장자리에 죽어있는 것을 보았다. 그 개는 다리를 포개고 옆으로 드러누운 자세인데다 얼굴은 하이웨이 반대편 쪽으로 향해있어 볼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새벽이어서 자세히 볼 수는 없었으나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에 그 죽은 개는 분명 까만색 레버도르(labrador)종류였다. 스팅키가 사라지고 난 뒤 2주쯤 지난 뒤라 난 그 죽은 개가 스팅키인지 아닌지 궁금해졌다 그날 새벽, 나는 가게에 가는 중이었…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23:20 조회 3430 더보기
아버지 우수상│조성숙(중국) 내가 어렸을 때의 아버지에 대한 인상을 말하라면 아버지는 자애로운 분도 아니시고 자상한 분도 아니시며 그렇다고 자식들을 너무 엄하게 교육하거나 그런 분도 아닌 것 같다. 어릴 때 나는 아버지가 무서웠다. 지금 애들처럼 아버지 무릎에서 어리광을 부려보거나 아버지의 꺼실꺼실한 얼굴에 뽀뽀를 해보았거나 하는 기억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한 가정의 세대주로서 아버지는 밤낮 생산대 일에 바삐 돌아치신 것 같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학교에 다니는 고모 둘에다 조롱조롱한 우리 여섯 자식까지 12식솔이나 되…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23:19 조회 3281 더보기
사라져가는 빨래방치방치: 방망이의 평안도 방언소리 가작│천광일(중국) 봄이라 출렁 해란강 풀리고마을의 처녀들 빨래를 하네옥순아 웬 빨래를 그리 깨끗이 빠냐옳지 알았소 뒷동네 그 총각이어화라 방치야 지화자 방치야흥겨웁게 노래하자 빨래방치야강변의 실버들 멋들어 졌어도살뜰한 처녀마음 더 아름답네. 비할데 없이 흥겹고 정겨운 우리 민족의 얼이 폭 배인 노래이다. 이 노래는 60년대, 70년대에 연변의 시가지, 시골 마을 곳곳에서 처녀 총각들이 사랑을 동경 하면서 즐겨 부르던 노래이다.이곳 연변은 사계절이 분명한 곳이다. 그런 환경의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9 조회 3293 더보기
프리데리케의 아이 가작│천복자(독일) 내가 사귄 첫 독일 친구는 지그프리드 Siegfried와 프리데리케 Friederike다. 처음 독일에 와서 어학 코스를 다닐 때의 일이다. 하루는 자료를 찾기 위해 도서관에 갔다. 컴퓨터로 자료를 찾는 방법을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데, 마침 컴퓨터로 자료 찾기를 마친 어떤 남자가 막 일어서고 있었다. 얼굴의 반은 길지 않은 수염으로 덮여 있는데, 착하게 생겼다. 용기를 내어 좀 도와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내가 찾는 책은 맞은편에 있는 언어학과 도서관에 있다면서 그곳으로 나를 데리고 가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7 조회 3459 더보기
[독일/진경자] 어머니의 성탄 카드무심히 드리워진 커튼 틈 사이로 상현달의 여린 빛이 서가 옆에 걸린 작은 사진틀을 훑고 지나가는 것에 내 시선이 멈추었다. 어둠이 겹겹이 쌓인 창가에 성경책이 한 권 펼쳐져 있고 책 위로 침엽수의 초록잎이 진한 송진 냄새를 머금고 놓여 있는 그 주위로 세 개의 빨간 초에서는 노란 불꽃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있다. 붉은색 바탕의 카드 맨 위에는 God is always with you(하나님이 언제나 너와 함께 하신다)라는 영롱한 영문 글자가 금색으로 빛나는 그림 카드가 나를 반긴다. 고국에 계신 어머…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21 조회 3328 더보기
[미국/민영일] 한복얼마 전 잠시 귀국하게 되었을 때, 미국에 있는 친지 여인으로부터 한 가지 부탁을 받은 적이 있었다. 전화로 한국에다 한복 한 벌을 맞추어 놓았는데 미국 올 때 좀 찾아다 달라는 것이었다.한복() 한국에 가서, 급한 일부터 보고 나서, 예의 그 한복집에 전화를 했다. 그런데 하필 내가 미국으로 돌아오는 날인 15일이라야 다 된다고 했다. 이거 야단 났구나 싶어, 통사정 하다시피 간청을 해 보았다.출발하는 날 여기저기 급한 인사도 해야 하고, 준비할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닌데 어느 결에 그 곳에 다녀와서 짐은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9 조회 3178 더보기
[중국/이미옥] 새봄의 언덕에창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은 이제 더 이상 혹독히 시리기만 한 겨울 바람이 아니다. 그 길게만 느껴지던 한겨울도 떠나가고 자연의 섭리대로 봄이 오는 것인가? 따뜻한 한 가닥 바람이 햇살과 같이 쏟아지면 이제 마음까지도 환하게 밝아진다. 봄과 함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음을 새삼스레 느껴 본다. 하늘이 내려주는 축복은 따뜻한 햇살만으로 얼마나 풍성한 것이며 얼마나 호사스런 것이었던가? 그 사실을 툭하면 잊고 지내는 일상이 부끄럽다. 이렇게 아름다운 날씨를 주시는 신은 분명 인간더러 잘 살아 보라고 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5:18 조회 2979 더보기
[뉴질랜드/오 안젤라] 굴을 채취하는 여자커튼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햇살의 성화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집안이 고요하다. 커튼을 제치고 창밖을 내다보니 제니의 까만 차가 있어야 할 자리엔 이슬 마른 흔적만 있을 뿐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다. 그들 모자가 새벽부터 굴 채취하러 바닷가에 갔음을 직감한다.항상 그렇듯이 내 마음이 또 불편해진다. 그녀는 아무 생각 없이 자주 바닷가에 나가 배낭 가득 굴을 담아오는지 모르지만 옆에서 보는 나는 늘 걱정이다. 요즈음 부쩍 감시가 심한 모양이다. 극성맞은 중국인들이 포대자루로 굴을 쓸어가는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4 조회 3126 더보기
[미국/윤학재] 이름과 시대이름이 최초에 생긴 것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빚어 낙원동산에 살게 하면서 이름하여 아담이라고 한 때부터일 것이다. 이름은 성 아래 붙여 그 사람만을 가리켜 부르는 것인데, 이름도 유행이 있고 이름으로 시대를 가늠해 볼 수도 있다.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는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이름을 지었고, 일제시대에는 일본 이름으로 창씨개병한 때도 있었다. 기독교와 서구문명이 들어오면서 서경식 이름이나 서양식 이름을 쓰게도 되었다.여자들의 이름은 자, 순, 옥, 희 등의 글자를 많이 썼고 남자들은 족보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3 조회 3049 더보기
[캐나다/박능재] 접목한 사과나무        우리 집 뒤뜰에는 사과나무 두 그루가 마치 우리 가족의 이민사를 말해주듯 커다란 나무가 되어 서있다. 그러니까 이십 년 전 내가 이 집을 사서 두 번째 이사를 하던 해로 기억된다. 때마침 봄철이라 사과나무 묘목 두 그루를 사다가 심었는데 이것이 자라 많은 사과가 열리는 늠름한 모습이 된 것이다. 조석으로 창문을 통해 사과나무를 바라볼 때면 나의 이민의 세월이 많이 흐른 것을 느끼게 한다. 북극 초입에 위치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1 조회 3401 더보기
[미국/노기제] 그가 잠시 비운 자리와아, 해방이다. 한 달 동안 완전하게 자유를 만끽하리라.지난 몇 년 동안 심심찮게 들려오던 맥킨리 산 등정계획이 가시화 되면서속으로 쾌재를 부른 건 나였다. 물론 남편은 남편대로 평생 마음으로만 소망해오던 일이 실행단계에 이르렀으니 그 기쁜 마음이야 내 얄팍한 해방감에 비길 수가 없겠지만 말이다. 작년에 결성된 미주 산악연맹에서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50개 주 최고봉 등정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자 미 전역에 산재해 있는 산악인들이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 후 신문지상…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50 조회 3411 더보기
[미국/박봉진] 마지막 일기는 눈안에 묻고아파트는 도심에 둘러싸여 있지만 키 큰 나무들과 잔디와 화초들의 생기 나눔이 사람들의 호흡에 살맛을 더해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다고는 해도 잎새 갈이를 끝낸 활엽수들은 일제히 짙은 녹색을 일으켜 세우고 있다. 헌팅톤비치쪽에서 불어오는 안부바람 한 다발에 우듬지 잎새들은 흔들거림으로 평안을 화답하고, 거실 바닥에서 놀고있는 손녀의 볼통이 좌우로 둘레거릴 때마다 까만 머리를 두 갈래로 묶는 매듭의 나비는 연신 날개질을 한다. 일상 셈을 하고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날 이후 열일곱 번째의 초여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9 조회 3233 더보기
[뉴질랜드/이인순] 송아지 할머니“미세스리 그라니가 된 거 축하해” 토요일 오후 한국에서 수업을 마치고 허겁지겁 산골 농장으로 돌아오자 휴영감님이 뛰어나오며 할머니가 된 걸 축하한다고 하셨다. 그는 주말이면 우리 농장으로 와 일을 도와주며 쉬다가는 스코틀랜드 출신 영감님이시다.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감이 잡히질 않았다. 병아리는 벌써 알에서 깨어난 지 오래 되었고, 새로 알을 품고 있는 암탉도 이즘에는 없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수놈, 멍멍이 두 마리도 수놈이라 도무지 할머니가 도리 이유가 없는데…….  “송아지가 새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8 조회 3296 더보기
[미국/최영선] 나비넥타이 미국 이민와서 얻은 것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C와의 만남이다. 그는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으로 이주해 온 지 30년이 넘는다. 내가 그를 처음으로 만났을 때 그는 누구보다도 미국화가 되어 있었다. 그는 현재 미국 굴지의 은행에서 고위 간부로 일하고 있다. C는 이민 늦깎이인 나를 미국생활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고 있는 터이다. 요즈음은 자주 만나기도 하지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1주일에 두서너 번은 서로 통화를 하는 사이이다. 그는 얼굴 모습도 너벳벳하게 생겼거니와 언제든 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7 조회 3352 더보기
[미국/김성광] 산행 10여년만의 고국방문, 토요일 오후 친구와 둘이서 간단한 점심식사를 한 후,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든 시각은 오후 2시를 조금 넘어서고 있었다. 차창으로 스치는 풍경은 옛 모습 그대로, 이름 없는 풀 한 포기조차도 자기 나름의 밝고, 맑은 표정을 지으며, 여전히 그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갑자기 울컥 울음이 쏟아질 것 같은 표한 감정을 누르며, 고개를 돌려 흐린 시선을 한곳에 고정시킨다. “야! 이눔아야. 나도 이자 늙었데이.” 오랜만에 만나 친구의 첫 마디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다른 사람의 눈에 나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297 더보기
[미국/최종수] 아내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연어 낚시를 하러 개울물로 나왔다. 태공들이 낚시를 던지고 감고 부지런을 떨고 있었으나, 별로 소득이 없는 눈치들이었다. 나도 한자리 차고 앉아 주섬주섬 낚시를 챙기어 밀갓을 달아 연어가 오름직한 길목을 향해 던졌다.  그렁저렁 한 시간이 지나도록 입질도 없었다. 지루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망연히 앞산을 쳐다보았다. 모처럼 아내와 함께 나온 낚시인데, 어쩌면 이렇게도 나의 체면을 뭉개버리는지……. 고기들이 밉기도 했다. 미안한 눈으로 아내를 건너다본다. 이렇게 아내를 바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6 조회 3650 더보기
[아르헨티나/박영희] 행복한 눈물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거의 변화가 없는 나의 일과는 아침에 가게 문을 열어 한 장이라도 더 팔아 보려고 손님들과 실랑이하다가 오후가 되면 빠진 옷을 구입하기 위해 도매상들이 밀집해 있는 아베자네다 거리로 종종 걸음을 친다. 한국의 도매시장과는 달리 양쪽으로 길고 화려한 쇼윈도를 가지고 서로 다른 자태를 뽐내려니 결정의 시간에는 갈등도 많다.  모델 보고 가격을 비교하며 바삐 걷다 보면 낯익은 얼굴들과 스치게 된다. 짧은 시간이지만 안부도 묻고 정보도 교환하고, 그러나 서로 시간에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26 14:45 조회 3340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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