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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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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 이민문학 목록
경주라 하면 상대가 있고 반듯이 결과가 있기 마련이다. 지금 까지 내 삶의 반을 이민자로서 살아오면서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다고 생각 했지만 막상 은퇴를 하고 보니 내 지나온 뒤안길은 희미하기만 하다. 내 삶의 경주 상대는 누구였으며 그리고 그 결과는 무엇인가? 이민자 중에는 성공하여 부귀영화를 다 잡았다고 나름대로 생각하는 분도 있겠지만, 나는 아직도 이 땅에서 살아온 자체만을 감사할 뿐 이다. 이민 초창기에 내 어머님은 나에게 충고도 많이 해 주셨는데 그중에 한 가지는 높은 곳만 볼 것이 아니고 낮은 곳도 보며 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6 조회 3507 더보기
사람이 나이가 들어 살아온 세월을 뒤돌아보면, 돌아보는 그 순간이 행복에 젖어 있을 때는 행복했던 순간들이 먼저 생각나고, 그 순간이 불만에 빠져있으면 불행했던 것들만 기억의 창고에서 쏟아져 나와 불평을 보탠다. 그래서 삶은 마치 희비(喜悲)의 쌍곡선을 그어 가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현실이 어느 선을 긋고 있느냐가 과거의 삶, 희비의 어느 한쪽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 같다.이렇게 산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흑백의 논리를 벗어나, 흑도 백도 아닌 흐리멍덩한 삶의 순간들이 허무 속으로 묻혀 간 것이나, 설사 불행했다고 생각하는 그 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5 조회 3703 더보기
한낮이 되어서야 눈이 떠졌다. 발치에 놓아둔 두 개의 트렁크와 그 뒤로 다락문이 먼저 눈에 띄었다. 트렁크 하나에는 급히 구겨 넣은 옷과 내복들이, 다른 하나에는 지난 몇 년 어딜 가나 끌고 다니던 공책 몇 권과 소형녹음기 따위가 들어 있었다. 머리맡에는 다리만 남은 오징어와 복숭아쥬스 깡통이 뒹굴고 있었다. 어젯밤 늦도록 쏘다니다가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은 뒤에야 어느 길모퉁이의 편의점에 들어갔고, 거기서 맥주깡통을 집었다가 다시 과일쥬스로 바꿔 샀던 생각이 났다.   그때도 그랬고 그 장면을 기억하는 지금도 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1 조회 3587 더보기
골목에 다가서면서 나는 어느 새 늙은 뱀을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골목 입구 뱀집의 유리병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리병 속에는 둥글게 몸을 말아 올린 하얀 뱀이 눈을 치켜 뜨고 어딘가를, 아마도 진열장 밖이거나 적어도 유리병 밖이라고 짐작되는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렸을 적에 골목 밖의 세상을 몰랐던 나는 그 뱀이 바라보고  있는 곳이 틀림없이 우리집일 거라고 생각했다. 뱀이 한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용수철처럼 몸을 풀어  유리병의 뚜껑을 열고, 어쩌면 허연 껍질…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5:00 조회 3427 더보기
너와 나의 부활   함박눈이 춤추듯 내렸다. 막사에 나있는 작은 창들은 하얀 솜뭉치로 도배된 느낌이었다. 토요일을 맞아 외출병들이 떠들썩하게 떠나자 영내는 적막에 싸였다. 혼자 막사를 지키던 주길만 상병은 눈이 가져다주는 좋은 상념으로 인해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몸과 마음이 눈송이처럼 가벼워진 주 상병은 관물함에서 가장 깨끗한 군복을 꺼내 입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맨발의 청춘’(신성일 엄앵란 주연) 주제가였다. “눈물도 한숨도 나 홀로 씹어 삼키며 밤거리에 뒷…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6-06 14:48 조회 3356 더보기
[캐나다/장명길]드림 하우스 전화벨이 울리고 있었다. 그녀는 잠결에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들을 조심스레 지나, 부엌 탁자 밑에 놓인 수화기를 집어들었다.  “헬로우!”  ......... 이게 무슨 소리인가? 청소용역 회사라 했다. 오늘 집안청소를 하기로 되어 있단다. ....... 누구 맘대로? 그녀는 그런 부탁한적 없노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 ...... 얘가 또 시키지도 않은 짓을 했어. 이젠 아주 지 멋대로라니까. 못된 것!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화장실 자명종 시계를 보았다. 바늘이 막 10…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23 조회 3412 더보기
[독일/김순실] 창 밖에는 바람이 있었다. “급한 승객이 있어 좌석 몇 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오늘 꼭 돌아가지 않으셔도 되는 손님이 계시면 자리를 양보해 주신다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협조해 주시는 분에게는.....”  또다시 방송이 흘러나왔다. 벌써 세 번째였다. 수옥은 손짐을 챙겨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좌석을 양보하는 승객에게는 5백 마르크를 보상해 드리며 오늘 저녁의 숙식은 물론, 내일은 런던관광을 시켜드린 다음 서울까지 책임지고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n…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22 조회 3070 더보기
[캐나다/박성민] 바퀴벌레와 낙서 캐내디언 남자와 한국 여자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다. 그들은 영화처럼 우연히 만나 소설처럼 필연적으로 사랑을 하게 된다. 우연하고 필연적이고 그리고 숙명적인 만남이란 어떤 것일까? 여자가 이곳 캐나다 토론토에 이민 온 많은 한국 사람들이 경영하는 가게에서 캐시어로 일을 하다가 손님으로 온 남자를 만났다. 가령 남자가 매일 같이 담배를 사러왔다가 사라의 불이 불어 타오른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도 담배연기처럼 허망하게 사라진다면 그것은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너무 상투적이었다. 좀 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16 조회 4143 더보기
[미국/이수내] 우울한 섬, 블루를 가다 맨하탄이라는 섬, 그 싶은 곳에 블루가 있다. 그 곳에 가면, 외로운 섬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블루에서는 사람들이 섬이 된다. 쓸쓸히 바다를 지키며 육지를 맴도는 섬,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섬으로 태어난 이상, 절대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맨하탄 32가에서 블루를 찾는 건 너무나 쉽다. 무채색의 밋밋한 거리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엔 눈에 띄는 파란색 문 때문이다. 그 파란 철문의 매끈한 손잡이를 밀고 들어서면 두 눈은 막 결빙되기 시작하는 얼음처럼 서…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14 조회 3558 더보기
[중국/김성옥] 탈을 벗는 여자따르릉, 따르릉.전화벨이 연거푸 숨가쁜 듯 요란하게 울렸지만, 성실이는 소파 등받이에 기댄 채 팔짱을 끼고 앉아 맞은 켠 벽에 걸린 그림을 쏘아보며 까딱 않고 있었다. 망망한 푸른 바다에 흰 돛배 몇 척이 뜬 한 폭의 그림이었다.  어쩌면 그러실 수가성실이는 난생 처음으로 어머니에 대한 실망을 느꼈으며, 그 실망 뒤엔 누구에게라 할 것 없는 무명의 분노가 가슴속에서 집채같이 일었다. 아까 전화로 어머니와 나눈 대화가 다시 머리 속에 메아리친다.수술한 게 이제사 한 달 나마 된 니 남펜(남편)을…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8 조회 3719 더보기
[미국/임영록] 파티 1714 University Ave. Honolulu 전화로 그가 불러 준 주소이다.일이 4시에 끝나니까 그 시각에 맞추면 보여 줄 수 있어요.그녀는 그의 영어가 약간 서툴게 느껴졌고 한국말의 억양은 왠지 강원도 사투리가 조금 섞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와이로 이주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리를 잘 모른다는 그녀의 말에 그는 UH(하와이 대학) 정문 근처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며 바쁘다며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아쿠아 색깔의 갑옷 치마를 걸친 반라의 청동상을 가게 앞에 내놓은 타이의 추억이라는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5 조회 3655 더보기
[미국/최유혜] 황구지난 주말 신문에 껴 온 주간지를 들친다. 큰 활자들을 훑어본다. 재벌 누구와 정치인 누구 극비리에 만났다.라는 선거철 전야의 흔히 있던 커다란 글귀는 당연히 외면당한다. 다음 장 그리고 또 다음 장을 넘기자 주말이면 흑인 병사들 이태원에 몰리는 이유?라는 큰 활자가 눈에 들어왔다. 왜에? 하는 호기심에 별 뜻도 없을 주간지를 읽어 가기 시작했다. 중간 크기의 활자다. 젊은 여성들에게 흑인 병사들의 강한 섹스 인기, 에이즈 걸려도 좋아! 그 다음 작은 활자들을 읽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 짓 하는 사진이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2:02 조회 3396 더보기
프럼파티     LA의 오월.   오월은 봄입니다. 음산한 땅을 디디고 서있는 봄은 눈이 부십니다. 이 꽃 저 꽃에 꽃가루를 옮겨다 묻히는 나비가 부러울 정도로 사랑을 하고 싶은 따사로움이 가득하지요. 그런데 LA의 오월은 화사함은 고사하고 여름인줄 착각할 정도로 뜨겁기만 합니다. 강렬한 태양 볕은 아침부터 파고들어 살갗을 태울 듯 하구요. 보드라울 거라는 봄날에 대한 느긋함은 사치스런 감정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지금 아주 평화로운 마음으로 햇볕을 쬐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은 몹시 …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35 조회 4173 더보기
프롤로그 마케도니아의 청년황제 알렉산더는 바다 건너 고국과 가장 빠르게 연결될 수 있고 통치하기 수월한 위치에 정복국 이집트의 수도를 둘 것을 희망했다. 그는 친히 지중해변을 따라 가로형으로 가늘고 긴 직사각형의 자그마한 어촌을 지목하고 도시건설의 장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였다. 알렉산더가 세상을 떠나고 그리스계의 왕조가 이집트에 들어선 이후로도 이 프로젝트는 근 2세기가량이나 지속되어 일개 어촌에 지나지 않았던 알렉산드리아는 마침내 완성된 수도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알렉산드리아, 그 최초의 건설자이자 정복자였던 이의 이름을 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31 조회 3041 더보기
1시드니 북쪽도시 고스포드, 시드니에서 1번 국도를 따라 한 시간여 북쪽으로 달리면 예로부터 호주 원주민들이 흰산(白山)이라 이름 붙인 맹그로브마운틴의 장엄한 산세(山勢)가 나타난다.이 산(山) 자락을 따라 해변을 끼고 이어지는 구 도로(舊 道路)가 있다.이 길이 지난 반세기 동안 가난한 이민자들이 좀 더 돈 벌이가 좋다는 노천광산(露天鑛山)이나 제철소(製鐵所)같은 일자리를 찿아서 북(北)으로 뉴카슬과 더 멀리는 브리스베인 퀸슬랜드 주 까지 줄지어 이동했던 바로 그 길이었다.바다와 접한 이 센츄럴 코스트(Central C…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28 조회 3390 더보기
몸이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다. 수술실 입구에는 ‘수술 중’이라는 네온사인이 붉은 야광 색을 띤 벌레처럼 불길하게 빛나고 있었다. 불과 몇 시간 전만 하더라도 웬만한 무거운 것도 두 손으로 번쩍 들곤 하던 싼체스가 이토록 맥없이 수술대에 누워있게 되다니……. 거리로 넘쳐난 빗물을 퍼내는 야간작업을 하면 이번 겨울에는 꼭 멕시코로 휴가를 떠날 수 있다며 즐겁게 휘파람을 불며 집을 나갔던 싼체스였는데…….문득 대기실 구석에서 히터가 쉬익 쉬익, 큰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형체를 드러내지 않고 몰래 남을 숨어 엿보고 있는 짐승의 숨소…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21 조회 3375 더보기
엄마와 딸새벽 2시. 화장실에서 나와 냉장고로 향한다.요 며칠 잠이 들면 새벽녘에 꼭 한 번씩 깨게 된다. 임산부를 위한 잡지에 따르면 ’엄마가 되는 준비’라 설명되어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 3시간에 한 번씩 모유를 수유해야 하고 그 준비로 엄마가 자꾸 밤에 깨게 된다는 거다.엄마가 츠키시 수산시장까지 가서 사온 가자미조림 한 접시, 엊저녁 손님치레 때문에 엄마가 삶아둔 호박잎과 쌈장, 엄마가 싸준 콩나물, 시금치 가지 무침이 가득한 타파웨어 몇 개. 결혼하고 4년이 지나도 냉장고엔 엄마가 가득했다. 허기를 채우기엔 충분하지…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30 21:18 조회 3396 더보기
전편에 이어..다음날, 오영기 노모가 휘청거리며 집 밖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노인은 지팡이를 짚고 목을 세워 천천히 마을을 한 바퀴를 둘러보았다. 마을 안 고샅에서 느티나무와 정자가 있는 동구 밖까지 나왔다가, 정수탱크가 있는 언덕배기까지 올라갔다 내려왔다. 평생을 살아왔던 마을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돌아보는 노인은 하고 싶은 말을 꾹 참고, 겉으로 소회를 내비치지 않았지만 눈빛으로 많은 이야기를 주어 담은 듯 했다.그런 노인은 시든 들꽃처럼 쇠잔하고 쓸쓸해보였다. 이 마을에 시집 온 후, 70년을 날마다 지겹도록 보아온 산이며 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8:01 조회 2736 더보기
전편에 이어..언젠가 신문을 보니, 1990년대 이후 지구상에서 6천 여 종의 양서류와 조류 및 어류가 사라졌다고 했다. 이 중에서 1백70종의 양서류는 절멸했다. 세계 곳곳에서 동식물들이 대규모로 사라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환경변화에 민감한 생물 종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했다.이것은 다윈이 말한 ‘자연도태’ 가 아니라, 갑작스런 명멸에 가까워 문제가 심각하다고 했다. 동식물들이 대량으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백악기에 공룡이 사라졌던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는 것이다. 이대로 간다면 동식물의 멸종이 인간의 멸종으…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8:00 조회 2669 더보기
전편에 이어..“뜸부기는 아직 못 찾았어요? ”오영기 부부가 돌아 간 뒤에 수박을 먹으며 처조카가 뚜벅 물었다.“뜸부기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사람은 더러 있는데 아직은....”“인터넷에서 알아보니까 뜸부기가 천연기념물 4백46호로 지정이 되어 있데요? 그렇게 귀한 새인 줄은 몰랐어요.”“옛날에는 흔했었지.”“앞으로 저랑 같이 열심히 찾아 봅시다요.”“글세, 찾기가 쉽지는 않을 거야. 내가 여기 와서 3년 동안 찾고 있지만 아직 울음소리 한번 못 들었으니까.” “기다리면 언젠가는 오겠지요. 희망을 가집시다.”“희망? ”“예. 저는 희…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9 조회 2747 더보기
전편에 이어..“우리 남편이가 소나무 팔라갖고.... 몽골 엄마 서울에 모셔와 갖고 ....눈 수술 해주기로 해써요. 소나무 못 팔며는 우리 엄마 눈 못 고쳐요.” 멍징라가 큭큭 소리 내어 울면서 말했다. 아내가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주었다.“걱정 말아요. 우리 조카한테 소나무 값 별도로 더 주라고 할 테니까.”아내가 멍질라의 어께를 다독거리면서 달랬다. “죽은 시 아버지가 우리 엄마 위해서... 옛날에 소나무 심어 놓은 거 같어요. 그러고 하늘나라 간 우리 아버지가 나를 오영기씨한테 시집보내 주어다고 생각해요. 이거는 운명이고 소중…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8 조회 2720 더보기
전편에 이어..나는 처조카가 오기로 한 날 아침에 우리 마을 소나무 집 오영기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섰다. 오영기 집에 명품 소나무가 있어 나는 그 집을 소나무 집이라고 부른다. 지난 번 처조카가 생오지에 왔을 때 오영기의 집을 사고 싶다고 해서 두어 차례 그를 만나 집을 흥정하려고 했으나 소나무 한 그루와 영산홍 다섯 그루 때문에 타협이 이루어지 않고 있다.한 때 농업후계자로 농촌에서 뿌리 내리고 살아보겠다고 소를 키우며 발버둥쳐왔던 오영기는 지금 빚만 잔뜩 지고 실의에 빠져있다. 그의 마지막 희망은 도시로 나가 새 출발하는 것이…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7 조회 2623 더보기
전편에 이어..2내가 광주를 떠나 골짜기 마을 생오지로 옮겨온 것은 두통과 어지럼증 때문이었다. 정년을 하고 아파트에 칩거하기 시작하면서부터, 나는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에 시달렸다. 처음에는 머리가 약간 먹먹하다가 망치로 얻어맞은 듯 띵하더니 정수리 쪽이 콕콕 쑤시다가 우지끈 우지끈 골이 흔들리는 것 같았다.그러다가도 머리를 꽉 조이는 듯하면서 빠개질 듯 아팠다. 통증은 처음에 뒷머리에서부터 지끈거리다가 전두엽으로 옮겨진 후, 얼굴 전체로 퍼졌다. 심할 때는 얼굴과 코 주위까지도 지끈지끈 아팠다. 이럴 때 나는 두 손으로 머리를 쥐…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7 조회 2716 더보기
전편에 이어..“정말로 뜸부기를 보셨습니까? ”“아니 그러면 시방 내가 비싼 밥 묵고 거짓말이나 허겄어요.”“어떻게 생겼던가요? ”“꼭 달구새끼 같이 생겼는듸, 그 보담은 쬐끔 작고 대가리에 벼실이 맨드래미꽃 모양으로 삐럽디다.”“몸 색깔은요? ”“머시라고 허까, 밤색 허고 황토색 중간이라고나 허까.”“우는 소리도 들었겠지요? ”“하먼. 뜸-뜸- 뜸-.... 내가 젊었을 적에 들었던 소리 그대로드만요.”“알았습니다. 지금 곧 운곡리로 가겠습니다.”나는 부리나케 전화를 끊고 설레는 마음으로 카메라와 망원경부터 챙겼다. 어쩐지 이번에는…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6 조회 2700 더보기
- 1 -검은등뻐꾸기가 새벽부터 뒷산 잡목숲에서 트럼펫소리를 냈다. 나는 오늘도 먼동이 틀 무렵 새소리에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부스스 눈을 뜨고 일어나 창문을 훨쩍 열어젖히자 부연 안개가 마당 앞 먹감나무 우듬지를 친친 감고 있었다. 안개 속에서 새들의 오케스트라 연주 소리가 들렸다. 나는 매일 아침 5시 무렵이면 어김없이 새들이 연주하는 ‘한여름 동틀 무렵’이라는 곡명의 오케스트라를 감상한다. 새들의 연주회 무대는 내가 살고 있는 한갓진 골짜기 마을 생오지. 이곳은 버스도 들어오지 않고 휴대전화 통화권 이탈지역이다.새들의 오케스…
작성자뽕킴 작성일 10-04-01 17:55 조회 2572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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