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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의 갈등-비제의 <진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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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169회 작성일 11-10-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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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제의 오페라 <진주잡이>는 <카르멘>과 더불어 그의 유명한 작품 중 하나입니다.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부들의 두목으로 쥐르가가 선출됩니다. 그곳에 진주 캐는 어부 나디르가 나타납니다.
둘은 옛친구로 오랜만의 재회를 기뻐하며, 예전에 레일라라는 아름다운 여인을 사이에 두고 연적이기도 했던 얘기를 나눕니다.
그때 성스러운 여승을 태운 배가 도착합니다. 일년에 한번 나타나서 어부들의 안전과 풍어를 빌어주는 이 여승은 섬사람들에게 존경의 대상입니다.그러나 얼굴을 베일로 가리고 있어 그녀가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녀가 배에서 내려 고승 누라바드와 함께 등장합니다. 쥐르기는 그녀에게 남자를 사랑하지 않고 순결을 지킨다면 진주를 주고, 약속을 어기면 사형을 시키겠노라고 말합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누라바드는 자신이 없으면 언제든지 취소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건넵니다.그러나 여승은 자신이 있다고 대답합니다.
한편 나디르는 그녀가 레일라라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레일라 역시 그에게 남은 사랑의 감정으로 고민합니다.
이윽고 서로 만난 두 사람은 옛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포옹합니다. 레일라를 감시하던 누라바드가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을 부릅니다.그가 사람들을 불러모으고, 쥐르가 역시 그녀가 레일라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힌 쥐르가는 그녀와 나디르를 함께 사형시키려고 합니다.하지만 곧 그런 결정을 후회하며 일부러 불을 지르고 두 사람을 도망가게 합니다.그리고 자신은 쫓아온 사람들에게 붙잡혀 화형장으로 끌려갑니다.
이야기 전개가 어딘지 꽤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나 우정을 택하고, 사랑하는 사람까지 그 친구에게 보내는 줄거리는 요즘 유행하는 젊은이 취향의 트랜디 드라마를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아마도 그래서 이 작품이 고전이면서도 오늘날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사랑이냐, 우정이냐 하는, 꽤나 해묵고 오래된 갈등구조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분명합니다.
주인공 쥐르가는 처음에는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인 레일라가 나디르를 사랑하는 것을 알고 질투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두 사람 모두 사형시키겠다는 극단적인 복수심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곧 나디르와의 우정 또한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자신이 레일라를 사랑하는 이상, 그녀가 사랑하는 나디르에게 그녀를 보내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사실 또한 명백하게 깨닫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나온 대안이 우정과 사랑 앞에서 자기를 철저하게 희생하는 것입니다.
사랑이냐, 우정이냐 하는 건 앞으로도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화두이자 괴로움의 원천이 될 것입니다.
이 작품이 사랑받는 건 비제의 뛰어난 음악성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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