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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속하고 부박한 우리 삶의 편린-거쉬인의<포오기와 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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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237회 작성일 11-10-26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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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작곡가 거시윈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에 관해 알아보겠습니다. 미국 찰스톤의 흑인마을을 무대로, 흑인영가를 오페라에 적합하도록 편곡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1935년에 초연돼, 새로운 스타일을 지닌 민족성이 강한 작품이란 호평을 얻고, 오늘날까지 영화, 연극, 뮤지컬 등으로 계속 만들어지고 무대에 올려지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여름밤의 무더위를, 흑인들은 게임을 하며 잊어버리려고 합니다. 로빈스는 아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하다가 크라운에 의해 살해됩니다.
포기는 거지로서, 하녀인 베스를 사랑하지만 그녀는 크라운의 정부입니다. 그러나 로빈슨의 살해 사건이 있은 후 그녀는 포기에게 의지하려는 마음이 커집니다.
마을 사람들이 피크닉을 갔다 돌아 오는 길에, 베스 혼자 배를 타지 못하고 남게 되는 일이 생깁니다. 그때 베스는 그곳에 숨어있던 크라운에게 끌려가 억지로 결혼 약속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후에는 마음을 바꿔, 포기와 결혼할 거라고 하며, 크라운에게서 지켜달라고 합니다. 얼마후 크라운이 포기를 죽이려 나타나지만, 오히려 포기의 손에 죽고 맙니다.
검시관에 의해 끌려간 포기는 크라운의 시체를 보기 거부했다는 이유로 일주일간 감옥에 갇힙니다.그러나 포기가 영원히 감옥애서 못나오리라 생각한 베스는 마약상의 유혹에 넘어가 뉴욕으로 가버리고 맙니다. 나중에 그 소식을 들은 포기는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베스를 찾으러 뉴욕으로 떠납니다.
제가 대학 시절에 좋아했던 박인환 시인의 시에'인생은 한낱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 우리는 한탄할 그 무엇이 두려워 떠나려 하는 것일까'하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처럼 우리 삶은 얼핏 보면 통속적인 것 투성이입니다.포기와 베스의 이야기 역시 그 범주에서 그다지 벗어나지 못합니다.
마약, 싸움, 살인, 유혹,그리고 그 와중에서 죽음의 슬픔 속에서도 돈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듭니다.
크라운이 살인자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에게 결혼을 맹세하는 베스, 나중에 마음을 바꿔 포기에게 자기를 구해달라고 애원하지만, 그가 감옥에 갇히자 마약상의 유혹에 넘어가 뉴옥으로 가는 그녀의 어리석음 또한 우리 삶의 한탄할 만한 통속성을 보여줍니다.
그녀를 보고 있으면 그저 순간순간의 생만 존재할 뿐 미래는 없습니다.
한편 포기는 자기가 죽인 크라운의 시체를, 양심의 가책과 두려움 때문에 보지 못할 만큼 약한 마음의 소유자이지만 사랑하는 여인을 찾기 위해선 단호한 모습도 보여줍니다. 그가 사람들이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뉴욕으로 떠나는 모습은 그래서 슬프고도 어딘지 엄숙한 데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에 비헤 베스가 보여주는 모습은 너무나 나약하고 변덕스러워 야속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순간에 살고, 감정에 매달리고, 미래라곤 없는 모습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고 부박한 우리 삶의 한조각 모습이 아닐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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