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자만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베르디의 <루이자 밀러> > 오페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오페라


 

용감한 자만이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베르디의 <루이자 밀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파슬리 댓글 0건 조회 1,202회 작성일 11-10-26 15:28

본문

이 작품은, 독일의 대문호 실러의 음모와 사랑이 원작으로 , 베르디 특유의 비극적이고 장중한 음악적 재능이 잘 나타나 있습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백작의 아들 루돌포와 평민의 딸 루이자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입니다. 그러나 모든 비극적 사랑이 그러하듯 둘 사이에도 몇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루돌포는 자신이 백작의 아들이란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게다가 백작은 아들이 돈많고 지위높은 미망인 페데리카와 결혼하길 바라죠.또한 백작의 비서관인 부롬은 루이자에게 맘이 있습니다.
부롬은 결국 루이자의 아버지 밀러에게 루돌포의 신분을 알려주고, 화가난 밀러는 딸에게 넌 루돌포에게 한낱 노리개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그때 루돌프가 나타나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지만, 이미 백작은 루이자 부녀를 잡아들이려고 합니다.
아들의 재산을 노려 둘이 짜고 일부러 유혹한 거라면서. 그러자 루돌프는 어떻게 해서 백작이 되었는지 폭로하겠다고 아버지를 협박합니다. 놀란 백작은 명령을 취소합니다.
한편 루이자에게 마을 사람들이 와서 아버지가 체포됐단 사실을 알려줍니다. 이번에 부롬이 검은 뱃심을 드러낸 거죠. 부롬은 루이자를 찾아와서 아버지를 살리고 싶으면 자기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위협합니다.
사실은 루돌포의 재산이 탐나서 그를 사랑하는 척 했을 뿐, 진짜 사랑한 사람은 부롬이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게 한 것입니다.
고민하던 루이자는 시키는 대로 편지를 쓰고, 절망한 루돌포는 부롬에게 결투를 신청합니다. 하지만 부롬은 재빨리 달아나고 말죠.
루이자를 찾아온 루돌포, 그는 다시한번 그녀의 진심을 확인하려고 하지만 계속 거짓말만을 듣게 됩니다.
결국 루돌포는 독약이 든 물을 마시고 루이자에게도 마시게 하면서
재차 진실을 다구칩니다. 놀란 루이자가 사실을 고백하지만 이미 늦고 맙니다.
독약을 마신 루돌포는 그때 마침 나타난 부롬을 살해하면서, 아버지에게 당신의 죄 때문이라고 하며 숨을 거둡니다.
부모의 빗나간 자식 사랑은 어쩌면 동서고금을 통해 그리 골고루도 펴져 있는지 하는 걸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아들을 위해 선대의 백작을 살해하고 백작이 된 아버지, 그를 무의식적으로 용서할 수 없었던 아들은 순박한 시골처녀를 사랑함으로서 그 고통을 잊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아들의 사랑까지 간섭하며 그걸 자식에 대한 애정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백작와 그를 도와주는 무리가 있어서 비극은 계속 이어집니다.
한편 사랑과 아버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루이자의 모습 역시 우리한테 꽤 낯익죠?
부모를 버리고 사랑을 택하기엔 우리가 갖고 있는 무의식적인 죄책감이 용납을 못하죠. 루이자가 루돌포의 애원에도 불구하고 처음에 진실을 말하지 못하는 것도 그 죄책감 때문입니다.
그녀가 처음부터 사랑하는 사람에게 진실을 털어놓고 도움을 구했더라면 더 끔찍한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텐데 말예요.
어쩌면 중요한 순간에 이루어진 루이자의 선택은, 뛰어넘기 힘든 현실적 장벽에 대한 자포자기의 심정, 자신을 속인 루돌포에 대한 무의식적인 분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비극으로 끝나는 두 사람의 사랑을 보며 문득 누군가 한 말이 더욱 인상적으로 떠오릅니다.' 난 세상이 내게 정해 준 조건과 타협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아무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한계선을 뛰어넘는 자만이 사랑도 용감하게 쟁취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는군요.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