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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문학 게시판 내 결과

  • [미국/전영세] 황 노인 이야기황 노인이 큰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에 이주하기로 결심한 것은 이산가족 찾기 운동의 열기가 어느 정도 수그러져 이제는 더 이상 기대해 볼 것이 없다는 서글픈 판단이 황 노인의 의식 속에서 서서히 고개를 들기 시작했을 무렵이었다. 하기야 황 노인으로서도 크건 작건 기대를 걸었던 건 결코 아니었다. 따라서 예측을 빗나간 건 더더욱 아니었다. 말하자면 예측은 하면서도 오히려 그 예측이 빗나가길 기대했던 심정이 배반당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조금은 과장하고 싶은 억울함이 황 노인을 서글프게 만들었다.큰아들은 그 …

  • [미국/전지은] 누가 이 아일 모르시나요?"지금 늦잠 잘 때가 아니야. 내려와 봐. 빨리 내려와!" 그렇게 큰 남편의 목소리를 들었던 것은 언제였던가. 앞가슴이 반쯤 열린 파자마에 맨발로 아래층으로 내려간다. CNN에서는 비행기에 들이 받치는 세계경제의 중심지 뉴욕의 월 스트릿 쌍둥이 빌딩이 여과 없이 보여진다. 사고네, 커다란 사고. 그러나 그것은 대형 사고가 아니라 바로 전쟁이며 대대적인 공격이었다. 모든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미국 공격을 받다!> 라는 제목 아래 지구촌에 위상을 떨치던 그 높은 쌍둥…

  • 재즈 아리랑대상│윤종범(미국) 그때를 회상하면 언제나 그때처럼 두근거리는 가슴과 함께 님 생각이 난다. 위기에 처한 나를 구하기 위해 수만 리 태평양을 단숨에 건너온 님.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흙 내음을 맡은 곳, 나의 앙증맞은 두 발을 처음으로 내 디딘 곳. 나의 유년과 청년 시절을 몽땅 간직하고 있는 바로 나의 고국이다. 일 년 후면 내 나이가 오십이 되는 어느 여름날이었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여느 때처럼 집을 나서는 아내와 나는 가벼운 운동복 차림이었다. 서쪽 하늘에 붉으스레 수를 놓고 있는 노을은 걷고 있는 내 몸이 빨려…

  • 비둘기 알 대상 _ 강갑중(미국) 비둘기 한 쌍이 우리 집 발코니에 와서 어정거렸다. 녀석들은 우리를 자꾸 살피는 것 같더니 이내 모퉁이에다 둥지를 쳤다. 쌓인 눈 위에다 작은 나뭇가지 몇 개를 물어다 엉성하게 얽어 놓았다. 새의 둥지라기에는 너무 얇았다. 옆집 사람이 보고는 둥지를 내던져 버리고 비둘기들이 오지 못하게 쫓아야 된다고 말했다. 아무 데나 똥을 싸고 깃털을 빠뜨릴 것이며, 사람이 앓는 것 같은 소리를 내어 밤잠을 못 자게 할 것이므로 이웃들이 불평할 것이라고 해 마음 쓰였다. 처음에 비둘기들이 조심스레 다가오던 …

  • [미국/이경난] 바나나 연가요즘 나에게 작은 가슴앓이가 하나 생겼다. 십 년 전, 엄마가 서울에 다녀오시면서 이모네 집의 뜰에 피어 있던 분꽃과 봉숭아꽃의 씨를 받아 갖고 오셨다. 고이고이 몇 겹의 종이에 싸서 가져오신 그 씨앗을 엄마는 우리집 화단에 정성껏 심으셨다. 봉숭아가 잘 자라 꽃을 피우면 그 꽃잎을 따서 미국인 외손주들의 손톱에 곱게 물을 들여 주고 싶으셨던 게다. 꿈에 부푼 엄마는 매일매일 화단에 물을 주시며 싹이 트기를 고대하셨다. 그러나 아쉽게도 봉숭아는 자라지 못하였다. 기후의 탓인지 토지의 탓인지는 몰라도 기다리…

  • [미국/고동운] 꿈은 이루어진다 어린 시절 나는 무척이나 수줍음을 타고 내성적인 아이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선천적인 성격이었다기보다는 외부와의 접촉 없이 많은 시간을 혼자 외롭게 지내다 보니 생겨난 다분히 후천적 현상이었던 같다. 나는 세 살에 소아마비를 앓아 하반신 마비의 장애인이 되었다. 그전까지는 남들처럼 마구 뛰어 놀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의 기억 속에는 두 발로 걸어다녔다는 사실은 흔적조차 없다. 다만 한 장의 낡은 흑백사진 속에 초롱한 눈빛으로 서 있는 아이가 나라는 사실이 한때는 나도 걸어다녔다는 것을 확인해 줄 뿐이…

  • 요즈음 들어 충격적인 존비속 살해사건이 이곳 LA지역 한인사회에서 빈발하고 있다. 대부분 아버지가 가족을 살해하고 자기도 같이 자살한 사건들인데, 지난 3월 이후 한달여 사이에 4건이나 발생, 총 10명이 사망했으며 이중 미성년 자녀가 5명 희생됐다.이런소식을 연달아 들으면서 이거 여간 착잡한 게 아니다.내가 주변에서 흔히 보던 평범한 한국남자들이 그런 끔찍한 짓을 감행하고 있게 때문이다.그들은 도대체 왜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을 감행하게 되었을까?이민사회에 영원히 적응하지 못하는 아버지들의 이런 방황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첫째, 몰…

  • [미국/이수내] 우울한 섬, 블루를 가다 맨하탄이라는 섬, 그 싶은 곳에 블루가 있다. 그 곳에 가면, 외로운 섬 하나씩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블루에서는 사람들이 섬이 된다. 쓸쓸히 바다를 지키며 육지를 맴도는 섬,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다. 섬으로 태어난 이상, 절대 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맨하탄 32가에서 블루를 찾는 건 너무나 쉽다. 무채색의 밋밋한 거리에서 무심코 지나쳐 버리기엔 눈에 띄는 파란색 문 때문이다. 그 파란 철문의 매끈한 손잡이를 밀고 들어서면 두 눈은 막 결빙되기 시작하는 얼음처럼 서늘해…

  • [미국/임영록] 파티 1714 University Ave. Honolulu 전화로 그가 불러 준 주소이다.일이 4시에 끝나니까 그 시각에 맞추면 보여 줄 수 있어요.그녀는 그의 영어가 약간 서툴게 느껴졌고 한국말의 억양은 왠지 강원도 사투리가 조금 섞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와이로 이주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지리를 잘 모른다는 그녀의 말에 그는 UH(하와이 대학) 정문 근처니까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라며 바쁘다며 급하게 전화를 끊었다.아쿠아 색깔의 갑옷 치마를 걸친 반라의 청동상을 가게 앞에 내놓은 타이의 추억이라는 …

  • [미국/최유혜] 황구지난 주말 신문에 껴 온 주간지를 들친다. 큰 활자들을 훑어본다. 재벌 누구와 정치인 누구 극비리에 만났다.라는 선거철 전야의 흔히 있던 커다란 글귀는 당연히 외면당한다. 다음 장 그리고 또 다음 장을 넘기자 주말이면 흑인 병사들 이태원에 몰리는 이유?라는 큰 활자가 눈에 들어왔다. 왜에? 하는 호기심에 별 뜻도 없을 주간지를 읽어 가기 시작했다. 중간 크기의 활자다. 젊은 여성들에게 흑인 병사들의 강한 섹스 인기, 에이즈 걸려도 좋아! 그 다음 작은 활자들을 읽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었다. 그 짓 하는 사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