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낙수 ( 제 1 신 ) -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갖는 호기심과 충동은 내 삶의 원동력 > 아메리카 이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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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산티아고 순례길 낙수 ( 제 1 신 ) -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갖는 호기심과 충동은 내 삶의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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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ngel 댓글 0건 조회 1,060회 작성일 14-10-06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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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가본 길은 꼭 가고픈 심사를 지녀온 내가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해 갖는 남다른 호기심과 충동은  Robert Frost의 '가보지 않은 길' 을 접하기 훨씬 전부터  느끼며 도전해온 내 삶의 원동력 아니던가. 
 
대여섯 살 어릴 적, 인왕산 밑 청운동 살던 시절의 어느 여름날 오후, 당시  경무대 부근에 내려앉은 무지개 잡으려고 몇 몇이 경쟁하듯 달려가니,  그 아롱진 무지개는  석양에 더욱 선명한 색채로 다시 삼청공원 숲에 걸쳐 있지 않은가!  또 뛰고 걷고 하다가 건물과 가로수에 가려저 길마저 잃어버리고, 비와 땀에 지친 몸으로 어둑해진 동네어귀로 들어서니 근심어린 어른들이 우선은 놀랜 모습으로 반겨주더니 집에 당도해서는 매화타령으로 끝이 난것도 다 이 충동과 호기심 때문이었지
 
1985년 두 아들의 앞날 교육으로 고민하던 때, 전국을 전쟁 돌입상황으로 놀라게 한 이웅평의 북한공군기 귀순사건이 계기가 되어 미국 뉴저지주로 가족을 이주시킨 후에도, 그 버릇 –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호기심 - 데로 이길 저 골목을 찔러보다가, 어느 막다른 집의 잔디밭에서 열린 파티에 반 강제로 끌려서 캔맥주에 옥수수와 소시지를 얻어먹기도 했고, 또 어떤 날은  Garage Sale  -  흔히 미국의 중류층이 거주하는 독립가옥들의 차고 앞에서, 집을 줄여 가거나 또는 고인이 된 분의 수집품, 더러는 자식들이 다 성장하여 용도가 없는 물품들을 헐값에 처분한다 -  의 풍습을 배우면서 빠르게 주변환경의 특징을 터득하는 잇점도 많습디다.
 
인류사 전문가들은 초기인류들 또한 350만년전 경 흩어져 살던 동아프리카에서 사냥과 채취로 생업을 하다가  언덕에 오르다 보면 또 다른 언덕이 보이면서, 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빠른 기간에 걸쳐 지구전역으로 퍼저 나가게 되었답디다.  그 호기심때문에.. .
 
80년대  초부터 사업관계로 일본 출입이 잦을 때, 거래회사의 상대역이 삼주간 휴가를 내 스페인 순례길 반을 다녀왔다며 구리빛 얼굴로 보여주는 사진을 보고 처음으로 Pilgrim을 음미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한번 관심을 갖고보니 매년 이어지는 회교도들의 ‘메카’행을  눈여겨 보게 되었고, 일본에서는 불적을 갖은 이들의 순례행렬 사진전을 접하면서 또 다시  충동을 느끼곤 했지요.
 
17세기 순례길을 걷던 일본의 불승 ‘마쓰오 바쇼’ 의 한줄 시 "고개를 이쪽으로 돌리시게나 역시 외로우니,  이 가을 저녁" 이나,  18세기 순례승 ‘고바야시 잇사’ 의 "돌아눕고 싶으니 자리좀 비켜주게, 귀뚜라미여" 가 왜 마음에서 지워지지 않고 맴돌던지.. .
 
지난 1993년 결혼 25주년 기념여행으로 유럽을 가자던 내자의 주장을 꺾고 American  Museum  of Natural History와 중국 중앙박물관이 주관한 실크로드 탐사여행에 참여하여, 감숙성에서 티벳고원으로 오르는 황량한 돌산 초입에 위치한 몇 개의 촛불 켜진 석굴에서  “신라국 혜초승...” 이라 쓰인 위패를 대하였을 때의 그 감격!  눈이 젖어들며 도(?)는 깨우치지 못 하더라도 이런길을 한번은 가보겠다는 충동만은 마음에 심어 놓았지요. 
 
그 석굴들은 당조의 고승들을 기리는 석굴이었는데  '서유기' 에서나 접했던 삼장법사의 위패도 눈에 들어와, 흘러간 1500여년의 세월이 압축되어 가슴에 서려오는 감회를  한동안 느꼈지요.
 
그때의 중국, 개방이 된지 몇 년 안된, 여유가 없던 시절인데도 다른 나라의 고승까지 챙기는 그 너그러움과 도량이 참으로 부러웠지요. 우리 땅에는 가고 오며 밟았을  혜초스님의 그 길은 지금 어디 있나? 가끔은 중국의 동북공정이 고맙다는 생각도 듭니다. 
우리는  망각속에 잃어버리는 유적들을 다른 이름으로나마 수리 복구 보존은 해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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