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수필]노인성 우울증과 신체적 변화 - 성원/서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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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2,788회 작성일 10-04-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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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의《호미》중에서 "젊었을 적의 내 몸은 나하고 가장 친하고 만만한 벗이더니,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라는 글이 내 일처럼 느낄 때가 많다.
며칠 전 장거리 여행을 했다. 장거리라고 해야 왕복 4시간 거리인데 그날 저녁 피곤으로 머리가 띵해 지며 근육에 마비가 오는듯하여 눕고 말았다.
평상 시 이정도 운전은 항상 했고 별로 피곤을 느끼지 않았는데, 그때는 쉬지 않고 운전을 계속했던 것이 무리가 된 것 같다.
선배님이 장거리를 갈 때 마다 나에게 운전을 시켰던 일이 생각났다. 그 때 선배님 나이가 70 초반이었는데 장거리는 운전을 못하시겠다고 한 것이 이해가 되며, 나이가 들면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신체적적 변화를 자각해서 장거리 운전을 피한 것이다.
사람이 늙으면 신체적으로 변하는 것이 많아진다고 한다. 신체의 어느 부분이 얼마나 어떻게 변하는가를 적은 글을 인터넷에서 보았다.
첫째, 위와 간의 크기가 줄어든다. 둘째 방광용적이 절반가량으로 줄어든다. 셋째, 체내에 수분 저장량이 줄어들어 피부가 건조해지고 피부 지방저장 능력도 감소되어 가려움증이 생긴다. 넷째, 키도 많게는 7.5cm까지 줄어들기도 한다. 반면 팔다리는 가늘어 지고 몸통은 점점 뚱뚱해지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다섯째 타액의 감소로 인하여 치아가 약해진다. 마지막으로 나이가 들면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티콜린 수치가 낮아져 기억력이 감퇴된다.
이런 신체적인 변화가 하나 둘 나에게도 나타나고 있다.
체중 조절로 식사량을 줄였던 탓인지는 몰라도 한꺼번에 많이 못 먹어 쉽게 시장기를 느껴 군것질을 하는 버릇이 생겼는데, 노년기에는 먹는 습관이 아주 중요하다는 것이다.
암 등 각종 질병은 우리가 먹고 있는 식품을 통해 발생한다고 하니 내가 지금 먹고 있는 식생활은 그 자체가 건강이자 질병이요, 더 나아가 자신의 인생, 즉 운명이라 할 수 있다고 본다. 조사 방법과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암 유발의 원인은 식생활(35%), 흡연(30%), 감염(10%), 출산과 성생활(7%), 음주(3%), 기타(15%)로 보고되고 있다.
소변 횟수가 많아지고 오줌발이 약해지며 오줌을 누는데 애를 먹는다. 이런 증상이 잘못 판단되어 전립선암이 의심된다고 해 전문의를 찾는 지경까지 갔던 것이다.
피부가 간지러워 등이나 머릿속 팔다리 같은 곳을 긁게 되는 경우가 생겨 효자손을 준비해서 애용하고 있으며, 한 달에 걸쳐 커피 담은 그릇 뚜껑을 열다가 놓쳐 두 개 째 깨트리는 일이 생겨 난감했었던 것은 물건을 잡는 감각이 둔해 진 탓이라고 여긴다.
딸이 여자 키로는 큰 편으로 내 키와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딸과 같이 걸을 때 내 키가 한 치나 작은 것 같아 어깨가 움츠려졌고, 얼굴과 피부도 쭈글쭈글 해지고, 허리는 구부러지고 복부는 튀어나와 내가 보기에도 좋지 않게 보여 거울보기를 피할 정도며, 껌 씹는 모습이 보기 나쁘다는 말을 들을 정도가 된 것도 입안이 말라 의사에게 의논했더니 껌을 자주 씹으면 타액도 생기고 뇌의 활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 생긴 버릇이다.
이런 것이 신체적인 노화 현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다.
노화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몸에 나타나는 진행적인 변화 즉 생명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 나이가 들면 골격근이나 세포조직의 무게는 점점 줄어 청년기에 2/3까지 되나 체내 수분이나 지방의 축적으로 전체 몸무게는 늘어나는 현상이 나타나 살찐 모습이지만 건강상태는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노화 현상이 우리에게는 스트레스로 다가와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이런 스트레스가 심화되면 노인성 우울증에 걸려 건강을 해 치는 경우가 많아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노인성 우울증의 증상은 보통의 우울증과 증상이 다를 뿐 아니라, 노화의 일반적 현상과도 구분이 쉽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다가 자살, 뇌졸중, 심근경색, 치매 등으로 발전 할 수 있어 조기발견과 치료가 특히 중요하다고 한다.
노인성 우울증은 기분이 가라앉음, 절망감, 우울감 등 마음의 고통뿐만 아니라 수면장애, 무기력, 두통, 복통, 식욕감퇴와 같은 신체적인 증상이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본인 스스로 나이 탓으로 돌리고 자각을 못하여 병원을 찾지 않아 치료시기를 놓쳐 나중에는 심각한 지경을 맞게 된다.
노인성우울증의 원인은 신체 노화와 같이 뇌가 노화되면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변화로 우울증이 발생하며 주변 사람들의 죽음, 퇴직, 경제적 안정의 위험과 같은 유•무형의 상실을 체험하면서 우울증에 빠질 수 있고 특히 이민 와서 적응을 하는 과정에 나타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는 분이 아내와 어떤 일로 몇 차례 심한 다툼이 있었는데, 아내가 잠을 못자고 뜬 눈으로 밤을 보내더니 밥맛이 없다고 통 음식을 먹지 않아 하루 이틀이면 제자리로 오려니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는 것이다.
먹지 않으니 기운이 없어져 자신의 건강에 대해 강박적으로 불안해하며, 잠을 못자니 기억력이나 인지력에도 문제가 생겨 자신이 중대한 병에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어 병원을 찾았고 피검사를 했더니 스트레스로 인해 당수치가 높아져 약을 복용하는 지경이 되었다.
그리고 점점 상태가 나빠져 외부전화만 와도 놀래 가슴을 부여잡고 고통을 호소해 오고 분노로 남을 미워하고 원망하고 초조해 하여 정신과 의사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전문의를 만나니 노인성우울증으로 판정이 났으며 이런 경우 이야기를 잘 들어 주고 많은 대화로 원인을 알아내어 그 매듭을 풀어 주면 반은 치료가 된다는 조언을 듣게 되었다.
그러면서 우울증의 원인을 없애기 위해 환경을 바꾸어 보는 즉 여행을 다니기만 해도 약 없이 치료가 된다고 하여 단거리 여행을 다니고 있으나 곧 장거리 여행까지 계획을 하고 있다고 했다.
노인성 우울증의 치료효과는 일반적인 우울증 보다 70∼80% 정도는 빨리 치료가 되나 반면 상태가 좋아졌다고 유지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1년 후 1/3이 재발하며 5년 후에는 75%정도가 재발할 정도로 재발률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감이 유행하는 시기가 오면 독감예방접종을 통해 예방하듯 노인성우울증도 적극적인 생활 방식 유지와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온화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어 주는 생활 태도를 가지면 재발을 막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모든 것 들이 몸의 노화 때문이므로 겸손히 받아들이고 타인으로부터 상처를 받아도 내 탓으로 돌리면서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면서 사는 태도가 중요하다.
인생이란 생로병사(生老病死)로 이것은 진리다.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과정인 것이요, 인생의 필수코스인 것이다. 아무리 발버둥을 치고 각가지 보약을 복용해도 막을 길이 없는 것이므로 스트레스에 순응하면서 우울증이 생겨도, 몸이 늙어 거동이 불편해도 겸손히 받아 들여 곱게 늙어가는 길이 현명한 노년의 삶의 자세라고 본다.
‘나이 들면서 차차 내 몸은 나에게 삐치기 시작했고, 늘그막의 내 몸은 내가 한평생 모시고 길들여온, 나의 가장 무서운 상전이 되었다.’ 라는 말을 가슴에 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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