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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필] 떳떳한 이민자로 살아가려면 (조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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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3,252회 작성일 10-06-06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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떳떳한 이민자로 살아가려면

금년은 한국과 미국 모두 선거의 해이다.  한국은 국회의원을, 미국은 대통령을뽑기 때문에 두 나라는 유권자나 출마자의 입장을 떠나 국가의 앞날을 가늠하는 매우 중요한 해가 되고 있다.  입후보자들이 가장  앞 세우는 공약은 과거에 늘 그랬듯이 국민들을 잘 살도록 만들어 주겠다는 경제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그만큼 민생문제는 유권자를 매료시키는 인간의 기본적 욕구이며 사람을 사람구실 하도록 만들어 주는 최소한의 척도가 되고 있다.  한인 동포가 뒤 늦게 미국땅에 이민와서 짧은 기간내에 이만큼 자리잡은 것은 퍽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성과는 그동안 한인 동포들이 쏟은 노력의 대가이기도 하지만 무엇 보다도 미국정부의 관용적인 이민정책에 힘 입은 바 크다고 말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가 이민생활을 정착시키는데 미국으로 부터 받은 혜택이 그 만큼 많다는 것이다.  만일 미국사람들이 거꾸로 한국에 이민 갔었다면 먹고 살기는 커녕 몸이나 제대로 부지했을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지난 토요일 월트디즈니 콘서트홀에 갔었다.  그  건물은 디즈니가(家)와 많은 개인 및 회사의 헌금에 힘 입어 작년 완공된 것으로 헐리웃볼과 함께 L.A.를 대표하는 연주장소로 이미 세계적 명소가 되었다.  내가 그 콘서트홀을 부러워 한 것은 최첨단 건축양식과 최신시설을 갖춰서가 아니라 미국  제1의 도시로 도약하려는 L.A.가 양적인 팽창에 뒤지지 않는 문화공간들을 착착 추진해 나가는 긴 안목의 계획성 때문이었다.  뿐만 아니라 그날 스웨덴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성악가와 100명이 넘는 L.A.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출연하였는데 관객들이 공연과 입퇴장시 보여준 질서의식은 교향악단이 엮어낸 아름다운 화음 못지 않게 훌륭하였다.  그 공연의 성공은 연주자들과 관람자들의 공연(共演)에 의해서 이뤄낸 합작품이었던 것이다.  

작년은 이민역사 100주년이라고 단체마다 축하행사를 벌리느라  1년 내내 한인사회가 법썩을 떨었다.  하지만 요란한 잔치 먹을  것 없다고 지금 우리에게 남은 소득은 무엇인가?  역사에 대한 자성이 없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는 법이다.  우리
는 단지 지난 날을 기념하고 자기도취로만 끝 날 것이 아니라 현재 어떤 위치에 서 있으며 또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 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 중에 하나가 납세정신이다.  세금을 한  푼 내지 않으면서 메디칼 혜택이 줄었다, 생계보조금이 부족하다, 범죄가 늘었다, 길이 지저분하다, 학비가 오른다 등등의 불평은 처음부터 말할 자격조차 없는 소리이다.  국가도 가정과 마찬가지로 재정이 넉넉치 못하면 국민을 잘 살도록 만들어 줄 수 없다.  우리가 모두 잘 살려면 좋은 입후보자를 뽑는 일 보다 정부가 잘 살 수 있는 사업을 펴도록 세원을 만들어 주는 일이 선결사항이다.  좋은 공연을 감상하려면 연주자 못지 않게 관람자도 지켜야 할 몫이 있는 것처럼.  한인 동포가 미국에서 떳떳한 이민자로 대접 받기 위해서는 더 이상 눈치밥을 먹는 수혜자의 신분에서 벗어나 이제는 도움을 주는 동반자로 올라서야 할 것이다.  미국은 잠시 머물 여관이 아니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영원히 살아가고 꾸려나가야 할 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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