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정근: 수필] 명상 속에‘나’를 찾기 > 아메리카 이민문학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아메리카 이민문학


 

수필 [오정근: 수필] 명상 속에‘나’를 찾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3,334회 작성일 10-06-07 10:45

본문

일상생활 속에서 명상을 어렵지 않게 수행하는 방법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틱낫한 스님의 “화”라는 책에서 비롯되었다. 틱낫한 스님은 프랑스의 플럼빌리지에서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제 그 곳은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을 했고,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에게 명상을 쉽게 체험하면서 배울 수 있는 센터가 되었다. 책에서는 걷기명상을 비롯해 숨쉬기명상, 세수명상, 전화명상 등을 소개해 주었는데 가장 마음에 닿았던 것이 설거지 명상이었다. 설거지를 하는 동안 그릇을 닦듯이 마음을 닦을 수 있다고 했다. 맞는 말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이를 닦거나 세수를 하면서도 정작 더렵힌 제 마음을 닦아보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질 못했었다. 자기가 먹고 난 밥그릇은 으례 설거지를 거쳐 새롭게 쓰려하면서도 더렵혀진 제 마음을 닦으려 생각조차 하지 않았었다. 마음 닦는 일이 습관화되지 않았으니, 일부러라도 설거지를 하면서 마음을 닦을 요량이다. 설거지 거리가 많으면 많을수록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설거지 그릇 하나를 닦으면서 마음 한 번 닦아내니 설거지를 마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어떤 때는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한다.
명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실천을 잘 하기 위해서는 반복하는 것이 생명이다.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행동을 반복하면 좋다. 그러면서 생각이 딴 곳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정해진 문구를 반복하면 숨은 깊어지면서 마음은 가라앉는다. 마음껏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도 하다.
숨을 들이마시며, 숨을 내쉴 때마다 다음과 같이 반복했다. 
깊이 (deep), 천천히 (slow)
웃고 (smile), 놓아버린다 (release)
때로는 내가 좋아하는 문구를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모두 받아들인다, 참 행복하다” 혹은 “나는 건강하다, 기쁨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한다. 잠을 청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해보면 금방 수면에 빠지기도 한다. 아마도 반복의 단조로움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걷기명상을 할 때는 천천히 발걸음을 한 발씩 움직이면서 해도 되고, 혹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해도 된다. 사진 찍을 대상을 발견하여 앵글을 잡고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면서 “아름다운 세상”, 셔터를 누르고는 숨을 내쉬면서 “행복한 마음”을 속으로 말하면서 생각하면 이것도 사진명상이란 이름으로 가능하리라 싶다.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자 시절에 자신의 나쁜 습관 중 셀폰을 기다리며 자꾸 쳐다보는 거라고 했다. 현대인에게 셀폰은 절대적 존재가 되어버렸다. 셀폰을 마치 신주 모시듯 한다.. 소통의 도구이자 정신적 위안처이기도 하다. 누군가로부터 전화연락이 없으면 불안해 한다. 뭐가 잘못되었나 싶어 상태확인을 하곤 한다. 집에서 쉬다가도 셀폰 벨소리만 나면 득달같이 셀폰 위치로 뛰어가기도 하는 나를 발견한다.
틱낫한 스님은 ‘전화 벨 소리를 명상을 알리는 신호로 사용하라’고 말한다. 호흡을 천천히 하면서 걸음걸이를 옮기며 명상의 기회로 삼으란 충고이다. 그러다 전화가 끊어지면 고맙다고 생각하면 되며, 쓸데 없는 광고전화에 마음 쓰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하면 된다. 만일 급한 전화라면 다시 연락이 올 것이므로 초초해하지 말라고 한다. 생활 속에 명상할 일은 참으로 많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