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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수필] 무슨 재미로 사느냐? (김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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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2,925회 작성일 10-06-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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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재미로 사느냐?

 

바람- 아무 것도 아닌 것이 소리를 낸다. 보이지도 않는 것이 힘을 낸다. 그 바람의 끝을 아니 처음을 찾아본다. 고요다. 그것도 계절을 탄다. 각각의 성격을 띄고 있다. 초록 나무숲 돌다온 상큼한 한줄기 여름바람. 땀방울 토닥이며 살랑댈 때. 여름진미다.
에어콘 바람을 좋아하지 않아 웬만한 더위는 견딘다. 주기가 있어서 못견딜만하면 소낙비도 내려주고 소슬바람도 보내준다. 사는 것은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다. 견디지 못할 것들이 많으면 괴로움이고 그 반대이면 재미일 것이다.
답답하고 울적할 때면 자갈치시장을 찾는다는 어느 수행스님의 얘기를들으며 그 맑고 청아한 수행자의 깊은 내면을 엿볼 수 있었다. 삶의 근본이치를 터득하고자 자신을 던진 스님. 그 분의 답답함과 울적함은 뭔가다르지 않을까 싶어 묻는다.

“왜요? “
“생동감을 느끼지요.--- 그리고 진정으로 찾고자 하는 것들이 보여지죠”
온갖 산란함에서 벗어나 찾은 고요. 그 적적함에서 건질 것 같은 진리와 참 자아. 오직 모를 뿐. 아득한 그 길에서 몇 곱으로 깊게 느낀 인생의 고뇌. 생존경쟁의 발악으로 떠들썩한 자갈치 시장에서 숨죽어 있던 번뇌도 팔팔하게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본다.
삶의 기운뿐만이 아니라 고뇌도 기운을 찾아야 한다는 것. 삶의 의미나보람을 논 할 여유가 깃 들지 않은 현장에서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
‘무슨 재미로 사느냐?’ 는 자신이 갖고있는 삶의 재미를 다른 사람이 갖고 있지 않을 때 염려가 되어 하는 물음이다 . 그 마음도 보살심이다. 남녀관계를 재미로 생각하는 사람, 지식을, 명예나 부를 혹은 여행을...
세상에는 자신이 찾는 재미 이상의 것이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는 것은 마음을 넓히는 것이다. 모두가 다 자신들의 생각에 자신을 묶고 산다. 그속에서 자신을 벗어나 주위를 살필 수 있는 마음. 그것도 사는 재미다. 진리를 찾는 이 진리를 찾지 못하고, 행복을 찾는 이는 행복을 찾지 못한다고 했다. 재미 찾는 이 역시 재미를 찾지 못하지 않을까.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물음은 누가 누구에게 해야 할 물음인가!
소나기가 7월의 더위를 식히고 그쳤다. 나뭇잎 사이 바람이 지나간다. 후두둑 물방울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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