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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따뜻한 이웃이 필요 했던 분: 정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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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yale 댓글 0건 조회 3,400회 작성일 11-03-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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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퀸즈 Blvd 에서 공장 할 때의 일이다. 재봉사 들 중 젊고 고운 여자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여러 재봉사들 중에서도 얌전하고 교양을 갖춘, 말 없이 성실한 분이었다.

 

 굳이 외모를 표현 한다면, 갸름한 미인의 얼굴 바탕에 물기 어린 눈매 속에 외로움을  감추고, 태연 함으로 포장된 창백 함에다, 냉기가 도는 인상이어서, 친근감이 들지 않아서인지 사람들과의 교제도 별로 없는 것 같았다. 나 또한 공식적인 작업 지시 외에는 별로 대화를 주고 받지 않는 처지였다. 하지만 머리가 명석해, 아무리 까다로운 일이라도 말끔히 잘 처리해 종업원으로서는 별 허물 없는 사람 이었다.

그녀는 Sunny side 어는 Apt에 거주 했는데, 그 녀와 같은 Apt에 사는 아주머니와
 늘 상 출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그 두분 끼리 는 잘 통해도 다른 사람들과는 별 왕래나 사귐이 없는 것 같았다.

 

 언제나 그늘이 낀듯한 얼굴, 닫혀 진 마음 문, 그 빗장을 찌르게 한 원인은 알 수 없으나, 어쩐지 정상은 아닌 것 같아, 그윽이 염려스러워 하고 있던 참이었다. 또 주인인 나의 입장에서 젊은 여자 분께 필요 이상으로 말을 건네는 것도 실없고 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녀와 출퇴근으로 동행 하는 아주머니께, 그녀에 대한  신상을 조금이나마 파악 할 수 있었다. 우리직원 근무 카드에는 상세한 기록 란 이 없었던 것이고, 또 공란으로 두는 경우가 많았다. 쇼셜 카드나 영주권 관계만 확인되면 다른 건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한국에서 이름있는 대학을 나오고, 형제 분들을 따라 이민 왔으며, 그 언니 되는 분은 좀 떨어진 이웃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별로 왕래가 없어서 몇 달에 한번 정도 만나는 처지 라는 것, 그리고 여태 미혼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그 환경을 미루어 보아. 그 누군가가 친구가 되어 주고, 누군가의 훈훈한 인간적인 손길이 그리운, 그 차가운 손길을 데워 줄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 처지였다. 따뜻한 대화 한마디라도 말이다.

 

 일감을 나누어 주면서  힘들지요. 까다로운 일감인데도, 야무지게 잘해 내시네요.! 그래요? ……” 하면서 쳐다 보던 그녀의 눈길은, 수 집어 하면서도 고맙다는 눈치였다.

    

  감사 해요. 열심히 이렇게 일 을 잘해 주셔서……”

 

지금 생각하면 주인으로서의 자격 미달인 나였었다. 이유야 여하튼 간에, 그녀와의 인간적인 대화의 물고를 터서, 닫혀진 마음의 빗장만 열어 재치였던들, 그 큰 불행을 막았을 것을……  그 영혼을 위해서도 귀한 분을 소개 해 주었더라면, 이렇게 마음이 아프지 않을 것을…… 뒤로 미룬 다는 게 얼마나 영혼구원 차원에서 무섭다는 것을 깨닫게 된 사건이었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그리웠던 그, 그 누구엔가 쏟아 놓아야 할 수타 한 나름대로의  얘기들이, 안으로 안으로 스며 들어 침전이 되고, 마침내 응고되어 암이 되고 만 것을.

 

 앞에서도 말한 대로, 원래 날씬하고, 키도 훌쩍 커, 여자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 몸매를  갖춘 그녀 였는데, 차츰 창백해 지면서, 때로는 결근까지 하고 해서, 어디 불편 한데 있으세요? 물어도 미안 합니다. 몸살이 조금 와서요.그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이곤, 자기 몸 자신이 알아서 관리 하겠지 하고, 더 이상 관심을 나타낼 수도 없는 처지, 괜히 참견한다는 핀잔을 받을까, 여겨 지기도 해서 그만 두기로 했다. 그러나, 어쩐지 측은하기 조차 하였다.

 

 봉재 공장 일은 오죽 바쁘고 힘 드는 일이어야지, 속을 썩이는 종업원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아 옷을 망쳐 놓으면 몇 천 장이 Return되어 오기도 하니, 그런 전쟁을 하는 생활 전투 장, 그런 날이 그 럭 저럭 상당한 기간이 지나간 것이다.

 

 어느 날, 일감을 그녀의 재봉틀 앞에 놓아 주는데, 어쩌다 그만 일감뭉치가 쓸어지는 바람에, 그녀의 손과 마주쳐 내 손이 그녀의 손을 쥐게 되었다. 그런데, 깜짝 놀란 것은 그의 손이 얼음 덩어리 같이 차게 느껴 졌었던 것. 아니 이렇게 되면 안되지 싶어, 남의 여자 손이 지만 꼭 잡아 주면서 미쓰 장, 괜찮으세요. 손이 이렇게 차거운데…… 병원에라도 한번 가 보시지 않고……..가 보셨어요? 식사는 어찌 잘 하시고요……”

 

그제서야, 미안 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빼며, 창백한 얼굴을 붉히면서., 제 손이 많이 차지요. 저는, 저는, 괜 찮습니다. 감사 합니다.!!간단한 대답, 이렇게 답답할 수가 있나!!

 

집 사람을 통해 얘기를 해도, 그리고 날마다 같이 다니는 아주머니를 통해 물어 봐도시원한 대답은 돌아 오지 않았다.

구미가 없어 요즈음, 식사를 잘 못 한다는 것뿐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불안한 예감이 머리를 선뜻 스치고 지났으나, 너무 관심을 보이는 것 도질투심 많은 봉재 공장 여자분들 세계라, 말 거리 대상이 되기 쉬운지라, 집 사람에게 좀 관심을 갖고, 잘 보아 주라고 부탁을 하고는 며칠이 지났다.

 

 그 후 며칠 동안, 결근을 하기에, 그 이웃 아주머니에게 물으니, 너무 피곤해서 못가 보았다고 하기에, (그 땐 특별히 일이 너무 많아 밤 늦게 까지 계속했던 기간이었다.) 바로 이웃 인데, 오늘은 꼭 가 보라고 하며, 내일은 꼭 같이 나오라고 부탁을 하였었다.

 

 게다가, 요즈음은 일손이 너무 모자라 쩔 쩔 매는 기간이라, 일군 한 사람이 없으면, 그만치 일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근한 그 기계가 쉬고 있으니 주인의 입장에선 손해가 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미쓰 장의 경우는 또 달랐다. 불안한 생각이 떠나지 않은 까닭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그날 퇴근 하자 마자, 그녀의 방문을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 잠시 어디 볼일이 있어 외출 한 것으로 알고, 기다렸다가 저녁에 또 가서 는 아무리 노크를 해도 기척이 없기에, 아차 이거 무슨 일이 있구나 싶어, 슈퍼를 불러

 문을 열어 보니, 이게 웬 날 벼락이 던가!!

 

 그녀가 얌전히 침대에 누운 채로 아주 깊은 잠이 든 것이었다. 이미, 팔 다리는 굳어 있고, 심장의 고동도 멈춰 있었다 한다.

 

 펄썩 주저 앉은 아주머니, 슈퍼에게, 그녀의 언니랑 친척번호를 주어 연락 하게 하고는, 그 아주머니 마저 실신 하여 본인의 집으로 옮겨 졌다 한다.

 

 싸늘한 이 소식이 밤중에 전화선을 타고, 우리 집에 전해진 것이다. 세상에 이런 안타까운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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