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희, 그들과 얘기하기 6/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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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몬밤 댓글 0건 조회 6,769회 작성일 10-06-25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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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시아 예술 19th hour: Speaking for Them, Sanghee Song

Sanghee Song, 1970
송 상희는 1970년생 젊은 작가로 2007년에 Brooklyn Museum 의 Global Feminisms 전에 초대되어 작품을 전시하였다.

Sanghee Song, 1970
송 상희는 1970년생 젊은 작가로 2007년에 Brooklyn Museum 의 Global Feminisms 전에 초대되어 작품을 전시하였다.

달맞이 꽃, Evening Primrose, 2006
역사적 사건이나 신화를 소재로 페미니즘을 주제화하고 있는 작가는 특히 가부장적 사회구조, 역사 이데올로기, 권력의 고정적 의미를 의심하여 그 진상을 노출시키는 비판적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작가가 암스테르담에서 제작한 달맞이꽃이다. 매춘 여성들이 쓴 시를 가지고 가로등을 만들어 text 가 바닥에 그림자로 보일 수 있게 했다. 특수 제작한 램프에 시를 부착하여 그 시들이 가로등의 그림자가 되게 하는 작업을 통해 작가는 우리가 막연하게 ‘그들’이라 타자화하는 성매매 여성들도 시를 짓는 창작자, 각기 개별적인 존재라는 점을 일깨우고자 한다.
PIC (Prostitution Information Center), ICRSW (International Committee on the Rights of Sex Workers ), IUSW, NSWP 등은 여성 성 노동자의 권리 보호 및 정보를 주고 받는 국제 단체이다. 한국에서는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유럽에서는 공창제이며, 합법적인 노동으로 간주되어 union 체계도 설립되어 있다. 독일에서는 오후 5, 6 시가 되면 아가씨들이 길거리에서 서성거리며, 남자들과 뜻이 맞으면 같이 차를 타고 간다. 노동자라는 인식이므로 PIC 에 가서 정보를 물어 볼 수 있다. 송상희는 PIC 를 통해서 9명의 성 매매업 여성분에게 시를 써 달라고 부탁했다. ‘시를 써 보실 생각이 없으세요? 혹시 쓰신 것 있으면 보내주실래요?’ 홍등가 어두침침한 곳에 성매매업 여성의 시를 환한 text 로 만들어 바닥에 투영을 시켜 밤에 피는 달맞이 꽃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했다. 낮에는 휑한 곳이지만 밤에는 영업이 활성화된다. 송상희는 이런 작품을 통해 ‘여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자들은 계속 성을 살 생각이 있으면서도 노동을 제공하는 여자를 합법적으로 인정을 해주지 않는다. 시간당 노동이라 결코 할 수 없으며 짐승 이하의 대우를 받는다. 노동의 대가로 받는 소득은 소득 보고를 통해 세금을 냄으로서 국민으로서 법에 책임을 치는 동시에 법에 권리 주장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성의 성매매업은 인간의 고유 권리로 책임져야 할 의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여성들이 성매매업에 대하여 더욱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뒤돌아서서 욕하고 터부시 하는 상황 이다.
이번 학기의 강의 ‘Contemporary Asian Artist’ Session 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회의 근대화인데, 작가들은 사회는 근대화가 되었지만 사람의 사고는 사회에 발 맞추어 발전되지 않았음을 말하고 있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은 2010년, 2020 년이 되어도 엤날과 똑같다. 송상희는 ‘저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이성애자이며, 비장애인이고, 여성입니다.’ 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70-80년대 한국에서 소녀로 사는데 인생의 표시적인 굵직한 기표를 드러낸다.

Evening Primrose, 2006
비엔날레 전시공간에서 달맞이 꽃의 text 를 쏘아서 보여 주었다. 시를 쓰는 것은 어렵고 부담스럽다. 더구나 남에게 나의 시를 보일려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그런데 성 노동 여성들에게 시를 써 달라는 요구는 다소 황당하다. 사람들이 그들에게 요구한 것은 성이었지, 단 한번도 시를 써 달라는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 인생의 거역할 수 없는 어떤 것에 떠밀려서 이 여성들은 성매매를 하게 되었다. 수필을 부탁받았으면 차라리 조금 쉬운데, 내가 긁적거린 시는 한없이 유치하다. ‘박물관에 전시한다는데 이걸 보내? 말어?’ 그들은 되쓰기를 수없이 반복한다. Elite 적인 예술, 그것도 시를 써 달라니. 이 여성들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한다는 생각을 감히 해본 적이 없다. 그냥 하루 하루 먹고 산다. 보통 사람들도 정신없이 살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먹고 살만해지면 문화센터 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붓글씨도 배운다. 송상희는 시를 통해 그 여성들을 주인공으로 끌어 들이며, 자신은 매개인으로서 뒤로 물러나 있다. 현대작가들은 소외 계층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고 싶어한다. Contemporary Artist 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아프리카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서 박물관에 전시한다. 관람객들은 그 아이들이 동물원의 원숭이 보듯 그냥 구경하고 지나간다. ‘저 나라는 정말 못 사는구나’ 그 뿐이다. 작가들이 사진을 전시함으로서 오히려 그 사람들을 더 묻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송상희는 자신은 쑥 빠지고 그 여성들의 시를 중심에 놓아 성매매 여성들이 존엄한 인간임을 관람객들이 느끼도록 유도하고 있다.

성공을 위한 몸 보정기 인사하기, 매뉴얼 2001
한국의 60,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성공을 위한 처세술이 끊임없이 강조되었고 대기업에서는 거래처 사람에 대한 자세와 인사법을 교육시켰다. 사회의 휼륭한 구성원이 되기 위하여 몸이 기계적으로 변해야 한다.

명함주기, 매뉴얼 2001
저 기계를 사서 명함을 주는 좋은 자세를 연습을 하면 된다. 언뜻 보면 무슨 health 기계같지만 사실상 torturing 기계이다. 학교에서 장학관이 참관 온다고 하면 선생님은 예쁘게 앉는 자세, 손드는 법까지도 교육시키고 교사의 질문에 대답할 학생도 미리 지정해둔다. 학교에서는 사회의 모범시민을 길러내기 위해 서있는 자세, 앉아있는 자세, 인사하는 자세를 교육 시킨다. 교육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을 억압하는 체제이다. 이런 일을 잘못하면 불량학생이 되고 모범적인 시민이 아니라고 분류된다. 학교는 엄청난 계급 사회이다. 공부 잘하는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선생님 얘기 잘듣는 아이, 잘 안듣는 아이로 계급이 확연히 나눠진다. 내 눈 앞에서 당장 칭찬을 받는 상위권 계급의 아이가 내 인생의 role model 이 된다. 언론 매체가 보여주는 role model 도 있다. TV 의 ‘성공시대’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주인공을 보고 부모님은 ‘봐라, 저 사람은 너보다 못 먹고 못 입었는데 공부를 너보다 훨씬 잘하지 않니’ 라고 한마디 하신다.

<착한 딸이 되기 위한 몸짓-바른 자세로 앉기, 몸 보정용 의자>
신체가 교육과 훈련의 강박 관념에 따라 변한다. 다리를 45도로 한쪽으로 가지런히 모아야 하고 과일을 깍을때는 이렇게 해야 하고, 아버지의 신발은 똑바로 놓아야 하고 등등. 가부장제도 patriarchal order 를 반영하며 현모양처 모델을 만들어 낸다. 학교와 집안에서 우리 사회는 계급 사회임을 끊임없이 교육시킨다. 돈이 많던가, 공부를 잘 하던가. 돈이 많으려면 공부를 잘해야 한다. 공부를 잘함은 lotto 에 당첨되는 것보다 더 큰 문제이다. 의사들이 사회에서 잘먹고 잘살고 행복해 보이니까 부모님은 성적에 연연하고 자신의 욕망을 자식에게 투영시킨다.
송상희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의 중산층 가정에서 자랐으며 말도 조용히 하고 겸손하기까지 하다. 여자다움의 교육을 철저히 받은 사람이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을까 하고 의문이 나온다. 송상희는 자신이 받은 착한 딸이 되는 교육에 대해 계속 반문을 하면서 자랐다. 소녀들은 가방도 깨끗, 교복도 단정, 신발도 챙기고, 아버지 오셨어요 인사도 해야 한다. 일단 딸로서 먼저 착해지고 적정 나이에 시집을 가야지 좋은 어머니와 아내가 된다. 송상희는 자신이 70-80년대에 소녀로서 교육을 받았던 억압 체제를 humorous 하게 풀어낸다.

신기루, Mirage 2006
남근 사상과 민족주의의 상징인 6 meter 길이의 광개토왕비인데 진짜는 중국에 있으며 복사본를 만들어서 도시 곳곳에 세워 놓았다. 송상희는 그것의 허물을 만들기로 했다. 돌에 쓰여있는 희미한 text 는 두 나라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주방에서 쓰는 wrap 을 광개토왕비에 칭칭 감아서 나중에 wrap 만 공중에 매달았다. 근대화의 연장 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남근 사상과 민족주의의 상징인 6 meter 길이의 광개토왕비인데 진짜는 중국에 있으며 복사본를 만들어서 도시 곳곳에 세워 놓았다. 송상희는 그것의 허물을 만들기로 했다. 돌에 쓰여있는 희미한 text 는 두 나라 사이에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주방에서 쓰는 wrap 을 광개토왕비에 칭칭 감아서 나중에 wrap 만 공중에 매달았다. 근대화의 연장 선상에 있는 작품이다.

Documentation of Replica of the Monument of King Gwang
중국과 고구려의 영토의 한계가 어디였나에 따라 고구려가 중국 역사의 일부로 해석되기도 한다. 광개토왕의 비문은 벌판에 버려져 있다가 19세기에 글씨가 많이 지워진 채로 발견되었다. 희미한 한자 1,2 개의 해석에 따라 중국 영토가 되기도 하고 한국의 영토가 되기도 한다. 광개토왕비가 역사의 분쟁점이 되자 한국은 광개토왕비 모형을 만들어 전국의 도시 곳곳에 세웠다.
그 중의 한 비석에 가서 송상희가 작업을 하여 신기루 mirage 를 내놓았다. 고구려 시대의 국경을 논한다는 것은 다분히 민족주의 시각의 입장이다. 그 당시에는 부족사회였는데 국경을 나누는 세계관이 있었겠는가? 몇 쳔년 전의 역사를 영토 분쟁 때문에 지금의 시점 (Presentism) 에서 본다. 단군신화 역시 조선시대 쯤에 이르러 신화의 필요성을 느낀 나머지 단군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국가는 상상의 공동체 imagined community 이며 하나의 fantasy 이다. 대한민국 아라는 나라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불변의 진리는 가부장제, 즉 남자 상위, 여자 하위의 구조이다. 광개토왕 얘기 하나에 모든 것이 묻혀진다. 가부장제를 의문시하면 매국노라고 매도당한다. 비장애인이며, 이성애자이며,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여성인 송상희는 몇 백년전에는 모든 여성의 지위가 현재의 몸 파는 여자와 다르지 않았음을 지적한다.

Her Funeral, 2006
영정사진 뒤에 송상희가 앉아있다. 문상 온 사람들과 함께 애도하고 그들을 바라보고 있다. 죽어서도 철저하게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 한국사람의 사고 체제는 죽고 나면 조상신이 하늘에서 내려다 본다고 믿는다 . 이런 사고가 의식 속에 깔려 있으면서도 교회에 간다. 기독교의 토착화 과정에서 문화와 장소에 맞게 변형되었기에 한국 기독교는 샤마니즘적 색이 짙다. 한국의 Funeral 에 가면 향과 영정 사진은 제사의 모습이지만 그 뒤에 십자가가 놓여있다. 무속얘기 하면 무식하고 내가 믿는 종교를 모욕한다고 하면서, 실생활에서는 이중 삼중의 잣대를 가지고 있다.

Sanghee Song, Dongduchun, 2005
미군부대 기지촌 동두천의 Red Light District 에 검은 tape 로 입과 눈을 가린 작가가 성매매하는 여성으로 보이도록 퍼포먼스를 하고있다. 대한민국이라는 context 로 넘어오던 1970년 대에는 기지촌이 번창을 하고 있었다. 영어 간판의 클럽은 미군에게 성매매하는 곳이다. 성매매는 불법이라지만, 미군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내버려두고, 우리나라 사람 대상만 엄격하게 단속한다.당시 현 국회위원의 여동생이 클럽의 주인이다. 국가가 포주가 되어 자기나라의 여성을 미군에게 판다. Team Spirit 이름 하에 한미 합동훈련하면 고위 관리가 와서 원정매춘 준비를 시킨다. 이 여성들은 엄청난 고리대금에 묶여져서 매일 빚이 늘어나기만 한다. 한 기지촌 여성이 할머니가 돼서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가 죽기 5분 전까지 악쓰기’ 라는 책을 냈다. 70년 대에 미군에 의한 기지촌 여성 살해사건은 많이 있었지만 단 한건도 알려지지 않았고 미군이 처벌받지도 않았다. 그들은 치외법권을 인정받아 마음대로 하고 다녔다. 대한민국의 돈으로 미군기지에 드는 비용을 다 대주고 미군은 국민을 죽여도 처벌을 받지 않았다. ‘미군이 우리나라를 보호해 주니까 이북을 못쳐들어오게 하고 참 고맙다. 대의를 위해서 소수는 희생되어야 한다.’ 는 논리이다.

Sanghee Song. Maehang-ri , 2005
매향리에서 두 소녀가 활을 쏜다. 자신이 쏜 화살이 부메랑처럼 돌아왔다. 작가는 미군과 한국의 민족주의 두가지를 동시에 말하고 있다. 미군과 관련이 있었던 지역에 가서 송상희가 사진을 찍었다. 언론에서 발표 안하면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른다. 내 인생의 대부분의 경험은 언론을 통해서 들은 것이다. 언론이 권력의 꼭두각시 역활을 하는데 사람들은 언론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다. Fact 와 truth 는 다르며 fact 도 어떻게 얘기하느냐에 따라 왜곡된다.
Maehyangri has been used as the U.S air force bombing exercising site. Maehyangri, with such a beautiful name, became a dead village because of these ongoing bombing exercises of the U.S military. Two middle school teenage girls are shooting arrows on the seashore of Maehyangri . The next thing we see is the dead bodies of the girls on the seaside. What killed them? Was it a U.S. bomb? When you look at them closely, you would notice they were killed by arrows that returned like boomerangs. Then, Who do you think killed them?

Sanghee Song, Blue Hope, 2004
송상희가 버스차장 아가씨 옷차림을 했다. 동전 지갑벨트 두르고, 빵모자 쓰고 자세히 보면 한쪽 팔이 없다. 그런데도 푸른 희망을 가지고 카메라 앞에서 커다란 미소를 짓고 있다. 매일의 고된 노동 중 하루를 휴가를 내어 맥아더 장군이 상륙했던 인천 앞바다 월미도에 놀러왔다. 60, 70대 후반 시골에서 상경한 소녀들이 성숙된 여인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갖는 직업은 버스 안내원, 식모, 기지촌 여성 등이 대부분이었으며, 소녀들이 돈을 벌어 집으로 부쳐야지 시골의 동생이 학교에 간다. 70년대 근대화 과정에서 시골 소녀들이 여성 노동의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들은 잊혀졌고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무도 궁금해 하지 않는다.

Sanghee Song, Blue Hope, 망부석 Mangbuseok, 2004
여자만 기다리고 기다리다 못해 돌이 되는 감동적인 현모양처 모습이 강요된다. 전쟁포로로 외국으로 끌려간 남편. 기다림의 푸른 희망이 상실되고 왜곡된다. 남편은 뭐하고 돌아다니는지 모르지만 여자 혼자서 정조를 잘 지켜야 한다. 열녀문도 세워준다. 여성들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교육받아서 자신이 올바로 살아야지 행복해진다고 믿는다. 아버지는 바람피웠고 엄마는 참고 살았다. 남자는 그냥 바람이지만 여자의 바람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사회에서 만들어 놓은 억압 체제의 틀에 여자를 끼워 넣는다.

Sanghee Song, Mother A, 2004
송상희가 자신의 몸에 금박을 입히고 신사임당의 동상이 되어 사진을 찍었다. 천원짜리 지페에 얼굴이 실릴만큼 훌륭한 아들을 키운 훌륭한 어머니의 role model 이며 현모양처의 대표적 sample 이다. 집안에서 부모와의 사이가 어떻든지간에 자식의 직업, 경제적 능력이 자식을 잘 키우고 못 키운 잣대가 된다. 자식이 훌륭해지지 않으면 내가 결코 좋은 엄마로 보아지지 않는다. 사회에서 만든 현모양처라는 억압체제의 틀에 여성을 끼워 넣는다. 어렸을 때 아이들이 보는 좋은 엄마 아빠의 조건과 사회에서 바라보는 조건이 다르다. 돈이 있어야 사회에서 말하는 부모 노릇 제대로 할 수 있다. 부부가 맞벌이를 하고 아이들이 남의 손에 크면서 대화가 단절되고 사이가 서먹해진다.


Sanghee Song, The First lady A, 2004
송상희가 육영수여사로 변신을 했다. 60, 70년대 육여사의 상징체계는 단아하고 우아한 영부인, 좋은 아내, 엄마로서의 이미지로 국민에게 남아 있다. 1974년 8.15 기념행사 도중에 국립극장에서 살해되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남아있다. 암살 장면을 송상희가 National Theater (video, 13min) 라는 퍼포먼스 에서 실제의 저격 장면을 18번 반복한다. 경호원을 쏘려던 문세광의 총에 육여사가 쓰러지고, 문세광을 겨눈 총이 빚나가 관중석에 동원되었던 한 여고생이 맞아 숨진다. 대문자 H에 기록되는 육여사의 죽음에 그 소녀의 죽음은 묻혀 버린다. 1925년 생인 육여사는 70년대 대다수의 여성들이 그렇듯이 대통령의 아내로서, 박근혜의 어머니로 자신의 identity 가 없는 인생을 살았다. 70년대에 소녀시절을 보낸 사람에게는 박정희, 육여사가 만들어준 근대화 라는frame 의 무게가 엄청나다.
70년대 근대화 catch phrase 아래에서 shamanism 은 변두리로 물러나가고, 모든 가치 체계에 변화가 오는데, 여성의 삶의 방식은 근대화의 물결을 전혀 타지 않았다. 모든 것이 선진화로 가고 있는데 기지촌 여성의 삶은 국가를 위해 희생을 해야 하고, 바닥에 깔려있는 여성을 보는 세계관은 하나도 변하지 않고 케케묵은 채로 몇백년을 내려온다. 여성은 사회의 틀안에서 현모양처로 교육되어져서 결혼이나 잘하면 그만이고, 같은 여성이라도 기지촌의 여성은 중산층 가정 내의 여성처럼 권익을 보호받지 못하고, 별개의 제 3의 성으로 간주되었다. 남자가 끌고가는 근대화의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여성은 여성이라는 name tag 를 달고 주변부로 밀려난 악세서리의 역활 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기지촌 하면 우리가 아주 못 살던 시절의 식모와 버스 안내원 시절을 연상한다. 그러나 기지촌은 옛날 얘기가 아니며 아직도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20대 여성은 그 시절과 다른 role model 을 가지고 있는가? 요즘 20대 중반의 여성들은 빨리 시집가고 싶어 한다. 부모님이 계속 뭘 해주어서 스스로 혼자서 살아나가기가 부담스러워서 빨리 결혼해서 남편에게 기대고 싶다. 40대 후반, 50대 중년 여성이 middle life crisis 가 오면 그들은 잘 살아왔던 내 인생이 갑자기 납득이 안되고 허무감이 밀려온다. ‘내가 지금 왜 이렇게 심심하고 무료한 삶을 살고 있지?’ ‘여태까지 뭐 했어요?’ 자식이 내 인생을 존중해주지 않고 비아냥거린다. ‘70, 80년대를 관통하면서 당신은 어떤 책임을 지고 살았나요?’ 생각해 보니 나는 한번도 내 인생에 책임을 지면서 살지를 않았다
송상희는 자신이 겪었던 억압 체계를 납득해보고 싶었고, 왜 끊임없이 ‘착한 딸’ 교육을 받아야 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시대를 거슬러 거슬러 올라갔더니 어머니가 나를 그렇게 가르쳤고 어머니의 세상은 60, 70년대 근대화 세계였다. 또 거슬러 올라갔더니 기지촌얘기, 신사임당 얘기가 있고, 광개토왕 얘기가 있었다. 광개토왕시대의 가부장제도가 이시대와 하나도 다를 것이 없다. 송상희는 여성을 향한 이런 억압체체들이 사회 안에 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역사적으로 보여준다.
자식을 어떻게 키우냐를 고민하지 말라. 어떻게 키우던지 간에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하면 된다. 자식을 교육시킬 때 그들이 벌판에 구르던 말던 냅두는 것이 부모로서 가장 힘든 부분이다. 부모로서 내려놓는 방임주의 훈련이 필요하다. 자식은 결코 내 생각대로 크지 않는다. 그들은 ‘나는 어머니와 다른 가치로 세상을 바라볼 망정 결코 불행하지 않다.’ 라고 말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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