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린, 잠자는 은자 10/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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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8,333회 작성일 10-10-2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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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회화사 11th hour : Li Longmin, the Hermit of the Sleeping Mountain 이공린, 잠자는 은자
1. 송나라는 예술의 르네상스로 불릴 정도로 문화가 꽃 피었고 미술 이론에 관한 책들이 집필되었다.
a. 장언원 Zhang Yanyuan 815-875, 역대명화기 Lidai Minghua Ji 847 (Record of Famous Painters through the Dynasties)는 10권의 책으로 3권은 사론으로 사상과 철학을 담았으며 7 권은 역대화가의 전기이다. 역대명화기는 미술사의 시조라고 볼 수 있으며 진나라부터 시작해 오대십국을 거쳐 수, 당까지의 미술 이론과 역사를 집대성한 책이다.
장언원의 서화동원론(書畵同源論)은 문자와 그림이 원래는 한 몸이었으나 이 상태로는 뜻을 나타내고 형태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서로 분화되었다고 설명한다. 장언원은 <역대명화기> 제1권 첫 구절에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림이란 교화를 완성하고 인륜을 도우며 자연의 신비로운 변화를 연구하고 그 미묘한 이치를 헤아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림은 육경의 교리와 같은 역활을 하고 그 변화가 네 계절과 나란히 움직인다. 당나라의 장언원에 와서는 그림이 철학의 완성수단이며 그림이 글보다 뛰어나다고 말한다. 반대로 서양의 위계질서는 그림이 글보다 열등하다고 본다.
b. 종병 Zong Bing 375-443, 화산 수서 Hua shanshui Xu (Introduction to the Painting of Landscape) 산과 물을 그리는 법에 관한 책으로 산수와유 사상이다. 내 눈으로 본 것을 그리는 산수가 아니라 그림을 보고 득도할 수 있는 산수화를 의미한다. 그림이 안빈낙도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림이 하나의 수단이 되어 득도하는 것은 ‘나’ 이다.
c. 고개지 Gu Kaizhi 345-406, 논화 Lunhua (Discussing Painting)
d. 왕유 Wang Wei 415-443, 서화 Xuhua (Discussing Painting)
e. 사혁 Xie He 450-550 고화품록 The Record of the Classification of Old Painters
그림의 6가지 법칙을 설명한 책으로 고개지의 그림을 보고 아이디어를 가져왔다. 그림은 색채를 과학적으로 하여 사실과 똑같은 그림을 보여줌이 아니고, 참뜻(진)을 보여주는 목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기운생동으로 그림에 기가 있어야 한다.
1. 기운생동— spirit, 생명력, 감정 표현
2. 골법용필ㅡ bone method, 인물화의 골격 표현을 위해 서예를 통해 붓 쓰는 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
3. 음울상형 (소모)ㅡ correspondence to the object
4. 수류부채 (색채농담)ㅡ suitability to type
5. 경영위치 (구도, 구성)ㅡ division and planning
6. 전이모사 (표현)ㅡ transmission by copying
f. 형호 Jing Hao 910-940, 필법기 Bifa Ji (Note on the Art of the Brush)
‘자연경물을 그릴 때는 계절과 시간 및 환경 조건의 변화에 근거하여 묘사해야 하며 자연경물의 정신과 모습을 집중적으로 재현해야 한다.’ 형호 이전의 산수화는 도를 닦는 도구로서 있는 그대로를 그리는 것이 아니고 보고 난 후 나에게 남은 정신을 그리는 것이었는데 형호는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g. 곽희 Guo Xi 1020-1090, 임천고지 The Lofty Message of Forest and Streams
곽희의 아들,곽사가 받아 적어 정리한 책이다. 산수훈 (산수의 훈령에 대한 chapter) 에서 포유어간을 설명한다. 산에 들어가 살다시피 하면서 산의 사 계절을 매일같이 시시각각 보고 어떻게 바뀌는지를 파악한 다음에 그린다는 뜻이다.
h. 미블 Mi Fu 1051-1107, 화사 Hua Shi (A History of Painting) 미술 역사책으로 당나라 이사훈의 금벽산수, 청록산수는 금색과 녹색의 화려한 색을 쓰는데 일본의 야마또 양식에게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i. 곽약허 Guo Ruoxu , 도화견문지 Record of things Seen and Heard with regard to Paintings c1080
j. 황휴복 huang XiuFu, 익주명화록 Yizhou Ming Hualu 1006
k. 한졸 Han Zhuo 1095-1125, 산수순전집 Chunquan’s Collected Notes on Landscape
l. 등춘 Deng Chun, 화계 Huaji (On Painting 1167)
그림의 hierarchy 를 보여주는 책으로, 송대에 와서 사대부의 문인화와 professional painter 로 나누어지며, 1부는 그림철학과 이론에 대한 것이며, 2부는 황제 휘종의 그림을 소개하며 3부는 그림 잘 그리는 귀족들을 소개한다. 일반적으로는 송 4 대가로 소동파, 미블, 황정견, 채양이 들어가는데, 등춘의 책에서 송 4 대가로 리롱미안(이공린), 소동파, 황정견, 채양을 꼽는다. 소동파는 자신이 대나무가 되어서 대나무를 그린다는 철학적 이야기로 유명하다. 송나라 때 와서 학식과 글과 그림을 다 고루 갖춘 문인화와 테크닉만 있다고 보는 장인 및 궁정화가로 나뉘며 이들을 낮게 보는 환쟁이에 대한 stereotype 이 시작된다.
2. 황정견 Huang Tingjian 1045-1067 채양 Cai Xiang 1012-1067
송대의 내노라 하는 고위관료이며 송 4대가 이다.
3. 장훤 Zhang Xuan 곽국사춘도 copy by 이공린 Li Gonglin (Longmin), 1049-1106
인물화와 말 그림으로 유명한 고위 관료 이공린은 당나라 왕실과 인척 지간이다. 당나라 그림인 장훤의 곽국사춘도 진본이 없어지고, 황제가 시켜서 리롱미안이 모작을 한다.
4. Li Gonglin, The Classic of Filial Piety 효경 Xiao Jing c 1085
효경은 공자의 제자 증자가 스승과 문답을 하는 내용을 글로 정리한 것 (350-250 BC) 으로 송나라 때 유교가 부흥을 하면서 중요한 책으로 부상을 한다. 효경은 중국의 클래식인 사서(논어, 맹자, 대학, 중용) 오경(시경, 서경, 춘추, 역경, 예가) 에는 들어가지 않지만 유가의 주요 경전인 십삼경(十三經)의 하나이다. 기원 전의 책을 송나라의 주희가 주자학 Neo-Confucianism 으로 정립하여 송나라는 유교와 학식이 많은 문인이 어우러진 르네상스 시대로 비유되며, 동아시아 문화권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유교와 더불어 대승불교 역시 부흥을 하였다.
이공린이 효경 Filial Piety 안에 있는 내용을 적고 그림을 그렸는데, 효도는 ‘제가’ 로 집안 이야기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효경은 첫째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철학 개념에서 대를 잇는 생물학적 이야기로 부모가 주신 몸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며, 둘째는 살아 생전에 인품을 닦아서 나의 이름을 빛내 가문의 영광을 드높혀야 한다는 문화적 이야기이다. 집안의 명예를 얻으라는 것이 아니고, 사는 동안 끊임없이 열심히 갈고 닦고 공부를 하라는 의미이다.
백모법
백모( Baimiao in Chinese painting, brush technique that produces a finely controlled, supple ink outline drawing without any color) 법은 붓으로 outline 만 그리는 필법인데 이공린은 The Classic of Filial Piety 에서 백모법으로 그렸다.
Li's revolutionary new style established the three essential desiderata of scholar-painting: moral purpose, learned stylistic references to the past, and expressive calligraphic brushwork.
Filial Piety 는 예의와 의식, 제사, 조상의 봉양을 포함한 family 이야기이다. 효경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예의’ 를 차릴 수 있다. 학식을 쌓은 자가 가질 수 있는 지식으로 이 그림의 소비계층은 13경을 읽는 이공린의 친구, 사대부들이다. 효도에서 벗어남은 서양에서는 guilty feeling 인데, 동양에서는 수치 shame 를 의미한다. 내가 잘못하면 부모님과 가문을 욕보이는 관념으로 서양과 틀린 잣대이며, 그런 의미에서13 경과 사서오경은 효율적 통치제도가 된다. 이공린의 효경에 대한 18폭 그림은 송의 시대상을 보여준다.
제가를 해야지 치국을 할 수 있다. 사대부가 되기 위해서는 효도 효경을 해야 한다. 분명한 상하관계, 통치와 구분의 개념이다. 나의 잘못이 family shame 으로 넘어가므로 자신을 엄격하게 통제해야 한다. 효경은 일상에서 실천이 가능하므로 어려운 대학, 중용보다 일반인에게 appeal 이 되고 이 법칙은 범부의 집에서도 적용이 된다.
5. Li Gonglin, An Imitation of Wei Yan’s out to Pasture
Wei Yan 이라는 당나라 화가의 그림을 이공린이 모방한 것이다. 1200마리의 말과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림 속에 있다. 산수화만 주로 그리는 사대부들과 달리 이공린은 사대부이면서 인물과 말 그림에 뛰어났다. 인물과 말은 그림를 업으로 하는 궁정화가인 고개지가 주로 그리던 소재인데 이공린은 사대부의 중요 개념인 그림의 원리와 개념을 가져다가 궁정화가가 그리는 인물, 말을 소재로 그림으로서 두 계층을 이어주는 가교 역활을 했다.
6. Zhao Yong 1291-1361, Horse and Groom, After Li Gonglin
이공린의 그림에 대한 Zhao Yong 의 모작이다.
7. Li Gonglin, Painting of Five Horses, Private Japanese Collection
이 그림의 원본은 2차 대전 중에 소실되어 삽화나 카피로만 남아있는데 일본인이 개인소장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5 마리의 말과 말을 다루는 일꾼의 개성이 넘친다. 송나라 주변의 서역에서 조공으로 들어온 말이 사대부 이공린에게 바쳐지고, 그림에 위그르 사람의 특징이 살아있다. 조공 tribute 의 기록을 그림으로 남긴다.
8. Li Gonglin, The Poetic Reunion in the West Garden 이공린 서원아집도
왕족이 소유한 서쪽 정원에 문인, 시인, 화가, 불가 스님, 도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그림 속의 인물들은 실제의 이공린의 친구들이므로 identify 가 가능하다. 이공린과 소식, 미불, 황정견, 채양 등 송대의 내노라 하는 master 들이 모여서 글씨 쓰고, 시 읽고, 스님의 불경과 도가의 말씀 들으며, 술 마시고 논다. 배운 자의 즐기는 여가 생활로 사대부화의 대표적 icon 이다.
9. 김홍도, The Poetic Reunion in the West Garden 서원아집도
그런데 조선시대 김홍도가 같은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다. 김홍도는 왜 그렸을까? 이공린의 그림에는 왕안석의 신법에 반대해서 개혁파에게 밀린 구법파들이 술마시고 노는 장면이 나타난다. 정쟁에 물러난 사대부의 소일거리가 주제인데, 김홍도가 서원아집도를 그렸을 때 조선의 사대부들은 이 그림의 의미가 무엇인지 안다. ‘나도 당파 싸움하지 말고 고향에 가서 시 쓰고 음류를 읊어야지’
Caricature 처럼 보이기도 하는 서원아집도는 형식적으로는 산수화보다 못 그린 그림이다. 그림의 형식은 비단 위에 검은 색으로 선을 그어 오도자의 신선도의 기법인 백묘법을 계승했다. 전문 화가의 style 을 이공민이 계승해서 사대부적 주제와 합하여 다리를 놓았다. 이공민은 김홍도의 풍속화에 영향을 끼치고 이공민 파 school 가 생긴다.
10. Qiao Zhongchang 교중상, Illustration to the Second Prose Poem on the Red Cliff 후적벽부도, Late 11th – early 12th Century
사대부 문인인 소동파의 시, 후 적벽부에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공린의 제자인 교중상이 그림을 그렸다. 그림의 스타일은 위진 남북조 시대의 오도자, 고개지의 인물화 풍과 같은 백묘법이다. 교중상도 사대부와 전문화가를 잇는 다리 역활을 한다.
11. Guanyin with Moon and Water from Cave 17, Mogao, near Dunhuang Gansu Providence, China Five dynasties mid-10th Century
송나라 때 유교가 정치이념으로 채택되었다고 해서 불교가 잊혀진 것이 아니었다. 불교, 도교의 그림을 도석화라고 하는데, 불교 학식과 불심이 깊은 이공린은 불화에 또한 공헌을 하였다. 스님이 이공린에게 재능을 낭비하지 말고 도석화를 그려 보라고 권한다. 불화를 그린다는 것은 내가 불교를 통해 수양하는 것이며, 교리 실천의 수단이다.
Guanyin with Moon and Water 는 관음의 이미지이다. 관음을 그린다는 것은 나의 성찰을 의미하며 성불로 가는 과정이다. 관음, 부처는 신적인 이미지로 성을 초월하는데 송나라 때 여성화로 굳혀진다. 이공린이 도석화에 공헌하며 송나라 때에도 계속 이어진다.
능심충 Lu Xinzhong, The Seventh Lohan Bhadra, late 12th C-early 13th C
아라한은 나한으로서 해탈한 자, 윤회의 굴레에 안 들어가는 자를 의미한다. 대승 불교의 가지에 선종이 있고 선종의 가지에 천태종이 있다. 선종과 천태종을 거쳐 나한은 송나라 때 하나의 종교로 자리잡고 공양을 받는다. 부처의 16 제자, 500 제자를 의미하는 16 나한도, 500 나한도가 종교의 위치에 올라간다.
임정규 Lin Tinggui, Diokoku, 16 Arhats (Luohan 아라한, 나한)
16 나한도, 열반하면 구름 타고 날라간다. 천태종에서 나타나는 불교의 도상으로 일본은 천태종을 최고로 치며 교토의 절에 흔히 있는 그림이다.
주계상 Zhou Jichang, Rock Bridge at Tiantai Mountain
나한이 친근한 할아버지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임정규 Lin Tinggui, Luohan Laundering, Freer Gallery Art, Washington D.C
대승불교의 곁가지인 라한은 고려시대에 일반 민중에게 appeal 한다. 일반 사람에게 피부로 와닿는 보살의 이미지, 스님의 이미지를 통해 나도 나한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
이공린 스타일을 계승한 100 개의 족자 중 빨래하는 나한도가 일본이 아니고 Washington D.C 의 Smithsonian Museum 에 걸려 있는데는 이유가 있다. 송나라 때 절에서 주계상과 임정규에게 500 나한도를 의뢰했고, 100개의 족자에 그린 나한도를 절에서 가지고 있었는데, 13세기에 일본으로 다 건너 간다. 일본의 오다 노브나가는 종교의 세력이 커지면 자신의 통치에 방해가 되기에 나한을 싫어해 다 없애 버렸다. 그러다가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권력을 계승하고 히데요시의 손에 500 나한도가 들어온다. 히데요시는 이 족자를 절에 기증을 하는데, 공교롭게도 그 절은 오다 노브나가를 위한 절이었다. 절이 19세기 말에 보수공사에 들어가면서 돈이 없자 미국의 경매에 40개를 내어 놓는데 그 중 몇 개를 Freer Gallery 에서 구입한다.
500 나한도는 스님들의 친근한 모습이다. 부처의 제자 아라한은 해탈하고 나서 사람으로 변신해서 아래의 세상으로 내려온다. 불교에서는 여러 종류의 지옥이 있는데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이 있다. 지옥에 떨어질 때의 죄목으로 아라한을 죽이면 아비지옥, 규환지옥에 떨어진다고 한다. 여기서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유래한다. 이공린이 아라한을 그렸다는 당대의 기록만 있을 뿐 이공린의 진작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12. 중국의 오악, 5개의 불상과 5대산
Mount Jiuhua 구화산, 지장보살 Qingyang Country, Anhui 김교각 Kim Qiaoque 697-794
신라의 왕자 김교각이 구화산 지장보살임은 거의 확실시 되는 설이다. 1200년 되는 해에 보살이 다시 돌아온다 해서 구화산에 부탁을 해서 교각이 한국에 왔다. 나한들이 살았던 봉우리 이름이 천태봉이었고 여기에서 천태종이라는 이름이 유래한다.
WaTai Mountain in Shanxi, 오대산 문수보살/ Emei Mountain in Sichuan, 아미산 보형보살 / Putuo Mountain in Zhehiang, 보타산 관음보살
13. 나한 (아르한), 관휴 832-912, attribute to Guanxiu, Arhat (self-portrait), imperial collection, Tokyo
당나라 선혈대사가 그린 자화상이다. 아르한은 당나라 때 종교로 생겨났는데, 송대에 산수화의 부흥으로 인해 불화가 잊혀지는듯 했으나 사대부 이공린이 불화의 끈을 이었다. 그는 또한 사대부화와 전문 화가의 그림을 연결시켰으며, 조선의 김홍도가 그의 영향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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