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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구겐하임 박물관 초대전 Marking Infinity 6/2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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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6,778회 작성일 11-07-07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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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e Ufan 이우환: Marking Infinity, Guggenheim Museum, New York, June 24–September 28, 2011
 
 
               
이 우환은 1936년생으로 서울대 동양학과를 나오고 1950년대에 일본으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한다. 작품을 만든다는 개념보다는 한번 생각해보라는 의미로 작가의 정신세계를 던져준다. 그의 작품은 단순함 속에 많은 의미가 함축되며 철학적 바탕을 지닌 신중함이 보인다.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회고전을 여는 동양작가로서는 백남준,  싸이 쿼 챵에 이어 3번째 이다. 1960년대부터 현재까지 50년 동안 작업한 총 90점이 전시가 되었다. 롱아일랜드에 가서 작품에 쓸 돌을 직접 고르고 있는 모습이다.
 
 
전시 제목은 Marking Infinity이다. 무한 infinity 은 나self 로 부터 시작되며 다른 개체, 및 둘러싼 공간과 연관될 때 무한대로 넘어간다. 나의 중심에 있는 고정된 자아를 깨고 공간 속에 있는 독립적인 다른 타자와의 만나는 순간이 중요하며 그로 인해 무한으로 넘어가는 불멸의 힘이 생성된다.
 
 
Pushed-Up Ink, 1964 /
                 
이 우환은 일본에서 1961년에 철학과를 졸업한 후 활동을 시작하는데 초기부터 점을 찍기 시작한다. 
 
 
From Point, 1975
 
 
Lucio Fontana, Concept Spatiale 1959                                 Lee Ufan, From Cuts, 1965      
                      
이태리의 폰타나 Lucio Fontana라는 작가는 1950년대 후반에 모노크롬 캔버스위에 slash 를 내는 작업을 하는데  이우환의 From Cuts도 이와 비슷하게 캔버스를 찢어서 하는 작업이다.
 
 
From Point, 1973                
 
 
From Point, 1975
                     이우환 식 점찍기가 1970년대에 들어서서 시작된다. 붓에 물감을 한번 묻혀서 힘을 조절하며 끝까지 가면서 규칙을 찾는다. 동양학과 출신이라 점에 관심이 많았다. 어릴 적 작가의 집에 묵던 떠돌이 화가에게서 이우환은 붓글씨와 서예를 배운다. 그는 동양에서는 점이 기본이라고 하면서 점 하나 잘 찍으면 모든 것이 다 잘된다 라고 가르친다. 삼라만상은 점으로 시작해 선이 되고 면이 된다. 이우환은 가장 본질적인 것에 깊이 들어가 한국적인 것을 넘어서 universal 한 점을 찾아낸다.
 
 
From Point, 1978
 
오른쪽에 라인이 없어지고 올챙이 같은 점이 되었다. 점의 방향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데 시각적으로는 점들이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우환은 1950-60년대의 abstract minimalism 에서 볼 수 있는 반복seriality, 눈금grid, 단색화monochrome 등의 개념을 사용한다.
 
 
From Line, 1977
      
점을 찍는 순간moment 이 모여서 선으로 이어지고 무한대로 이어진다. 붓에 물감을 한번 묻혀 끝까지 밀고 나간다. 그린 것과 덜 그린 것이 중간에서 vibration 을 이루면서 infinity 로 연결이 된다. 단순한 선이 아니라 무수한 점이 만나서 선이 된다, 선 하나 긋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From Line, 1978
 
선을 긋다 긋다 나중에는 너무 힘들어 커다란 붓으로 긋는데 그 안에 백 가지가 함축이 된다. Minimal 하게 줄여 단순해진다.
 
 
From Line, 1980                     
 
 
From Line, 1982
   
1970년대  작가가 우울증을 앓을 무렵 기계같이 규칙적으로 그어지던 선이 뒤틀리고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우환은 이 선을 처음에는 실패라고 생각했으나 차츰 이 선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벌어지고 흐릿한 선을 바로 잡기보다는 더 휘고 꼬불그리게 그린다. 
 
From Line, 1978
 
모든 것은 점으로 시작하여 영원으로 연결된다. 선들이 휙휙 지나간다. 시각적으로 보면 붓질의 반대 방향으로 선이 돌고 있는 것 같다. 그린 것painting과 그리지 않는 것non-painting은 반대가 아니라 어우러져 함께 간다. 4개의 선만 있는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고 꽉 차 있는 그림이다. 
 
 
Correspondence, 1993
 
이우환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손에 붓과 물감을 쥐고 나는 숨을 죽인 채 캔버스 위에 한 점을 찍는다. 회색의 점은 긴장이 되어 캔버스의 빈 공간에 떨림 vibration 을 주고 그린 것painting과 그리지 않은 것non-painting 사이에 대화를 시작한다.”
 
 
Dialogue, 2007
 
점으로 인한 울림과 여백이 있어 캔버스가 꽉 차는 느낌이다. 초기의 작품은 복잡했으나 후기로 갈수록 단순해진다. 이우환은 그림이 외부세계와  어울려지는 관계 속에서의 무한성infinity 에 관심을 가진다. 당송 대의 그림은 여백과  그림 부분이 서로 어울려  울림을 주고, 고대 로마의 벽화에서 그림의 자그만 한 조각이  감히 거대한 벽 공간과 겨루어지고 있는 그 느낌을 좋아한다. 산의 자연석을 깍아 만든 부처의 이미지, 수만년의 세월 동안 마모가 되어 팔 다리가 없어진 부처가 산속의 공간과 서로 침투하고 있다. 과거의 한 시점에 만남이 있었고 그 공간 속에서 서로 어우러져 무한대로 같이 가는  이런 작품이야 말로 작품이 존재하고 있는 밖의 세계와의  관계에서 태어난 합법적인 적자라고 할 수 있다.
 
Phenomenom (formerly Phenomena and Perception B), 1968
 
이번 전시는 회고전이라 이 우환의 과거 부터의 작품을 모아 놓았다. 어떤 것은 옛날 것을 다시 재현해 만든 것인데 작가는 ‘세월이 흘러 나는 똑같은 사람이 아닌데 똑같은 작품을 만들기 힘들다’고 했다. 또한 갤러리가 white cubic 이면 전시가 아주 용이하지만 구겐하임은 rotunda 형으로 경사가 져서 내려가는 open space 이므로 작품의 전시가 불안했다고 한다. 위의 작품은 ‘돌이 깨어져 유리가 깨지는 순간’을 경험하는 의미인데 작가의 모노화 시절의 작업으로 실제로 있는 물체를 있는 그대로 아트에서 보여준다는 개념이다. 산업화를 상징하는 유리와  철판 위에 자연을 상징하는 바위를 떨어뜨려 세 가지의 다른 물질이 만나는 순간에 상호 작용하는 관계를 보여준다. 서로의 관계가 발생하고 시작되는 순간이 중요하다.
 
 
Marcel Duchamp 3 standard stoppages, 1913-1914      Relatum (formerly Phenomena and Perception A), 1969 
                     
                                                                                           
3개의 돌이 고무로 만들어진 자 위에 놓여 있어 돌의 무게에 따라 고무 테이프 자가 늘어나고 비틀린다. 이로 인해 자의 눈금이 틀려진다. 아무리 절대적으로 보이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가치관이라도 변할 수가 있음을 의미한다. 돌과 돌 사이를 자로 연결한 작품으로 뒤샹의 measurement 가 연상되는 작품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1 meter 를 재기 위하여  휘어져있는 실을 펴려고만 하지 실의 모양에 맞는 자를 만들 생각은 아무도 하지 않는다. 뒤샹은 예술 작품을 정의하는 스탠다드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구부러진 실을 재기 위하여 구부러진 자를 만들면 된다고 했다. 잣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상대성을 말한다.  이우환은 철학자 하이데커의 만남의 현상학에 영향을 받아 자아와 타자가 처음부터 정해진 존재론적 being 이 아니고 순간적 현상에 따라 왔다 갔다 하는 유동적인 존재임을 말하려 한다.
 
Relatum (formerly Language), 1971
 
모노화Mono-ha는 물질 자체를 작품 안에 던져놓는 개념으로 1950-60년대에 일본에서 유행했던 사조이다. 모래를 깔고 그 위에 돌을 놓는 일본식 정원을 연상시키는 작품으로 일본의 냄새가 작품 안에 묻어있다. 방석의 모양은 같지만 돌에 따라 방석의 볼륨이 틀려진다. 위에 어떤 양이 놓이는가에 따라 밑의 음이 틀려지는 상대적 관계를 의미하는데. 동양의 결합을 형이상학적으로 표현한 erotic 한 작품이다. 
 
 
Relatum, 1972                                                           Relatum
                           
모노화  시기의  작품으로  돌, 유리, 철판, 전구 등 다른 material 을 실험한다. 부드러운 솜과 딱딱한 쇠를 대비시킨다.
 
Relatum—dissonance, 2004
 
이우환은 그림 안에 공간, 정적, 비움의 개념을 가져온다. 돌은 붓의 점stroke 이 되어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는 공간과 놀이interplay 를 한다. 돌과 철막대의 비조화스런 관계는 한번 정해지면 변하지 않는 영원함이 아니라  한 순간에 만났지만 다음 순간에는 서로 떨어져 있는 독립적인 개체이다. 대상과 내가 만나면서 새롭게 닥아오는 순간이 최고의 moment 이다. 철과 돌을 사용하여 서로 만나게 하는 다양한 실험을 한다.
 
 
Relatum—expansion place, 2008/11
 
서양의 미니멀리즘 작품에서 많이 쓰이는 철판은 모더니즘 및 산업화와 연관이 되는데 미니멀리즘에는 정신적인 면, 자연의 요소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 우환은 철판과 돌의 만남을 통하여 산업화와 인간, 자연과의 만남을 여러가지 방법으로 시도한다. 서구 물질 문명에 돌을 던져놓음으로서 정신, 자연을 추구한다. 처음에 일본에 갔을 때 말도 못해 적응이 힘들었는데  유럽에 가서도 작가는 중심으로 부터 밖에 있기는 마찬가지 였다. 이우환의 떠돌이 삶이 그의 관계론적 작품에 반영된다.
 
Dialogue, 2009
            
양쪽이 똑 같은 철판 같지만 자세히 보면 다르고 돌 모양도 같지 않다. 철판의 한쪽은 칠해져있고  물결, 구름 같은 scratch 가 있어 동양화의 병풍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다른 철판은 칠이 없고 수직 방향으로 줄이 나 있다. Masculine 해보이는 물결이  있는 철판을 향하고 있는 돌은 상대적으로 여성성이 되고 얌전하게 수직의 줄이 쳐진 철판을 마주보고 있는 돌은 남성성이다.  철판과 돌이 마주 보면서 대립을 하듯 긴장tension을 주면서 철판에 따라 돌은 여성이 되기도 남성이 되기도 한다.  한 때 작가가 주체가 되어 작품을 했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에는 관객이 주체가 되고 작품이 객체가 된다.  순간적인 communication 이 끊임없이 무한대infinity로 전개된다. 

 
배, 기차, 자동차를 생산하는 Industry 에서 철판은 큰 자리를 차지하며 근대 모더니즘의 물질주의를 상징한다. 이에 반해 돌은 자연 자체를 상징하며 영원한 생명성을 의미한다. 다른 것을 서로 거부하는 서양의 이분론적 관점에서는 철판과 돌은 대비되는 존재이지만 동양의 관점으로는 음도 양, 양도 음이 되어 서로 교류 대화를 한다.
 
Dialogue 2010
 
하루살이처럼 사라질 듯 말듯 불확실한 회색의 네모이다. 진동하면서 여백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예술은 침묵하면서 계속 울림을 주는 메아리yohaku 이다.
 
Dialogue—space, 2011
               
빈 공간을 단순히 비어있다고 보지않고 계속 울림을 주는 역동성으로 본다. 구겐하임의 겔러리 벽에 칠한 작품으로site-specific installation 이다. 빈 방의 세 벽에 네모난 회색 점을 찍음으로서 예술의 의미에 대하여 기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예술이 어디에서 출발해야 하나? At what point does art begin? 그는 비워놓은 벽을 부정적으로 보지않고 예술가가 최소로 개입을 하여 생생한 접촉과 상호관계를 가져오게 하는 열린 공간을 제시함이 예술의 기능이라고 본다. 그림은 만져지지 않는 실체와의 만남을 시도하는 것이며 우리의 시력이 볼 수 없는 것을 드러내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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