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 회화 산수화, 이정근, 이흥효, 이정 3/8/11 > 김미연 아트노트

한국 조선 미술   2nd hour: Mid Joseon, Landscape Painting 조선 중기 회화 산수화 1550-1700

조선 중기는 명종 (1524-) 부터 숙종 (1674-) 까지로 보는데, 이 시기에 임진왜란 (1592)과 병자호란, 정묘호란 등이 일어난다. 조선이 많이 황폐되는 혼란기였으며 이 시기에 활동한 조선 중기의 화가로서는  이정근, 이흥효, 이정, 이징 등이 있다.

이정근(1531-) 설경산수도 16세기 후반
 
이정근(호, 심수)은 조선 전기의 안견의 영향을 받은 왕실의 전문 화가이다. 아버지는 이몀수로 역시 화원이었다. 산이 자세히 묘사되지 않고 선을 강하고 약하게 연결하여 처리했으며 약간의 색이 들어갔다. 설경이지만 봄이 오려는 듯 삐죽삐죽한 새싹들이 산봉우리에 있다. S, Z 자 구도를 따라가면 사람이 섬으로 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정근의 낙관이 보인다.

이정근 미법 산수도 16세기
 
시가 있어서 작품의 기분을 담아준다. 담묵으로 먹을 찍어서 농담을 조절했고 여백, 대각선 구도이다. 설경산수도는 안견의 영향이 나타나지만 미법산수도는 미법화풍이 보인다. 이정근은 안견파 화풍과 미법(米法)산수화풍을 위주로 하면서 부분적으로는 절파(浙派)화풍도 수용하여 그렸다. 미법화풍은 송나라의 미불, 미우인 부자가 창안했는데 윤곽선을 쓰지않고 나무, 산의 형태를 먹의 농담으로 그려내고 먹의 점을 쪼개어 그리는 미점을 사용한다.  이정근이 찍은 점은 초기의 최숙향의 미법산수와도 차이가 난다. 화가 자신이 나름대로 소화시켜 표현했다고 할 수 있으며 한 작가의 그림에 여러 스타일이 나타난다.

이흥효 1537-93 사계산수도 6쪽 중 동경산수도 16세기 후반
 
조선 초기의 안견파와 절파 학풍을 절충했다. 산은 선을 강조하며 점을 찍은 운두준이 나타나는데 안견의 영향이며 중앙에 있는 나무는 지그재그로 위로 올라가는데 절파학풍과 비슷하다. 절파는 명나라의 화풍으로 절강성 중심에서 활동한 대진, 오위 등이 사대부화 마원 하규(마하파)의 수묵화풍을 따라 그린 것으로 도끼로 찍듯이 그리는 부벽준법을 사용한다. 조선중기에 절파 양식이 유행하면서 한국적 화풍이 형성된다.

이흥효 산수도 1593
 
이흥효의 〈산수도〉에는 왼편에 '만력계사하피란홍양병중작 (萬曆癸巳夏避亂洪陽病中作)'이라고 쓰여 있어서 간기가 계사(癸巳)년, 즉 1593년에 그렸으며, 임진왜란을 피해 홍양에 머무는 동안 병을 앓으면서 그린 그림으로 이 작품은 그의 유작이다. 조선 중기 이전의 그림에는 그린 연대가 밝혀져 있는 그림이 많지 않은데, 이 경우 제작 연대를 분명히 알 수 있다. 그림은 음영으로만 처리된 간략한 산과 다리를 건너는 인물, 그리고 나무 몇 그루로 이루어져 있다. 산의 음영이라든가 바위 주름의 처리 등에서는 조선 중기의 절파 화풍을 보여주고, 근경의 메마른 나뭇가지는 해조묘법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나무 그리는 법은 조선 초기의 전통성을 보여주는 부분이며, 마치 전란으로 피폐된 산하를 그려 놓은 듯 허전하기만 하다.

이정(李楨,1578-1607) 산수도
 

이정 산수도
 

이정 한강조주도
 
이정은 이상좌의 손자이며 이숭효의 아들로 이흥효를 숙부로 대대로 화원이었던 집안에서 태어나 30세의 나이로 요절하였는데 허균과 친한 친구 사이 였다. 낭만적인 성격으로 술에 취해서 친구와 놀러다니는 것을 즐겼으며 게을른 성격이라 붓을 잡게
하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이정의 산수도는 안견파의 전통적 양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절파양식이 가미된 새로운 요소들을 보여준다. 이정과 이흥효등 17세기 조선 중기의 화가들이 새로운 화풍에 대해 전통주의적인 수용 태도를 지니고 있었음을 엿보게된다.  

이징 1581-1645 이금산수도
 
이징은 이정과 같은 시대를 살았는데 이정으로 인해 열등감을 가졌다고 한다. 흑백이 reverse 된듯한 사진의 negative 같은 느낌을 주는 금박 산수로서 판화와 비슷해 보인다. 중국 풍을 따라 그대로 그렸다. 당대 귀족들이 이징 화원의 그림을 많이 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