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낭만주의 미술: 들라쿠루와 11/22/11 > 김미연 아트노트

 

 

 

 

 

Delacroix, Braque of Dante, 1822  Louvre
 
단테가 boat 를 타고 지옥을 다녀온다. 빨간 모자를 쓴 단테가 지옥을 구경한 후 지옥신의 안내로 떠나려고 하는데 생명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서로 배에 타겠다고  광란한다. Brush stroke 이 가지런하지 않고 명암 대조가 심하여 신고전주의 전통을 깨고 냥만주의로 넘어가는 그림이다.

 

      
들라쿠루와는 제리코의 ‘메두사의 뗏목’ 에서 살겠다고 아우성 치는 사람을 보고 배운다. 지옥을 떠나고 싶어 단테의 배를 타려는 필사적인 모습이 뗏목을 타고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17세기에 루벤스는 메디치가 마리 앙투아넷 왕비가 프랑스 왕 앙리4세와 결혼하기 위해 마르사이유 항구에 도착하는 그림을 위촉받아 그린다. 이 그림에서 왕비를 호위하고 온 바다의 신 넵튠과 그의 세 딸 nereds가 배 밑에서 몸을 뒤틀고 있는 모습이 단테의 배에 매달려 있는 사람들의 이미지와 비슷하다.

 

 

Delacroix, Scenes from the Massacre at Chios 1824
 
그리스 키오스 섬의 대학살 장면이다. 17-19 세기에 그리스는 오스만 터키 제국의 지배 하에 식민지처럼 살고 있었다.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의 기운이 그리스, 스페인 등의 유럽 변방에 20-30년 후에 도착하여 그리스인들도 독립을 쟁취 하고자 터키 제국에 반란을 일으키자 학살이 감행된다. 프랑스 신문이 그리스 독립을 억압하는 터키를 비난하고  들라쿠루와도 시류를 타고 1-2년 전의 현대 사건을 그려 여론에 불을 끼얹은 그림이다.  잔인하고 콧수염이 난 모습으로 터키 사람을 묘사하여 인종적 편견 ethnic profile 이 나타나며 후기 식민주의적 Post Colonialism 관점에서 그린 그림임을 알 수 있다.  
  
Detail

                    

죽은 엄마의 젓을 빠는 아기,  망연자실한 할머니, 여전히 진행되는 살육 – 인간이 처할 수 있는 극악한 상황으로 낭만주의적 요소가 강하게 풍긴다. 오토만 터키 사람의 옷이 오리엔탈적 이다.  병색이 완연한 초록색 피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는 가족, 전체적인 묘사가 너무 우울해 장 그로는 미술의 학살 massacre of art 이라고 혹평을 했다. 

 

 

Delacroix, Death of Sardanapalus 1827
 
신고전주의는 고대 그리스 로마의 역사를 주제로 가져 오지만 낭만주의는 이상한 이국적인 역사를 구태여 찝어오고 여기에 강한 감정 pathos 를 이입시킨다. 고대 아시리아 왕이 최후가 왔음을 직감한다. 적군이 궁전에 도달했고 체념한 왕이 팔배계를 하고 침대에 누워있다. 왕의 애첩, 애완 동물을 적군에 넘기지 않으려고  ‘내가 보는 앞에서 다 죽여라’ 명령한다. 호위 무사가 아프리카 노예, 말, 코끼리, 여자를 칼로 찔러 격한 감정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구도 이다.  부귀, 영화를 누리고 살았던 아시리아 왕도 곧 이어 자살할 것 같은 분위기 이다.

 

그림의 내용은  horrible 해도 그림이 주는 visual pleasure 가 있다.  빨간 침대보와 황금 코끼리가 대조를 이루며 호화로운 마구 장식 등 그림에 드라마가 있으면서 매력이 있다. 빛의 대조가 심하여 여기 저기 색깔이 강하게 남는 점에서 인상주의 화가들이 들라쿠루와를 좋아했다. Byron 이 Assyrian King 의 이야기를 시로 썼는데 죽는 장면은 들라쿠루와가 상상하여 꾸며낸 묘사 이다. 들라쿠루와는 rival 인 엥게르를 좋아하지 않았다.  엥게르의 그림은 유리로 만든 매끈한 표면 같지만 들라쿠루와는 brush work 가 얼룩달룩 보인다. 강렬하고 뒤틀리는 몸매는 루벤스의 영향 이다.

 

 

Delacroix, Liberty Leading the People 1830 Louvre
 
1789년에 프랑스 혁명이 시작되고 1800년 대에 나폴레온이 나타나 한때 잘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경제가 다시 위축되고 성장이 멈춘다. 왕정 복구 혁명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인지한  시민들이 1830년 대에 다시 저항하기 시작하는데 위의 그림은 당시에 일어난 시민봉기를 주제로 한다. 풍만한 가슴, 아름다운 노란색 옷의 여자는 자유를 의인화한 personification of liberty 로서 여신 같은 존재 이다. 자유, 평등, 우애의 삼색기가 사람들을 선봉하고 아랫도리가 벗겨져 살육 당한 사람이 늘어져 있어 혁명이 반드시 좋은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낭만주의의 중요한 그림으로 뽑힌다. 폭염이 자욱하지만 동이 틀 것 같은 새벽녘에 빅토르 유고의 레미제라블에 나오는 소년이 권총을 들고 있다.

 

들라쿠루와는 1830년 그린 이 그림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숨겨져 있다가 1848년 2월에 또 혁명이 일어나는데 그때 다시 대중의 각광을 받는다. 빛의 대조감이 너무 강하여 프랑스 왕립 아카데미에서는 들라쿠루와처럼 그리면 안 되며 신고전주의식의 전통적 그림을 배워야 한다고 가르쳤다.

 

 

Delacroix, Women of Algiers 1834, Louvre
 
1830년 대에 들라쿠루와는 북아프리카에 가서 여행 중에 100여점의 그림을 그린다. 알제리아 여인이 신발 벗고 물담배 피우는 전형적인 oriental 그림이다.  열심히 밭을 매는 모습이 아니고  leisure 를 즐기는  장면으로 유럽의 기독교적 가치로 볼 때 다분히 향락적decadent 이다. 이들이라고 맨날 이렇게 노는 것은 아닌데 유럽인들은 원주민임을 잘 보여주는 장면을 일부러 찾아 그린다. 들라쿠루와는 이국적인 소재라서 그렸는데 그림을 감상하는 제국주의적 시각을 가진 부르조아 남자들의 눈에는  쉽게 available 한 여자들처럼 보인다. 고갱도 타히티에 가서 원주민적인 그림을 그릴 때 가슴을 내놓고 과일을 따 먹는 성적인 내용이 함축된 소재를 그린다.

 

Detail
  
아라빅 글자가 거울에 쓰여져 있고 북아프리카 전통적 타일이 벽에 발라져 있다. 비단의 묘사가 뛰어나다. 붓의 터치로 인해 그림자가 살에 비추고 보들레르의 말을 인용하면  들라쿠루와는 이성적으로 치밀하게 그린다고 한다.

 

 

Ingres, Odalisque with a Slave 1839-40
 
Orientalist Painting 에는 비단이 필수로 등장한다. Exotic 한 방에 하녀들이 일하고 있고 부드러운 몸에 빛이 비춘다.  이상형의 여성을 그리고자 엥그르는 오달리스크 라는 주제를  일평생  간직한다.

 

 

Delacroix, The abduction of Rebecca 1846 Metropolitan Museum
 
들라쿠루와가 나이 들어서 그린 그림이다. Walter Scott 의 고딕 소설 Ivanhoe 에서 내용narrative 을 따왔다. 여자의 집이 불 타고 사라센 계통 무슬림 군인이 여자를 납치한다. 말이 뛰고 벼락이 내릴 것 같은 하늘, 긴장이 고조되는 격한 상황 horror of emptiness을 잘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