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th hour: 동아시아 한나라 미술과 고구려 고분벽화 2/12/14 > 김미연 아트노트

 

 

 

 

 

 

 

 

 

춘추 전국 시대(775-475BC, 475-221BC)에는 지방 영주들이 저마다 천자가 되고자 들고 일어나서 전쟁이 빈번했다. 국내 정세가 어지러워 다른 민족에게 신경 쓰지 않았기에 이 시기에 고조선은 편안했다. 진나라의 진시황이  이 어지러운 시기를 통일하고 한민족 중심의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였다. 진시황은 북방민족에게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만리장성을 쌓았고, 한나라, 송나라 시대에도 만리장성은 계속 되었다.

 

진시황은 역사책을 검열censorship 하여 불태우고 유학자를 땅에 묻는 분서갱유를 감행하였다. 북방 오랑캐 역사가 주종을 이룬다 하여 전국 시대 역사책을 없애는 한편 자신의 실정을 사초에 기록한 학자들을 땅에 묻어 죽였다. 또한 중원에 살던 농부를 변방으로 이주시켜 만리장성을 쌓게하고 이로 인해 세금 부과가 극에 달하자 인기를 잃게 되었다.

 

 

 

 

 

 

진나라 시안(서안, 장안)에 있는 진시황 무덤으로 1970 년대 초에 마을의 농부들이 우물을 파다가 우연히 개발 되었다.

 

 

 

 

채색이 된 테라코타 병마용은 공기에 닿으면 탈색이 되므로 유물을 수합할 준비가 될 때까지 더 이상 발굴하지 않는다. 현재 보는 것은 pit 1에서 나온 유물이다. 중국인은 유물이 외국으로 나가는 것을 금하므로, 외국에는 복제품을 보낸다. 

 

 

 

  

유약을 발라서 구운 테라코타 worrier이다. 비숙련공들이 틀을 사용하여 찍어낸 몸은 다 비슷하고, 매스터들이 얼굴과 머리는 다르게 만들어 붙였다. 원래는 채색이 있었고, 손, 팔의 모양도 다 다르다. 발바닥도 정교하게 만들었다.

 

 

 

 

 

 

진나라 황제가 죽자 삼국으로 나누어졌다가, 뒤이어 유방이 한나라를 세운다. 기원 후 2- 5 세기 경에 중국에는 한나라가, 한반도에는 고구려가 있었다. 장안 (시안)은 중원의 가운데 황하강에 위치한다. 한나라 영토는 실크 로드로 가는 고비산맥까지 뻗어 있었다. 기원전 1 세기에 로마에게 밀린 훈족이  동으로 이주하자  한나라는 압박을 받아 전한 후한으로 나누어진다.

 

 

 

 

 

 

               

 

 

한나라 역사학자 사마천은 사기에 분서갱유를 언급했고, 우리나라를 (동이)동쪽에 사는 오랑캐라고 표현했다. 한나라는 역사시대로서 찬란한 문화유산이 전해진다.

 

 

 

 

 

 

 

한나라는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문화적으로 풍성했고 이 시기에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 문화가 형성되었다. 진나라 진시황은 병법을 나라의 근간으로 삼았지만, 한나라는 유교의 이념 하에 제도를 잘 갖추고 백성에게 자비를 베풀었다. 미술 테크닉이 발전하여 왕실에 공예품을 제공하는 공방이 생겼다.

 

 

 

 

 

 

 

말의 뛰어가는 모습이 균형감있고 정교하며 사실적이다. 청동기 미술의 극치를 보인다. 사마천의  사기에도 한나라 회화의 수준이 높았다는 기록이 있다. 고대 그리스의 회화도 남아 있지는 않지만 수준이 높았다고 전한다.

 

 

 

 

 

 

 

 

 

1976 년 농부가 한나라 하난성 영주의 아내와 두 아들의 묘를 발견했다. 하난성 전체를  통치하는 영주이므로 어느 나라 왕 못지 않는 호사로운 부장품이 나와서 박물관을 만들 정도였다. 창샤의 마왕퇴 지역 무덤으로 한번도 도굴되지 않았다.

 

 

 

 

 

레이디 다이의 장례 행렬에 들고 간 깃발로서 매장시에 무덤에 묻었다. 한나라에 가서는 순장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한나라 회화의 발달 수준을 보이는 비단 배너 이다. 종이 그림은 전하지 않지만, 실크에 그린  그림은 남아있다. 안료를 발라서 밑 작업을 한 실크에 그림을 그렸다.

 

 

 

 

 

 

 

 

이승의 편안한 생활이 저승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노후가 서럽지 않게 꾸며진 방에 충분한 음식과 비단이 있다. 말린 과일, 해바라기씨 등 이다.

 

 

 

망자가 춥지 않게끔 관을 세겹으로 만들었다. 목관에 그림을 그리고 칠기를 열겹 정도 발라서 청동보다 비싸고 미학적으로 아름답다.

 

 

레이디 다이의 미이라도 무덤 속에 있었다. 과학자들이 밀납인형으로 레이디 다이를 재구성했다.

 

 

 

 

레이디 다이 무덤, 마왕퇴, 창샤, 하난성, 한나라
 

호화로운 칠기 세트이다. 왕실에서 내려온 호사스러운 어사품이라고 여겼지만, 최근 학자들의 학설에 따르면 왕실에 납품하는 그릇의 수량이 넘치면 블랙마켙에서 비싸게 팔리기도 했다고 한다.

 

 

 

 

레이디 다이 무덤, 마왕퇴, 창샤, 하난성, 한나라 

 

순장을 안 하는 대신 친구가 있어야 하므로 시녀들을 나무로 깎아서 넣었다.

 

 

 

 

레이디 다이 무덤, 마왕퇴, 창샤, 하난성, 한나라
 

부장품 실크 이다. 전국시대에 스키타이 북방 민족이 내려와 가르쳐준 흘러가는 구름 및 동물 문양이 보인다. 전통적 한민족 문양이 아닌 이국적인 북방민족의 모티프를 사용했다. 고유 문화가 없는 북방 민족은 오호 십육국시대에 중국에 내려와 남아있던 한나라 문화를 발전시켰으며, 5 세기 경에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 한나라의 모티프가 또한 나타났다.

 

 

 

 

 

 

 

부장품의 호화로움에 따라 신분이 드러난다. 왕자 리우성은 한나라 황족이다. 왕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복을 옥과 금실로 만들었다. 사후세계에 위험이 닥치면 보호하라는 칼도 옆에 있다.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장갑도 끼었다. 창사 근처 하난성에서 발견이 되었다.

 

 

 

 

 

 

무덤 부장품Tomb Model of a house and tower, tomb 6, Baizhuang, Henan Province, Eastern Han Dynasty, 1st C CE 후한시대
 

 

사후는 현세의 연장이었다. 신분이  떨어지는 사람도 혼자 묻히면 서러우므로, 테라코타 비슷한 진흙 토기를 함께 묻었다. 집, 동물, 도시, 사람을 만들어 넣었는데 이를 통해 한나라 시대 건축 유적을 알 수 있다. 2 meter 정도의 Watch tower 는 4-5 층으로 목조, 진흙으로 만들었다.
 

 

 

 

 

 

 

브론즈와 금으로 만든 박산향료이다. 불을 피우면 뚜껑의 동굴 같은 구멍 사이로 향이 나온다. 손자 공자 노자 맹자는 혼란하던 전국 시대 사상가 이며 이 시기에  도교가 시작된다. 한나라로 들어오면 지식인 사이에서 도교가 유행한다. 유교는 도리, 인간 관계 및 질서를 너무 중시한 나머지 딱딱하고 지루하다. 하지만 도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 속에서 고대 사회의 애니미즘을 습합하여 숨쉴 수 있는 구멍을 열어준다. 인간이 자연과 잘 조화하면 초월적인 존재가 되어 신선처럼 장수할 수도 있다. 사람이 늙지 않고 사는 곳, 신화적인 장소 박산Magic mountain 을 그리워하여 박산 향료를 만든다. 유학자들이 출세의 길이 막히면 도교나 불교로 돌아가서 산천을 떠돌다가 중, 화가가 되기도 한다. 중국 미학은 유교 도교 불교가 다 합쳐진 것 이다.

 

 

 

 

 

 

 

한나라 시대 회화는 남아있지 않지만 진흙 기와의 탁본을 보면 회화의 수준이 짐작된다. 우씨 가문의 사당 벽에 그려진 부장품이다. 산동성은 공자의 고향으로서 유교의 전통이 강하다. 사람들이 모여서 예를 갖추고, 경연하는 학자들이 모여 있고 밑에는 무관들이 있다. 화살의 명수가 나무에 사는 새를 전부 잡았다는 전설을 말하는 그림이 한쪽에 있다. 주나라 한나라 시대의 고사 anecdote 가 들어있는 narrative 그림으로 story telling 이 잘 드러난다. 여러가지 스토리가 한 패널에 들어가며, 프로파일이 잘 드러나도록 사람 옆모습을 그렸다.

 

 

 

 

 

 

자연이 주제가 되어 사람이 아주 작거나 거의 없는 그림을 풍경화라고 한다. 산수화의 형식은 원나라 때 공식화 되었는데 그 전에는 자연에서 수확하는 일상사를 보여주는 장르 페인팅  비슷한 그림이 있었다. 중국의 풍경을 담는 구도를 변각구도라 하는데 이 시기부터  원근법 공간감이 어느 정도 나타난다.

 

 

 

 

 

 

 

두 개의 마차 바퀴와  세마리 말의 겹치는 다리를 다 보이기 위해 옆으로 틀어지게  그렸다.

 

 

 

 

 

 

 

 

 

 

로마 제국에 밀려 훈족(흉노족)이 내려와 한나라는 220 년 경에 멸망하고 위, 우, 촉의 삼국 시대로 나누어진다. 북방 민족이 내려와  5호 16국 시대(육조시대 Six Dynasty ) 혼란의 시기가  300년 동안 계속된다. 이 시기 3-6 세기는 고구려의 전성기 였다. 고조선 시대에는 강력한 한나라의 시스템을 따라 위만 조선, 기자 조선이라 할 수 밖에 없었고 이로 말미암아 한나라의 속국이었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이어서 수나라, 당나라가 다시 한민족을 통일한다.
 

 

중국은 오호16 국 시대 이후부터 비로소 양자강 이남의 역사가 시작된다. 한족은 북위의  압력으로 양자강 이남으로 밀려 나라를 꾸린다. 중국 역사상 최초로 남쪽 상하이, 양주, 광주, 황주를 개발하고 살기 좋은 곳임을 알게된다. 남송 시대에 양자강 이남의 인구가 북방을 넘어선다. 중국 역사를 거시적으로 볼 때 북방 민족의 침입이 반드시 나쁜 일이었다고 할 수 없다.

 

 

 

 

 

 

황하강에 유역을 차지한 북위는 만주 쪽 고구려에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다. 고구려와 북위 사이에 완충 역할을 하는 중앙 아시아의 작은 나라들이 있었다. 고구려는 전성기인 4-5 세기 200 년 동안에 러시아 하얼삔 지역까지 영토를 확장했고 선비족에게 조공을 받았다. 고구려는 신라 백제를 견제하기 위해 5 세기 중엽에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고 난 후 북방에 대한 힘이 약화되었고 타락의 길을 걸었다. 또한 중앙 집권을 이룬 중국이 당나라를 세우니 대적하기 어려워졌다.

 

 

 

고구려 고분 벽화는 일기, 이기, 삼기의 발달 순서가 있다.  일기는 생활도, 이기는 행사도, 의례도가 주로 들어가고 (무용총), 삼기는 사신도(네 방향을 나타내는 동물 그림) 만 들어가고 다른 그림은 사라진다. 일기는 라인 드로잉으로 테크닉이 떨어지는 반면 회화가 다채롭고, 이 삼기는 그림의 내용은 줄지만 테크닉은 발전한다. 삼국 시대에는 초인적 능력을 가진 shaman 적 존재인 왕의 무덤에 부장품이 많이 들어간다. 하지만 불교가 나라 이념으로 채택된 후에는 형이상학적 체계가 중요해서 부장품을 중요시 하지 않고 무덤풍습이 화장으로 바뀐다.  7-8 세기 경 당나라, 통일신라 시대, 일본의 나라시대에 불교 미술이  번성했다.

 

 

 

 

 

 

고구려 무덤은 석총과 토총 두가지 종류가 있는데 돌로 지은 석총은 wall painting 이 없다. 광개토왕비는 고구려 수도 국내성 (집안)에 있는데, 중국은 중국 변방의 장군 무덤 이라고 부른다. 광개토왕 유물은  4-6세기 경의 유물이므로 실정법 상 우리 것 이라고 주장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한국과 중국의 상반되는 이러한 견해를 해결하기 위해 동북아 역사문제 연구소가 생겼다.

 

 

 

 

 

흙을 덮어서 만든 토총 안에는 고분 벽화가 발견된다. 오호 십육국 시대 북방민족들은 한나라 전통을 받아들이고 또한 그 전통이 변방으로 퍼지면서 고구려 고분벽화에 한나라 문화의 모티프가 나타난다. 달리는 말 위에서 활을 쏜다. 한나라 무덤 벽화와 비슷하다. 레저로 사냥을 즐길 정도로 높은  신분이 드러난다. 무영총과 쌍용총은 둘 다 보존 상태가 안 좋다.

 

 

 

 

 

고구려 고분 벽화는 일기 이기 삼기로 나눈다. 일기는 안악 삼호군An-ak Tomb 3(4-5C), 이기는 무용총Muyong-chong(6C), 삼기는 강서대묘 사신총Sashin-chong, Gangseo-Daemyo(6-7C) 라고 한다. 일기에는 다채롭고 풍부한 그림이 나타나지만, 이기와 삼기에는  벽화의 그림이 확 줄어든다. 6-7 세기에 전파된 불교의 영향으로 사후 세계에 대한 염려가 없어져서 벽화를 거의 그리지 않는다. 유교와는 달리 불교는 본질적 형이상학 metaphysical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인도의 불교가 들어와 동아시아를 크게 변모시키며, 의술, 연금술, 과학, 천문술 등 선진 문물이 함께 들어와서 전파된다.

 

 

 

 

 

 

 

초기 벽화 안악 삼호군에는 벽화작품이 많다. 살았던 집의 구조 비슷하게 무덤을 만들었다. 신분의 중요함에 따라 그림의 사이즈가 정해진다.  안악 삼호군은 일기 형식으로 벽화가 다양하다. 문지기들의 행렬과 반대쪽에 도끼 부대 이다. 씨름의 원조로 보이는 격투의 모습도 있다.

 

 

 

 

 

주인공 묘주와 시중들이 서 있다. 고대회화에서는 신분의 중요도에 따라 사람 사이즈가 다르다. 부인은 남편을 향하게 그렸다.

 

묘주 옆에 부인이 앉아 있고 하녀들이 서 있다.

 

 

마차, 푸줏간, 마굿간, 방아간, 소 등 살던 마을을 재현하는 생활적 묘사가 많다. 한나라 매장 풍습과 관련이 있다. 진나라부터 순장제도가 없어지므로 사람을 묻지 않고 시중드는 토우 및 생활에 필요한 각종 도구를 그렸다. 정육점에 걸어둔 고기, 아궁이에서 밥하는 사람 등이  보인다. 도르래로 우물을 뜬다. 아낙 삼호군은 제일 연대가 올라가고 라인으로 그려서 볼륨감은 없지만 상황의 묘사가 생생하다. 그림에 원근법적 구도감이 좀 있다. 중국의 한나라 회화작품은 거의 남아있지 않으므로 고구려 고분 벽화를 가져다가 회화를 설명한다. 

 

 

 

Procession
 

 

 

 

 

 

안악 삼호군처럼 초기에 속하는 5-6 세기 무덤으로 덕흥리 고분이다. 1970 년 발굴되었고 북한에 있으므로 보존이 잘 되어있다. 벽화 중에 명문이 있어 유두자사 진의 무덤임을 알 수 있다. 천정은 계단 모양으로 내쌓기를 하였다. 페르시아 지방의 천정 구조가 실크로드를 타고 중앙 아시아를 거쳐 사막 지방 돈황에 전래되었고 유목 문화를 타고 고구려 평안남도로 왔을 것 이라고 추측한다.

 

 

 

 

 

 

 

덕흥리 고분은 방이 벽화로 가득 차 있고 집의 분위기가 나게 무덤을 지었다. 덕흥리 고분에는 안악 삼호군 벽화보다 더 중국화된 모티프가 나타난다.

 

 

 

 

 

 

덕흥리 고분의 천정 구조는 내쌓기이며 별자리 모티프가 상부 구조에 나타난다. 민화에서 나온 소재 견우 직녀 라고 추측된다. 불사조 봉황새 및 사신도의 모티프가 되는 동물도 나타난다. 고구려인의 군사적 기술을 보이는 그림이다.

 

 

 

 

 

고구려 고분 벽화의 백미는 무용총이다. 복식이 다른 남자들이 관을 쓰고 무용하는 생활도 이다. 이전에는 라인드로잉으로 그렸지만 중기에 가면 채색을 한 면이 좀 나타난다.

 

 

 

 

삼기에 가면 사신총 강서대묘에 방향을 상징하는 네개의 동물이 있는 사신도가 나타난다. 중국적인 모티프 이며 라인 드로잉보다 발전된 기술이 보인다.  방위신의 호위로 죽은 후에 좋은 곳으로 갈 것을 기원한다. 한나라는 회화 작품이 남아있는 것은 없지만 고구려 고분 벽화를 통해 수준이  상당했을 것으로 짐작된다.벽화는 이것으로 끝이며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