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의 역사 1 : 과학자들이 공동으로 노력하던 중, 1839년에 프랑스의 데가르가 사진 특허를 내다. 9/4/14 > 김미연 아트노트

 

 

원시적 인간은 자연을 두려움으로 숭배했다. 그러다가 차츰 이 경외의 대상을 모방하고 겨누어보려는 욕구도 생겼다. 선사시대 유물인 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에서 동물들의 그림이 발견되었다. 구석기인은 자신들의 목숨을 빼앗기도 하는 황소를 그려놓고 힘을 약화시키는 주술을 걸기도 했다는 설이 있다. 생존하기 위하여 Mother Nature를 잘 알아야 했던 인간은 끊임없는 모방을 시도해 왔다. 똑같이 만들어 내려는 노력, 이는 사진의 기원으로 설명이 된다. 고대 로마 학자 풀리니는 사실과 똑같은 그림에 대해 언급 했으며, 르네상스에는 원근법을 통해 아기예수와 마리아의 이미지에 자연의 본질인 생명력을 부과한다. 14세기경에 화가들은 격자형 스크린 등 도구들을 사용하여 정교한 스케치를 시도하기에 이른다.

 

17-18 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부를 축척하고 지식에 눈을 뜬 중산층 계급이 형성되자 대중 보급용 백과사전 등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기 위한 도구들이 나타난다. 카메라의 전신인 카메라 옵스큐라, 카메라 루시다가 발명되고, 드디어 1839년에 사진이 공식적으로 출현한다. 사진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러 사람들이 실험과 실패를 거듭하여 만들어진 동시 다발적 발명품이다. 한편 자연과 동일하게 그리려는 노력을 해 왔던 화가들은 사진과 겨룰 수 없음을 알게된다. 그래서 화가들은 19세기에 이르면 그림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으로 들어가 추상의 문턱을 기웃거린다. 사진은 독자적 장르로 발전하는 한편 회화에게 사진과 다른 길을 제시함으로써 미술사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자연을 모방하려는 노력은 기원 후 일세기부터 있었다. 로마인 풀리니 디 엘더는 <Natural History> 에서 그리스 화가 제우시우스와 파라시우스의 그림 대결에 대하여 언급한다. 제우시우스가 그린 포도가 진짜 포도인줄 알고 새들이 날아들어 부딪혀 떨어졌다. 우쭐해진 제우시우스는 파라시우스에게 그의 그림을 볼테니 커튼을 걷어 보라고 했다. 하지만 커튼은 파라시우스가 그린 그림 이었다! 결국 제우시우스의 눈을 속인 파라시우스가 대결에서 이긴다.

 

 

 

 

 

 

16 세기 르네상스 화가 죠지오 바자리 Giogio Vasari는 <The Lives of the Artist (1568)> 에서 그림의 기준으로 자연의 진실된 모방을(truth to Nature) 꼽았다. 그림이 진실되기 위해서는 생명력이 중요하다. 중세 후기부터 르네상스 전성기에 이르기까지 치마부에, 지오토, 마사치오,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은 성모와 아기 예수에게 생동감을 주기 위해 선형 원근법을 이용하여 과학적으로 공간을 배치한다. 삼차원 현실을 이차원 표면에 나타내는 선 원근법 Linear Perspective 에는 한 점으로 모이는 소실점vanishing point 이 나타나는데 이는 사진의 원리와 비슷하다. 

 

 

 

 

 

알베르티 뒤러 Albrecht Durer, Engraving on perspective projection, 1525
 
독일 작가 알베르티 뒤러의 판화이다. 모델 앞에 격자무늬 스크린을 놓고 종이에 정확히 옮긴다.

 

 

 

 

 

 

뒤러는 도구를 사용하여 거꾸로 투시된 대상물을 옮기고 있다. 카메라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다.

 

 

 

 

 

피지오노 트레이스 Gilles-Louis Chretien's Physionotrace, 1786
 

17-18 말 계몽주의 시대에 이르면 사회가 근대화 되고, 중산층의 경제력 및 자아의식이 발달한다. 판화, 일러스트레이션, 초상화 등 대량 이미지의 수요가 증가하자 사물을 정확히 그리기 위한 drawing machine 들이 생긴다.

 

 

 

 

 

실루엣 머신Thomas Holloway, A Sure and Convenient Machine for Drawing Silhouettes 1792
 
촛불에 비친 그림을 그리는 shadow tracing 방식으로 초상화를 그린다.

 

 

 

 

                       

 

드로잉 머신을 통해 사람들의 특징이 드러남에 따라 17-18 세기 말에 개인주의 풍조가 유럽에 퍼진다. 인간이 가진 물리적 특징과 사람의 성격을 연관 짓는 인상학, 관상학(Physiognomy)에 대한 관심이 또한 대두된다. 19세기에 이르면 죄수들의 사진을 찍어 신분에 따른 프로파일을 연구하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작가들의 작품에도 반영된다. 드가가 조각한 발레리나는 전형적인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지 않다. 진화가 덜 이루어지고, 사회의 저변에 속한 신분으로 분류되는 인상을 가지고 있다. 발레 단원이 되거나 혹은 뮤쉬의 눈에 띄어 신분을 상승하려는 유동적 계급의 출현 역시 근대화 현상 중의 하나였다. 

 

 

 

 

카메라 옵스큐라(dark room) 는 14-15 세기부터 화가들의 스케치를 도와주기 위한 광학 장치로 시작이 되었고, 효과가 대단하여 natural magic이라고 여겼다. 카메라의 전신술로 여긴다.

 

 

 

 

카메라 옵스큐라 Georg Brander, Table Camera Obscura, 1769
 

카메라 옵스큐라가 더욱 발전한다. 렌즈를 부착하고, 작은 박스로 만들며, 45도 각도의 거울을 부착하여 거꾸로 된 이미지를 바르게 고쳐준다.

 

 

 

 

 

Landscaper 및 제도사들이 카메라 옵스큐라를 사용한다. 빛의 작용으로 만들어진 사실적인 스케치이다. 

 

 

 

 

 

 

또 다른 카메라 전신인 카메라 루시다 camera lucida (light room)가 1806년에 고안된다. 네 개 프리즘이 부착되어 이를 통해 사물을 본다.

 

 

 

 

 카메라 루시다는 가볍고 낮에도 쓸 수가 있어서 여행자 및 landscape artist 들에게 유용한 도구가 되었고 또한 여러 개의 카피를 만들 수 있었다.

 

 

 

 

콘스터블 John Constable Cloud Study, 1822                   푸생  Poussin, Landscape with Saint John on Patmos, 1640 

 

              

1822 년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1776-1837)은 시시각각 변하는 구름을 재빨리 스케치한다 (Cloud Study, Frick Collection, New York). 200 년 전 바로크 화가 니콜라이 푸생이 그린 구름은 정지되어 보이지만, 컨스터블의 구름은 움직이는 듯하다. 고정적 이미지가 아닌 일시적 순간을 포착하고 싶은 욕망이 19세기에 들어와 컨스터블을 위시한 여러 화가들에게 생기고 있었다. 

 

 

 

 

 

영국 화가 존 윌리엄 터너는 비, 증기, 속도가 어우러진 순간의 현상을 흐릿한 선으로 표현한다. 사실적인 그림에서 멀어지며, 붓질이 거칠고, 인상주의로 가는 길목에 있는 그림이다. 사실적인 묘사는 사진에게 맡기고 회화는 마침내 방향을 튼다. 

 

 

 

 

 

19세기에 유럽 및 브라질 과학자들 22명이 비슷한 실험을 해 오던 중 1839 년에 공식적으로 사진의 발명이 선언된다. 1839-40년경 사진의 선구적인 인물인 드가르Daguerre, 탈봇Talbot, 바야르Bayard가 나타난다. 사진은 한 천재의 발명품이 아니라, 같은 시기에 비슷한 생각을 한 다수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the notion of simultaneous invention) . 비몽트 뉴홀 Beaumont Newhall 은 사진 (photography, 'light drawing')은 민감한 표면 (sensitive surface)위에 나타나는 빛의 물리적 행위(physical action of light) 라고 정의했다. 

 

 

 

 

 

 

죠셉 니스포어 입세는 최초로 카메라 없이 사진 작품을 만들었다. 1789 년 불란서 혁명을 겪으면서 생업을 모색하던 중에 그는 판화 기법을 사진에 이용한다. 고향 버건디 지방 라 그라의 집 창문에 카메라 옵스큐라를 8 시간 동안 햇볕에 노출시킨 결과 빛의 이동에 따라 건물의 음양에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딱 한장 뿐인 direct positive image 로서 최초의 permanent photo 이다. 

 

 

 

 

 

 

입세가 갑작스럽게 죽자 대가르는 그의 연구를 이어받아 햇빛에 투영된 이미지를 고정시키는 방법을 알아낸다. 햇빛에 민감한 표면인 fabric, paper 위에서 silver 가 빛을 만나면 metallic silver 는 날아가고 그 자리가 까맣게 변함을 알아낸다. 대가르는  고정된 대상에게 빛을 비추어 스틸 라이프 사진을 마침내 만들어 낸다.  1839-40 년에 카메라를 발명한 공이 대가르에게 돌아간다

 

 

 

 

 

대가르의 city scape에 인물이 우연히 나타난다. 마차와 말들은 빨리 지나가므로 사진에 나타나지 않았지만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던 구두닦이와 손님은 포착 되었다. 1839년에 대가르의 실험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대가르는 프렌치 아카데미 후원을 받아서 유럽 및 미국에서 유명해진다. 대가로 타잎은 판화와 비슷한 효과를 준다.

 

 

 

 

 

 

 

히포이트 바야르는 대가르와 비슷한 실험을 했지만, 모든 공로가 대가르에게 돌아가자 좌절한다. 자신이 물에 빠져 죽은 것 같은 이미지를 만들어 권위에 항거하는 사진을 만든다. 대상을 인위적으로 꾸며낸 미장센 포토그래피(mise-en-scene photography, 'putting on stage')의 최초의 작품이자 first political photography 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