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밍웨이,옷을 수선해 드립니다 1/22/10 > 김미연 아트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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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밍웨이,옷을 수선해 드립니다 1/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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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5,322회 작성일 10-01-28 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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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아시아 예술 2nd hour: Altering Your Clothes, Lee Mingwei








Fabric of Memory 2008                

Fabric of Memory는 유년 시절의 memory 와 관련이 있는 작품이다. 어린 시절 리밍웨이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학교에 갈 때 울었다. 그런데 엄마가 만든 옷을 입고 유치원에 가면 엄마와 같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리밍웨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에 엄마, 할머니가 만들어준 옷이나 목도리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고, 그 물건과 얽힌 이야기를 써서 자신에게 가져다 줄 것을 부탁했다. 관람객들이 와서 뚜껑을 열고 보면서 ‘나도 이런 것 있는데’ 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사람들이 박스를 안 열고 그냥 가면 박스 진열인줄로만 안다.

이것을 participatory work 관객 참여 작업이라고 하는데 최근의 현대 예술에서 굉장히 trendy 하다. 이전에는 작가가 이상한 짓하면 관객은 당혹해 하는 것으로 끝났고, 그 후에는 자동차의 잼을 핱아 먹는 참여로 변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삶과 일상을 건드리는 작가가 많아졌다. 이전의 대가들은 대중이 무지해 계몽해야 한다는 태도였고 사회 문제등의 큰 고민을 하였으나, 현대 작가는 ‘그래 예술이 요새 세상에 뭘 크게 할수 있겠니, 대중을 계몽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순진하고 무의미하지’ 라고 말한다. 리밍웨이는 ‘현대인의 삶이 고단한데 박물관에 갔더니 사회 문제로 또 괴롭힌다. 그러지 말고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주자. 잊고 살았던 추억, 고마움을 상기하게 하고 박물관 왔다 가면 마음이 따뜻하게 해주자’ 라는 의도를 가지고 Fabric of Memory Project 를 하였다.


The Sleeping Project 2003, Venice Biennale
For the Biennale, the artist invited strangers chosen by lottery to spend a night with him in the Palazzo delle Prigioni, an old prison, a situation fraught with meaning and possibility and cultural values. These evenings produced a variety of conversations and interactions which displayed the range of ways in which people experience intimacy and trust when confronted with an unknown other.













The Sleeping Project, Venice and New York
베니스의 한 호텔에 침대를 같다 놓고 복권이 당첨된 사람이 리밍웨이와 하룻밤을 같이 잔다. 자기 소지품 챙겨와 모르는 사람과 자면서 이야기를 하고, 다음날 녹음한 대화와 함께 가져온 소지품이 전시된다.  그 다음날 새로운 사람이 자고 가고 낮에 또 전시를 한다. 베니스 비앤날레에서 하고 나중에 뉴욕의 첼시에서도 했다. 아무도 자러 오지 않으면 project 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


100 Days with Lily 1995
100 Days with Lily documents Lee's relationship with a flower he planted as a bulb, nurtured to maturity, and carried everywhere, even after the flower died. Text overlaid onto five photographs that show various stages of Lily's life chronicles moments of their shared daily activities: day 1, 10:23, planting Lily; day 2, 06:34, sleeping with Lily; day 3, 12:05, eating with Lily' day 4, 09:14, walking with Lily; day 5, 07:12, meditating with Lily. Lily died on day 79 and was exhumed on day 100 







               

리밍웨이는 일상과 관련된 작업을 많이 한다. 릴리를 심고, 싹을 티우고, 물주고 외출도 같이 하는 100일 동안의 릴리와의 생활을 기록했다. Gallery 에서 image 로 보면서 혹 어떤 관객은 ‘이런 쓸데없는 것을 내가 읽어야 하나’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Letter Writing Project 1998
invites us to write the letters we've always meant to, but never taken time for. Lee Mingwei has created three three-sided booths. In this project, visitors enter one of three booths to write a letter to a deceased or otherwise absent loved one, offering previously unexpressed gratitude, forgiveness or apology. They may then seal and address their letters (for posting by the museum or gallery), or leave them unsealed in one of many slots on the wall of the booth, where later visitors may read them. Many later visitors come to realize, through reading the letters of others, that they too carry unexpressed feelings that they would feel relieved to write down and perhaps share. In this way a chain of feelings is created, reminding visitors of the larger world of emotions in which we all participate.








Letter Writing Project 1998
‘여러분이 누군가에 대해서 고마웠던 적이 있었지만 감사의 말을 못 전했다면 그 기억을 되살려 여기의 booth 에 와서 그분에게 편지를 쓰고 주소를 남기면 저희 gallery 가 편지를 부쳐 주겠습니다. 만약 그분이 돌아가셨다면 다른 관람객이 와서 읽을 수 있도록 여기에 편지를 남겨 놓겠습니다.’ 

Email, mobile phone 이 범람하는 요즘 편지 쓸 일 전혀 없다. 글로 표현하다 보니까 더 고맙고 돌아가신 분이 더 그립다. 대중의 participatory work 로서 관람객으로 하여금 자기 생활에 대한 생각을 하게 한다.


 

Joseph Beuys  1965  How to Explain Pictures to a Dead Hare

  
Joseph Beuys  1969 The Pack
Volkswagenbus with wooden sleds, each with felt, flashlight, fat

죠셉 보이스 는 artist as shaman (무당으로서의 예술가) 역활을 했다. 리밍웨이의 작품의 연결고리는 사람들의 상처를 치유하려는 healing strategy 를 썼던 보이스에게서 찾을 수 있다. 리밍웨이는  전 시대 작가 보이스와 dialogue 를 하면서 그 시대의 서양 예술이 했던 고민을 하며, 백남준 역시 보이스와 케이지에게 영향을 받았다.

How to Explain Pictures to a Dead Hare는 행위 예술로서 사진으로 기록이 남아 있다. 보이스는 얼굴에 연금술사처럼 금박을 칠하고 gallery 를 다니면서 죽은 토끼에게 그림을 설명한다. 연금술사란 쓸모없는 철을 가지고 금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처럼 아티스트 역시 의미없는 것을 가지고 의미 부여를 하는 사람이다. 마치 뒤샹이 의미없는 변기를 가져와서 예술이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아티스트는 연금술사처럼 일상의 가치 없는 것을 가져다가 예술을 떠받치고 있는 신화를 적나라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림을 설명하는 사람이 꼭 있어야 하는가?  화가 자신이 작업을 통해 이야기해야지 설명서가 있어야 한다면 미술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그런 것 없으면 이해 안되는 예술이 진정 예술인가?  현대 미술이란 이해하는 것이 아니고 단지 ‘나와 다르구나’ 를 느끼는 것이다. 자신의 방식에 질문을 한번 던져보는 것에 의미를 두는 것이지, 동양, 부다, 선불교를 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보이스는 현대 예술을 설명함은 마치 죽은 토끼에게 그림을 설명하는 것처럼 무의미하다는 퍼포먼스를  한다.

보이스The Pack 에서 자신이 참전 시에 경험했던 썰매, felt 천등이 등장을 하는데 나중에 거짓임이 드러나고 비난을 받았다. 이처럼 작가의 작품의 motive 에 대한 증인은  없다. 사람들은 리밍웨이의 작품은 의심 안한다. ‘이거 정말 할머니가 만들었어?’ 하고 묻지 않는다. 오히려 매우 좋아한다. 대중은 예술 작품을 볼때 ‘이거 누구꺼야’ 하고 묻고 작가의 배경을 알면 그림을  다르게 본다.

뒤샹이 아무리 자신의 인생과 상관이 없는 변기를 가져와 작가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려고 해도 사람들은 집요하게 작가를 끌어들인다. 여기서 리밍웨이는 뒤샹에게 도전을 한다.‘ 아무리 작가를 끊어내도 사람들은 꼭 작가와 연관을 시킨다. 현대작가들은 한결같이 아무 것도 믿지 말라고 한다. ‘작품도, 나도, 너도 믿지말고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라.’  보이스 역시 ‘내 작품 믿지 말고, 따르지 말고 계속해서 의심을 하라’ 라고 한다.

On Kawara, The Today Series of Date Painting 1966 




 
1966 년에서 2000년까지의 날짜를 쓰고, 그날에 일어났던 사건을 신문에서 찾아서, 같이 진열 한다. 위의 작품에는 특정 날짜의 크고 작은 사건을 신문에서 scrap 한 부제가 매일 매일 붙어있다. ‘Two tankers and two tugboats crashed in a fiery disaster in lower New York Bay, 1966  from Today Series – Present’

온 카와라는 Memory 를 건드리고 있다. 산다는  것은 매일을 기억하는 것, 기억하고 싶은 것은 잊혀지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은 생각이 나고, 기억의 작위성의 무서운 이중성을 묻고있다. Mail Art 로서 엽서에 ‘I’m alive’ 라고 써서 전세계에 있는 친구들에게 보내고 나중에 돌려 받아서 전시하거나 친구들이 소장하기도 한다.

1960년대에 들어와 편지, 엽서 작업이 중요했던 이유는 institution (박물관)과의 고리를 끊고 distribution (분배)의 경로를 바꾸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까지는 작품은 gallery 에서 전시되었지만 사고 파는 행위가 못 일어나게 60년 대에는 방식을 바꾸어 사람들에게 mail 을 하기 시작했다.

백남준이 Avant-garde Festival 에서 China Town 에서 산 마른 멸치를 봉지에 담아 사람들에게 나누어준 후 바다에 가서 (festival 이 바닷가에서 열림) 물고기를 놓아 주라고 했다. 그런데 스위스의 한 collector 가 그대로 하지 않고 집에 가져갔다. 나중에 백남준이 전시를 하고자 그에게 대여를 해달라고 했더니 보험료만도 1만불이 넘는다고 하였다. 이 스위스 콜렉터처럼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백남준의 의도는 자신의 작품이 고가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던 것이다.

온 카와라가 I’m alive 라고 쓴 엽서를 mail 한 행위는 언뜻 보면 무의미해 보이지만  ‘내가 이해 못해도 모마에 있으면 중요한 작품인가봐’ 하는 대중의 통념을 깨뜨리고, 아울러 institution 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으로 한 것이다. 어떤 무의미한 것도 결코 무의미하지 않으며, 미니멀리스트가 정치색을 배제 시키려고 한 노력도 결국에는 상당히 정치적이라고 할 수 있다.

Teching-Hsieh ( Sam Hsieh ), One Year Performance 1980-81      

 

          
테칭 쉬에 는 Time punch 를 찍으면서 한시간 간격으로 자신의 사진을 1년동안 찍은 후 모아서 전시했다. 
       
One Year Performance 1978-79




     
일년 동안 감옥 안에서 살면서 친구가 날라주는 밥을 먹었고, 그후에 감옥 생활의 글과 사진을 작품으로 남겼다.

Linda Montana & Tehching Hsieh, A Year Spent Tied Together at the Waist



린다 몬타나는 개를 키웠다. 테칭 쉬에는 린다가 개와 산책을 나가면 같이 나간다. 린다가 자면 그도 잔다. 두사람이 일년동안 허리를 줄로 묶어서 같이 살았다. 70년대에 나오기 시작한 이런 작품은 어떤 식으로든 묶여있는 사람의 관계에 대한 connotation (의미부여) 이다. 연인, 부부, 친구, 밖에 나와도 애 생각만 하는 엄마--사람은 이처럼 끈을 매달고 산다. 이런 작품을 보면 사람들은 대개는 질려한다. 그러나 내가 아무 생각 없이 1년, 10년 동안 하는 것일수 있다. 리밍웨이의 100 Days with Lily 도 이런 맥락의 작품이다. 

Lee Mingwei, Dining Project 1998-2005   
                                                     






 

‘여러분에게 저녁을 잘 차려줍니다. 응모하세요’ 관객은 리밍웨이와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한다. 낮에는 대화의 녹음이 나오고 식사 장면이 영상으로 전시가 된다. 아무도 밥먹으러 오지 않으면 이 프로젝트는 무산된다. 우리가 늘 하는 일, 밥 먹는 일이지만 작가 리밍웨이와 색다른 공간에서 함으로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먹고 자는 일을 박물관 공간에서 하니 나의 작품이기도 하다. 내 얼굴 내 목소리가 전시되니 내가 참여자를 넘어서서 작가가 된듯한 느낌도 든다. 이때까지의 소위 대가라는 작가들은 훈계만 했다. ‘나도 할수 있구나’  관객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Rirkrit Tiravanija, Untitled (Free) 1992-2007


태국인 트라바니자는 Yale 대 출신으로 리밍웨이의 선생이다. Yale 대는 개별 학생의 창조적 행위를 encourage  시키기 위해  학생에게 맞는 선생을 교수로 초빙해서 1학기 정도 배우게 한다.  트라바니자는 각광을 받는 유명 작가로서 관람객에게 팟타이를 만들어 주는 project 를 하였다. ‘앉아서 먹고 가세요, 이게 작품입니다. 사람들은 몇 년후에 한 리밍웨이의 dining project 가 선생의 팟타이 프로젝트를 표절한 것이 아니냐고 묻는다. 리밍웨이는 ‘나는 음식대접이 주가 아니라 관객과의 대화에 촛점을 두었다’ 라고 하였다. 리밍웨이 외에도 이런 종류의 participatory work 하는 작가가 많다. Interactive installation, Participatory install 이라고도 부른다.



Lee Mingwei, The Tourist Project 2003 for MoMA Queens Project 


The Tourist Project 2003                             

The Tourist Project randomly selected volunteer participants act as "tour guides," taking Lee Mingwei to places significant to them, popular tourist attractions or more private, idiosyncratic locations across New York City. In the process of telling and listening to stories about meaningful places, the city of New York and its boroughs reveal the multiplicity of experiences to which they play host.

The Tourist Project 역시 관객 참여가 필수인 participatory work 이며 참여를 신청한 사람을 뽑기를 한다. ‘모마로 오세요. 저(리밍웨이)를 오늘 하루동안 뉴욕 관광을 시켜주세요. 관광 명소도 좋고 당신의 추억거리가 있는 곳도 좋습니다.’ 다닌 곳에서 먹은 hot dog 의 은박지 포장, 명소의 안내서등을 박스에 모아서 진열했다.
모마의 관람객이 The Tourist Project 에 신청하면 관람객이 리밍웨이를 안내하여 뉴욕의 이곳 저곳을 tour 시킨다.  관객이 작가를 이끈다. 반대 방향의 concept 이다.



Lee Mingwei, The Mending Project 2009

The Mending Project는 첼시에서 행한 옷 수선 프로젝트이다. 뽑힌 사람이 수선할 옷을 가지고 오면 그 옷의 의미 등을 이야기를 나누고, 옷 주인의 허락 하에 전시기간 동안 리밍웨이가 수선한 옷을 전시한다.

수선이 필요한 옷을 들고 가면 구멍을 꿰매주고 잃어버린 단추도 달아준다. 리밍웨가 직접 수선을 하는데 빨강색 옷이면 파란색으로 해서 구멍을 더 드러나게 하고,  눈에 잘 뛰는 아주 다른 단추로 달아준다. 이유는 수선을 해서 없앰이 아니고  남은 자국을 더  티나게 수선해서 왜 찢어졌는지 기억이 잘나게 한다. 상처를 꺼내서 내보이고 얘기하면 묻어두는 것보다 치유가 된다. 말 그대로 mending 이다.

리밍웨이의 프로젝트는 백남준을 위시한 그전의 작가와 무엇이 다를까?  양쪽을 비교할 때 나에게 무슨 의미가 남을까? 리밍웨이의 작품은 우리의 마음과 묻혀있는 기억을 건드린다. 마음이 아팠다면 꺼내서 치유를 해야지 숨기면 안에서 곪는다. 백남준, 앤 해밀턴, 김수자의 issue 는 묵직해서 내가 모른척하고 살아도 내 일상에는 별로 지장이 없다. 외면하고 모른척 하고 지나가는 문제들은 구태여 끄집어 내어 은근히 내 마음을 블평하게 하고 한번쯤 생각해 보라고 굵은 목소리로 한마디하고 지나간다. 어쩌면 지나가지 않고  내 머리속에 들어와 한자락을 차지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런 participatory work 를 주로 하는 리밍웨이는 뭐 먹고 사나? 갑부인가?  위의 기록 사진을 작품으로 살 사람도 없을테고 팔 수 있는 object 가 없지 않은가? -- 전시에 사용된 도구들을 판다. 전시 전에 이미collector 들에게 연락이 가고 그들은 리밍웨이가 project 에 사용할 도구를 예약 한다. 리밍웨이 콜렉터들은 옷 수선 도구, 테이블, 의자, 그릇 등의 collectable item 을 예매한다.  

한 작가가 오로지 좋을 수 만은 없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 작가에 대한 호평과 악평이 다 이해가 되어야 한다. 리밍웨이의 작품은 재미있고 참신한 idea 인데 단지 흥미에서 끝난다면 별 의미가 없다. 훌륭한 작가일수록 engagement issue 가 깊다. 구태여 리밍웨이의 전시가 열리는 첼시에 가지 않고, 친구와 집에서 대화해도 영화와 사진을 봐도 나의 유년 시절의 기억과 추억을 끌어낼 수 있다. 예술한다는 작가가 겨우 요정도만 풀어낸다면 그리 의미가 없다. 내가 생각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것- 나는 여태까지는 그것이 내 인생의 일부라고 생각안했는데 이 작가의 작품을 보고 나니, 내 인생의 일부가 되었다—훌륭한 작품은 engagement issue 를 담아내야 한다.



Ann Hamilton, Malediction, Louver Gallery, New York, 1991-1992
 
이제껏 내 인생과 별로 상관 없다고 생각해왔던 issue 들을 앤 해밀턴은 들쳐낸다. 그녀는 1956년 생으로 대표적인 미국 작가이며 리밍웨이보다 더 유명하며 그와는 깊이가 다르다.  Malediction의 첼시 전시공간을 들어서면 와인에 적신 침대보 린넨 배게보 등의 누더기 천 조각의 눅눅한 냄새가 진동하며 앤 해밀턴이 등을 돌려서 않아있다. 관객은 당혹스럽다. 해밀턴 옆에는 나무가지 바구니가 놓여있는데 밀가루 반죽 덩어리를 입에 넣어서 mould 를 떠서 바구니에 넣는 동작을 반복한다. 리밍웨이와 정 반대의 분위기이다.

해밀턴은 전시 공간이 정해지면 그 장소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한다. 사람들은 첼시를 현대 미술의 역사의 장이며 고급 boutique 가 늘어선 hip 한 동네로 지금은 연상하지만, 19세기 말에는 옷 공장 지대로서 20세기 초의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6,7세의 아이들도 공장 일을 했던 지역이다. 누구도 첼시를 100년, 200년 전의 누군가의 눈물과 피땀이 있었던 곳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History 의 대문자 H 는 항상 훌륭한 역사만을 기록한다. 해밀턴은 사람들이 기억하지 않는 것을 들추면서 의문을 제기한다. 와인에 젖은 옷과 밀가루 반죽은 사람의 피와 살을 은유하며 큰 바구니는 서양에서 시체를 영안실로 옮기는 도구였다.    


Ann Hamilton, Indigo Blue 2007

해밀턴은 Textile 을 전공한 Yale 대학원 출신이며 천을 가지고 작품을 많이 한다. Indigo Blue는 18000개 청바지가 산더미처럼 켜켜 접혀 있는데, Blue color 노동자가 입던 청바지를 donation 받아서 쌓아 놓았다. 어떤 여자가 책을 펼쳐놓고 erasing 작업을 하고있다. 4 시간에 한번씩 staff 이 바뀐다. 관객이 뭘 지우고 있나를 물어보면 국제 노동법 문서 책을 지우고 있다고 답한다. Illegal laborer 에 대한 노동법은 아주 빈약했다. 노동자의 안전 보장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 ‘너는 illegal’ 을 문제 삼았다. 우리가 멋을 부리기 위해 혹은 난방 냉방의 목적으로 입는 옷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인가를 해밀턴은 묻고 있다.

해밀턴은 우리가 너무나 익숙하게 여기는 것을 ‘짐깐만요’ 하면서 관객을 engage 시킨다. 리밍웨이의 작품은 나도 너도 할 수 있고 다른 곳에서 접해본 것들이지만, 해밀턴의 issue 는 나와 가족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가 없다. 예술이란 내가 미처 생각못한 것을 끌어내어 이제부터라도 나의 삶의 이야기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Ann Hamilton, Mantle 1998


Johannes Vermeer, The Milkmaid, 1658-1661

The Milkmaid는 17세기 네덜란드 바로크 미술로서 빛이 비치는 창가에서 milkmaid 가 우유를 따르는 것을 그렸다. 여성은 서양의 icon 중의 하나로서 객체의 대상인 탐구의 도구였다. 실내 공간에 노동하는 여성을 예쁘게 서있게 하고 빛이 들어오는 양상을 탐구해 보자. 버미어는  milkmaid 의 노동에 대하여 생각하려고 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다. 해밀턴이 The Milkmaid 를 확대 과장 parody 하여, 꽃 썪는 냄새가 진동을 하는 가운데 창가의 빛에서 여자가 뜨개질 하고 있는 installation work Mantle을 내 놓았다.

차비가 없어서 걸어가는 것은 비참하고 다리도 무척 아프지만, 차비가 있는데 운동삼아 걸어 가는 것은 할만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여성의 삶을 주제로 삼아 그리는 사람은 차비가 있는데 스스로 원해서 걸어가는 사람이다. 그러나 하루 종일 허드레 일하며 사는 여성은 기분이 씁쓸하며, 차비가 없어서 걸어가는 사람이다. ‘네 눈에는 추운 날에 밀크 따르는 일이 아름다워 보였니? 나의 추운 마음은 못 봤구나’

리밍웨이The Mending Project는 하루 종일 재봉질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신기하지도 재밌지도 않다. 봉제 노동자의 마음을 생각 안하고 재봉을 주제로 작품을 만드는 것은 차비가 있는데도 일부러 걸어가는 사람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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