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 여성들의 왕성한 활동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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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방아풀 댓글 0건 조회 2,477회 작성일 12-05-09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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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 나 의사한테 갔다 왔어. 폐경이래.”
동료와 점심 먹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지난번 생리가 몇 달 없다면서 폐경일지도 모른다고 키득대던 그녀는 막상 사실이래니까 좀 당혹스러운 모양이다. 아직 40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그녀는 폐경은 50대 중반은 되어야 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대개의 폐경기는 50세 전후 5년 안에 일어나니까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조금 억울한 모양이다.
“나 아직 마흔 아홉이야. 오십 되려면 좀 더 있어야 돼… 하긴, 이제 그 지긋지긋한 피임은 더 이상 안 해도 되겠네. 차라리 잘됐지, 뭐.”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그녀가 이야기를 하도록 가만히 있었다. 이제 한동안 그녀의 몸은 격동기를 겪는다. 초경과 함께 시작된 배란주기를 중심으로 지난 몇 십년 정교하게 움직여온 호르몬 체계는 이제 과도기를 겪고 새로운 균형을 찾아간다. 그동안 그녀는 많이 힘들 수도 있고, 그냥 덤덤히 바뀔 수도 있다. 일단 새로운 균형을 찾으면 여자는 아줌마도 아니고 할머니도 아닌 상태에서 10여년을 더 살아간다.
동료와 점심 먹는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지난번 생리가 몇 달 없다면서 폐경일지도 모른다고 키득대던 그녀는 막상 사실이래니까 좀 당혹스러운 모양이다. 아직 40대의 끝자락에 서 있는 그녀는 폐경은 50대 중반은 되어야 오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대개의 폐경기는 50세 전후 5년 안에 일어나니까 그다지 놀랄 일은 아니라고 친절하게(?) 설명했다. 그녀는 조금 억울한 모양이다.
“나 아직 마흔 아홉이야. 오십 되려면 좀 더 있어야 돼… 하긴, 이제 그 지긋지긋한 피임은 더 이상 안 해도 되겠네. 차라리 잘됐지, 뭐.”
나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그냥 그녀가 이야기를 하도록 가만히 있었다. 이제 한동안 그녀의 몸은 격동기를 겪는다. 초경과 함께 시작된 배란주기를 중심으로 지난 몇 십년 정교하게 움직여온 호르몬 체계는 이제 과도기를 겪고 새로운 균형을 찾아간다. 그동안 그녀는 많이 힘들 수도 있고, 그냥 덤덤히 바뀔 수도 있다. 일단 새로운 균형을 찾으면 여자는 아줌마도 아니고 할머니도 아닌 상태에서 10여년을 더 살아간다.
50대를 바라보는 여자는 갱년기를 맞는다. 매달 반복되어 온 월경주기가 끝나고 여러 가지 ‘증상’들이 나타나는 갱년기는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을 통해 치료해야하는 ‘장애’라고 생각하기 쉽다. 여성 호르몬의 감퇴로 오는 폐경을 ‘치료’하기 위해 여성 호르몬을 처방받기도 하고, 식물성 여성 호르몬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이나 건강 보조 식품을 사들이기도 한다. 폐경의 ‘원인 치료’로 각광을 받았던 여성 호르몬 첨가 요법은 암, 심장병 등을 불러 일으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기가 시들해졌다.
그런데 갱년기의 중심인 폐경은 진화론의 관점에서는 장애라기보다는 차라리 수수께끼이다. 자연에서 극히 보기 드문 현상이기 때문이다.
생명체는 에너지를 얻어서 살아간다. 고등 동물은 세포수를 늘려나가면서 자라나고, 다 크면 새끼를 치다가 죽음을 맞이한다. 그런데 여자는 폐경과 함께 이상한 단계에 들어선다. 성장도 하지 않고 생식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곧 노화가 진전되어 죽는 것도 아니다. 갱년기를 지낸 여자는 아줌마와 할머니의 사이에 있다. 여자의 폐경이 수수께끼인 이유는 그 기간이 매우 길기 때문이다. 십대 초에 초경을 하고 50대에 폐경을 하는 여자는 30~40년간 생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다. 그리고 여성 호르몬의 감퇴로 폐경을 하고 그 이후로도 30~40년을 끄떡없이 잘 살아간다. 생식을 끝내고 살아가는 햇수가 생식을 할 수 있는 햇수만큼이나 길어질 수도 있는 셈이다.
자연계에서 폐경이 드문 이유는 폐경이 올 때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우리가 모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단지 수명이 길어져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수명이 길어지면 생식의 기간도 따라서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를 보면 그러하다. 그러니 60대에 자손을 보는 남자의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그다지 경이롭지 않다. 성장을 끝낸 생명체로서 죽을 때까지 생식을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2008년에 70세의 나이로 아이를 낳은 여자는 신기록을 세우고 뉴스에 올랐다. 50대, 60대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수명이 얼마나 길어지던, 여자들은 거의 모두 50대에 폐경기를 맞는다. 동물원 등에서 자연에서보다 긴 수명을 누리는 동물들의 경우, 노화의 일환으로 폐경을 맞지만, 계속 노화가 진전되어 곧 죽고 만다. 인간의 여자처럼 수명의 상당한 부분을 폐경 이후 단계로 보내는 동물은 없다.
폐경은 난자 생산의 특징을 보아 필연적일 수도 있다. 남자는 정자는 계속 새롭게 만들어내지만, 여자는 평생 쓸 모든 난자를 이미 가지고 태어난다. 40대 여자의 난소에는 40년이 지난 난자가 있다. 이렇게 오래된 난자는 돌연변이 등으로 건강한 아기로 태어날 가능성이 낮아진다. 50~60대에 아이를 낳아서 화제에 오르는 여자들은 모두 난자를 제공 받아서 임신을 한 경우이다.
폐경이 필연이라 해도 수수께끼는 남는다. 바로 갱년기를 지낸 여자의 왕성함이다. 50대의 여자들은 생식 기관의 기능이 멈추지만 그 밖의 신체 기능은 뛰어나다. 모든 기관이 비슷하게 노쇠해지는 남자와 매우 다른 모양이다. 여자는 왕성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여성 호르몬이 감퇴하는 대신 남성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강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평생 억눌려 살아가던 여자가 50대에 들어서서 목소리가 커지고 왕성한 체력으로 힘이 커지는 반면 남자는 전반적으로 쇠약하기 시작하여 남녀 간의 힘의 균형이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인류학에서는 이렇게 왕성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갱년기 이후의 여자를 할머니 가설로 설명한다. 40대, 50대에 아기를 직접 낳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생식을 포기하고 딸자식의 생식을 도와줌으로서 자신의 유전자에게 도움이 되고, 폐경의 기원이 되었다는 학설이 바로 ‘할머니 가설’이다. 인간의 성장기는 매우 길기 때문에 늘그막에 낳은 아기는 그만큼 성장이 끝나기 전에 돌봐주는 어른이 죽을 가능성이 크다. 2008년에 70세의 나이로 아이를 낳아 기록을 세웠던 여인은 그 후 18개월을 겨우 넘기고 사망하였다. 침팬지 연구에서도 알려졌듯이 암컷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 낳은 새끼를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죽을 경우 뒤에 남겨진 새끼 역시 살아남을 확률이 낮다. 얼마 전에 개봉되었던 디즈니의 다큐영화 “침팬지”는 엄마를 잃은 아기 침팬지를 형 침팬지가 돌보면서 어려움을 물리쳐 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인류학자들에게 더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바로 영화 속의 내용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엄마를 잃은 아기 침팬지는 먹지도 못하고 죽은 엄마 곁에서 맴돌다가 굶어서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
직접 아이를 낳고 키우는 대신 손자가 잘 클 수 있도록 잘 도와주려면 정신과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생식 기관을 제외한 모든 신체 기관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갱년기를 지난 50대의 여자들이 15년, 20년 정도를 왕성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 첫 손주를 봤으니까 ‘할머니’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할머니 같지 않은 여자들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할머니의 덕택으로 인간은 낳은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다음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좁은 나이 터울의 덕으로 큰 정성이 들어가는 아이를 두 명 이상 한 번에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왕성한 할머니 등에 업혀 인구 증가를 계속해 온 셈이다.
이제 저출산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가 왔다. 폐경 무렵에 손주를 보고 키우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마흔을 고비로 폐경 문턱에서 아이 하나를 낳는 노산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껏해야 하나, 둘을 낳는다. 잘 크도록 도와줘야할 손주도 기껏해야 하나, 둘인 시대가 왔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손주를 키우던 힘은 다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세상 밖으로 나와서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중년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고 건강한 일이다.
자연계에서 폐경이 드문 이유는 폐경이 올 때까지 살아남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우리가 모를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단지 수명이 길어져서 이렇게 된 것은 아니다. 수명이 길어지면 생식의 기간도 따라서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의 경우를 보면 그러하다. 그러니 60대에 자손을 보는 남자의 이야기는 따지고 보면 그다지 경이롭지 않다. 성장을 끝낸 생명체로서 죽을 때까지 생식을 하는 일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2008년에 70세의 나이로 아이를 낳은 여자는 신기록을 세우고 뉴스에 올랐다. 50대, 60대에 아이를 낳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수명이 얼마나 길어지던, 여자들은 거의 모두 50대에 폐경기를 맞는다. 동물원 등에서 자연에서보다 긴 수명을 누리는 동물들의 경우, 노화의 일환으로 폐경을 맞지만, 계속 노화가 진전되어 곧 죽고 만다. 인간의 여자처럼 수명의 상당한 부분을 폐경 이후 단계로 보내는 동물은 없다.
폐경은 난자 생산의 특징을 보아 필연적일 수도 있다. 남자는 정자는 계속 새롭게 만들어내지만, 여자는 평생 쓸 모든 난자를 이미 가지고 태어난다. 40대 여자의 난소에는 40년이 지난 난자가 있다. 이렇게 오래된 난자는 돌연변이 등으로 건강한 아기로 태어날 가능성이 낮아진다. 50~60대에 아이를 낳아서 화제에 오르는 여자들은 모두 난자를 제공 받아서 임신을 한 경우이다.
폐경이 필연이라 해도 수수께끼는 남는다. 바로 갱년기를 지낸 여자의 왕성함이다. 50대의 여자들은 생식 기관의 기능이 멈추지만 그 밖의 신체 기능은 뛰어나다. 모든 기관이 비슷하게 노쇠해지는 남자와 매우 다른 모양이다. 여자는 왕성한 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 여성 호르몬이 감퇴하는 대신 남성 호르몬이 상대적으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강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평생 억눌려 살아가던 여자가 50대에 들어서서 목소리가 커지고 왕성한 체력으로 힘이 커지는 반면 남자는 전반적으로 쇠약하기 시작하여 남녀 간의 힘의 균형이 완전히 뒤바뀌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인류학에서는 이렇게 왕성한 에너지를 자랑하는 갱년기 이후의 여자를 할머니 가설로 설명한다. 40대, 50대에 아기를 직접 낳기 보다는 차라리 자신의 생식을 포기하고 딸자식의 생식을 도와줌으로서 자신의 유전자에게 도움이 되고, 폐경의 기원이 되었다는 학설이 바로 ‘할머니 가설’이다. 인간의 성장기는 매우 길기 때문에 늘그막에 낳은 아기는 그만큼 성장이 끝나기 전에 돌봐주는 어른이 죽을 가능성이 크다. 2008년에 70세의 나이로 아이를 낳아 기록을 세웠던 여인은 그 후 18개월을 겨우 넘기고 사망하였다. 침팬지 연구에서도 알려졌듯이 암컷이 삶의 마지막 단계에 낳은 새끼를 끝까지 돌보지 못하고 죽을 경우 뒤에 남겨진 새끼 역시 살아남을 확률이 낮다. 얼마 전에 개봉되었던 디즈니의 다큐영화 “침팬지”는 엄마를 잃은 아기 침팬지를 형 침팬지가 돌보면서 어려움을 물리쳐 나간다는 내용이다. 이 인류학자들에게 더더욱 감동적인 이유는 바로 영화 속의 내용이 그만큼 드물기 때문이다. 엄마를 잃은 아기 침팬지는 먹지도 못하고 죽은 엄마 곁에서 맴돌다가 굶어서 죽을 가능성이 더 높다.
직접 아이를 낳고 키우는 대신 손자가 잘 클 수 있도록 잘 도와주려면 정신과 신체가 건강해야 한다. 생식 기관을 제외한 모든 신체 기관이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이것이 갱년기를 지난 50대의 여자들이 15년, 20년 정도를 왕성하게 보낼 수 있는 이유라고 한다. 첫 손주를 봤으니까 ‘할머니’이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전혀 할머니 같지 않은 여자들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할머니의 덕택으로 인간은 낳은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그 다음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좁은 나이 터울의 덕으로 큰 정성이 들어가는 아이를 두 명 이상 한 번에 키울 수 있게 되었다. 인류는 왕성한 할머니 등에 업혀 인구 증가를 계속해 온 셈이다.
이제 저출산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대가 왔다. 폐경 무렵에 손주를 보고 키우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마흔을 고비로 폐경 문턱에서 아이 하나를 낳는 노산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기껏해야 하나, 둘을 낳는다. 잘 크도록 도와줘야할 손주도 기껏해야 하나, 둘인 시대가 왔다. 아이를 낳고 키우고, 손주를 키우던 힘은 다 어디에 쓰이고 있을까? 세상 밖으로 나와서 왕성한 사회 활동을 하는 중년 여성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고 건강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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