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늘어나면 백혈병도 따라 는다 > 건강정보 백과사전

대규모로 살포되는 농약과 가정에서 쓰이는 살충제가 백혈병 발생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선진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백혈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농촌 지역에서 백혈병 증가율이 가장 높다. 전통적으로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백혈병에 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왔는데, 지금도 그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백혈병 발생 위험 요인으로는 각종 화학 물질, 바이러스, 고압선 등이 거론된다. 그 가운데‘벤젠'이라는 화학 물질은 백혈병을 일으키는 발암물질로 확인되었다. 주유소나 정유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서 백혈병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도, 이들이 벤젠에 많이 노출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농부들의 백혈병 발생률을 높이는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농약이다. 농약을 제조할 때 사용하는 유기용제와 농약의 일부 성분이 백혈병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특정 농약의 사용을 금지한 후 백혈병 발생률이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도 백혈병이 농약과 연관되어 있음을 뒷받침한다.
농약의 피해는 직접 농사를 짓는 사람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엄마 뱃속에 있는 동안 엄마를 통해 농약에 자주 노출되었던 태아들은 백혈병 발생 위험이 높아진 채 태어난다. 그리고 이 아이들이 자라는 과정에서 잔디나 정원 등에 뿌려진 농약에 노출되면 급성 백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농사에 사용되는 농약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되는 각종 살충제도 백혈병 발생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임신 중에는 살충제 사용을 극히 제한해야 한다. 또한, 어머니뿐만 아니라 농약에 자주 노출된 아버지를 가진 아기들도 백혈병을 비롯한 각종 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농촌 외의 여러 곳에서 농약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프장이다. 골프장 잔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제초제와 살충제 같은 각종 농약이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그로 인해 골프가 대중화되어 있는 선진국에서도 골프장은 환경 오염 시설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골프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장 건설을 일방적으로 막기는 쉽지 않다. 환경 전문가들은 농약으로 인한 수질 오염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이고, 골프장을 과거 석회암 채석장이나 광산 지역, 모래 및 자갈 채취장 등에 건설하라고 요구한다.
 새로 건설되는 골프장들은 접근성과 경관을 고려하여 도심이나 상수원 주변, 마을 한복판, 심지어 초등학교 주변에 건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환경 보건학 측면에서 볼 때 매우 걱정스러운 일이다.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곳 주변의 하천에서 수영을 하는 어린이들이나, 주변 환경이 농약으로 오염된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의 백혈병 발생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골프장에 살포된 농약 성분이 바람을 타고 인근 지역으로 전파되는 상황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