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공해'가 우리몸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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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93회 작성일 10-06-06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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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땅·물에 이은 제4의 오염 '전자파'…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또 하나의 재앙
![]() 최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YouTube)에는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를 이용해 팝콘을 튀기는 영상이 올라와 조회수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인으로 보이는 4명의 청년들이 4개의 휴대전화를 이용해 팝콘을 튀기고, 한 청년은 이렇게 만들어진 팝콘을 직접 먹어보기까지 하는 등 호기심을 유발하고 있는 것.
동영상에 등장하는 이들은 4개의 휴대전화를 열십자(十) 모양으로 배치한 뒤, 그 가운데 팝콘용 옥수수알 몇 개를 놓는다. 그리고 동시에 4개의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자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옥수수들은 ‘파팍’ 소리를 내며 공중으로 튀어 오르면서 뽀얀 팝콘으로 변하는 놀라운 광경이 연출된다. 이를 본 전세계 네티즌들은 똑같은 실험을 통해 같은 결과를 얻었다는 동영상을 또다시 유튜브에 올리며 새삼 휴대전화 전자파의 ‘위력’을 유포하고 있다. 전자기기에서 나오는 각종 전자파가 기계의 오작동을 유발하고 암 발생률을 높인다는 보고가 늘어나면서 잔자파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전자파가 없다면 각종 정보가 전달되지 못하고, 기계들은 작동을 멈출 것이다. 문명의 이기이자 공기처럼 흔한 전자파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 보도록 하자. ◆ 논란 속에 있는 전자파의 유해성 ◆
20세기 초 어느 학자가 흡연은 폐암을 일으킨다고 보고했을 당시 의사를 포함한 모든 학자들은 코웃음을 쳤다. 그로부터 많은 논란을 거치면서 의학계에서 이 연구가 인정받기까지 30여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자파 유해성에 관한 첫 연구는 송전선로와 아동들의 암에 관한 것으로, 1979년 덴버에서 수행되어 고압선로에서 40m 이내에 거주한 아동들이 백혈병으로 사망한 숫자가 정상아동의 2배 정도 높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자 학자들은 터무니 없는 엉터리 연구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지금은 전자파의 유해성을 밝힌 연구결과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자파 인체에 유해하다’는 명제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 그 이유로는 전자파가 어떻게 각종 암을 유발하는가에 대한 과학적인 기전이 밝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슷한 예로 치매, 백혈병 등 아직도 수많은 질병의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것처럼 현대 의학이나 과학이 상당히 발달되어 있어도, 특히 인체에 관해서는 밝혀진 것보다 안 밝혀진 것이 훨씬 많은 상황이다. 전자파에 대한 연구를 시작한지 20년도 안되었기 때문에, 그리고 전자파는 흡연과는 달리 세기·주파수·노출시간·파형 등 매우 복잡하므로 암과의 관련성 규명이 상당히 어려운 실정이다. 전자파에 의한 암 발생 과정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서 전자파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은 흡연의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았던 시대에 흡연을 방치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미국에서는 정부에서 특별법안을 마련, 92년부터 5년간 약 5백억의 예산을 확보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지원 및 대국민 홍보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3대 오염은 공기·물·땅이고 제4의 공해가 바로 ‘전자파’라고 학자들은 일컫는데, 원시생활로 돌아가지 않는 한 피할 수 없는 전자파. 과연 어떤 것인지 그 실체부터 따지고 보자. ◆ 전자기기 오작동을 일으키는 전자파 ◆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란 광범위한 주파수 영역을 갖는 전자기 에너지로, 전류가 흐르는 주위에 형성되는 전계(Electric Field)와 자계(Magnetic Field)의 변화가 일으키는 파동이다.
파장의 크기에 따라 적외선·감마선·엑스선·가시광선·무선파·극초단파로 구분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전자파는 비전리 방사선 종류(극초단파·무선파·가시광선)이며, 초음파와 저전자계 등도 포함된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사용하는 60Hz의 교류는 1초 동안 60번 전극이 바뀌면서 초당 60개의 전 자파동을 형성한다. 전자파는 파장이 짧을수록(1초당 주파수가 많을수록) 높은 에너지를 가진다. 전자파는 전기를 사용하는 모든 기구에서 발생한다. 다시 말해, 가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가정용 전자제품에서 전자파가 발생한다고 보면 된다. 특히 2450MHz의 고에너지 마이크로 웨이브를 사용하는 전자렌지와 800~900MHz의 마이크로 웨이브를 사용하는 휴대전화, 컴퓨터 등에서 많은 전자파가 발생한다. 그 외 생활주변에서 오락실이나 송전선 근처에서 아주 강한 전자파가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전자파는 우선 전자파를 이용하는 다른 전기전자 제품에 영향을 미친다. 외부로부터 전해진 전자파가 기기의 전자회로에 이상을 미쳐 오작동을 일으키는 것이다. 주변에 자동차가 지나갈 때 TV의 화상이 떨리는 것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전자파에 TV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TV를 켜놓은 채 곁에서 진공청소기를 켜면 TV화면이 몹시 떨리는 것도 청소기로부터 나온 전자파가 장해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이처럼 생활환경 속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로 인해 기기의 오동작을 일으키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일어나게 되며, 이것이 병원이나 항공기 기내 등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이유다. 전자파로 인한 오작동 사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 이유없이 ‘삑삑’ 도난방지기 오작동 = “잡화점에서 귀걸이랑 머리핀을 사가지고 나오는데 출구에서 ‘삐삐삐삐’ 경보음이 갑자기 울리는 거에요. 분명 출입구를 지나간 사람은 저 밖에 없는데, 저는 물건을 훔치지 않았거든요. 점원 하나가 오더니 쇼핑백을 보여달라고 하더군요. 확인을 하고는 죄송하다면서 그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을 해줬어요. 이해는 하지만 기분은 좋지 않았습니다.”
도서관이나 옷가게, 액세서리 가게 등 소매점 이용시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출입문 양쪽 옆으로 두 개의 기둥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도난방지기의 원리는 바로 전류의 흐름을 이용하는 것. 양쪽 두 기둥에 코일이 감겨져 있는데, 한쪽 코일에서 58kHz의 진동수로 왔다갔다하는 주기적인 전류를 흘려주면 자기장이 변화하면서 반대편 기둥의 코일에도 유도전류가 흐르게 된다. 그 유도전류의 진동수는 처음 전류의 진동수와 같다. 하지만 여기에 자성을 띤 물체가 통과하면 그 자기장의 영향으로 유도전류는 약간의 교란을 받게 되고, 이것을 센서가 재빨리 감지해 경보음을 울리는게 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휴대폰의 전자파나 여러 전자제품의 전자파로 인해 물건을 훔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센서가 작동해 경보음이 울리는 경우가 흔하다. △ 의료기기 오작동 “휴대전화를 꺼라” = 한국에서 발생한 사례다. 삼성서울병원이 모바일병원 시스템 구축 전후로 각각 한번씩 시험을 한 결과, 한 장비가 PCS 전파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 관계자는 혈액검사기가 전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PCS 전파 차폐장치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의료기기 오작동 가능성을 이유로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 안에서 이동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또 서울 강남의 한 치과에서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둔 통증클리닉에 들여놓은 생체 전자기파동 치료기가 작동할 때마다 치과에 있는 유닛 체어가 스스로 오작동하는 사례를 경험했다. 연세대학교 의대 김덕원 교수팀은 각종 휴대전화기가 의료기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현재 대부분의 병원에서 사용중인 초음파기기, 태아감시장치 등 38기종의 의료기를 통해 실험한 결과 무전기가 의료기기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범위가 넓었고 휴대전화는 근거리지만 의료기기의 오작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병원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은 금지되어 있으며, 특히 영상의학분야 등 전자파에 민감한 분야에서는 외부 전파가 차단되도록 건물이 설계된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 등 일부 주요 시설에서는 휴대전화 반입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 컴퓨터 오작동으로 인한 열차 충돌사고 = 1984년 12월 일본의 한 지하철역으로부터 약 20m 정도 떨어진 전자오락실에서 발생한 전자파로 지하철 무선조정 컴퓨터가 오작동을 일으켜 열차끼리 충돌한 사고가 발생했다.
또 1991년 5월 일본 시가현 시가라키고원 철도에서 열차끼리 충돌해 42명이 숨지고 454명이 부상한 사건이 있었다. 인근 오락실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신호기를 오작동시켜 발생한 사건으로 결론지었다. △ 무시무시한 엘리베이터 추락사고 = 1988년 서울 강남의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가 정상적으로 상승하던 중 갑자기 정지한 뒤 추락해 타고 있던 어린이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파트 부근 상공을 지나던 고압선에서 방출된 전자파가 오작동의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 로켓포 발사제어시스템 이상 = 베트남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67년 미 해군 포레스탈호가 통킹만을 향해 대공포격을 시작하자 로켓포가 제멋대로 발사되면서 포탄이 갑판에 계속 떨어져 무려 승무원 154명이 사망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신과정의 라디오파에서 발생한 전자파가 로켓포 발사제어시스템에 이상을 일으킨 사고로 결론지었다. ◆ 러닝머신 전자파, 면도기의 470배 ◆
전자파를 발생하는 기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한마디로 가정용 전자제품 대부분이 발생원이라고 보면 된다.
휴대전화·무선전화기·무전기 등의 통신기기는 워낙 통신수단으로 전자파를 이용하므로 그 자체가 전자파 발생장치를 갖추고 있다. 통신기기에서 나오는 전자파들은 의도적으로 발생시킨 것이지만, 생활에서 사용되는 대부분의 전기전자 기기에서도 의도하지 않은 전자파가 방출되고 있다. 고압선로 주변은 말할 것도 없이, 기본적으로 교류전류가 흐르는 모든 도선 주변에서는 교류전류인 60Hz의 저주파 성분이 존재한다. 컴퓨터 모니터나 TV 등 화면을 사용하는 기기의 경우 변조된 직류전류 성분, 60Hz의 교류전류 성분, 전자총에서 수평과 수직 편향을 만들어주는 코일이 발생시키는 고주파 성분(15-30kHz), 디지털 회로에 의한 고주파 성분(1-20MHz) 등 다양한 전자파가 발생한다. 또한 모니터에는 전자총에서 전자를 가속시켜 브라운관의 형광물질에 주사하므로 순간적으로 수천볼트의 고압발생부가 있어 강한 전기장이 형성되고, 또한 모니터에 흐르는 전류에 유도된 자기장도 발생한다. 전자렌지는 전원으로 쓰는 60Hz의 저주파 성분과 2.45GHz의 마이크로파를 동시에 낸다. 60Hz 짜리는 전자렌지의 전원이고 2.45GHz는 음식물을 데우는데 사용하는 마이크로파다. 전자렌지는 스위치를 껐을 때도 코드가 전원에 연결돼 있는 경우는 마이크로파 발생장치인 마그네트론이 예열되고 있는 상태이므로 60Hz의 전자파가 늘 발생하고 있다. 그 외 전기장판·전기담요·냉장고·헤어드라이어·전기면도기·믹서·전기다리미·공기청정기 등 한마디로 전자파는 전기의 흐름이 있는 곳이면 어디나 존재하므로 전기와 관련된 제품에서는 거의 필수적으로 전자파가 발생한다. 그런가 하면 러닝머신에서 운동하는 사람이 받는 전자파가 전기면도기 사용시의 470배, 컴퓨터 모니터를 몸에 바짝 붙여 사용할 때의 47배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도 있다. 한국의 환경부에 따르면 16개 가전제품에 대한 전자파 방출조사 결과, 러닝머신 운동시 948.7mG(밀리가우스ㆍ자기장 세기 단위)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을 몸에 바짝 붙여 사용할 경우 전자파 방출량은 전자렌지 443.1mG, 진공청소기 309.1mG, 헤어드라이어 275.8mG, TV 219.4mG, 세탁기 116.9mG 등으로 높다. 가전제품을 몸에서 30㎝ 떨어진 거리에서 사용하게 되면 러닝머신은 10.6mG로 급격히 떨어지고 TV는 15.1mG로, 컴퓨터 모니터는 4.9mG로 감소하는 등 대부분의 가전제품이 25mG 이하로 낮아져 크게 줄어든다. 전자렌지는 바싹 붙으면 전자파 방출량이 443.1mG, 30㎝ 떨어지면 160.3mG로 감소폭이 작다.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공식 보고서는 발표되지 않았으나 ‘국제 비전리 방사선 보호위원회(ICNIRP)’가 제시한 권고치는 833mG 이하다. 미국의 경우 전자파의 연방 건강기준은 없으나 플로리다, 뉴욕 등 6개 주는 송전선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250mG를 초과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다. ◆ 이유 없이 몸이 이상하다면 전자파 의심 ◆
“전자파는 특히 세포증식이 빠른 혈구, 생식기, 임파선 등과 같은 조직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른함, 불면증, 신경예민, 두통, 숙면에 관여하는 멜라토닌 호르몬 감소, 맥박 감소 등이 전자파와 관련이 있으며, 백혈병, 임파암, 뇌암, 중추신경계암, 유방암, 치매, 유산 및 기형아 출산 등도 전자파 때문에 그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얘기죠.”
컴퓨터나 휴대전화가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면서 전자파의 영향을 무시할 수만은 없게 됐다. 임신한 여성 뿐만 아니라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들의 경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상징후에 시달리기 쉬운데 이런 때는 전자파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컴퓨터를 많이 쓰거나 휴대전화를 장시간 사용하게 되는 경우 두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전산직에 종사하고 있는 C모 씨는 “편두통을 자주 앓지만 병원에 가도 ‘신경성’이라는 답만 얻을 뿐이다”라며 “아무래도 전자파 때문이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대학생 M모 씨는 지난해 원인을 알 수 없는 하혈을 한 달 동안이나 계속했다. 하혈이 그친 후에는 얼굴에 원인 모를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 아직까지도 고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갑자기 찾아온 이상증세에 가정의학병원·산부인과 등을 전전한 끝에 그에게 최종적으로 내려진 진단은 ‘스트레스 및 전자파에 의한 호르몬 이상’. M모 씨를 진료한 의사는 “전자파에 특히 민감한 체질인데다가 과도한 스트레스까지 겹쳐 몸에 이상이 온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 그는 “하루에 2시간 이상은 꼭 컴퓨터를 쓰긴 했지만, 너무 일상적인 일이라 몸에 이상이 생기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젠 컴퓨터나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도 신경을 쓰게 된다”고 말했다. 전자파가 여성에게 미치는 영향은 흔히 생리불순이나 피부 트러블·두통 등의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임신한 여성의 경우에는 자신 뿐만 아니라 기형아 출산, 자연유산 등 태아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세계기형아학회 상임이사는 “전자파는 기형아 출산에 영향을 주고 특히 자연유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스칸디나비아와 같은 나라는 ‘전자파 차단 앞치마’의 보급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남성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하는 남성일수록 정자의 수가 줄어들고 질도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아쇼크 아가왈 박사가 불임클리닉을 찾은 361명의 남성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하루 통화시간이 4시간 이상인 사람의 경우 평균 정자 수와 정상적인 정자 수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가왈 박사는 휴대전화 사용이 정자의 수와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강한 연관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신경외과 전문의 비니 쿠라니 교수는 100여건의 사례를 검토한 결과 “휴대전화를 계속 사용하면 뇌종양 발병률이 높아진다”는 증거와 함께, “이는 향후 10년 내에 확실하게 증명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시라도 휴대폰 없이 살 수 없는 ‘휴대전화 중독자’들에겐 치명적인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그 뿐이 아니다. 컴퓨터를 켜지 않으면 하루 일과를 시작할 수 없고, TV를 보지 않고는 하루 일과를 끝낼 수 없다. 전자렌지, 전기 면도기, MP3 등 우리 일상은 온통 전자제품들이 지배하고 있다. 1999년 이미 오래 전 국제 암연구기구(IARC)는 전자파를 ‘발암인자 2등급’으로 분류, 발암가능성이 있는 물질로 규정했다. 이후 전문가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전자파가 두통, 시력저하, 백혈병, 순환계 이상 등 각종 질병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자파는 무색무취로 눈에 보이지 않고 그 피해가 금세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누적될수록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증상이 심해진다는 것이 무서운 사실이다. 휴대전화로 통화를 오래 하다 보면, 전화기가 뜨거워지면서 머리가 ‘띵’ 해지는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또한 전기 담요에서 잠을 자면 다음날 하루가 개운하지 않다는 사람, 컴퓨터 앞에 오래 있다 보면 키보드를 두드릴 때 찌릿한 전류가 흐르는 느낌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다. 어찌됐든 문제는 이러한 전자파의 영향은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증상은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 나가타 시립병원의 소아신경과 전문의인 사토 마사히사가 중학교 2학년생 4,470명을 대상 으로 조사한 보고서. 그는 “비디오 게임을 즐기는 학생들 중 30%가 게임 중이나 게임 직후에 두통 및 눈의 피로를 비롯한 각종 건강상 문제를 겪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722명이 호소한 어깨통증이었으며 다음은 435명이 밝힌 집중력 장애와 292명이 밝힌 어지럼증이었다. 눈의 피로와 두통을 호소한 학생은 각각 287명과 256명이었으며 “모든 것이 까맣게 보였다”라고 답한 학생도 64명이나 되었다. 또한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구토한 학생은 34명, 발작한 학생은 15명이었으며, 심지어 졸도까지 한 학생도 6명이나 되었다. 이들 증상을 겪은 시점과 관련, 보고서는 46%가 게임시작 10분 이내에 이같은 증상들을 느낀 것으로 밝혀져 게임기 화면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특히 어린이들에게 유해함을 반증했다. ◆ 차단? 전기장은 접지, 자기장은 속수무책 ◆
이처럼 인체에 유해하다는 전자파를 과연 어떻게 차단해야 할까? 아니, 차단할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한지부터가 의문이다.
간혹 선인장이 전자파를 흡수한다고 해서 TV나 컴퓨터 모니터 위에 놓는 경우가 있지만, 사실 별 도움은 안된다. 인체에 특히 유해한 ‘자계’는 차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안경도 마찬가지. 접지된 구리망사 보안경은 ‘전계’는 상당히 차단하지만 ‘자계’는 차단되지 않는다. 일반침대나 한국식 돌침대에 전자파 차단을 위해 구리판을 넣는 경우도 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전기장의 경우 도체를 가까이 해 접지시키면 도체를 통해 땅으로 흘러 사라진다. 사람이 전기장 내에 있을 때도 주변의 전기장은 몸 표면을 통해서 땅으로 빠져나가므로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고압송전선 주변에서도 전기장은 주변의 물체들에 쉽게 흡수돼 그 세기가 상당히 감소한다. 때문에 화면(VDT, Visual Display Terminal)을 채용한 제품에서 전기장 성분은 통철판이나 구리망을 넣은 유리로 차폐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전자파차단 보안경은 투명한 유리판에 전기장 흡수물질(도체물질)을 넣은 것으로, 화면으로부터 나오는 전자파의 전기장을 빼내 접지하는 것이다. 전자렌지의 앞 유리에 들어있는 철선도 마찬가지 원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더라도 자기장 성분은 거의 차폐되지 않는다. 자기장은 전기장과 달리 차폐가 잘 되지 않고 물질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자기장은 거리가 멀어지면 급격히 약화된다. 고압선로 주변에서도 50m 정도만 떨어지면 자기장의 세기가 2mG 이하로 떨어지고, 가정용 전자기기의 경우에도 50cm만 떨어지면 대부분 무시할 수 있는 양으로 줄어든다. 자기장을 차폐하려면 제품을 설계할 때부터 자기장을 상쇄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야 한다. 전자파가 발생되는 구조와 반대가 되는 극성을 주는 상쇄장치를 부착하거나 자기장 발생원을 특수합금으로 밀폐시키는 방법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렇게 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자기장을 차폐하는 ‘뮤(μ) 메탈’ 같은 특수금속은 매우 비싸고 희귀해서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에는 특수한 옷감이나 앞치마 등 전자파를 차단해준다는 각종 상품들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나오고 있다. 또 카드만한 전자파 차단기구를 지니고 있기만 하면 전자파가 모두 차단된다고 선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들은 엄밀히 말해 모두 과장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자파의 차단이나 흡수는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듯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뿐더러, 아무리 전기장 성분을 잘 차폐한다고 하더라도 자기장 성분은 어쩔 수 없다. 99%까지 전자파를 차단한다는 모니터 보안경도 실은 전기장 성분을 차폐한다는 것일 뿐 자기장은 거의 차폐하지 못한다. 아직까지 자기장을 효과적으로 차폐하는 실용적인 기술은 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방법은 하나, 멀리 떨어져 사용하라 ◆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도 논란이 남아 있다. 알려진 내용대로라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주파수 대역별로 다르다. 일반적으로 100KHz 이하의 저주파 전자파는 인체의 면역체계에 혼란을 주고 심장 박동수 감소, 뇌파 이상 등의 영향을 미친다. 고주파의 경우 체온상승을 일으켜 신체 이상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이라면 저주파에 장기간 노출되는 일은 삼가야 한다. 유방암이나 유산,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저주파에 오래 노출된 어린이의 경우 골수 백혈병이나 뇌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아가면서 전자파를 완전히 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태양광에서도 적은 양이지만 전자파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파가 미치는 영향조차 아직은 논란거리. 하지만 세계 각국에선 전자파의 잠재적 위험을 예방하고자,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전자파의 영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한다. 즉,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전자파의 영향은 줄어드는 것이다. 따라서 TV와 냉장고 등의 전자제품은 일정한 거리만 유지하면 전자파의 영향을 덜 받게 되고, 전기면도기나 헤어드라이어, 전기담요나 휴대폰 등 몸 가까이에서 사용하는 제품은 사용시간을 줄이는 게 최선의 방법이다. 전자렌지와 전기스탠드도 가급적 몸에서 멀리 떨어져 사용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TV나 전자렌지 등은 최소한 1~2m 이상 떨어져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전기담요나 장판 등 열선을 이용한 제품은 5cm 정도의 두꺼운 이불을 깔면 전자파가 줄어드는 효과를 얻는다. 전기스탠드는 최소한 머리맡에서 30cm 이상 떨어져 사용하는 것이 예방책이다. 전자제품을 쓰지 않을 때는 반드시 플러그를 뽑아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도 전자파를 물리치는 좋은 방법이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모니터와 눈의 거리를 60cm 이상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데스크탑 컴퓨터 보다는 노트북 컴퓨터가 전자파를 덜 발생한다는 점도 참고하도록 한다. 모니터를 새로 구입하려 한다면, LCD 모니터를 고려하는 것도 좋겠다. 브라운관(CRT) 모니터와 달리 LCD는 전자파, 특히 자계를 형성하는 요인이 없으며 상대적으로 낮은 전력을 사용하므로 전원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거의 없다. 현대인의 필수품인 휴대전화. 특히 휴대전화는 머리와 가까이 사용하는 탓에 뇌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휴대전화의 전자파는 안테나와 본체의 연결부에서 가장 많이 방출된다. 따라서 통화시에는 안테나 부분을 가능한 한 머리에서 멀리 떨어뜨리는 것이 좋다. 안테나 내장형이 아닌 구형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엔 반드시 안테나를 뽑고 통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발신음이 날 때와 전화를 받는 순간은 전자파가 많이 방출되므로, 휴대폰을 걸거나 받을 때 가능한 한 몸에서 멀리 떨어뜨리도록 한다. 수신감도가 적은 곳에서는 방출되는 전자파의 양도 늘어나므로 가급적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핸즈프리나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도 예방책의 하나다. 마지막으로, 전자제품을 살 때는 ‘EMC’나 ‘EMI’, ‘EMS’ 등의 마크가 붙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하도록 한다. ‘EMI’는 해당 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가 주변의 다른 제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보증하는 마크이며, ‘EMS’는 이와 반대로 주변 간섭에 의해 제품의 정상 동작이 방해받지 않는다는 마크다. ‘EMC’는 EMI와 EMS를 총칭하는 상위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들 마크가 있다고 해서 전자파가 발생하지 않는 건 아니다. 이들 마크는 단지 해당 제품이 전자파로 인해 고장나거나, 주변 제품의 고장을 야기하지는 않는다는 뜻에 불과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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