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아이가 땀 많이 흘릴 때, 엄마의 육아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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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731회 작성일 15-06-18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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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계속된 올 여름, 어느 때보다 땀을 많이 흐르게 된다. 특히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체표면당 땀샘의 숫자가 2배 이상 많고 한창 성장기에 있는지라 신진대사도 어른에 비해 활발하다.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도 어른보다 더 많은 양의 땀을 흘린다.
하지만 엄마들이 세심하게 돌본다 해도 자칫 잘못된 상식 때문에 아이에게 온갖 트러블을 가져올 수 있다. 땀 많은 아이에게 부모가 실수하기 쉬운 것은 무엇일까.
◇자꾸 땀에 젖는 옷, 차라리 벗겨 둘까?
옛 어른들은 더운 여름에 아이의 옷을 거의 벗겨두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때도 헐렁한 윗옷은 하나 입혔다. 아이가 흘리는 땀을 흡수하고, 배가 차가워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땀이 많이 난다고 옷을 벗겨 두면 흘린 땀이 그대로 남아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며, 마르면서 몸을 냉하게 만들기 때문에 장이 약한 아이들은 배탈이나 설사가 생기기 쉽다. 통풍이 잘 되는 헐렁한 옷을 입히되 땀에 젖은 옷은 자주 갈아입히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좋다.
외출할 때에도 민소매보다는 반소매를 입히도록 한다. 외부는 가마솥처럼 무덥지만, 지하철과 버스, 은행, 마트, 백화점 등 웬만한 실내는 냉방이 잘 되어 있다. 실내외의 급격한 온도차는 아이의 땀을 갑자기 식히면서 여름감기나 냉방병에 시달리게 할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라면, 흡습성과 통기성이 좋은 면 소재의 반소매 셔츠 정도는 입히도록 한다.
◇땀띠에는 소금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
엄마들은 소금에 소독 성분이 있어 아이의 땀띠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소금을 정제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미생물이 들어가며 화학 소금의 경우엔 화학물질들이 첨가되어 있을 수 있다. 바닷물에서 놀고 나온 아이를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씻어주는 것도 소금기가 아이의 피부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려 땀띠가 났다면 우선 트러블이 생긴 부위를 물수건으로 자주 닦아주거나 깨끗한 물로 씻어주는 것이 좋다. 비눗기도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맹물로 씻어준다. 한방 목욕제를 사용할 때도 소아 한의원의 처방을 받아 정확한 용량을 재어 끓인 물을 섞어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이때도 마지막에는 깨끗한 물로 씻어주는 것이 피부 자극을 줄이는 길이다.
◇수분 섭취를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어떻게 마시게 하는가가 중요하다. 아이들은 노는 데 정신이 팔리면 먹을 것도 잊고 땀을 줄줄 흘리면서 뛰어 논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는 찜통더위 속, 아이의 탈진이나 탈수 증상을 방지하려면 엄마가 수분 섭취에 늘 신경을 써야 한다. 차가운 물보다는 끓여 식힌 24∼26℃의 미온수를 먹이되, 한 번에 많이 먹이지 말고 조금씩 자주 먹이도록 한다. 아이는 위장이 약하기 때문에 갑자기 차가운 물이 들어갈 경우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 이혁재 아이누리한의원(의정부점) 원장은 "간혹 아이가 땀을 많이 흘려 심한 갈증을 느끼고 물을 지나치게 요구하기도 하는데, 한번에 2컵 이상의 물을 연속해서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갑자기 과량의 물을 마시면 몸 안의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면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말한다. 물을 단번에 많이 마신다고 바로 갈증이 해소되는 것이 아니므로 조금씩 자주 마시게 한다.
◇땀이 많이 나면 빨리 시원한 곳에서 식혀라?
밖에서 놀다 들어온 아이가 땀범벅이면 엄마는 에어컨을 가동하거나 빨리 시원한 물로 목욕을 하자고 종용한다. 물론 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청결하게 씻는 것이 땀띠를 예방하는 방법이다. 그렇다고 갑작스럽게 땀을 식히기 위한 시도는 오히려 아이의 체온을 갑작스럽게 떨어뜨려 여름 감기나 냉방병에 노출시킬 수 있다. 가급적 에어컨을 켜지 말고, 부채 바람 정도로 한창 달아오른 아이 몸의 열기부터 떨어뜨려야 한다. 땀이 조금 식었다 싶을 때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여름 보약은 땀으로 성분이 다 빠져나가니 필요 없다?
이혁재 아이누리한의원 원장은 "아이가 땀을 흘린 뒤 식욕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더위를 먹은 듯 기운이 없다면 땀으로 빠져나간 원기를 보충하는 여름 보약이 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여름 보약은 더위로 심해진 속의 열을 내리고, 땀과 함께 소모된 원기를 보충하며, 열기로 말라버린 진액과 음기를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일부 엄마들은 '여름에 보약을 먹이면 땀으로 성분이 다 빠져나가지 않을까?' 오해하기도 한다.
여름은 다른 계절에 비해 2∼3배는 땀이 많이 흐르지만 땀은 99%가 물이고, 1% 안에 소금·칼륨·질소함유물·젖산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1% 중 가장 많은 양은 소금이고 나머지 성분은 모두 미량이다. 땀은 우리 몸의 체온 조절장치로 어떤 것을 먹었든 그 구성 성분이 변하지 않는다. 땀이 만들어지는 원리나 구성 성분을 보았을 때 먹은 한약이 땀으로 빠져나간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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