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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형 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병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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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300회 작성일 15-07-05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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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형 장애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진행을 보인다. 따라서 진단이 쉽지 않고, 치료 또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신체형 장애를 가지고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 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사례 1

20대 중반의 김가람(가명) 사원은 부부싸움 도중 갑자기 나타난 경련과 사지마비, 언어장애 등의 증상으로 응급실에 실려 갔다. 응급실 진료 후 신경학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문제에 대한 가능한 검사를 모두 했으나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1일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 대부분의 증상은 자연스럽게 호전되어 퇴원했다. 하지만 가람씨는 2~3주 후 어머니와 심한 다툼 이후 비슷한 증상으로 다시 응급실을 찾았다.

사례 2

40대 후반의 장지우(가명) 부장은 TV나 인터넷을 통해 '40대의 암 발병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뉴스를 듣고 난 후 "내가 암에 걸리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을 받고 큰 문제가 없다는 얘기를 듣지만, 명치쪽이 조금만 아파도 "위암 초기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설사, 복통이 오면 "대장암이 요즘 많이 생긴다던데..." 라는 생각이 들면서 불안해진다. 불안감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별문제 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잠시 안정되지만, 신체에 이상이 생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 또 다시 불안감이 심해지는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

사례 3

30대인 박종화(가명) 과장은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으로 상당히 힘들어 하고 있다. 용하다는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온갖 검사도 다 해 보았지만 특별한 원인은 없고 '신경성'이란 이야기만 들었다. 수 차례 약물치료도 해 보았지만 증상은 큰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나아지지 않는 두통으로 인해 신경질, 예민함이 정도를 더 해 가는 느낌이었다. 마지막으로 들린 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같이 받아 보는 것이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지만 '정신적인 문제는 아닌 것 같다'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따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지는 않았다. 여전히 박과장은 계속 두통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는 주변에서 위에 언급한 사례들과 같은 경우를 종종 보거나, 들을 수 있다. 사례에 언급된 사람들의 공통적인 점은 신체적인 문제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고, 이로 인해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학적인 검사를 통해서 위 문제들에 대한 원인을 찾아낼 수 없다는 점이다.

현대 의학에서는 위 사례들와 같이 '의학적으로 설명이 어려우며, 다른 기질적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신체적 증상을 호소하고 있으며, 이러한 신체적 증상들로 인해 사회적 · 직업적 활동에 상당한 장애가 오는 것'을 '신체형 장애(somatoform disorder)'라는 하나의 범주로 묶어서 진단하고 있다. 이 범주 내에는 신체화 장애, 전환장애, 건강염려증, 통증 장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사실 신체형 장애는 알려진 역사가 상당히 오래된 질환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신체형 장애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 '히스테리'라는 단어는 4000년 전 고대 이집트의 문헌에 기록된 환자의 증상이 유래라고 할 수 있다. 현대 정신건강의학과학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프로이드가 치료했던 환자들의 대부분의 사례가 신체형 장애였다. 연구가 오래 되어왔던 질환인 만큼 그 원인에 대해서도 다양한 학설이 제기되어 오고 있다.

대표적인 학설은 '무의식 속의 심리적 갈등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것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난다'는 설과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회로의 문제가 실제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만든다'는 설이 있다. 또한 이전의 의학적 과거력, 성장 환경, 성격 등이 신체형 장애의 발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신체적 장애의 평균 유병율은 3%~10%정도다. 특히 나이가 많은 경우, 여성인 경우, 만성적인 신체 질환이 있는 경우, 다른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이 공존할 경우 신체형 장애의 발생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신체형 장애는 상당히 복합적이고, 만성적인 진행을 보인다. 따라서 진단이 쉽지 않고, 치료 또한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신체형 장애를 가지고 있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신체형 장애는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형 장애를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진단하고 치료받는 질환으로 생각하지 않고 단지 '신체적 문제이거나 제대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만다.

상황이 이러니 정신건강의학과적 치료를 아예 고려하지 않거나 이를 권유받더라도 자의에 의해 정신건강의학과적 진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면 신체형 장애로 진단될 경우 어떻게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치료를 하게 될까? 가장 중요시 되는 것은 '치료자와의 굳건한 관계 형성'에 있다. 대부분의 의사들은 '환자의 증상'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환자가 얼마나 자신의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지'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환자는 이해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며, 신뢰가 떨어진상태에서 치료를 받기 때문에 그 효과가 감소된다. 치료진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소위 말하는 '닥터 쇼핑(여러 의사들을 전전하며 치료를 받는 상황)'의 상태까지 이르게 되는 악순환이 되는 것이다. 때문에 신체형 장애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자와의 신뢰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두번째로, 치료자와의 신뢰가 형성되게 되면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교육'이 필요하다. 정신건강의학과 치료를 받는 것이 환자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병행되는 것이 환자의 증상 회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 줘야 한다. '신체형 장애'라는 질병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여태까지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던 환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에게 안도감을 가지게 하고, 치료의 협조도를 높이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세번째로 현재 환자가 자신의 문제의 원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해줘야 한다. 환자가 현재 호소하고 있는 문제가 '스트레스', 혹은 대인관계, 사회직업적 관계에서 올 수 있는 문제에서 기인할 수도 있다는 것에 대한 확신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치료에 더해 대부분의 신체형 장애 환자에서 올 수 있는 우울함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또한 무의식 속의 심리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최면 요법이나 분석적 정신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 자신의 문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교정하기 위한 인지행동치료 또한 시행할 수 있다. 최근 들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상당히 이루어졌지만, 신체형 장애에 대해서는 아직도 '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널리 확산되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다. 수많은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으면서도 신체적 증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혹시라도 해결되지 않는 신체적 문제가 있고, 상당한 수준의 의학적 검사를 받았음에도 그 원인을 모르거나 증상이 잘 해결되지 않을 경우가 있다면 한 번 정도는 정신건강의학과적 상담을 통해 신체형 장애의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칼럼니스트 : 고광범 전문의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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