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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 못 해도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이 한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1.5세, 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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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04회 작성일 11-04-2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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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역전의 주인공으로 2010년을 화려하게 빛낸던 '허각'. 불우했던 환경 속에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슈퍼스타K2'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약점 투성이었다. 직업은 환풍기 수리공, 학력은 중졸, 작은 키의 외모, 어디에서도 스타성을 찾아보기 힘든 그저 평범한 젊은이에 불과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간절함과 타고난 목소리가 있었다. 젊은 여성들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존박' 역시 허각의 가창력 앞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처럼 최근 한국의 방송가에는 리얼리티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다. 세계 무대에서는 결코 낯설지 않은 트랜드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새로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우리 국민들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열정이 더해져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봐야 할 정도다. 지금도 수많은 재능인들이 제2, 제3의 허각을 꿈꾸며 어딘선가 구슬땀을 흘리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열정이 꼭 한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슈퍼스타K2' 와 성격이 비슷한 '위대한 탄생' 은 가까운 일본을 비롯해서 중국,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오디션을 통해 인재들을 발굴하고 있다. 따라서 비록 국적은 한국이 아니지만 한국인의 피를 가진 1.5세, 2세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많은 한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다.

  필자 역시 팬의 한 사람으로 '위대한 탄생' 을 보고 있다. 비록 실력은 남들에 비해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곤 한다. 또 어려운 과정을 이겨내며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에게 갈채를 보내기도 한다. 프로그램 타이틀이 말해주듯 '위대한 탄생' 의 주인공이 되기 위한 과정은 멀고도 험한 것인지 모른다.

  필자가 살고 있는 지역(캘리포니아)에서도 '위대한 탄생' 에 도전했다가 본선 진출자 선발과정에서 아쉽게 탈락한 한인이 있다. 그 주인공은 16살의 한인 여학생인 메건 이(한국명 이혜진)이다. 그녀의 노래 실력은 출중했지만 한국말이 너무 서툴렀다. '위대한 탄생' 의 심사위원들이 매번 지적하는 자신만의 색깔, 가사 전달력, 부정확한 발음 등을 고려할 때 그녀에게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너무 많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TV를 통해 이 모습을 본 한국 시청자들은 "미국의 한인 학생이 아깝게 탈락했다" 등으로 쉽게 받아들였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곳의 한인 부모들은 아이들의 정체성 교육이나 한국어 교육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이곳의 한인 1.5세, 2세들은 미국인으로 교육받고 생각하며 생활하고 있다. 한국인이니까 한국말을 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왜 그렇게 한국말이 서툴러요?" 라는 심사위원의 지적은 이혜진에게 다그침으로 전달됐을 수 있다. 한국말을 못하는 것이 이렇게 큰 문제점으로 본인에게 다가오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아시안(어려서부터 미국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바나나' 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경우에 따라서 나쁜 뜻으로도 사용되는 이 말은 '피부색은 동양인이지만 생각하는 것은 미국인' 이라는 의미다.

  요즘 미국은 이중언어 구사자들을 선호하고 있다. 별도의 교육비용 없이도 좋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 바로 '정체성' 이다. 그런데 문제는 모국어를 사용할 줄 알아야만 정체성이 확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어를 못 한다고, 한국말이 서툴다고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한국말을 못 해도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고 자신이 한인임을 자랑스러워하는 1.5세, 2세들을 만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 가지 가치로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이혜진 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어 교육에 더 신경을 쓸 것이다. 또 자신이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다.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양은 앞으로 엄마, 친구들과 대화할 때 최대한 한국말을 많이 사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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