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내’ 미국, 결단의 순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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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055회 작성일 15-07-2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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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으로 미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결단의 순간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북한에 '전략적 인내'를 구사하면서 북한 문제에 적극 개입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미국은 이제 북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상황에 봉착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국이 북한에 대해 초강경 대응을 하든 대화를 하든 뭔가 해야 할 상황"이라며 "아직 방향을 정하기는 이르지만 최소한 북한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결정하기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은 4년 전과 매우 유사하다. 2009년 막 대통령이 된 오바마는 아시아 순방길에 오른 스티븐 보즈워스 당시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에게 친서까지 들려주며 북한과의 대화를 모색했다. 하지만 북한은 보즈워스의 방북을 불허하고 2차 핵실험으로 응수했다. 오바마는 대북 대화를 일단 접고 강경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었고,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오바마를 (전임자 조지 W) 부시로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를 원한다는 사인을 보냈지만 오바마는 이에 응하지 않았고, 결국 북한은 2011년 11월 연평도 포격을 감행함으로써 미국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었다. 그나마 1년여에 걸친 접촉으로 만들어낸 2·29 합의는 지난해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깨졌다.
이번에도 오바마 2기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대북 대화파인 존 케리 국무장관이 외교정책 수장이 되면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했다. 하지만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이 같은 미국의 계획은 재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대응은 먼저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대응이 결정된 뒤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대화를 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대화 재개에 앞서 강력한 대응조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지금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강력한 제재로 북한을 압박하고 핵능력을 최대한 제한시키는 것"이라며 "대화 모색은 그 다음의 일"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은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이끌어내고 이 취지를 살려 안보리 결의보다 훨씬 강한 독자제재를 취한 뒤 국면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과의 협력의 폭을 얼마나 넓히느냐가 관건이다. 중국을 최대한 끌어당겨 놓고 한반도 역학관계에 변화를 준 뒤에야 본격적인 미국의 '대북 관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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