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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김용 체제로… 7월부터 5년 임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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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185회 작성일 15-07-2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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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미 다트머스대 총장(53)이 16일(현지시간) 열린 세계은행 이사회에서 임기 5년의 새 총재로 확정됐다. 세계은행 66년 사상 백인이 아닌 아시아계가 총재가 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은행은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이사회를 열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지명한 김 총장과 비서방국가들이 지지한 은고지 오콘조 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을 후보로 놓고 12대 총재를 선출하기 위한 최종 심사를 한 결과 이같이 결정했다. 선임은 오는 20일 세계은행 연례총회에서 이뤄지며, 로버트 졸릭 현 총재를 뒤잇는 임기는 오는 7월 시작된다.
 
 
세계은행 총재직은 지분과 투표권이 가장 많은 미국이 지명한 후보가 관례적으로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국제금융질서 독점에 반발한 제3세계에서 처음으로 후보를 내며 유례없는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결과는 미국 측 후보 김용의 승리였다. 전문가들이 '차기 총재로 제격'이라고 꼽아온 이웨알라는 이번 발표에 앞서 "실력에 근거한 선출이 아니다. 정치적 영향력과 지분에 따른 투표라서 미국이 총재직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웨알라는 "어떤 기준으로 총재를 선출하는지 기준을 밝혀야 한다"며 세계은행의 불투명성을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력 아닌 정치'로 선출됐다는 흠집을 안고 세계은행을 이끌게 된 김용 신임 총재는 산적한 과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일단 세계은행 개혁 문제다. 세계 경제성장 모델이 은행 설립 당시인 2차대전 이후와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세계은행은 각국 정부에 차관을 제공해 사회인프라와 경제수준을 끌어올리고 전반적 빈곤을 해소하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현재는 세계 빈곤층 3분의 2가 중진국에 거주한다. 국가별이 아닌 국가 내의 빈부격차가 심화된 것이다. 그런 만큼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모델을 벗어나 빈곤층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빈곤의 원인이 과거와 달리 가뭄, 홍수처럼 기후변화로 인한 광범위한 지역문제화되고 있는 점도 문제다.
김용 신임 총재는 지난 11일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은행은 빈곤 완화 및 경제발전에 초점을 맞춰야 하며, 중진국에 살고 있는 빈곤층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현실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은행에 대한 세간의 문제의식을 공유한다는 것이다.
수장으로서 이 같은 개혁을 추진하려면 행정, 경제, 금융과 개발정책에 통달해야 하지만 김용 신임 총재는 의료·교육전문가다. 하버드대 의학박사이자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을 지낸 그는 저개발국의 빈곤과 질병퇴치에 헌신해왔다. 그가 강점으로 꼽히는 '열린 자세'로 이 같은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 신임 총재가 등장하면서 세계은행이 '성장'보다는 '분배'에 방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2000년 공저 < 성장을 위한 죽음 > 을 통해 신자유주의가 가난한 이들의 삶을 더 어렵게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 같은 신자유주의를 외자유치, 국제무역, 금융개방을 통해 확대하는 대표적인 기구로 꼽히는 세계은행에 그가 총재로 취임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번 총재 자리는 미국이 차지했다지만 앞으로는 변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실무경험과 능력을 겸비한 강력한 후보가 제3세계에서 나와 경합을 벌인 자체가 사건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가 도전받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세계은행과 한국의 인연은 깊다. 김용 신임 총재는 60년 전 세계은행의 차관을 받던 최빈국이던 한국이 오늘날 공여국이 된 것을 모범사례로 종종 꼽는다. 한국은 1955년 세계은행에 가입해 1962년부터 1973년까지 개발차관 1억1600만달러를 제공받았다. 이 돈으로 철도를 놓고, 학교를 세우고, 학생들을 교육하고, 산업인프라를 확충했다. 이 차관의 최종상환 예정일은 2022년이었지만 당초보다 앞당겨 내년이면 모두 상환하게 된다. 현재 한국은 세계은행 지분의 0.97%를 갖고 있다.
 
▲ 김용 세계은행 신임 총재 약력
1959년 서울 출생
1964년 미국 아이오와주 이민
1982년 브라운대 우등 졸업
1987년~2003년 의료구호단체 '파트너스 인 헬스' 공동 설립
1991년 하버드대 의학 박사
1993년 하버드대 인류학 박사
2004년~2006년 세계보건기구(WHO) 에이즈 국장
2009년~2012년 다트머스대 총장
2012년~세계은행 총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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