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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스필버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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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46회 작성일 15-07-15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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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형식의 풍자영화 ‘LA 투어 가이드’의 시사회.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 알려진 LA의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은 미리 예약돼 있어서 대신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 있는 한 콘도 건물의 1층 파티장이 이용됐다. 영화를 만든 제프 브레슬로(34)는 마침 그 콘도에서 살고 있었다. 그는 VCR와 27인치 TV를 파티장으로 끌어낸 뒤 소파와 의자를 경기장 좌석 대형으로 배치했다. 그러고는 할리우드 관광여행을 소재로 한 그 영화를 보러 온 약 40명의 친구들에게 팝콘을 돌렸다. 변호사가 본업인 브레슬로가 2주 휴가를 내 힘들게 찍은 이 영화는 본인이 제작·감독을 맡았다. 편집은 자기 아파트에서 델 컴퓨터로 했다. 관객들이 자신이 의도한 장면에서 웃자 스필버그를 꿈꾸는 브레슬로는 기분이 좋아졌다. “나는 마음속으로 늘 영화제작을 꿈꿔왔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수천달러를 쓰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투어 가이드’ 촬영에 들어간 비용은 5백달러에 불과했다. 그것도 주로 무료 출연한 배우들의 식대로 쓰였다. 
컴퓨터로 영상물을 제작하려면 고속 컴퓨터, 저렴한 디지털 캠코더, 그리고 성능이 좋으면서 쓰기도 간편한 비디오 편집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소니 캠코더와 매킨토시 컴퓨터, 그리고 i무비, 또는 아도비 편집 소프트웨어만 갖추면 일반인들(그리고 그들의 자식까지)도 비교적 양호한 품질의 동영상을 포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과거에는 전문가들만 가능했던 고속 편집, 흥미로운 장면전환, 특수효과 등의 마무리 작업을 할 수 있다. 
이 간단한 소프트웨어 덕분에 색다른 방식으로 홈무비에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카메라를 컴퓨터에 연결하기만 하면 촬영된 영상은 즉시 컴퓨터에 저장돼 사용자는 그 영상을 금방 여러개의 분리된 장면으로 편집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사용자가 미리 정해놓은, 눈길을 끄는 장면전환 기능을 적용해 그 장면들을 잇는 것이다. MP3 사운드트랙을 넣어주고 제목과 제작진 명단을 자막 처리하면 끝이다. 
알렉산드라 펠로시는 홈비디오 제작의 무한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펠로시가 소형 소니 TRV900 캠코더를 갖고 조지 W. 부시 후보의 2000년 대선 선거운동을 취재하는 기자들이 탄 비행기에 올랐을 때만 해도 그녀에게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다. 그녀는 “나는 카메라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마이크나 조명도 없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부시의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고 붉은색 버튼을 누른 게 전부였다.” 부시는 1천달러짜리도 안되는 그 카메라가 위협이 된다고는 생각지 않아 편하게 행동했다. 때로는 내레이션도 해주고 직접 촬영도 해줬다. 
18개월 동안 부시를 따라다닌 펠로시는 직장을 그만두고 대학을 갓 졸업한 영화 전공생을 조수로 써서 이듬해 랩톱 컴퓨터로 다듬어지지 않은 영상들을 편집해 ‘조지 부시와 함께 한 여행’을 제작했다. 이 비디오는 콘도 파티장이 아니라 뉴욕의 실제 극장에서 상영됐고 HBO에서는 특집 프로그램으로 미국 전역에 방송했다. 펠로시는 “내가 자유세계의 지도자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편집하는 것이나 우리 언니가 세 아들을 주인공으로 홈비디오를 만드는 것이나 그게 그거”라고 말했다. 요즘에는 홈무비가 극장 영화보다 더 훌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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