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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무어 신화인가, 사기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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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66회 작성일 15-07-15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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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교를 중퇴했다. 실은 정식으로 중퇴한 것도 아니다. 대학교 2학년 어느 날 주차하려고 플린트에 있는 캠퍼스 여기저기를 헤맨 적이 있다. 어디를 가도 차 세울 곳이 마땅치 않았다. 내 69년형 셰비 임팔라를 몰고 한 시간 이상 돌아다니다가 하도 속이 터져 '이것으로 끝이야. 대학 더 안 다녀!' 하고 집에 와서 부모님께 이제 학교를 안 다니겠다고 말했다. 그게 전부였다. 그날 이후로는 강의실 책상에 앉아 본 적이 없다."('멍청한 백인들' 중) 
얼마 전 한국에서 개봉한 다큐 ‘식코’(Sicko- 아픈 사람들이란 뜻)는 미국의 민간 건강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했다. 사진은 관타나모 기지 앞에서 확성기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장면. 
마이클 무어는 30대 중반까지 변변한 직장도 없었지만, ‘로저와 나’를 통해 세계적인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TV 프로그램도 제작했고, ‘멍청한 백인들’이라는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이기도 한다. 
그는 제도권 교육에 맞지 않는 삶을 살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언더그라운드 신문을 창간했다가 폐간당했다. 그리고 6학년 때 또 시작했다가 적발당해 폐간되었다. 그리고 고등학교 때는 신문에 나온 '수정 26항 통과. 투표권 이제 18세 이상'이라는 것을 보고 은퇴한 교육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나갔다. 그의 선거 공약은 "우리 고등학교 교장과 교감을 해고하자"였다. 그는 예상을 깨고 당선했고, 교육위원에 취임한 지 9개월도 안 되서 교장과 교감은 모두 사표를 제출했다. 그의 학창시절 일화만으로도 그가 '범상치'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성세대의 눈으로 봤을 때는 '문제투성이' 학생이지만, 그는 카메라 하나로 미국을 뒤흔드는 다큐멘터리 감독이 됐다. 그의 이름은 '마이클 무어'. 혹시 그의 이름을 알지 못한다면 '로저와 나'(1989), '볼링 포 컬럼바인'(2002), '화씨 9/11'(2004)을 떠올리면 된다. 변변한 직장도 없었지만, 30대 중반에 마련한 16㎜ 카메라는 그의 인생을 새롭게 만들었다. 또한 다큐멘터리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뚱뚱한 몸에 안경을 끼고 수염을 기르는 감독이 작품에 직접 출연해서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관객은 그의 유머와 비틀기에 환호한다. "너무 통쾌하다"면서. 얼마 전 마이클 무어의 신작 '식코'가 개봉했다. 이번에는 미국의 민간 의료보험제도의 불합리성을 통쾌한 풍자와 유머로 비판했다. 
그의 관심사는 갈수록 사회 전체로 향했다. 마이클 무어라는 이름을 알린 '로저와 나'에서 그는 자신의 고향 플린트 시에서 일어난 제너럴 모터스(GM) 사의 대량해고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다큐는 워너브러더스의 배급망을 통해 미국에서만 6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한국에서는 노동영화제를 통해서 이 작품이 소개됐다. 그 후 1990년대에는 사회 문제를 고발하는 TV 프로그램 'TV 네이션'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흑인이 택시를 잡기 정말 어려운가, 왜 미네소타는 교도소 사업을 벌이나 등의 고발 프로였기 때문에 방송은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그리고 칸 영화제에서 다큐멘터리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볼링 포 컬럼바인', 조지 부시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만든 '화씨 9/11' 등으로 다큐 성공의 신화를 계속 써나갔다. 
하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다큐계의 신화'라는 칭찬부터 '사기꾼'이라는 비판까지 극과 극을 달린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걸까. 한국독립영화협회 김소혜 프로그래머는 "그는 논쟁을 몰고 다닌다"면서 "가장 큰 논쟁은 다큐의 본질인데, 그의 작품은 선동성을 유발하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한다. 다큐가 프로파간다(선전)만 위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무어 감독은 TV 제작자와 작가로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9·11 테러 때문에 출판이 뒤로 미뤄졌던 '멍청한 백인들'은 40주 가까이 미국에서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그의 다큐는 대형 배급사의 도움을 받아서 영화관에 배급되고 있다. 한때 자신의 영화를 보기 위해 노동자들이 7달러라는 큰 돈을 내는 것에 감사를 표시했지만, 돈을 많이 벌고 난 지금 마이클 무어의 생활은 여느 부자와 다름 없었다. 일상에서는 부자의 삶을 살면서, 다큐에는 소외된 자를 위한 급진적인 주장을 담는다는 아이러니가 생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비판에 대해서 "다큐멘터리 감독과 작품을 동일시하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마이클 무어는 영리한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대중과 소통을 할 줄 알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장르를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게 만든 점은 칭찬받아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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