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나무 연 걸리듯’ 끝없는 추문에 미국사회 충격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1,022회 작성일 15-07-27 08:10
본문
섹스·질투의 메일… 막장드라마 뺨치는 스캔들
지난 9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60)이 그의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40)과 혼외정사를 벌인 것이 드러나 사임하면서 시작된 불륜 스캔들이 '막장 드라마'를 뺨칠 정도로 극적인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기관의 수장과 고위 군 장성이 복잡하게 연계된 치정극에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얽혀 정국을 긴장시키더니 국가 기밀 유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국정운영에도 차질을 빚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9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60)이 그의 전기 작가 폴라 브로드웰(40)과 혼외정사를 벌인 것이 드러나 사임하면서 시작된 불륜 스캔들이 '막장 드라마'를 뺨칠 정도로 극적인 반전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기관의 수장과 고위 군 장성이 복잡하게 연계된 치정극에 정치권의 이해관계까지 얽혀 정국을 긴장시키더니 국가 기밀 유출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국정운영에도 차질을 빚는 단계에 이르렀다.
공화당의 차기 대권주자로 꼽힐 정도로 신망을 받던 퍼트레이어스는 지난해 전쟁 영웅으로서의 군 생활을 마치고 CIA 국장에 부임했다. 그가 자신을 비극의 운명으로 이끈 브로드웰과의 만남을 시작한 것은 2006년 봄이었다. 웨스트포인트 출신인 브로드웰은 퍼트레이어스의 삶을 다룬 전기를 집필하면서 그와 급속히 가까워졌다. 이들은 지난해 9월 퍼트레이어스가 CIA 국장에 임명된 직후 '부적절한 관계'로 발전했다.
그러나 브로드웰이 지난 5월 퍼트레이어스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또 다른 여성 질 켈리(37)에게 퍼트레이어스와의 관계를 끊도록 요구하는 협박 e메일을 수십통 보내면서 이번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협박을 당한 켈리가 연방수사국(FBI)에 신고하는 바람에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레바논계 유부녀인 켈리는 플로리다주 탬파의 맥딜 공군기지에서 무보수 사회연락책으로 일하며 사교계에 마당발로 알려진 인물이다.

FBI는 수사과정에서 브로드웰과 퍼트레이어스가 주고받은 e메일을 통해 불륜 관계를 포착했다. e메일에는 두 사람의 '성에 대한 솔직한 묘사'가 들어 있었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FBI로부터 이 사건에 대해 보고를 받았으나 이를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야당인 공화당도 대선 직전인 지난달 말 이 사건을 담당해온 FBI 요원으로부터 사건 전말을 전해들었다. 그러나 에릭 캔터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이 사실을 하원 정보위원회나 공화당 지도부에 알리지 않았다.
대선 당일인 지난 6일 퍼트레이어스는 자신의 혼외정사를 시인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자 정치권에서는 각종 음모설이 난무했다. 오바마가 대선에 악재가 될 사건을 은폐하다 선거 이후에 이를 공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리비아 벵가지 소재 미국 영사관 피습사건에 대한 의회 청문회를 앞두고 핵심 증인인 퍼트레이어스를 사임시켜 진상규명을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공화당 역시 이 사건을 인지하고도 공개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에 대해 비난을 받았다. 공화당의 잠재적 차기 대권주자인 퍼트레이어스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사건을 덮으려 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는 동안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이 12일 성명을 통해 퍼트레이어스의 후임으로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이 된 존 앨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의 최고 사령관 내정자가 켈리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국방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켈리와 앨런 사령관이 연관된 3만여건의 e메일과 문서 등에서는 '성적인 유혹'과 '애정이 담긴' 표현이 다수 발견됐다. 켈리와 앨런 사령관의 부적절한 관계가 밝혀지자 국방부 등 군 관계자들은 물론 큰 충격을 받았다. 군의 기강이 땅에 떨어졌다는 비난과 함께 '장성들의 섹스 스캔들' 탓에 민감한 안보·군사 정보가 새나갔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높아졌다. 여기에 월스트리트저널이 12일 "켈리로부터 협박 e메일 수사의뢰를 받은 FBI 요원이 켈리에게 자신의 상반신 나체 사진을 보내 유혹하려 했다"고 보도하면서 이번 막장 드라마는 절정을 향해 치달았다.
등장인물 4인은 현재 모두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현역 장성인 앨런 사령관은 지금까지 밝혀진 불륜의 내용만으로도 군법회의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다. 퍼트레이어스와 앨런 사령관은 국가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중벌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군 전체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 사건은 아직 결말이 나지 않은 채 진행 중이지만 이미 미국 사회와 정치권에 엄청난 파장을 던졌다. 국민들은 군과 정보·사법 당국에 대한 깊은 불신을 보이고 있고 국가 안보보다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더 민감한 정치권에 대한 비난도 높아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2기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인선 구상도 이번 불륜사건으로 백지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무장관·국방장관·CIA국장·아프간 주둔군 사령관이 한꺼번에 교체되고 군 고위직에 대한 대폭 인사가 이뤄지면서 국가적으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경향신문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