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美 젊은이 "캥거루족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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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97회 작성일 15-07-2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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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사립 명문 듀크대를 졸업한 찰리 위저(22)는 뉴욕 부모 집에 얹혀 산다.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살기로 했다. 친구 3명과 창업한 회사 사정이 아직은 봉급을 가져갈 정도로 여의치가 않다. 로스쿨 입학시험(LSATS)도 봤으나 법조인 꿈을 접었다. 경력 있는 변호사한테서 "법조계에서도 일자리를 찾기 어렵다"는 말을 들어서다.
위저는 대학을 졸업한 친구 대부분이 부모 집으로 들어갔다고 전했다. 재학시 받은 학자금 대출을 갚아 나가면서 집세에 생활비까지 대기가 너무 부담이 큰 탓이다. 친구들 대부분이 연간 5만달러에 달하는 학비의 절반 이상을 대출 받아 학교를 다녔다. 위저는 회사 상황이 나아져 봉급을 받게 된다면 바로 부모 집을 떠날 생각이다. 그는 "침대가 들어갈 만한 방이면 되죠. 뭐. 곧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뉴욕 빙햄턴대 4학년생인 루치 제인(21·여)은 1만5000달러의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 내년 5월 졸업하면 부모 집으로 들어갈 계획이다. 직장을 잡아 1년 정도 일해서 학자금을 갚을 때까지 부모에게 신세를 질 생각이다.
대학생 스테퍼니 레본(20·여)은 학자금 대출을 받지 않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는 경우다. 그녀는 "부모님은 제가 학자금 대출받기를 원치 않으셨어요. 저도 제 미래에 걸림돌이 될 걸 아니까 동의한 셈이고요. 집에서 살아도 뭐 괜찮다고 생각했죠. 제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요"라고 했다.
제인과 레본은 졸업 후 바로 취직하기 위해 방학 기간을 이용해 무급 인턴십을 했다. 취직에 유리한 인터십에 지원자가 몰리다 보니 유급 인턴십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레본은 "인터십을 세 번 했는데 모두 무급이었다"며 "졸업하고 6개월 안에 일자리를 구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요즘 미국 젊은이들의 고달픈 현실이다. 경기불황 속에 졸업 후 일자리는 찾기 쉽지 않은데 학자금 대출빚이 어깨를 짓누른다. 옛날에는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집을 떠났던 젊은이들이 대학 졸업 후에도 부모와 함께 사는 '캥거루족'으로 내몰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8∼31세 미국인 중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비율은 36%로,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32%에 비해 4%포인트 늘었다. 4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취업은 줄고 결혼 연령은 늘고 있다. 18∼31세 젊은이 가운데 직업이 있는 비율은 2007년 70%에서 지난해 63%로 떨어졌다. 이 연령대에서 결혼한 비율도 같은 기간 30%에서 25%로 낮아졌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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