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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감 커진 미국인 “공공장소 가기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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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779회 작성일 15-07-23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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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테러와 독극물 편지 사건에 이어 비료공장 대형 폭발 사고까지 터지면서 공공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미국을 엄습하고 있다. 9·11 테러 이후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이 같은 악몽이 장기적인 후유증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17일 모든 이에게 '기회의 땅'으로 불리던 미국이 누구나 언제든 다칠 수 있는 기회로 가득 찬 곳이 됐다고 전했다.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와 정계에 배달된 독극물 편지들을 비롯해 각종 총기 사건 등으로 불안이 일상화된 미국의 현실을 이같이 묘사한 것이다.

일련의 사건은 학교·쇼핑센터·스포츠경기장을 '폭력'과 '눈물'의 상징적 장소로 만들면서 사람들의 일상도 바꿔놨다. 버지니아주 피터스버그의 소방구급대원인 크리스토퍼 헨더슨(33)은 "사람을 보는 시각에 확실히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불안감 없이 가족들과 쇼핑몰 등지에서 즐기지 못하는 점은 진절머리가 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오는 10월 5번째 시카고 마라톤 참가를 앞둔 트리키아 케이(35)는 "우선은 '내가 뛸 코스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처음에는 안 뛰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심리학자 티머시 스트라우먼은 "대형사건이 터지면 사람들은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인지한다"며 "사건 발생 가능성에 대한 감각을 바꿔놓기 때문에 사실은 얼마나 드문 일인지 당장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고 수습 후에도 사회적 장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뉴욕 마이모나이드 메디컬센터의 앨런 힐퍼 심리학과장은 "보스턴 테러의 경우 현장에 없었어도 참사에 대해 보고 들은 어린이들은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고 CBS방송에 말했다. 지난해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상영관 총기난사 사고로 사촌을 잃은 아니타 부시는 "삶의 태도가 완전 바뀌었다"고 말했다.

최근 사건이 빈번하게 터진 것과 맞물려 사람들의 소통 공간이 변화된 것도 혼란을 키운 원인이다. 특히 미국 사회 전반에는 음모론이 퍼져 있다. 비극이 발생하면 지속적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경향이 생기는데, 이 수요를 음모 등 사실에 기반을 두지 않은 가설이 온라인을 통해 증식하고 있다고 시카고트리뷴이 전했다. 인종차별단체 등을 조사하는 남부빈민법센터의 마크 포톡은 "음모는 단순히 비주류 그룹에서만 통용되는 게 아니다"라며 "이 믿음은 주류 정치 시스템의 중심에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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