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인민재판에 쑥대밭 된 美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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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01회 작성일 15-07-23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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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하이오주의 작은 마을이 미 전역에서 가해진 인터넷 인민재판으로 쑥대밭이 됐다. 지역 고교 미식축구부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정식재판이 열리기도 전이었다. 급기야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공판이 열린 법정에 일체의 IT(정보통신) 기기 반입을 불허하는 이례적인 결정까지 내렸다.
작년 8월 인구 1만8000명이 모여 사는 스투번빌에서는 스투번 고등학교 소속 미식축구 선수 2명이 술에 취한 16세 소녀를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당시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 불능 상태였던 만큼 성폭행에 해당한다는 입장이었고, 해당 학생들은 합의된 성관계였다고 주장했다. 사건에 앞서 피해 여학생이 '술을 그만 마시고 귀가하자'는 친구들을 뿌리쳤다는 진술도 나왔다.
이런 가운데 알렉산드리아 갓포드라는 이름의 한 블로거가 당시 현장에 다른 학생들이 현장에 있었고, 이들이 범행 장면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장난삼아 인터넷에 올리는 등 사실상의 가담자임에도 경찰이 2명만 체포하고 사건을 서둘러 종결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그는 현장에 있었던 다른 학생들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올렸다가 수사가 시작되자 서둘러 지워버린 사진 중 일부를 해킹으로 복구해 공개했다.
그러자 유명 해커 집단 '어나니머스'가 사건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만취한 피해 여학생을 '시체'라고 놀리며 성관계를 갖는 사건 당시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하며 "해당 미식축구팀을 마을의 자랑으로 삼아온 지역사회가 합세해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계기로 사건은 폭발적인 전국적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악성 댓글에 의한 여론 재판과 신상 털기가 시작됐다.
지역 경찰서장은 15년 전 자메이카 휴양지에서 팬티만 입고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 유출돼 곤욕을 치렀고, 주민들도 단지 그 마을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에이즈에 걸려 죽어버려라" 등의 비난을 받았다. 사건을 맡았던 판사와 검사는 피해자들과 출신 학교가 같다는 등의 이유로 비난을 받자 스스로 사건에서 손을 뗐다. 지역 중학교에는 테러 협박이 들어와 학생들이 비상 대피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스투번빌 소년법원은 13일 이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을 열면서 이례적으로 방청객에게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노트북PC 반입 금지를 명했다. 이런 가운데 법정 밖에는 시위대 수백명이 몰려들어 연루자 전원 처벌을 요구했다.
사건에 대한 정식재판은 이날이 처음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여론 재판과 응징은 이미 끝장을 본 상황이라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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