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적 종말 ‘LA 경찰 도너의 복수극’에 동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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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22회 작성일 15-07-22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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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경찰과의 전쟁을 선포한 크리스토퍼 도너(33)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되면서 열흘간의 도주극이 종료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도너가 살해 용의자임에도 정의를 추구한 영웅으로 보는 동정론이 확산되고 있다고 CNN방송이 13일 보도했다.
지난 3일 전직 상관의 딸과 약혼자를 살해한 뒤 추적하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여온 도너는 전날부터 LA 동부 휴양지 빅베어의 산장에서 대치하다 이날 불에 탄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그의 개인 물품에서 운전면허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너가 경찰 보복 총기극을 벌인 것은 상관을 무고한 혐의로 해임된 사건과 관계가 있어 보인다. 미 해군 저격수 출신으로 2005년 LA 경찰이 된 도너는 상관을 무고한 혐의로 2008년 면직됐다. 흑인인 도너는 범행 전 페이스북에 쓴 '선언문'을 통해 "LA 경찰국에는 인종차별과 부패가 만연해 있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경찰과의 전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로 미뤄 인종차별과 부패가 그의 면직으로 이어졌으며, 상관의 딸과 약혼자를 살해한 이유인 것으로 추정된다.
소셜미디어에선 도너에 대한 동정 여론이 일고 있다. 동정론자들은 페이스북에 "우리는 크리스토퍼 도너의 편"이라는 페이지를 만들었으며, 2만여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한 지지자는 "그는 '부패한' 경찰을 죽였는데 경찰은 '무고한' 사람을 죽였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트위터에도 그가 경찰에 대해 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트윗이 올라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영웅'의 이미지에 매료되기 쉬운 대중이 도너가 던진 정치적 메시지에 반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크 라몬트 힐 컬럼비아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도너의 글을 읽어보면 완전히 미친 소리는 아니다"라면서 "사람들은 그가 죄 없는 사람을 죽인 데 대해 응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체제에 복수하려는 누군가를 응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현실에서 서부극 장고 영화를 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도너가 인종차별을 이유로 경찰과 맞선 것도 흑인 사회를 중심으로 우호 여론을 만들었다. 도너는 선언문에서 1991년 LA폭동을 촉발한 백인 경찰의 로드니 킹 구타 사건을 언급했다. 또한 경찰이 검거작전에서 무고한 사람에게 총격을 가하면서 비난 여론이 일었다. LA 경찰은 신뢰 회복을 위해 도너 사건을 재조사하기로 했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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