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가 미국 차기대권 유력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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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671회 작성일 15-07-21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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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침(浮沈) 심한 호감도가 아니라 비판 견디는 능력 출중"
"퍼스트레이디 등 화려한 경력에 모금ㆍ소통에도 문제없어"
미국에서 최근 정치적으로 가장 시선을 끄는 2가지를 꼽으라면 재정절벽 협상과 힐러리 클린턴(65) 국무장관의 2016년 대통령선거 출마 여부가 아닐까 싶다.
올 연말까지 백악관과 의회가 연방적자 감축 세부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내년 1월부터 소득세 등 각종 세금이 오르고 국방ㆍ비국방(국내) 분야의 정부지출이 대폭 삭감돼 경기가 급강하하게 되므로 국민이 재정절벽(fiscal cliff) 협상에 관심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민주당 소속인 클린턴 장관의 차기 대선 출마 여부는 아직 4년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는 데다 자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기 내각 출범 전 국무장관직 사임 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제삼자가 이러쿵저러쿵하는 게 호들갑을 떠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
그러나 미 주요 언론매체는 힐러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고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클린턴에게 차기 뉴욕시장 출마를 권유했다(뉴욕타임스 3일), 클린턴이 지난 11ㆍ6 의회선거에서 낙마한 민주당 후보들에게 위로편지를 보냈다(정치전문지 폴리티코 4일)는 등 클린턴과 관련된 것이라면 어김없이 기사화된다.
더욱 잦아진 것은 클린턴에 대한 호감도 조사다. 민주ㆍ공화 양당의 차기 예비 대권주자(잠룡)의 호감도를 비교하는 것이지만 방점은 늘 클린턴에 찍혀 있다.
가장 최근 시행된 폴리티코와 조지워싱턴대학의 공동 여론조사(12ㆍ2∼6일, 성인 1천명,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 클린턴의 호감도는 60%(혐오도는 35%)로, 잠룡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다음은 △오바마 52%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 47% △폴 라이언 전 공화당 부통령후보 47% △조 바이든 부통령(민주) 46%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공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동생) 39%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 33% △존 베이너 하원의장(공화) 29%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민주) 26%로 나왔다.
클린턴이 호감도에서 재선에 성공한 오바마를 뺀 모두에 대해 두자릿수 격차로 앞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주당원(87%)은 그렇다손 치고 공화당원의 31%도 클린턴에게 호감을 나타냈다.
현재로서는 양당의 잠룡을 통틀어 클린턴에게 대적할 인물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올해 대선에서 패한 롬니와 라이언이 다른 공화당 잠룡보다 호감도가 높게 나왔다는 것은 공화당 안엔 클린턴처럼 `뚜렷한 대통령감'이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공화)은 지난 9일 NBC 방송 시사대담에 출연해 클린턴이 차기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나오면 공화당이 그를 이기는 것은 슈퍼볼(프로풋볼리그 챔피언 결정전) 우승만큼이나 어렵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나오면 공화당은 `필패(必敗)'라는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 오바마의 승리를 거의 정확하게 맞춘 선거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1992년부터 지금까지 클린턴의 호감도를 조사한 약 500개의 주요 여론조사 가운데 클린턴과 관련된 사건 전후 시점에서 가장 가까운 10개를 정밀 분석해 힐러리가 차기 대선에서 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11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클린턴은 최근 여론조사들에서 호감도가 약 65%, 혐오도가 30%가량에 달한다. 그의 높은 호감도는 부분적으론 국무장관직이 당파성을 덜 띠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대선에 출마하면 지금과 같은 인기를 누리기 쉽지 않다.
클린턴이 대통령부인(1993ㆍ1∼2001ㆍ1월)과 상원의원(2001ㆍ1∼2009ㆍ1월)으로서 공직을 수행하면서 의회 등 정치권과 충돌하거나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2008년)로 선거전에 뛰어들었을 때 그의 호감도는 (물론 나중에 회복되기는 했지만) 타격을 입었다.
클린턴은 남편(빌 클린턴 전 대통령 겸 아칸소 주지사)의 1992년 대선 운동 초기만 해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세에 동참하면서 점차 인지도가 상승했고 1993년 1월 백악관 입성할 때는 호감도가 50%(혐오도 20%)까지 올랐다.
그러나 퍼스트레이디로서 1993년 9월 고용자가 피고용인의 건강보험을 보장하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을 추진하다 의회의 반대로 무산되자 혐오도가 약 35%까지 치솟았다. 1994년 4월에는 화이트워터(아칸소 부동산투기 의혹)사건 수사까지 겹치면서 호감도와 혐오도 차가 크게 나지 않았고, 1996년 초에는 혐오도가 호감도보다 높았다. 이 시기가 클린턴에게는 최악의 정치 시련기였다.
1996년 6월 상원의 화이트워터 조사위원회가 클린턴 부부의 불법행위 증거 불충분이라는 보고서를 내면서 클린턴의 인기는 다시 상승세를 탔고 1997년 이후로는 호감도가 혐오도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
1998년 남편과 백악관 인턴(시용사원) 모니카 르윈스키 간의 스캔들과 하원의 대통령 탄핵(상원에선 부결) 후 평정(平靜)을 잃지 않은 클린턴의 인기는 최고치인 60%선까지 오르기도 했다.
1999년 초 클린턴이 상원의원 출마(뉴욕주)를 선언하면서 호감도는 급락하기도 했으나 당선 후인 2000년 11월부터 다시 반등해 6년간 호감도는 50%, 혐오도는 40%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다 2007년 1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18개월간 경쟁자인 오바마 측과 공화당의 집요한 검증 공세를 받으면서 호감도는 45%로 떨어졌으며 2008년 6월 경선을 철회하고 나서야 호감도는 50% 수준으로 되돌아왔다.
클린턴은 2009년 1월 국무장관직에 취임한 이래 60∼65%라는 높은 호감도(혐오도는 30% 미만)를 안정적으로 누리고 있다.
실버는 앞의 분석에서 보듯 정치인의 호감도는 상대 정당의 공격 수위나 언론매체의 보도 정도와 깊은 관련이 있으며, 국무장관에 대한 호감도는 클린턴뿐만 아니라 콜린 파월이나 콘돌리자 라이스 등 다른 전임 국무장관도 다 같이 높았다고 지적했다.
국무장관직이 당파적 비판에서 면제되는 것은 아니지만 백악관이 국무장관에 대한 공격을 국익과 애국심 등을 앞세워 막아낼 수 있고 올해 대선에서 보듯 공격하는 쪽이 되레 역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실버는 클린턴이 2016년 대선에 출마하면 많은 비판을 받고, 국무장관으로서 받은 이점 대부분을 잃을 수 있지만 여전히 민주당에 (오바마 2연승에 이어) 대선 3연승 이상을 안겨줄 `가장 유망한 후보(best bet)'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직 대통령이 (3선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대선에선 통상 당파성이 강해지고 접전이 벌어진다면서 "클린턴의 가장 인상깊은 강점은 비판을 견뎌내는 능력과 비판을 받으면 더 강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버는 또 클린턴의 화려한 정치 경력은 양당의 어떤 경쟁자와 비교해도 꿀리지 않으며 선거자금을 모으거나 당료들의 지지를 얻어 당내 반대론을 잠재우는 데도 별 어려움이 없는 `가공할(formidable) 대통령 후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실제 대통령이 된 사람을 포함해 미 역사상 가장 많이 여론조사 대상에 올랐던 인물일 것으로 실버는 추정했다.
NYT는 최근 클린턴이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가운데 한 명이지만 내년 초에는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무직자'가 된다며 그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에 대한 선택은 무수히 많으나 대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어서 거취에 제약이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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