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허리케인 '샌디'로 큰 피해를 본 미국 뉴저지주(주)가 주민에게 이메일과 팩스로 대통령선거 부재자 투표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자 투표 보안 전문가와 컴퓨터 기술 전문가들은 5일(현지시간) 해킹이나 여러 형태의 부정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킴 과다노 뉴저지주 부지사 겸 선거관리위원장은 지난 3일 성명에서 샌디의 영향으로 집이 파손된 유권자가 이메일이나 펙스로 6일 저녁 8시까지 투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주 전체가 샌디로 엄청난 재해를 입어 6일 대통령선거 당일 투표 장소와 방법에 대한 주민의 문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역시 샌디로 피해를 입은 뉴욕주의 경우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가 투표소를 이용할 수 없는 유권자가 원하는 투표소 어디서든 잠정투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잠정투표는 선거인 명부에 없는 유권자가 투표소에 나올 경우 먼저 투표하게 하고 나중에 투표권 여부를 가리는 미국 투표제도다.
대부분 주정부가 보안 문제 때문에 이메일과 팩스 투표를 피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애틀랜틱시티 같은 심각한 피해 지역 주민의 이름으로 누구나 이메일 개정을 개설해 투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론 리베스트 컴퓨터 공학과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에 "실제로 유권자인지 확인할 수 없다"며 "서버로 이메일을 받았을 때 그 유권자의 신원 증명을 할 수 없어 이처럼 특별한 상황에서 큰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뉴저지는 이메일과 팩스 투표를 치른 경험이 있다. 군인이나 재외국민을 위한 부재자 투표 때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MIT의 찰스 스튜어트 정치학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에 이는 보안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군 당국과 주요 은행이 해킹당하면 뉴저지 주정부의 이메일 서버도 쉽게 디도스 공격을 당할 수 있다.
스튜어트 교수는 "현재 인터넷 사이트가 폐쇄될 수 있는 악성 바이러스 공격을 막을 만큼 안전한지 가장 걱정된다"며 "스푸핑이나 가짜로 이메일을 보내는 것 가장 큰 우려"라고 말했다.
스푸핑은 외부 악의적 네트워크 침입자가 임의로 웹 사이트를 구성해 일반 사용자의 방문을 유도하고 인터넷 프로토콜인 TCP/IP의 구조적 결함을 이용해 사용자의 시스템 권한을 획득한 뒤 정보를 빼 가는 해킹 수법이다.
이에 뉴저지 주지사의 어니스트 란단테 대변인은 주정부는 이 이메일과 팩스 투표 체계가 완벽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란단테 대변인은 전자투표를 담당하는 카운티 서기가 선거인명부와 일치하는지 유권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가 팩스나 이메일로 카운티 서기에게 보내면 선거가 끝날 때까지 이는 제쳐놓고 직접 유권자 투표 기록을 확인할 때 유권자가 전자투표를 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는 "특별 상황이기 때문에 이렇게 하는 것"이라며 "뉴저지에 살면서 이런 상황을 본 적이 없다.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투표하고 싶은데 투표소에 갈 수 없으면 이는 끔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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