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의 최대 갈등… 인종차별 아닌 ‘빈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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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593회 작성일 15-07-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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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느끼는 가장 큰 사회 갈등은 계층 간 빈부차인 것으로 조사됐다. 인종 갈등이 심각한 미국에서 빈부 갈등이 두드러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처럼 빈부 갈등이 심각한 것은 부가 부자에게 편중되는 소득 불평등 현상과 이를 집중 고발한 월가 점령 시위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민간 비영리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미국인이 느낀 빈부 갈등, 이민자와 토박이 갈등, 흑인과 백인 갈등, 젊은이와 노인 갈등을 2009년과 비교한 결과 빈부 갈등 비율이 66%로 가장 컸다고 11일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빈부 갈등 비율은 1992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2009년 조사에서 가장 큰 사회 갈등이던 이민자와 토박이 갈등은 62%, 흑인과 백인 갈등은 38%, 젊은이와 노인 갈등은 34%였다. 빈부 갈등이 2년 만에 이민자·토박이 갈등을 제치고 미국 사회 가장 큰 갈등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퓨리서치센터는 지난해 12월 미국 성인 2048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미국 빈부 갈등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세대나 남녀, 정치적 성향, 인종에 따라 차이가 났다. 젊은이와 여성, 민주당 지지자와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노인과 남자, 공화당 지지자, 백인이나 히스패닉보다 컸다.
눈에 띄는 점은 빈부 갈등을 느끼는 백인 비율이 2년 전보다 급증했다는 것이다. 2009년 빈부 갈등을 느낀 백인은 43%였지만 지난해엔 65%로 22%포인트 늘어났다. 같은 기간 빈부 갈등을 느낀 흑인 비율이 8%포인트 증가한 데 비하면 특기할 만하다.
빈부 갈등이 미국 사회의 가장 큰 갈등으로 자리잡은 것은 두 가지 요인 때문으로 보인다고 퓨리서치센터는 분석했다. 하나는 지난해 9월 중순부터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다. 월가 금융인의 탐욕에 저항해 일어난 점령 시위는 미국인의 소득 불평등 실태를 낱낱이 공개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인 가운데 상위 10%의 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미 인구조사국은 미국인 부자 상위 10%가 전체에서 차지하는 부동산, 유가증권, 보석류를 비롯한 부가 2005년 49%에서 2009년 56%로 늘었다고 밝혔다.

빈부 갈등이 미국 사회의 가장 큰 갈등으로 등장했지만 부자에게 적대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미국인들은 '왜 부자들이 갈수록 부자가 되는가'를 묻는 질문에 46%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43%는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같은 질문에 각각 46%와 42%로 응답한 2008년 퓨리서치센터 조사 결과와 비슷했다.
이번 조사를 책임진 퓨리서치센터의 리처드 모린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소득 불평등은 더 이상 경제학자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라며 "소득 불평등 뉴스는 신문 경제면에서 1면으로 옮겨왔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조찬제 기자|입력 2012.01.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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