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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연설 뒤 학교에서 수퍼스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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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436회 작성일 15-07-21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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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 갔더니 모든 학생이 날 알아보고 '헤이, 수퍼스타' 하면서 축하해주더라고요. 아직까지 머리가 멍한(woozy) 상태입니다."
캘리포니아 주 프리몬트의 미션 산호세 고교에 재학 중인 윌 김(17·한국명 김대경)은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워싱턴 DC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학생들이 본받아야 할 롤모델 첫 번째로 그의 이름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창업을 준비하는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무담보 소액대출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를 직접 만들어 운영하는 김군을 '창의성과 열정의 표본'으로 제시했다.
김군은 지난달 30일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정말 영광스럽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내 이름을 어떻게 알았는지는 아직까지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부터 친구들과 함께 소액대출 비영리단체 '해피데이 마이크로펀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시작 단계이고 규모도 미미해 동네 인근 외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군은 연설 전날 백악관 관계자가 학교를 통해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급할 것'이라는 소식을 알려왔을 때까지도 "설마…. 사람 잘못 찾은 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음 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자 이미 NBC, ABC 방송의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 펀드 후원계좌에는 미국 전역에서 몇백달러씩의 후원금이 들어오고 있었다. 그는 "대통령이 우리의 '성과'가 아닌 '취지'를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고 했다.
김군은 이공계 출신인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원래는 경제 분야보다는 기계나 컴퓨터 쪽에 흥미가 있었다고 한다. 김군의 아버지 김창조(53)씨는 1975년에 이민을 와 UC버클리 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실리콘밸리에서 방위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중학교에 진학한 뒤 시사상식을 넓히기 위해 이코노미스트지(誌)를 읽으면서 경제에 관심이 생겼고, 이를 통해 마이크로 론(소액대출)의 개념을 처음 접했다. 그는 "소액대출은 제3세계에는 보편화되어 있지만 사업에 성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은 미국의 틴에이저들이 돈이 없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펀드를 구상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피구대회나 깃발뺏기 대회 등을 개최해 1만달러 정도의 기금을 마련한 뒤 학생들을 대상으로 100~1000달러 정도씩을 대출해 주고 있다. 한 여학생은 흑인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은 허리구슬 장식품(waist-beads) 사업을 위해 펀드에서 단돈 100달러를 빌려갔는데, 이를 발판으로 시작한 사업이 지금은 대학 등록금을 충족할 정도로 수익을 내고 있다고 한다.
김군의 어머니 박혜준(44)씨는 "처음에는 학업에 방해될 것 같아서 반대했다"고 했지만, 김군은 펀드를 운용하면서도 SAT(대입 적성시험)에서 2390점(2400점 만점)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또 취미로 마라톤을 하고 있다. 하프마라톤 최고기록이 1시간33분이다. 그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 경제학, 컴퓨터 프로그래밍, 생물학 등을 복합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김군은 "대학에 진학해서도 소액대출 펀드는 계속할 계획"이라며 "미국 대통령이 직접 홍보해줬으니 앞으로는 더욱 잘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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