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어산지 구하기' 밀어붙인 배경은 > 돈 냄새나는 사람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돈 냄새나는 사람


 

에콰도르 '어산지 구하기' 밀어붙인 배경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미 댓글 0건 조회 683회 작성일 15-07-27 03:50

본문

에콰도르 정부가 서방국가들과 극한 외교적 마찰을 무릅쓰고 폭로전문 웹사이트인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망명을 허용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에콰도르 정부가 16일(현지시간) 외무장관의 기자회견을 통해 망명허용 결정을 밝히면서 든 주요 이유는 '불공정 재판'에 따른 신변 불이익 가능성이다.
어산지의 송환을 원하는 미국과 스웨덴, 영국이 공정한 재판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외교 공관에 망명을 요구한 어산지를 보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자회견을 연 리카르도 파티노 외무장관은 어산지 보호의 근거로 에콰도르 정부가 망명을 요청한 이들을 보호하는 국가적 전통에 충실하다는 점을 들었다.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에콰도르의 주권적 결정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는 또 성폭력 혐의를 받는 어산지가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재송환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이럴 경우 미국에서 군사재판 등을 통해 어산지가 사형이나 종신형 등 극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콰도르 정부는 어산지가 지난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한 뒤 망명을 요구하며 내놓은 주장을 사실상 그대로 수용한 보인다.
에콰도르 정부의 망명 허용 결정은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 등이 그간 어산지 문제를 놓고 밝힌 태도를 보면 이미 예측됐던 일이나 마찬가지다.
코레아 대통령은 어산지가 미국에서 사형을 받을 수 있다는 조그만 가능성만으로도 어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면서 어산지의 주장에 동조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그렇다 해도 에콰도르가 미국을 넘어 유럽 국가들과 외교관계 손상을 감수하면서까지 '어산지 구하기'에 나선 이유는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이런 탓에 에콰도르의 망명허용 결정이 송환 위기에 놓인 어산지의 실질적 구제보다는 상징적 보호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비밀 외교문건들을 폭로한 뒤로 서방 국가의 끈질긴 탄압을 받아온 어산지의 손을 잡아 '언론 자유국가'라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어산지 신병문제의 본질은 에콰도르가 아닌 영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라는 점을 부각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무엇보다 에콰도르의 결정 배경에는 망명을 허용해도 이를 실현 가능하게 만드는 건 어산지 출국의 열쇠를 쥔 영국이라는 계산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에콰도르가 정치적 망명을 허용한 마당에 영국 경찰이 어산지의 신병을 확보하려고 외교 공관에 진입하거나 에콰도르행 비행기를 타러 공관을 나온 그를 체포할 경우 세계 여론은 영국을 비난하는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에콰도르 정부로선 망명을 허용하지 않아 잃을 것보다 망명길을 열어 줘 얻을 정치적 득이 많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연합뉴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