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낙사고라스(Anaxagoras B.C 500-428) > 철학 영혼의 돋보기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철학 영혼의 돋보기


 

아낙사고라스(Anaxagoras B.C 500-428)

페이지 정보

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19회 작성일 10-08-03 15:15

본문

지고한 권능을 지닌 이성의 발견

아낙사고라스는 철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그의 주요한 공적은 정신(nous)의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었는데, 이 정신(nous)은 사물을 이루는 질료와 구별되는 것이었다. 아낙사고라스는 엠페도클레스와 마찬가지로 존재의 모든 생성과 소멸을 단지 기본적인 입자(실체)들의 결합과 분리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한 듯 하다. 그에게 세계와 세계를 구성하는 만물은 매우 질서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그 질서를 이루도록 하는 하나의 원리로 엠페도클레스와 같은 사랑과 증오의 힘이 아닌 지성과 권능을 지닌 하나의 존재를 채택하였는데, 이것이 정신, 혹은 누우스(nous)라는 것이었다. 이 정신은 질료에 그것의 질서를 부여하는 원리를 이루는 것이었다.

   아낙사고라스에 따르면, 실재의 본성은 정신과 질료로 구성되었다고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설명이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정신이 질료의 형태와 행동에 영향을 주기 전에, 질료는 창조되거나 소멸하는 것이 없는 상태로 이미 다양한 물질적 실체들의 혼합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이 근원적인 질료의 덩어리가 현실적 대상들로 분리될 때조차 그 각각의 부분은 모든 "사물들(spermata : 種子)"을 포함하고 있었다. 예를 들면 눈(雪)은 흑색과 흰색이라는 대립자를 모두 내포하지만, 단지 흰색이 그 안에서 우세하기 때문에 희다고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의미에서 각각의 부분은 전실재를 함유하며 각각의 사물은 그 속에 만물의 어떤 "부분"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질료가 사물로 형성되는 과정은 "분리(分離)"의 과정이라고 아낙사고라스는 주장하였다. 이러한 분리는 본래 정신의 힘을 통해 획득되며, 항상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정신은 회전 운동을 일으켜서 질료의 원래 덩어리의 좀더 많은 부분을 포함할 수 있도록 확산되어 나가는 소용돌이를 일으키게 하며, 다양한 실체들의 분리를 가능하게 한다. 이 회전 운동은 처음에 질료를 두 주요 부분들로 분리시켜 한 덩어리는 온기와 밝음과 희박과 건조를 내포하며, 다른 한 덩어리는 냉기와 어둠과 농후와 습기를 지니게 한다. 특정한 대상들이란 예외 없이 몇 개의 특정한 실체가 지배하는 보다 많은 실체들의 결합이다. 그는 최후의 한 단편에서 이 과정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정신(nous)은 만물을 과거에도 있었고, 현재에도 있으며 미래에도 있을 하나의 질서 속에 놓아두었다. 이 회전은 분리된 별들과 해와 달과 공기와 에테르(aether)를 순환시키고 있다. .... 그러므로 어떠한 사물도 누우스 없이는 어떠한 것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

   아낙사고라스에게 있어 소용돌이의 운동 속에 있는 힘들은 그 중심에 압축적 진함과 습기의 현상을, 외곽에는 이완적 엷음과 건조의 현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것은 지구와 대기의 현상을 드러내는 하나의 운동이 되었다. 회전력은 또한 붉고 뜨거운 돌 덩어리들을 지구로부터 분리하여 에테르 속으로 내던진다. 이것이 별들의 기원이 되었으며, 원래 진흙이었던 지구는 태양에 의해 건조되어, 공기 속에 함유된 배종(胚種)에 의해 비옥해졌다. 식물의 생장과 인간의 감각적 지각을 포함하는 만물은 매순간, 그리고 언제나 정신에 의해 활성화된다. 정신(nous)는 어디든지 존재하며 정신은 "만물이 존재하는 곳에, 또한 둘러싸고 있는 덩어리들 속에도 존재한다."

   비록 아낙사고라스가 정신(nous)을 인체와 우주에 작용하거나 그것들을 통제하는 힘으로 간주하였으나, 정신의 현실적 역할에 대한 그의 설명은 매우 제한되어 있다. 첫째, 아낙사고라스에게 있어 누우스는 질료의 창조자가 아니었다. 왜냐하면 그는 질료 자체가 영원한 것이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누우스 속에서 어떠한 목적의 근원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분리의 과정에서의 개별적인 사물들의 기원에 관한 그의 설명은 기계론적인 설명처럼 보이며, 아직까지도 사물들은 물질적인 원인들의 활동의 산물로 간주하였던 것이다. 훗날 아리스토텔레스는 아낙사고라스의 이러한 견해를 이렇게 평가했는데, "그토록 위대한 질료(만물의 실체)를 자연 발생적이며 우연적인 것으로 간주했던" 선대의 철학과 아낙사고라스의 철학을 비교하면서 "아낙사고라스가 질서의 원인이며 모든 조화의 원인으로서 이성이 존재함을 주장하였을 때, 그는 비논리적으로 주장한 그의 선학(先學)과는 달리 매우 논리적인 사람으로 보였다." 그러면서도 "아낙사고라스는 이성을 세계의 형성을 위한 돌연한 해결책(deus ex machina)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는 무엇이 어떤 것을 필연적으로 존재하게 하는가를 말하기 곤란하다고 느꼈을 때 이성(nous)의 개념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그 밖의 모든 경우에는 사건들을 이성보다는 어떤 사물에 귀속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며 아낙사고라스는 그의 누우스의 개념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 인물로 묘사하였다.

   아낙사고라스는 "이성을 통해" 단지 어떻게 질료가 회전 운동을 하게 되는가 만을 설명해주었을 뿐, 자연의 나머지 질서는 그 운동의 산물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낙사고라스의 이성에 대한 언급은 철학 사상 매우 위대한 업적이 되었다. 왜냐하면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정신적 원리를 사물들의 본성에 부과했기 때문이었다. 즉, 그는 정신과 질료를 분리했던 것이며, 정신을 물질적인 부분에서 떼어내 "아무 것과도 혼합되지 않으며 홀로 존재하고 그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최초로 입안하였던 것이다. 정신(nous)은 "만물 중 가장 훌륭하고 가장 순수한 것이며, 또한 정신은 만물에 관한 모든 지식과 지고한 권능을 소유한다."는 관점은 질료에 우선하는 정신의 위치를 지정해주었을 뿐 아니라, 이후의 그리스 및 로마 철학과 기독교 정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개념으로 성장하게 되었다. 아낙사고라스는 정신의 세계와 사물의 세계라는 두 세계를 구분하지 않고, 이 양자를 항상 상호 관련된 것으로 간주하였는데, 왜냐하면 정신은 "만물이 존재하는 곳에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신의 철학을 보다 철저히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에서 잊혀졌으나 그의 정신(nous : 이성에 기초한 지성과 권능이라는 개념)은 더욱 창대하게 뿌리를 내려 정신의 세계와 물질의 세계 모든 곳에 범람하게 되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