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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페도클레스(Empedokles B.C 490 - 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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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86회 작성일 10-08-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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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트나 산상에서 영원으로 뛰어든 원소론자

엠페도클레스는 그리스의 시실리 아크라가스에서 기원전 490년부터 430년까지 살았다고 전해진다. 정치가, 종교인으로서 활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술과 변론에도 매우 능통하였다고 한다. 그의 철학이란 변화와 운동에 대한 피타고라스 학파와 엘레아 학파의 견해 모두 얼마간의 장점을 지닌 것으로 파악하여 양자의 장점을 비난하거나 그대로 취하지 않고 양자의 관점을 결합시키는 것이었는데, 이는 자신에 앞서 논의된 철학적 공헌을 종합하려는 최초의 시도가 되었다.

   엠페도클레스는 그의 철학을 시가(詩歌)의 형식으로 서술하였으나 그 중 몇 편만이 겨우 남아 전해지고 있다. 그는 독창적인 새로운 철학을 내세우지는 못하였으나, 변화가 존재한다는 주장과 실재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하나의 방식을 발견하였다. 그에게 있어 존재란 창조되지 않으며 파괴될 수 없다는, 따라서 존재는 단순히 존재하고 있을 뿐이라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에 동의했다. 그에 의하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부터 어떤 것이 발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존재가 완전히 소멸된다는 것도 있을 수 없으며 생각될 수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가 그것을 언급하는 모든 경우에 그것은 항상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엘레아 학파와는 달리, 그는 존재가 단순히 유일자로 구성된다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 유일자의 개념을 받아들이게 되면, 운동의 실재를 부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는데, 이것은 엠페도클레스에 있어 매우 명백하면서도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그는 유일자의 개념을 거부했고, 대신에 비록 존재가 창조되지도 파괴되지도 않는다는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은 옳지만, 그 존재는 하나가 아니라 다수라고 주장하였다. 즉 그에게 변하지도 않고 영원한 것은 유일(唯一 : the one)이 아니라 다자(多者 : the many)이었던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우리가 지각하고 경험하는 대상들이 실제로 생성되거나 소멸되기도 하지만 이 변화와 운동은 대상들이 다양한 물질적인 입자들로 구성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보여 주려 했다. 그러므로 헤라클레이토스의 주장처럼 대상들은 변화하지만 그것들을 구성하는 입자들은 파르메니데스의 주장처럼 변화하지 않는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다양한 대상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구성하는 다양한 입자들이며, 그 입자들은 영원히 불변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하였다. 그렇다면 이 입자들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엠페도클레스는 대상들을 구성하는 입자들을 가리켜 영원성을 지닌 물질적인 원소들이라고 했다. 그는 밀레토스 학파의 탈레스와 아낙시메네스의 철학을 발전시켜 만물을 구성하는 재료가 단일한 원소가 아니라 물과 공기와 같은 단일한 요소로 구성된 몇 가지 형태의 기본적인 질료가 존재함에 틀림없다고 말하면서 물과 공기 외 흙과 불을 추가함으로써 존재의 생성 및 변화를 설명하려 하였다. 존재하는 것은 "단지 하나의 혼합과 혼합되어진 것들간의 교환뿐"이라 생각했고, 존재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인 물, 불, 공기, 흙 이 네 입자는 변화하지 않지만, 대상들을 형성하기 위해 혼합되며, 우리가 상식적인 경험에서 지각하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조절한다는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영원한 물질적 입자들의 다양한 형태의 상호 결합을 통해 대상의 변화를 위한 근거를 설명하는 것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의 과정에 생명을 불어넣는 구체적인 능력이나 힘들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밀레토스 학파는 자연의 재료가 단순히 다양한 대상들로 변형된다는 사실을 가정하였었다. 단지 아낙시메네스만이 공기는 농축과 희박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사물로 된다는 이론을 가지고 변화의 과정을 어느 정도 구체적으로 분석하려 했을 따름이었다. 엠페도클레스는 그들과는 달리 자연에는 어떤 능력이나 힘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였는데, 그는 이 힘들을 사랑과 증오, 혹은 조화와 부조화라고 불렀다. 그에 의하면 이 물질적인 힘들은 네 가지 원소의 결합과 분리의 원인이 된다. 사랑의 힘은 원소들이 서로를 끌어당겨 어떤 구체적 형태나 생명을 조립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에 증오의 힘은 사물의 해체를 촉진하거나 분열과 격리를 야기한다. 엠페도클레스는 이 성능을 그의 시적인 문체로 이렇게 표현하였다.

   "이 과정은 인간의 사지(四肢)를 통해 명백히 나타난다. 육신에 달린 사지는 사랑을 통해 하나로 뭉쳐지며, 가장 훌륭한 삶을 표현한다. 그러나 증오에 굴복할 때, 그것들은 삶의 파괴자들에 의해 따로따로 방황한다. 이와 유사하게 초목들은 숲에서, 물고기는 그들의 물 속의 집에서, 야수들은 산의 동굴에서, 날아다니는 새들은 공중에서 방황한다."

   개개의 변화의 출발점에서 이 네 원소들이 충실히 혼합되며 지배적인 사랑의 원리에 의해 조화가 유지되다가 동시에 존속하는 증오의 힘은 그들 가까이 숨어 기다리다가 그것이 사물에 침투해 들어가면 입자들은 부조화의 상태로 변하여, 공기 입자들, 흙 입자들, 불 입자들, 물 입자들이 같은 종류로만 구성된 네 개의 서로 분리된 집단을 형성할 때까지 계속 분리의 과정을 밟는다. 그러면 다시 사랑의 힘이 요소들을 서로 끌어당기게 하고 그 부조화는 조화로운 상태에로 이끌려 서로가 서로에게 결합을 이루게 하는 새로운 순환을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언제나 끊임없이 계속된다는 것이 엠페도클레스의 4원소론의 기조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는 최후에 신(神)의 계열에 오르려는 염원으로 에트나 화산의 분화구에 뛰어들어 일생을 마감하였다고 전해지는데, 그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의 정신적 단편을 엿보게 하는 일화가 되었으며, 그의 철학을 기념하는 추억을 조성하였다. 불과 물과 공기와 흙으로 구성된 그의 육체적 생애의 흔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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