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욱의 이야기-땅속이라도 사라져 버릴 수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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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41회 작성일 10-11-20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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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시험을 앞두고 민욱(가명,18세)이가 다니는 학교에는 비상이 걸렸다. 고3 선배가 두 명씩이나 같은 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 쓰러져 버린 것이다.
학교에 남아 있던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119 구급대를 부른다, 응급처치를 한다 하면서 우왕자왕해야 했다.쓰러진 학생 중 한 명은 다음날 초췌해진 모습으로나마 다시 학교에 나왔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불안상태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선생님들은 만에 하나 또다시 그런 사태가 발생할까봐 노심초사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학교는 약간의 축제 분위기였다. 이번 특차 지원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른바 명문대학에 합격한 덕분이다.
선생님들이 더 좋아하셨다.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특별히 기쁨을 언급할 정도였다.
"아아., 나도 공부 잘해서 특차지원에 턱 붙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민욱이는 지금 성적으로는 특차지원은커녕 4년제 대학에 간신히 붙을까 말까 할 형편이다. 어디로든 감쪽같이 사라져서 앞으로 전개될 고3시절을 깔아뭉갤(?)수만 있다면, 아니면 어디가 몹시 아파서 한 6개월쯤 병원에 누워 있을 수는 없나 등등 쓸데 없는 공상만 머리 속을 오락가락한다.
그러던 중에 고3 선배가 쓰러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었다니, 아무래도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 민욱이였다.
실제로 수능시험이 가까워 오면 민욱이 선배와 비슷한 케이스로 정신과를 찾는 학생들이 생겨난다. 시험을 앞두고 지나치게 몰아치기식으로 공부에 열중하다가 탈진상태가 되거나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봐 너무 염려한 나머지 신경이 견디지 못하게 될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서든지 수능시험을 피해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케이스도 있다.
언젠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시험기간에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진찰 결과 몸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응급실에서도 곧 회복해 멀쩡히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후 자꾸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꼬이는 것 같다고 해서 정신과에 오게 되었다. 알고보니 그 여학생은 피아노가 전공이었다.
문제는 자기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은 지금의 피아노 실력으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울 것 같아 공부에도 열심을 냈다.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두가지 다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걱정이 늘자 호흡이 답답해지고 소화가 안되고 어지럽고 손목이며 어깨에도 통증이 오곤 했다.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께는 그런 사실을 털어놓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쓰러지고 만 것이다.정신과에서는 전환신경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전환신경증이란 심리적 갈등이 원인이 되어 몸의 감각기관이나 운동기관이 기능이 갑자기 상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 여학생은 자기도 모르는 무의식 속에서 그런 증상을 일으킴으로써 자신이 싫어하는 상황(피아노 연주)에서 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대학입시의 압박에 눌려 지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 몹시 불공평하고 괴로운 일이다. 언젠가도 밝혔지만 나 역시 그 시절을 돌아보면 회색빛 기억이 더 많다. 하지만 싫고 괴롭다고 해서 피해갈 수 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물론 막상 문제에 부딪치면 일단은 피해가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하여 할 수 있으면 해결방법을 미루고 질질 끈다거나 몸에 여러 가지 이상이 나타난다거나 하면서 문제를 피해가려는 현상도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돌파하는 길밖에 없다. 고3시절도 마찬가지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여건 속에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인 것을 어쩌랴.
학교에 남아 있던 선생님들과 아이들은 119 구급대를 부른다, 응급처치를 한다 하면서 우왕자왕해야 했다.쓰러진 학생 중 한 명은 다음날 초췌해진 모습으로나마 다시 학교에 나왔다. 그러나 다른 한 명은 결국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는 소문이 돌았다. 시험에 대한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불안상태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결국 선생님들은 만에 하나 또다시 그런 사태가 발생할까봐 노심초사하며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학교는 약간의 축제 분위기였다. 이번 특차 지원에서 지난해보다 많은 학생들이 이른바 명문대학에 합격한 덕분이다.
선생님들이 더 좋아하셨다. 교장 선생님까지 나서서 특별히 기쁨을 언급할 정도였다.
"아아., 나도 공부 잘해서 특차지원에 턱 붙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민욱이는 지금 성적으로는 특차지원은커녕 4년제 대학에 간신히 붙을까 말까 할 형편이다. 어디로든 감쪽같이 사라져서 앞으로 전개될 고3시절을 깔아뭉갤(?)수만 있다면, 아니면 어디가 몹시 아파서 한 6개월쯤 병원에 누워 있을 수는 없나 등등 쓸데 없는 공상만 머리 속을 오락가락한다.
그러던 중에 고3 선배가 쓰러져 정신과 치료까지 받게 되었다니, 아무래도 남의 일처럼 생각되지 않는 민욱이였다.
실제로 수능시험이 가까워 오면 민욱이 선배와 비슷한 케이스로 정신과를 찾는 학생들이 생겨난다. 시험을 앞두고 지나치게 몰아치기식으로 공부에 열중하다가 탈진상태가 되거나 원하는 점수가 나오지 않을까봐 너무 염려한 나머지 신경이 견디지 못하게 될 경우가 많다. 어떻게 해서든지 수능시험을 피해가고 싶다는 무의식적인 욕구가 몸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케이스도 있다.
언젠가 고등학교 1학년 여학생이 시험기간에 갑자기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진찰 결과 몸에는 아무 이상도 없었다. 응급실에서도 곧 회복해 멀쩡히 집으로 돌아갔으나 그후 자꾸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꼬이는 것 같다고 해서 정신과에 오게 되었다. 알고보니 그 여학생은 피아노가 전공이었다.
문제는 자기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어머니의 권유로 피아노를 치고 있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은 지금의 피아노 실력으로는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울 것 같아 공부에도 열심을 냈다.그러다 보니 이상하게 두가지 다 제대로 되지 않는 것 같았다.
걱정이 늘자 호흡이 답답해지고 소화가 안되고 어지럽고 손목이며 어깨에도 통증이 오곤 했다.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께는 그런 사실을 털어놓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쓰러지고 만 것이다.정신과에서는 전환신경증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전환신경증이란 심리적 갈등이 원인이 되어 몸의 감각기관이나 운동기관이 기능이 갑자기 상실되는 것을 말한다. 이 여학생은 자기도 모르는 무의식 속에서 그런 증상을 일으킴으로써 자신이 싫어하는 상황(피아노 연주)에서 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대학입시의 압박에 눌려 지내야 한다는 것은 분명 몹시 불공평하고 괴로운 일이다. 언젠가도 밝혔지만 나 역시 그 시절을 돌아보면 회색빛 기억이 더 많다. 하지만 싫고 괴롭다고 해서 피해갈 수 만은 없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물론 막상 문제에 부딪치면 일단은 피해가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하여 할 수 있으면 해결방법을 미루고 질질 끈다거나 몸에 여러 가지 이상이 나타난다거나 하면서 문제를 피해가려는 현상도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그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돌파하는 길밖에 없다. 고3시절도 마찬가지이다.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여건 속에서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것만이 최선의 길인 것을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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