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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의 이야기-마음을 연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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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88회 작성일 10-11-2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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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가명)이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학교생활이 몹시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1학년 때와는 달리 2학년이 되면서 이상하게 반 아이들은 뚜렷하게 두 그룹으로 나누어졌다. 죽어라고 공부에만 매달리며 뒤도 옆도 안돌아보는 아이들과 반대로 공부에는 관심이 없고 아예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린 아이들로 나뉘어진 것이다.그 어느 쪽에도 속하기 싫었던 지영이는 차츰 같은 반 친구들과 멀어졌다.
공부파 중에는 시험점수 1,2 점 떨어졌다고 마치 세상이 끝나기라도 한 듯이 구는 아이들도 있었다. 지영이로서는 그런 아이들과 어울려 함께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 싫어서 견딜 수 없었다. 그렇다고 멋부리고 노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아이들도 마음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보니 학교에 가면 거의 말도 하지 않고 혼자 외톨이로 지냈다. 반친구들도 자기 그룹에 속하지 않는 지영이를 오히려 이해할 수 없어 했다.
어느날 더 이상 견디지 못한 지영이는 어머니에게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다른 학교로 전학이라도 가야겠다고 말했다. 지영이로서는 지금과 같은 재미없고 무기력한 학교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길이 생각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곧 어머니와 의논한 것을 후회했다. 어머니는 지영이의 고민을 깊이 들어보지도 않고 딸이 요즘 가장 예민하게 거론되는 집단따돌림의 희생자가 된 모양이라고 여겼다. 선생님을 만나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누가 널 얼마나 괴롭히는 건지 알아봐야겠다고 나섰다. 어머니를 간신히 진정시킨 후 지영이는 더 이상 어머니와 의논하는 것도 포기해 버렸다.
지영이의 고민은 뜻밖의 사건으로 해결되었다. 1학년 때부터 가장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게 된 것이다. 2학년이 되면서 반이 달라져 가끔씩 밖에 볼 수 없던 친구가 어느날 슬픈 얼굴로 지영이를 찾아와 1년간 휴학을 하게 된 자초지종을 들려주었다.
친구는 아버지의 사업이 갑자기 부도가 나게 되었다고 했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어머니마저 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오래 고민했는데 내가 학교를 당분간 다니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었어.엄마는 곧 수술을 해야 한대. 그러면 나말고는 간호해 줄 사람이 없거든, 아빠는 빚독촉하는 사람들 때문에 당분간 집에도 올 수 없는 형편이고. 동생은 시골에 있는 이모집에 보내기로 했어."
친구는 자기에게 들이닥친 엄청난 불행을 의외로 담담하고 차분하게 들려주었다. 오히려 더 놀라고 충격을 받은 것은 지영이었다.이따금 신문이나 방송에서나 보던 끔찍한 불행이 바로 곁에서도 실제로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이 지영이로서는 믿기지 않았던 것이다.

친구는 지영이와 만나고 나서 다음날부터 정말 학교에 나오지 않았다. 지영이는 친구가 떠나고 나서야 비로소 자기의 환경을 돌아보게 되었다. 만일 자기에게 그런 일이 닥친다면 친구처럼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친구는 그런 엄청난 불행 앞에서도 의연한데 자기는 학교생활이 괴롭다고 그만둘 생각을 했다는 자체가 부끄러워졌다.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조금 괴로울지라도 바로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은 기분이기도 했다.

지영이는 그날부터 다시 학교생활에 충실했다. 공부도 꼭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지금 자기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일이라는 생각에서 열심히 하기로 했다. 친구들과도 마음을 열고 가능한 어울리려고 애썼다. 다행히 친구들도 그런 지영이의 변화를 반가워하며 모두들 잘해 주었다.
"제가 먼저 마음을 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깨닫게 되었어요."
지영이의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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