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의 이야기- 계획표 만드는 데만 선수면 뭐해? > 고민 30초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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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의 이야기- 계획표 만드는 데만 선수면 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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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131회 작성일 10-11-2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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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가명,17세)는 하고 싶은 일도 많고 계획도 많고 그 계획에 따라 스케줄표를 만드는 데도 선수이다.단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좀처럼 그 계획표대로 실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며칠전 끝난 중간고사 때만 해도 그렇다. 시험 보기 열흘 전에 이미 무엇을 언제 어떻게 공부할 것인지 계획표 작성을 끝냈다. 수학이 약하니까 며칠동안 집중해서 먼저 수학부터 끝내놓고 영어는 좀 하는 편이지만 이번 기회에 아주 확실하게 점수를 올려놓고 등등.
학교에 밤늦게까지 자율학습한다고 남아 있어봐야 집중이 잘 안된다.사설 독서실에 가도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공연히 들락거리며 군것질이나 하게 되고 오락실이나 기웃거리게 될 게 뻔하다. 그러니 이번 시험기간에는 아예 일찍 하교해 집 근처에 있는 사립도서관에 가서 머물러야지. 도서관이 11시에 문을 닫으니까 집에 가서 다시 1시까지만 책과 씨름해야지. 그렇게 하면 아마 평균 몇점 이상은 올릴 수 있겠지 등등 하며 누가 봐도 계획만은 야무지다.
그래서 은수가 그렇게 했을 것 같은가? 도서관에 가기는 갔다. 이틀 동안만이지만. 이틀만에 그만둔 이유는 도서관 안이 너무 후덥지근하고 아이들도 생각보다 많아서 도저히 공부할 기분이 나지 않는다는 거였다. 차라리 집에서 조용히 음악 들으며 공부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렇게 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 집에서는 공부가 잘 안된다. 마루의 텔레비젼 소리도 너무 크고 식구들이 오락 프로그램을 보며 웃고 떠드는 모습도 너무 마음에 안든다.
"딸이 모처럼 공부 좀 하겠다는 데 가족들이 도움을 안줘요. 안줘!"
공연히 마루에 나가 소리 한번 꽥 지르고 들어와서 이번에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 너 공부 잘 되니? 난 죽어라고 안된다. 우리 이번 시험 망치면 어떡하니?" 로 시작된 수다가 "너 조성모 새 노래 들었니? 너무 좋지. 응? 뭐 아직 못들었다구? 그럼 내가 CD 샀으니까 낼 빌려줄께."로 이어져 30분이 넘어간다. 통화가 끝나도 책은 손에 잡히지 않는다.

에라 모르겠다. 11시까지 자고 일어나 새벽 2시까지만 하지 뭐. 물론 은수는 새벽 2시에 일어나지 못했다. 그러면 다음날 그런 자신에 대한 죄책감으로 기분은 우울하기만 하다. `나는 왜 밤낮 이 모양일까. 도무지 되는
일이라곤 하나도 없어. 이런 식으로 하다간 대학도 못갈 거야.그러면 난 어떻게 되는 거지?` 등등 고민은 쌓이고 하루하루가 그저 재미없고 지겹기만 하다. 그러면 다시 공부에 흥을 내기가 어렵고. 그런 스스로에게 죄책감과 불안을 느끼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아마도 은수와 같은 괴로움을 당하는 수험생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그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여러 가지 계획을 한두 가지로 줄이라고 당부하고 싶다. 계획이 많은 것이 나쁜 것이 아니라 실천 할 수 없을 때 죄책감을 느끼는 것이 나쁘기 때문이다. 한두 가지 딱 정말 실천할 수 있는 계획만 세우고 열중하는 것이다.

공부해야 한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만화책을 본다거나 게임에 빠진다거나 친구와 전화통화에만 매달린다거나 하는 것은 다 불안심리 때문이다. 내가 계획한 대로 공부할 양을 다 제대로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자꾸 다른 짓을 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는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게 되고.
그러므로 평소에 명상을 하거나 조용한 음악을 들으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공부도 습관이고 게으름도 습관이다. 평소에 하지 않던 공부를 계획표 세운다고 시험때 몰아서 한다는 것은 사실 야무진 희망사항은 될지 몰라도 실천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평소에 조금씩이라도 공부라는 습관을 몸에 달아놓도록 한다. 그편이 계획표 열 개 만드는 것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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