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역할 구분'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라 > 고민 30초 해결

D일보의 H부장. 그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한두 번은 아내와 집에서든지 바깥에서든지 술 한잔씩을 마신다고 한다. 평소 아내에게 시간을 못내주는 것에 대한 미안함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어 좋고 한편으로는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여자들의 세상도 알게 되고 또 어느 때는 자기 일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는다고 한다.
세상은 달라지고 있다. 과거 가부장제 하에서는 여자의 역할, 남자의 역할 구분이 분명했다면 지금은 일에서나 가정에서나 그 틀이 여러 가지 모양으로 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아직 많은 사람들이 특히 결혼생활에서 아내의 역할, 남편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리는 누구나 무의식 속에 남성성과 여성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남자에게는 여성성이 여자에게는 남성성이 있어서 그것을 건강하고 조화롭게 키워나갈 때 인격의 성숙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조화는 결혼생활에서도 꼭 필요하다. 난 여자니까 혹은 남자니까 하면서 역할구분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서로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마음을 이해할 필요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부부가 서로 그동안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것을 이번에는 돌려주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남편은 아내가 했던 것처럼 부드럽고 여성적인 배려를 아내에게 돌려주고 아내는 과거 남편이 자기를 보호하고 이끌어주던 것처럼 남편을 이끌어주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결혼이란 언제나 신혼 때처럼 아기자기하게 사랑만을 나누며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혼초의 그 열정적인 순간이 사라지고 나면 그 자리에 서로에 대한 친밀감과 약속, 책임감이 들어서야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내와 술자리를 마련하는 H부장은 새로운 남편상으로 손색이 없다고 그를 아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