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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건망증이 심해져서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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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뽕킴 댓글 0건 조회 1,330회 작성일 10-11-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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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건망증이 심해져서 고민이라구요.
평소 건망증은 자신의 전매특허 같은 거였다구요. 초등학교 때부터 온갖 크고 작은 물건을 수도 없이 잃어버리며 살아온 이력으로 말하자면 책 한 권은 충분히 엮고도 남을 거라고 하셨군요.
그 버릇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결혼할 무렵까지 어머니로부터 온갖 잔소리와 구박을 다 들으며 살아와야 했다구요. 덕분에 본의아닌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때도 많고 언니들로부터도 수없이 알밤을 얻어맞으며 지냈다구요.
다행히 남편은 자신과 정반대인 타입이라 꼼꼼하고 세세하기로 말하자면 세상에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었다구요.
가계부도 자신이 직접 쓰고, 함께 외출할 때 이것저것 필요한 물건을 챙기는 일에서부터 비오는 날 우산 챙기기, 추운 날 장갑 챙기기, 주차장에서 주차한 곳 숫자 외우기 등등, 아무튼 일단 뭐든 빠뜨리고 실수할 것 같은 일들은 다 남편이 챙기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생활을 지난 15년 동안 해오셨다구요.
자신으로 말하자면, 남편이나 아이들로부터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며 사는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수도 없이 듣지만, 그때마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사람'으로 이미 등록이 돼 있기 때문에 별 불편없이, 또 불만없이 잘 살아왔다구요.
그런데 사십대 중반이 가까워지면서 남편이 갑자기 극심한 건망증 증세를 보이기 시작해 너무나 놀라고 또 충격을 받았다고 하셨네요.
처음 시작은 함께 백화점에 물건을 사러 갔을 때부터였다구요. 주차표시를 외워 두는 건 당연히 남편 몫이므로 전혀 아무 생각없이 내렸는데, 물건을 사고 주차장에 간 남편이 자기가 차를 세워둔 곳의 주차표시를 까맣게 잊어 1시간 가까이 온 주차장을 다 헤집고 다닌 끝에야 간신히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구요.
그날 자신이 받은 충격이 얼마나 컸던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으시다구요. 그후로는 완전히 상황이 역전되어 자신이 크고 작은 모든 일들을 다 챙기는 형편이라구요. 사람이 살면 또 살아진다더니, 자기야말로 완전히 사람이 달라져서 신기할 정도로 꼼곰해지셨다고 하셨네요.
그건 좋은데, 문제는 남편의 건망증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나이 탓에 앞으로도 죽 그럴 건지 알고 싶으시다구요.
우리가 흔히 건망증이라고 하는 기억장애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뇌 자체에 어떤 기질적인 병변이 생겼을 때와 스트레스나 정서적 이유와 같은 심인성 원인입니다. 기질적인 것이 원인일 때는 단순히 기억장애만 오는 것이 아니라 다른 뇌기능, 예를 들어 말하는 것, 행동하는 능력 등에도 이상이 옵니다.
뇌가 해야 할 일이 많을 때도 일시적인 건망증이 올 수 있답니다. 뇌가 너무 일을 많이 해 일시적인 피로현상에 빠지는 것이지요.
그리고 누구나 중년이 되면 조금씩 건망증이 심해지기 시작합니다. 주어진 역할에 따른 긴장과 불안은 높아지고 해야할 일은 많은데 뇌의 기능은 노화현상으로 감소되니까요.
한 번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시는 것은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 이상이 없다면, 그다음부터는 너무 남편의 그 문제에 예민해 하거나 콕콕 집어서 지적하거나 하지 마시고 그냥 못본 척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평소 치밀하고 꼼꼼한 성격 탓에 스스로를 많이 억압해오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금 방심하기로 한 것이 오히려 정신건강에 좋다고 용기를 북돋워주시구요. 남편에게 앞으로 내가 생활의 작은 부분은 챙길 터이니 당신은 뇌를 좀 쉬게 하라고 위로해 주시면 어떠실까요?
이미 상담하신 분께서 자신이 꼼꼼해지게 되었다고 하니, 일상생활에 별 무리는 없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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